1.술토 해본 레더있어? (8)
2.얼굴 하얀 (14)
3.친구한테 얘랑은 진짜 친하다고 느낀 순간이 언제야?? (9)
4.핸드폰이 버벅거려서 1대 때렸더니 전원이 꺼졌엌ㅋㅋㅋㅋㅋ (5)
5.얘들아 갑자기 순대가 쓴 이유가 뭘까 (1)
6.우리가게에 어서와요 (31)
7.이번년도 수시든 정시든 개 헬일것 같은데 (2)
8.아 독서실 같이 다니는 애가 공부 존나 방해 해 (8)
9.얘들아 치즈전 만들어봐 엄청맜잇어 (3)
10.1년 전 배를 깎아준 우리아빠 (13)
11.잘 때 무드등 켜고 자는사람 있어? (4)
12.내 생각을 던져놓고 가는 스레 (4)
13.자기 이상형 적구가라 (21)
14.치약을 먹었어 (17)
15.카페같은데 가면 맨날 똑같은거 마시는 사람 있냐 (10)
16.스레주 노동 시키기 게임하자 (2)
17.술먹고 한 짓 적고감 (1)
18.청소년 법이 왜 있는거임? (9)
19.자기 갤러리에서 가장 귀여운 사진 한장씩만 올려보자 (93)
20.내 드러운 얘기 들을분 (42)
[만능과 노력]
같은 열쇠라도 평범한 열쇠와 마스터키, 즉 만능 열쇠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어딘가 묘하게 매력적이다. 아니, 만능 열쇠만이 아니다.
만능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나오는 매력이 있다.
만능이라는 것은, 종종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마성의 단어다.
하지만, 이 세상에 만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가진 배경이 다르며,
각기 다른 소망과 꿈을 품고 살아간다.
쉽게 말해서 사람은 모두가 저마다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니 각자에게 필요한 것도 모두 다르기 마련이다.
그것이 뭔지 알기 위해서는 당연히 자아성찰이 필요하다.
자아성찰은 자신에 대한 고찰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에 대한 모든 것들을 알아가는 것이, 자아성찰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고찰은 고민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고찰이 없으면 자아성찰도 없고, 자아성찰이 없으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만능에는 그런 것이 없다.
내가 어떤 존재인가 하는 것이, 만능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만능은 그 어떤 고민도 고찰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든다.
그 어떤 것도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만능이기 때문에.
그렇기에 사람은 종종 쉽게 만능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고민과 고찰에서 도피하는 것이다. 라이트노벨에서
그야말로 '만능'인 먼치킨 주인공이 눈길을 끄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 밖에도 예시를 들자면 끝이 없다.
사이비 종교가 그렇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신이 만능이고, 종교가 만능이다.
종교 뿐만이 아니다.
노력 역시도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노력에 대해서 쉽게 말하곤 한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 깊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노력하면 된다. 무엇이든 노력하면 안 될 일이 없다.
언뜻 듣기에는 좋은 말 같고, 옳은 말 같다.
그러나 이것도 결국은 노력 '만능주의'다.
그리고 만능은 어디에도 없다.
노력은 만능이 아니다.
노력하라는 말을 쉽게 내뱉지 마라.
무조건 노력하면 된다는 말은 무서운 말이다.
그리고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따듯한 말은 더더욱 아니다.
그 말은 이것과 같다.
네가 어떤 인간인지는 관심없다.
네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으며, 어떤 배경을 갖고있는지 난 관심없다.
넌 그냥 닥치고 노력하면 된다. 그 노력이 뭔지도 난 관심 없지만,
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할 일이다. 나는 노력하라는 말만 하면 그만이다.
물론, 이런 뜻을 의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은 결국 이런 뜻이 된다.
노력이 만능이라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노력 만병통치약' 을 파는 약장수가 되는 것이다.
시험에는 언제나 정답이 있다. 학교 수업에는 언제나 정답이 있다.
하지만 인생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똑같이 우울하더라도, 우울한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우울할 때는 이렇게, 화가 날 때는 저렇게, 그건 희망사항일 뿐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단호한 질책이 필요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따듯한 위로가 필요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묵묵히 같이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무엇이 필요한지는 저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이 있다. 그는 삶의 고단함에 지친 나머지,
극단적인 사이비 종교에 심취하였다.
그는 계속해서 그의 시간과 재산을 쏟아붇는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전혀 없다.
그에게 더 노력하라고 말한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더 많은 시간과 재산을 쏟아부을 것이다.
바로 사이비 종교에 말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내려놓으라 해야하지 않겠는가.
집착하고 붙잡고 애걸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해야하지 않는가.
그것이 그 사람을 위한 말이 아니겠는가.
만능은 없다.
그리고 그것은 노력도 예외가 아니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인생에 필요한 건 노력이 아니다. 만능이 아니다.
인생에 필요한 건 고민과 고찰, 그리고 결단이다.
인생은 죽을때까지 끝나지 않는 도박과 같기 때문이다.
삶은 매 순간이 베팅으로 이어진다.
결국 인생은 도박이다.
그렇기에 만능은 없다.
우주와 혼돈. 열역학 제2법칙.
열적으로 고립된 계의 총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
이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엔트로피가 항상 증가하는 것은,
시간이 항상 질서에서 혼돈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시간의 흐름은 항상 모든 것을 혼돈으로 만드는가.
우리의 마음은, 그리고 생각은
때때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혼란에서 질서로 정돈되지 않는가.
글만 하더라도 그렇다. 처음 쓰여진 글이란
대개 어느정도 조잡하기 마련이다.
오타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앞 뒤 맥락이 맞지 않거나
불필요한 것들이 잔뜩 들어있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시간을 거치면서 다듬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내가 보기에 이 우주는,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세계는
그다지 혼란스럽지도, 혼돈스럽지도 않다.
컴퓨터를 보고, 그리고 그것이 구현해내는
프로그램을 보고, 혼란스럽다고 혹은 혼돈스럽다고
그렇게 말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내가 보기에는 이 세계 역시 다를 것이 없다.
컴퓨터에는 랜덤이 없다. 무작위가 없다. 혼란은 더더욱 없다.
컴퓨터는 언제나 정확한 계산만을 수행한다.
그렇기에 불확실한 랜덤은 있을 수 없다.
단지 무작위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있을 뿐.
이 세계 역시 마찬가지. 랜덤이라는 것은 없다.
우연은 어디에도 없다.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그리고 나 자신이,
그리고 이 세계의 모든 것들이 그러하다.
내가 쓰고 있는 이 글 역시 마찬가지다.
이 글 또한 세계의 일부이므로.
한 마디로, 나는 이미 정해진 내용을,
적어내려가고 있을 뿐인 것이다.
마치 기계처럼. 기계와 같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
지금 내 손이 얼마나 기계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른다.
혼돈과 질서라는, 우연과 필연이라는 그런 것들은
결국 인간의 편협한 시각에서 나온, 허상의 개념일 뿐이다.
그 어디에도 우연이 없다면, 필연이라는 것은 의미가 있을까.
그 어디에도 혼돈이 없다면, 질서란 무엇을 의미하게 되는가.
그 어디에도 그림자가 없다면, 빛이란 무엇이겠는가.
결국 우연이 없다면, 필연이라는 말은 필요 없을 것이다.
혼돈이 없다면, 질서라는 말은 쓰일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림자가 없다면, 빛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연조차도 결국 허상인 것이다.
혼돈은 없다, 그러나 질서도 없다.
그렇다면 엔트로피는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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