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4/21 12:06:34 ID : zbveMkoMnSM 0
규칙 노 소설이든 극본이든 상관 없음 어서 날 설레게 해 줘
2 이름없음 2020/04/21 12:23:14 ID : zbveMkoMnSM 0
숨소리와 펜촉소리, 가끔 들리는 볼펜 누르는 소리가 전부인 차분한 자습실. 특별할 것 없이 무난한 학교생활을 하던 여자가 수업이 끝나고 모이는 이 곳에서 헤드폰을 쓰고 펜을 입술에 대고 있다. 곧 눈을 감고 음악을 즐기듯 느슨하게 표정이 풀어진다. 잘 풀리지 않는 문제를 미루고 잠시 달콤한 휴식을 취하기로 정한듯. 평소 그녀의 친구 포지션에서 마음을 키우던 남자는 여자의 옆에 공책과 문제집, 그 외 잡다한 것을 올려놓고 곁에 서 있다. 그런 생각이 든 것은 별 이유가 없었다. 마음을 표현하는 데에 내심 굉장한 고민을 하던 것치곤 실제로 대면하고 나서 간단하게 해결되었다. 표현을 '할까' 고민을 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할까'를 고민해야 했다. 그냥, 오늘 남자의 눈에 여자가 너무 사랑스러워보였기 때문. 음악에 심취해 곁에 온 줄도 모르는 사랑스러운 그녀의 헤드폰을 조심스레 벗겨냈다. 조금 놀란 여자의 눈이 떠지자 남자는 그 눈을 마주보며 살며시 미소지었다. "노래 듣는 거 좋아해?" "응..." 당황한 듯 영문 모를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본다. 남자는 헤드폰을 써봐도 되냐 물었고, 허락 뒤에 여자가 듣던 노래를 함께 들었다. 평소 침착한 성정의 그녀와 닮은 차분하고, 따뜻하고 다정한 그 가사까지 어울렸다. "차분한 노래 좋아해?" "뭐, 집중이 잘 되니까." "그렇구나." 평소와 다른 남자의 장난기 없는 태도에 놀랐지만 내색을 안하려 여자는 조금 뻣뻣해졌다. 다시 여자의 머리에는 헤드폰이 씌어졌고 노래는 어느새 끝에 다다라서 조용한 마무리를 맺고 있었다. "나는 너를 좋아해." 그 뒤로 아무 일도 없었다. 남자는 여자 옆에 앉아 몇시간을 더 공부 아닌 공부를 하다 같이 헤어졌다. 다시 헤드폰을 쓴 여자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남자는 여자가 그 말을 듣지 못 했을 거라 아직도 생각하고 있었다. 여자는 소리가 잠시 잦은 틈에 들어버린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했다. 어느 틈에, 어느 순간부터? 의문만이 가득했지만 본인도 모르게 이미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한편 그들의 친구들은 복장이 터져 결국 기절했다는 후문이...
3 이름없음 2020/04/21 12:53:24 ID : e0so3TTQpRz 0
이상한 아이. 어제 보건실에서 처음 본 건데 그 아이가 우리 반의 나에게 온다 옆자리에 앉아 시선은 나에게, 머리를 팔에 밴 채 나를 쳐다본다 "나랑 친해져줘" 들릴 듯 말 듯 속삭이는 말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고 혼혈인지 자연인지 모를 빛바랜 금발이 살며시 흔들렸다
4 이름없음 2020/04/21 12:54:15 ID : zbveMkoMnSM 0
이상한 아이. 여기에서 감성 터졌다 내가 상상력이 지나쳐서 나 벌써 노후모습까지 다 그려버렸잖아ㅠㅠㅠㅠㅠㅠ
5 이름없음 2020/04/21 13:04:21 ID : fdXwK3O4JTP 0
"그거 알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 그 애가 대뜸 그렇게 말해왔다. 우리가 이런 주제로 대화를 할 만한 상황에 놓여있던가. 그런 생각을 잠시 진지하게 이어가다 나는 너의 물음에 대답하려 고개를 끄덕인다. "나 처음에는 그 말 안 믿었어." 나는 그래? 하고 물으며 귀에 꽃았던 이어폰을 빼낸다. 그런 내 모습을 제 눈에 담듯이, 찬찬히 훑어보던 네가 베시시 웃어보인다. 정말, 저 덩치에 저 미소는 너무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니? "응. 왜냐면 난, 지금까지 욕심 같은 게 없었으니까." 그게 말이나 되냐고 반박하려 했지만 지금까지 나와 친구로 지내며 네가 내게 보여주던 모습이 떠올라 나는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 넌 그런 아이였다. 작은 욕심 하나도 없는, 그런, 순수한 건지 지나치게 때가 타버린 건지 모를 아이. "근데, 지금은 알 것 같아." 욕심이 나는 거라도 생겼느냐 물으며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선은 너에게 고정시킨채, 이어폰을 주섬주섬 정리한다. 내 물음에 그 애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 작은 끄덕임에, 나는 호기심이 생겼다. 욕심이라곤 모르던 네 욕심을 자극한 건 과연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 애의 짧은 머리가 열린 교실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에 사뿐히 휘날린다. "너. 네가, 네 애인 자리가 욕심 나." 그 애가 귀를 붉게 물들이며 한 말에, 나는 조용히, 이어폰을 마저 정리해 내 교복 치마 주머니에 넣는다. 태연한 내 행동과 달리, 내 표정은 아마 벙쪄 있을 거야, 그렇지? 왜냐면 그 애가, 네가.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으니까. "처음에는 그냥 대화만이라도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 다음에는 연락처를 교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네 친구가 되고 싶었어." 그 아이가 잠시 입을 다물고 말을 고르듯이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이상의 것이 갖고 싶어." 그 애의 큰 손이 내 손 위에 겹쳐진다. 나는 그런 너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네가 다음으로 할 말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런데 내가 욕심나는 건, 네가 허락해줘야만 가질 수 있어." 그 애는 내 손등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살살 쓸며 내 반응을 살핀다. 이 와중에 빨개진 귀가 귀엽다고 생각하는 건 조금 주제에서 벗어나 버린걸까? "허락해줄래?" 그 애가 아까와 비슷하게, 베시시 웃으며 나에게 묻는다. 난 말이야, 너의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그 미소가 정말로, 비겁하다고 생각해.
6 이름없음 2020/04/21 13:07:06 ID : fdXwK3O4JTP 0
으 쓰고 보니까 대사가 조금... 많이 오글거린다...
7 이름없음 2020/04/21 13:40:20 ID : zbveMkoMnSM 0
뭐야ㅣ.. 마지막이 찝찝해..... 근데ㅐ 찝찝하게 설레자나ㅠㅠㅠㅠ 어중간한데 그래서 얘네 둘이 어떤 사랑을 할 지 궁금해진다 완전 다사다난 할 거 같아ㅠㅠㅠㅠㅠㅠㅠ 맴찢사랑할듯..
8 이름없음 2020/04/21 13:55:22 ID : zbveMkoMnSM 0
나 존댓말이 너무 좋아... 요즘 꽂혔엉
9 이름없음 2020/04/21 13:55:25 ID : zbveMkoMnSM 0
내가 봤을 땐 아저씨는 인형같았다. 예쁘게 생긴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그보다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친구 선물을 사러 들렸던 백화점. 그 활발하고 따뜻한 조명아래서 친절함을 들고 우리의 구매욕구를 이끌어야 하는 게 익숙한데. 무기질적인 모습으로 그냥 가만히 서서 사람구경을 하고 있었다. 묘했다. 그래서 찾아갔다. 몇번이고 반복해서. 돈도 많이 깨졌지만, 그런 것 상관없이 보면 볼수록 아저씨를 더 보고 싶었다. 어느날 문득 대화의 물꼬가 트여 물어본 적이 있다. "저기....... 혹시 몇 살이세요?" "....손님보다 많을겁니다." 불쾌했나 싶어 허둥댔다. 정말이지 나는 이렇게 생각이 짧고 공감능력도 낮다. "아, 그러시구나. 죄송해요. 그. 실례가 되는 말을," "실례가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 때 아저씨는 처음으로 웃었다. 미약한 콧숨과 함께 살짝 말려올라간 입술이 너무 보기 좋아서. 그리고. "아저씨, 잘생겼어요." "아저씨?" 미묘하게 굳은 그 표정에 아까보다 더 크게 심장이 하강했다. 내 입은 방정맞게 왜 마음대로 나불댄 것이며 세상 만사에 환멸이 날 지경에 이르렀다. "손님한테 아저씨가 될 정도의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곤란하네요." 하면서 쓴웃음을 짓는데 내 마음이 다 슬펐다. 평소와는 다르게 이리저리 잘 휘둘리는 나자신을 알아챌 여유는 없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아저씨 아니고-" 음, 호칭을 어떻게 정리하지? 부담이 들지 않으면서 마음 상하지 않게. "오빠, 어때요?" "네? 오빠. 오빠라니. 오빠를요?" 어떻게 그래! 볼이 뜨뜻하게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3연속 오빠타령을 하는 걸 물끄러미 쳐다보던 아저씨가 나직한 한숨을 쉬면서 중얼였다. "노력해야겠네요."
10 이름없음 2020/04/21 13:55:48 ID : zbveMkoMnSM 0
성인이고 나이차이 6살 정도 생각하고 쓴 거야.... 상상하는 데 도움 되길 바라....ㅎㅎ
11 이름없음 2020/04/22 13:13:25 ID : 789wIIFirzc 0
"나는 손이 더러워지는 게 제일 싫어." 분갈이를 하던 도중 꺼낸 말이었다. "지금 하기 싫어서 꾀부리는 거예요?" 지금껏 한 번도 싫은 티를 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진짜야." "그럼 왜 매번 도와주시는 건데요?" J대리는 분주하던 손을 멈추고는 말 없이 미소지었다. 그게 전부였다.
12 이름없음 2020/09/05 01:35:41 ID : Dtg3Xuk3veI 0
갱신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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