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6/08 15:42:34 ID : sqja01dyHzP 0
나는 이제 막 스무살이 된 평범한 사람이야. 2020 수능을 마치고 어머니께서 급작스럽게 유방암 진단을 받으셨어. 다행히 1기에 발견해서 빠르게 수술 받고 현재는 지방 국립대학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계셔.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항암치료를 버거워하셔서 굉장히 예민하신 상태야. 그러다보니 주변 인물들이 하는 모든 말에 반박하시고 화를 내셔. 처음엔 주변 분들도 나름 진심을 담아 위로의 말과 도움을 주셨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어머니의 신경질적인 모습에 다들 지치신 건지 현실적인 이야기들만 해주시더라고. 예를 들어 어머니께서 담당 의사가 질문에 자세한 대답을 안 해주셨다고 짜증내시면 주변 사람들은 '건강하니까 굳이 더 말 안 했을 거야, 신경 쓰지 마.', '의사가 피곤해서 그랬겠지 큰 신경 쓰지마.' 처럼 말해. 그렇게 말하면 어머니께선 같이 의사를 욕해야지 왜 그렇게 말하냐면서 그 한 마디 해주는 게 어렵냐고 주변 사람들에게 울면서 화를 내셔. 나는 항암치료로 인해 어머니께서 심한 두통과 메스꺼움을 앓고 계신 걸 아니까 쓸 데 없이 어머니를 자극하고 싶지 않아서 말을 잘 안 거는 편이야. 멀미할 때 괜히 누가 말 걸면 더 어지럽고 힘든 것처럼 어머니께서도 말씀 하시거나 큰 행동을 하실 때 통증이 크게 느껴지시는 것 같았거든...그래서 어머니께서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도록 웬만한 가사일은 내가 도맡아서 하고 있어. 내가 아직 부족한 건지 모르겠지만 어머니께서는 내가 매정하다면서 나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고 하시더라...사실 부정은 못 하는 게 주변 사람 모두 유방암 1기의 위험성을 경시하고 있긴 해. 나도 생명과학 공부하면서 의학 계열 진학을 생각했기 때문에 암에 대해선 미약하게나마 알고 있어서 어머니께서 느끼시는 두려움에 공감하기 힘들어. 그래서 차라리 속이 빈 위로를 하기 보다는 어머니의 주변 환경을 정돈하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는 이게 마땅치 않으신 것 같아. 내 성격을 아시면서 지속적으로 나에게 듣기 힘든 심한 언사를 거리낌 없이 말씀하시는 게 슬슬 버티기 힘들어. 그래서 내 태도를 바꿔야 하나 생각이 들어서 어머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야. 지금처럼 해도 문제고 자연스럽게 대하거나 좋은 말을 해주려고 해도 어머니께서는 태평하다거나 위선이라고 여기셔. 진짜 나로서는 너무 난감해. 쓰다보니 많이 길어졌네ㅠㅠ 끝까지 읽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해주면 너무 고마울 것 같아...ㅠㅠㅠ
2 이름없음 2020/06/09 05:29:45 ID : 1u1a09wMmHu 0
안녕 레주야 반가워 나도 20살 나이에 아빠가 위암 2기 였어 그래서 아빠의 히스테리를 내가 온전히 받아들였어야 했어 나도 그 아빠 암 투병기 이야기 해주고 싶은데 내가 너무 힘들었나봐 솔직히 그때가 생각이 안놔.. 진짜로 그때 기억이 없어 그냥 내가 지워버리고 싶었나봐 .. 나도 우리 아빠가 너네 키우려고 이렇게 병들었다 너는 부모 생각 안한다 나였을때는 그래도 부모 생각했다 근데 우리 아빠는 만족 못하셨나봐 그럴만해 우리 아버지가 엄청난 효자여서.. 진짜 내가 봐도 저렇개 못할거란 생각도 들었고 뭐.. 그때는 아빠가 왜 그랬나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20살 철부지 어린 애인데 얼마나 걱정이 많겠어.. 그래서 모진말을 한것 같아 레주도 그냥 레주의 사정이 있으니까 엄마의 모성이라는 말보다는 그냥 그런가 보다 넘기는게 정답이야 아픈 사람이다보니 어차피 화풀이 할 사람 필요해 이게 아픈 사람 입장에서는 모든게 허망하지 열심히 살려고 했는데 아프지 애들은 애들대로 걱정돼고 그냥 나는 이렇게 아픈데 애들 걱정도해야하고 병원비 생각하는 내 모습 점점 초췌해지고 생기있는 모습도 아니고 뭐 누구한테 털기도 그러지 그러니 이거는 진짜 맘이 아프지만 .. 자식한테 화풀이야 레주 뭐 고치지 마.. 어차피 그냥 화풀이야 니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엄마는 모진말만 할거야 왜..? 그냥 다 짜증나서 웃기지.. 난 그래서 아빠 암투병 지나고 가끔 아빠랑 지내면서도 잘지내 ㅇㅇ 근데 그냥 아빠랑 뭐랄까 가족 갔지만 뭐라고 설명하기 어렵네...그냥 여러 생각이 들어 그 순간에는 나도 불쌍하고 아빠도 불쌍하고 그냥 레주도 나도 존나 불쌍하고 엄마도 진짜 불쌍하다 생각하고 그냥 근처 카페가서 단거 먹고 마음이라도 엄마 생각하지 말고 그냥 집안일이나 너 학업생활에 최선을 다해 그리고 엄마가 화풀이 하면 맘 병생기니까 뭐라도 풀수 있는 운동이나 아니면 동네 공원 걷기라도해 아니면 잠을 자도 돼고.. 너무 죄책감 가지지마 이거 진짜 냉정하지만.. 엄마는 엄마고 넌 너야 니가 제일 소중하고.. 이미 너 정도면 최선 다했어 엄마 생각하지마 엄마가 뭐라 해도 지금 너의 엄마 병자시고 알다시피 항암치료 하면 이게 약물치료가 사람 제정신으로 못있어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는 레주랑 제대로된 대화 하기 힘들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아 그대신 뭐라도 좋으니까 스트레스 꼭 풀고 그리고 레주야 나도 20살때 그 순간에는 진짜 지옥 갔았고.. 괴로웠는데 아빠랑 지금은 잘지내 레주도 레주 엄마도 암 화복하고 나중에 서로 여유가 생기면 그때 잘지내면 돼니까 ㅇㅇ 지금 너는 최선을 다하니까 걱정하지마
3 이름없음 2020/06/10 04:20:12 ID : sqja01dyHzP 0
와...이야기 잘 들었어...덕분에 어느 정도 갈피를 잡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긴 레스 남겨줘서 너무 고마워. 꼭 좋은 일만 있길 바랄게.
4 이름없음 2020/06/10 14:57:28 ID : kpTVfdSNtju 0
나 병원가서 진료 받았을때 의사가 자세히 말 안해주고 보낸거 생각난다. 컴퓨터에 막 뭘 적더니 밖에서 대기하면 된다는거야. 어차피 알아봤자 못알아들으니 안말해주는건가 생각들더라고 레주 엄마가 화냈던건 담당의사가 자기 질문에 제대로 답을 안해주시니까 내가 이렇게 힘들고 아픈데 대충 넘어가는거라고 생각해서 신경쓰지 말라는 말이 기분나빴던건 아닐까. 힘드실테니까 확실치않은 민간인 말보다는 의사가 자세하게 말해주는게 신빙성이 있을테니까 물론 위의 저 사례만 보고 생각한거니까 내가 모르는 그런면이 있을지도 모르고 아무튼 힘들때는 위로가 짱이야. 좋은말보다는 엄마한 말에 공감해주는게 중요할것같아.
5 이름없음 2020/06/11 19:53:23 ID : sqja01dyHzP 0
확실히 공감이 중요하긴 한 것 같아. 그래서 앞으로는 웬만해선 어머니 편 들어주려고 ㅎㅎ 이야기해줘서 고맙고 건강하길 바랄게!
레스 작성
고민상담 실시간
13레스별거아닌 내 하소연 들어줄사람 36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2 0
17레스아니 미팅으로 애견카페가는게 정상임? 166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2 0
3레스한 달에 한 번 씩 60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13레스임신일까? 212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3레스중고등학생일때 대학물이나 회사물? 만들고 싶으면 어떻게 해?? 73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3레스좀 이상한 고민인데 57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1레스나 너무 죽고싶어 48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30레스알바 가기 싫다 141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2레스너무 금방 질려 45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5레스아빠가 사업을 하는데 잘돼가는 건지 모르겟다... 67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3레스미술 잘하고 좋아하면 그쪽으로 진로를 잡아야 될까? 42 Hit
고민상담 이름없 20.06.11 0
5레스» 암환자이신 어머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183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14레스여자는 시집 잘 가면 된대 204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16레스어...털어 놓을 곳도 없으니까 여기에다가 말할게 13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6레스고민상담 한번만 해줘 4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8레스보통 취준생은 몇살까지 허용되지... 156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9레스첫째들 와주라 우리 오빠 새끼만 이래? 17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2레스진짜 간절하게 죽고싶다 7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11레스아니 동생잇는사람들 들어와바 114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
9레스남자애가 자꾸 외모평가해; 128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20.06.1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