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8qja2k2nwq5 2020/07/09 13:27:57 ID : VcFijeLfgnW 1
꿈판으로 갈까 고민했는데 꿈 내용이 좀 기괴해서 괴담판에 써봐.. 스레딕 초보라ㅜㅜ 혹시 실수하는 거라던가 있으면 알려줘!
2 ◆8qja2k2nwq5 2020/07/09 13:29:42 ID : VcFijeLfgnW 0
내가 평소에 되게 신기한? 약간 영화 같은 꿈을 되게 자주 꾸는 편이라 매일매일 꿈일기를 쓰거든. 기억을 오래 하기도 하고 그런데 문득 꿈이 이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꿈 일기를 봤는데 마치 하루에 다 꾼 꿈인 것 같이 물흐르듯 이어지더라
3 ◆8qja2k2nwq5 2020/07/09 13:33:15 ID : VcFijeLfgnW 0
맨 처음 꿈은 아마 전설의 고향 같은.. 다 기울어져 가는 초가집이 듬성듬성 지어져 있고 안개가 잔뜩 낀 마을에서 시작했어. 무서워서 빨리 마을에서 나가려고 했는데(꿈인지는 인지하지 못했어) 사람은 커녕 벌레도 안 살 것 같은 집에서 허리가 굽으신 할머니가 나오셨어. 도망치고 싶었는데 도망치면 큰일 날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ㅜㅜ 그런 느낌이 들어서 할머니께서 뭔가 말씀하시려 하길래 그 자리에서 귀를 기울였어.
4 ◆8qja2k2nwq5 2020/07/09 13:36:33 ID : VcFijeLfgnW 0
이빨이 없으셔서 발음이 되게 부정확했는데 자꾸 내 머리쪽을 가리키면서 "저..주어... 주어어....." 이러시는 거야. 그리고 그날은 꿈에서 깨어났어.
5 ◆8qja2k2nwq5 2020/07/09 13:39:43 ID : VcFijeLfgnW 0
다음날 또 꿈을 꿨는데 내가 흙바닥에 쓰러져 있고 전날 그 할머니께서 녹슨 가위를 들고 내 머리카락을 자르려고 하셨어.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순간 사고가 정지해버려서 아무 행동도 못 취했는데 할머니가 내 머리카락을 한줌 자르더니 가지고 다시 나오셨던 곳으로 돌아가시더라고. 그렇게 한동안 좀 당황스러워서 바닥에 그대로 누워 있다가 옷을 털고 이 무서운 곳에서 나가야겠다 하는 생각만 하면서 길을 찾아다녔어.
6 ◆8qja2k2nwq5 2020/07/09 13:41:32 ID : VcFijeLfgnW 0
이 정신나간 마을은 진짜 오래 돌아다녔는데도 나가는 곳이 보이지 않았어; 다리는 점점 아파 오고 심적으로도 지쳐서 그 평상? 이라고 하나? 되게 큰 나무 아래에 있는 평상에 잠깐 앉아서 쉬려고 했어.
7 ◆8qja2k2nwq5 2020/07/09 13:44:20 ID : VcFijeLfgnW 0
그렇게 좀 앉아 있다가 일어나려고 했는데 신발 안에서 뭔가 스믈스믈 기어다니는 느낌이 들었어(신발은 그냥 운동화였어) 그 느낌이 너무 소름끼쳐서 신발을 내던지고 맨발로 그 자리를 뛰쳐나왔어. 그런데도 스믈스믈거리는 느낌이 안 없어지는 거야ㅜㅠㅠ 봤더니 거머리 같은 벌레가 막 내 발 위에서 기어다니고 있었어 그날은 그게 마지막 기억이었어.
8 ◆8qja2k2nwq5 2020/07/09 13:47:22 ID : VcFijeLfgnW 0
셋째날, 그 벌레가 내 발에 붙어 있는 상태 그대로 꿈이 시작됐어. 손으로 떼어내려고 해도 발에 꽉 붙어 있어서 떨어지질 않았어ㅜㅜㅜ 완전 멘붕와서 억지로 벌레를 뜯어냈더니 벌레가 있던 부분의 피부도 같이 뜯겨져 나갔어. 막 안쪽이 보일 정도로 많이 뜯기진 않았고 그냥 피부 한겹이 뜯겨져 나간? 것처럼 보였어.
9 ◆8qja2k2nwq5 2020/07/09 13:51:56 ID : VcFijeLfgnW 0
너무 무섭고 아파서 끅끅대며 울었는데 문득 고개를 드니까 그 낡은 초가집들 문 앞에 남자들이 서서 공허한 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어. 모두들 하얀 한복을 입고 있었고, 아까 그 할머니도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었던 걸로 기억해.
10 ◆8qja2k2nwq5 2020/07/09 13:53:22 ID : VcFijeLfgnW 0
으 더 쓰고 싶은데 현생이 날 잡는다ㅜㅜㅜ 오늘 일정 마치고 와서 다시 쓸게.. 보는 사람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11 이름없음 2020/07/09 14:48:09 ID : VcFg2FjxTPa 0
보고있어
12 이름없음 2020/07/09 14:50:53 ID : a4HDvxzU43W 0
오호
13 이름없음 2020/07/09 15:30:57 ID : tdvilAY1coJ 0
ㅂㄱㅇㅇ
14 ◆8qja2k2nwq5 2020/07/09 16:47:28 ID : K7s3xAY4K59 0
안녕! 레주(맞나?) 왔어! 그 남자들은 마치 동상인 것 같이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서 있었어. 눈도 깜빡이지 않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었는데도 옷 한자락 흩날리지 않았어. 땅에 던진 벌레 역시 그대로 굳은 것 같았어. 이 마을에서 움직이는 건 나밖에 없는 것 같았어.
15 ◆8qja2k2nwq5 2020/07/09 16:50:25 ID : K7s3xAY4K59 0
바람이 점점 더 거세지더니, 몸을 제대로 가눌 수도 없이 세게 불었어. 하지만 나를 제외한 그 어느 것도 움직이지 않았어. 흙먼지가 눈을 찌르고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어서 기다시피 몸을 움직였어. 주위를 둘러보니 남자들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고, 내 뒤에 내 모습을 한 무언가가 감정 없는 눈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더라.
16 ◆8qja2k2nwq5 2020/07/09 16:53:23 ID : K7s3xAY4K59 0
그리고 일주일 동안은 마치 타임루프한 것처럼 삼일째 꿨던 꿈이 똑같이 반복됐어. 다른 점이 있다면 길었던 머리가 완전히 단발이 된 것 밖에 없었어. 아 그리고 꿈 마지막에 나왔던 내 모습이 점점 흐려지더니 열흘째 되던 날에는 보이지 않았어.
17 ◆8qja2k2nwq5 2020/07/09 16:56:51 ID : K7s3xAY4K59 0
열한번째 꿈을 꾸던 날, 드디어 그 지옥 같던 마을의 출구가 보였어. 지금 생각해보면 출구였는지, 더 깊은 곳으로 빨려들어간건지 모르겠지만 암튼 일기엔 출구가 보였다! 라고 쓰여 있더라구 출구에 가까워지자, 모든 걸 날려버릴 것만 같던 바람도 잦아들었어. 아 참고로 일기에는 출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안나와있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얇은 나무로 얼기설기 세운 문 같이 생겼던 것 같아. 문 안쪽은 잘 안보였고.
18 이름없음 2020/07/09 16:59:07 ID : jg7upXur81i 0
ㅂㄱㅇㅇ!
19 ◆8qja2k2nwq5 2020/07/09 16:59:45 ID : K7s3xAY4K59 0
지친 몸을 이끌고 그 출구를 통과하자 갑자기 이건 꿈이다 라는 게 딱 머리속을 스쳐지나갔어.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은 모순적이게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안이었어. 우리 아파트는 입구가 세 개인데, 하나는 바로 외부 계단으로 연결되는 문이고 하나는 정문, 그리고 하나는 후문이야. 나는 주로 외부 계단으로 통하는 곳으로 다녔고 후문으로는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는데 아마 후문으로 통했던 것 같아.
20 ◆8qja2k2nwq5 2020/07/09 17:03:19 ID : K7s3xAY4K59 0
너무 띠용쓰해서 다시 돌아왔던 길로 나오니 그 마을인 거야. 옷에도 흙먼지가 그대로 묻어 있고, 벌레 때문에 생긴 상처도 그대로고. 좀 의아하긴 했는데 꿈이니까 뭐 그러려니 하고 우리 집으로 향했어. 여기서 아무 탈 없이 집으로 갈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 우리 아파트는 복도식이고 우리집은 복도 맨 끝이라 집으로 가려면 다른 집을 지날 수밖에 없어.
21 ◆8qja2k2nwq5 2020/07/09 17:09:29 ID : K7s3xAY4K59 0
내가 지나치는 집마다 그 집에 사시는 분들이 나오시는데(내가 좀 관종이라 하도 인사하고 다녀서 이웃 대부분은 얼굴을 알고 있어) 중간쯤 지나니까 내 머리카락 잘라갔던 할머니가 나오셨어. 진짜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면서 잇몸으로 머리카락을 씹고 있더라.. 그 장면은 진짜 안보면 몰라 살면서 봤던 것중에 제일 괴기스러웠어
22 ◆8qja2k2nwq5 2020/07/09 17:11:42 ID : K7s3xAY4K59 0
최대한 모르는 척 하면서 빨리 걸었지. 많이 온 것 같은데도 집까진 한참 남은 상태였어. 복도가 저절로 길어지는 것 같았어. 그래도 꿈인데 해코지당할 일 있겠어 하고 마음을 진정하고 필사적으로 걸었어. 집에 못 간다면 그나마 가까이 있는 계단으로 통하는 문으로라도 가자 하는 생각으로
23 ◆8qja2k2nwq5 2020/07/09 17:13:55 ID : K7s3xAY4K59 0
그날은 알람 소리에 잠을 깼어. 체감상으로 20분은 족히 걸은 것 같아. 실제로는 1분 남짓 걸리는 거리인데. 꿈인 걸 아는데도 너무 생생해서 몸이 아프다는 것을 핑계로 밖에 나가지 않았어. 그때부터 잠에 드는 게 무서워진 것 같아. 두 번 다시는 그 괴기스러운 장면을 보고 싶지 않았거든.
24 ◆8qja2k2nwq5 2020/07/09 17:18:36 ID : K7s3xAY4K59 0
낮에 자면 괜찮을까 싶어 밤을 새고, 다음날 낮에 불도 다 켜든 채로 잠들었어. 어림도 없더라. 내가 잠들지 않은 사이에 무언가 많이 진행되어있더라구. 아파트 복도 중간에 서 있는 나, 그리고 나와 똑같이 생긴 시체, 숫자를 중얼거리며 머리카락을 먹는 할머니. 부정확했지만 19랑 제일 유사한 발음이었어. 속으로 욕을 읊조리면서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머라를 아무리 굴려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도 모르겠어.
25 이름없음 2020/07/09 17:21:02 ID : IE3DwGpSK42 0
ㅂㄱㅇㅇ!
26 ◆8qja2k2nwq5 2020/07/09 17:23:09 ID : K7s3xAY4K59 0
그날부로 잠을 매잉 하루 건너서 자면서 생활이 되게 피폐해진 거 있지. 어쩔 수 없었어. 내가 잠에 들면 또 똑같은 상황이고, 나는 움직일 수 없고, 할머니가 중얼대는 숫자는 하나씩 즐어들었으니까. 그 숫자가 0이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 내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 건가 싶어서 동생이랑 같이 정신병원을 갔어. 혼자 아파트 복도도 못 지나다니겠더라. 정신병원에선 별 말이 없었어. 불면증 약을 처방해주고 꿈일 뿐이라고 다독여주고, 신경 쓰지 말고 푹 자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할 뿐이었어.
27 ◆8qja2k2nwq5 2020/07/09 17:25:27 ID : K7s3xAY4K59 0
지금도 너무 졸려서 죽을 것 같아. 숫자는 한자리 수에 다다른지 좀 됐어. 아마 지금 자면 5나 4 정도가 아닐까 싶다. 나는 지금 열아홉 고삼이고, 학교를 가지 않으면 안되는 몸이라 동생이랑 같이 나갔다가 같이 돌아와(동생은 근처 학교 다니는데 등교 시간이 달라서 맨날 내가 먼저 나갔었어) 엄마한테 말해 봐도 신경도 안 쓰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정말.
28 ◆8qja2k2nwq5 2020/07/09 17:26:23 ID : K7s3xAY4K59 0
아무도 안 믿더라. 친구도 가족도 그 누구도 귓등으로도 안들어. 말할 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좀 하소연해봤어. 너무 피곤한데 잘 수가 없다.
29 이름없음 2020/07/09 17:30:06 ID : jg7upXur81i 0
헐,, 힘들겠다
30 ◆8qja2k2nwq5 2020/07/09 17:34:14 ID : K7s3xAY4K59 0
잠을 그냥 자버려서 죽든 살든 끝장을 보는 게 맞을까..? 계속 이렇게 살다간 잠 못자서 죽을 것 같긴 한데ㅠㅠㅠㅜ 너무 무서워 진짜
31 이름없음 2020/07/09 19:40:43 ID : zcIGoMi8nRC 0
진짜 기괴하네..숫자가 0이 된다면 스레주 목숨이 위험 해 지는 거 아니면 더 끔찍한 악몽을 꾸게 되는 건가? 난 꿈에 대해 잘 모르고 그냥 의미 없는 추측인데 할머니가 스레주 기 빼앗을려는 걸 수도 있는데..근데 그 꿈을 꾼 지 얼마나 된 거야? 한달? 고삼이라 무당한테 가려는 건 어려울텐데..도와줄 수가 없네...ㅠㅠ
32 이름없음 2020/07/09 19:46:25 ID : a4HDvxzU43W 0
ㅠㅠ..
33 이름없음 2020/07/09 20:35:27 ID : 7z9coNxO1hc 0
무당 전화상담 이런것도 어려우려나ㅜ 내가 듣기론 산 사람의 의지도 무척 강하다고 해 꿈에서 내 머리카락도 뺏고 다 조져버리겠어! 이런 마인드는 어떨까. 자칫 더 위험해지려나ㅜ
34 ◆8qja2k2nwq5 2020/07/10 00:37:09 ID : dxxxyK7xWnS 0
안녕 기절잠 잤다가 돌아왔어.. 역시 꿈은 같았고 오늘은 5를 세고 계시더라구 무당분들은 좀 뭔가.. 무섭고 사기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이 스레 올린 게 오늘부터 그냥 푹 자려고 마음먹었고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이런 일이 있었다 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였거든! 잠을 안 자서 죽나 꿈 때문에 죽나 똑같을 것 같아서 암튼 5일 후에 살아있으면 다시 찾아올게. 걱정해줘서 고마워
35 이름없음 2020/07/10 08:13:29 ID : zcIGoMi8nRC 0
기다리고 있을게.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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