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1/30 03:02:09 ID : msnUZcpO9vA 1
일단 난 내 여동생이랑 사이가 평균보단 좋아. 걔가 언니언니 하면서 날 엄청 따르다 보니까 받아만 줘도 엄청 화목한 사이라고 해야 하나. 생일 때 생글거리면서 꽃다발 사오고, 대자연 챙겨주고, 관심도 없는 덕톡 들어주고. 앵기면 가끔 귀찮긴 한데 한창 독서실 다닐 때 내가 밤길 무서워한다고 새벽에 꾸역꾸역 나와주고 그래서 속으로는 고마워하고 있는데, 가끔 내 동생이 너무 낯설다고 해야 되나? 그런 일들이 조금 있어서 고민이야.
2 이름없음 2020/11/30 03:03:25 ID : hbyIK6nTXzf 0
ㅂㄱㅇㅇ
3 이름없음 2020/11/30 03:07:28 ID : msnUZcpO9vA 0
먼저 동생은 진짜 모범생이야. 나보다 공부도 잘해서 자주 비교당했었고, 그것때문에 잠깐 서먹했던 적도 있어. 학교 가면 선생님이 니 동생 성실하다고 칭찬 몇마디 건네시는 정도? 학원같은 거 안 다녔는데 그냥 고등학교에서도 전교권이더라. 그런데 애가 부모님한테 진짜 반항적이었어서 나랑 자주 싸웠었는데, 딱 중학생 되자마자 부모님한테 그냥 관심을 끄더라. 그러자마자 나한테 엉겨붙기 시작한 것 같아. 존대도 그쯤 돼서 시작했었고. 나야 계속 부모님한테 잘하라고 잔소리하긴 했는데 안 듣고 그냥 적당히 대하는 선에서 그쳤어.
4 이름없음 2020/11/30 03:10:47 ID : msnUZcpO9vA 0
고마워ㅠㅠ 자매끼리 그러니까 순식간에 가까워지더라. 방 따로 쓰는데 고1 여름방학 땐 거의 같이 썼을 정도야. 그런데 이야기할수록 어딘가 부러운데 쎄한 구석이 있는 거야. 첫번째로 그걸 느낀 건 친구관계 이야기를 할 때였어. 내가 2학년 때 친구관계가 너무 애매했어서 말하면서 울었거든. 그런데 걔가 나중에 친구는 어차피 비지니스라는 식으로 말하더라고. 내 친구도 저렇게 생각할까 무섭긴 했는데, 이런저런 조언은 너무 도움이 돼서 크게 이상한 건 못 느꼈었어.
5 이름없음 2020/11/30 03:15:07 ID : msnUZcpO9vA 0
진짜 어딘가 특이하다고 느낀 건 그 때였어. 애가 친구들이랑 고양이 영상 돌려보면서 앓고 있길래 나중에 귀여운 거 모아서 보여줬는데 반응이 어딘가 쎄한 거야. 왜냐고 물어봤더니 자기는 그런 거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왜 저번부터 계속 좋아한다고 그랬냐고 물었더니 그래야 편하다고, 다들 그러니까 이해는 안 가도 동조해주는 거라고 그랬거든. 말로만 들으면 어? 싶은데 나는 그 전까지 걔가 고양이를 거의 사랑하는 줄 알았어. 누가 봐도 진심이고 중증인 느낌이었단 말이야. 그때부터 살짝 생각하는 게 많이 다르구나 싶었어. 자매끼리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신기했고.
6 이름없음 2020/11/30 03:17:54 ID : 3woLcLcLdV9 0
ㅂㄱㅇㅇ
7 이름없음 2020/11/30 03:21:13 ID : 1fRu7fgmGlh 0
제대로 터진 건 부모님이나 친척들한테도 기브 앤 테이크를 따지고 있을 때? 한동안 조용하다가 부모님이랑 크게 싸우는데 부모님께서 적당히 자식취급 하고 있고, 나도 존대 쓰는데 뭐가 문제냐, 자식이 좋은 투자처인 건 이해하지만 자긴 글렀다는 식으로 말하는 걸 보고 너무 충격먹었어. 그러니까 보통은 자기가 투자처냐고 화내는 거면 몰라도 좋은 투자처지만, 여기는 잘못 배팅하셨다는 식으로 너무 차분하게 말하진 않잖아? 울고 있는 것도 아니고, 화난 어조도 아니고, 그냥 소파에 앉아서 그렇게 말하는데 너무 충격이었어. 친척은 얼굴 적당히 비추는 기브 앤 테이크인 건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데, 어떻게 그걸 부모님께 적용하지?싶어서 나도 조금 혼내기도 했어.
8 이름없음 2020/11/30 03:24:29 ID : msnUZcpO9vA 0
그래도 나한테는 정말 착한 동생이고, 무조건적으로 좋아하길래 의아하면서도 좋았거든 솔직히. 내가 말하면 부모님이랑도 덜 싸우려고 하는 게 보이고, 내가 자기 의견 비판하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게 보이고, 오히려 언니 고민 들어주다 나중에 현실적으로 조언해 주고. 쓰다 보니까 언니동생이 바뀐 것 같은데 어느정도는 맞아.
9 이름없음 2020/11/30 03:24:56 ID : msnUZcpO9vA 0
내가 이런 말을 왜 하냐면, 너무 미안해졌어.
10 이름없음 2020/11/30 03:26:36 ID : msnUZcpO9vA 0
내가 어쩌다가 오늘 걔를 잡고 캐물었거든. 요즘엔 그런 적 없지만 부모님한테 왜그러냐고. 가족인데. 그랬더니 동생이 현발 신관 쓱 보고 오더니 대뜸 미안하다고 하는 거야. 자기만 알고 있으려고 했던 건데 언니한테 그런 말 듣는 게 너무 지긋지긋해서 말하는 거라고.
11 이름없음 2020/11/30 03:28:08 ID : msnUZcpO9vA 0
그러더니 자기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 사람을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대. 내가 이해가 안 가서 따지려니까 자기 말 좀 들어달라더라.
12 이름없음 2020/11/30 03:32:45 ID : ck9xRDs4IJX 0
ㅂㄱㅇㅇ
13 이름없음 2020/11/30 03:35:58 ID : msnUZcpO9vA 0
조금 화나서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아빠가 어렸을 때부터 걔를 가끔씩 분풀이 용도로 썼었나봐. 들어보니까, 엄마가 말려서 겨우 살았던 적도 있다고 했어. 그리고 다음날에 두분 다 너무 다정하셔서 처음에는 너무 헷갈렸었대. 나중에는 자기가 망상이라도 하는 줄 알고 심리학 책도 몇번씩 읽어봤다고 하더라고. 부모님께 대든 건 그게 가끔씩 있던 일이라 무섭기도 하지만 그만큼 표출하고 싶었대. 걔 성깔이 장난이 아니긴 해. 초등학교 고학년 때 집단 구타 말리다가 대신 맞은 적도 있을 정도로 뒷일 생각도 안 하고. 그거 때문에 은따까지 당했는데 후회하지도 않는다더라. 게다가 이상하게 대든 날에는 맞아본 적이 없어서 이상한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고. 특히 엄마는 믿고 있던 사람이라 배신감이 더 심했고, 자기를 해치지도 않을 사람이라 그냥 생으로 대들었대.
14 이름없음 2020/11/30 03:36:28 ID : msnUZcpO9vA 0
고마워ㅠㅜㅠ많이 봐준다
15 이름없음 2020/11/30 03:41:02 ID : msnUZcpO9vA 0
그래서 눈물 많던 내 동생이 정말 덤덤하게 대들 수 있을 때까지, 아니면 쉽게 관계를 믿지 않으려는 것들이 생길 때까지 내가 뭘 한 건지 너무 미안해. 나 오늘 거의 쉬지 않고 울었는데 걔가 계속 미안하다고 해서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버이날 때 학교에서 접어온 아빠 카네이션을 쓰레기통에 넣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나, 계속 그런 생각만 들어.
16 이름없음 2020/11/30 03:42:35 ID : msnUZcpO9vA 0
걔는 안 울었는데, 목 졸린 다음날에 부모님이랑 잘 지내라고 잔소리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았냐고 그러더라. 나도 너무 잘못한 것 같고, 내 아빠를 어떻게 봐야 하나 싶고, 엄마도 어떻게 봐야 하나 싶어.
17 이름없음 2020/11/30 03:45:32 ID : msnUZcpO9vA 0
난 우리 가족이 화목하다고 생각했고, 부모님도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딘가 무너진 기분이 들어. 어떻게 이걸 몰랐나 싶고, 차라리 걔가 지어낸 거였으면 좋겠어.
18 이름없음 2020/11/30 03:48:35 ID : msnUZcpO9vA 0
앞에 말한대로 어딘가 위축되고, 이상한 부분들이 튀어나오는 동생이 내 잘못일까? 솔직히 내가 혼자만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좀 많이 미워했었다는데 지금 어떻게 이렇게 지낼 수 있는지 이해도 안 가고.
19 이름없음 2020/11/30 03:51:04 ID : msnUZcpO9vA 0
처음 거랑 되게 매칭이 안 된다ㅎㅎ…울면서 써서 그런가봐. 앞에 말한 건 그냥 저런 게 다 아빠 때문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어가지고. 소름돋아했던 것도 미안하고. 차라리 더 소름돋아도 되니까 이게 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20 이름없음 2020/11/30 03:53:19 ID : msnUZcpO9vA 0
레스더들은 내가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 부모님은 나한테 너무 좋은 분들이셨어.
21 이름없음 2020/11/30 03:55:41 ID : msnUZcpO9vA 0
그리고 동생도 다 알고 나니까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점들이 너무 짠한 거야. 지금이라도 잘 받아주면 좀 나아질 수 있을까? 아니면 원래 저런 앤데 내가 그냥 지레짐작하는 걸까
22 이름없음 2020/11/30 06:50:20 ID : lA2IKY09s4N 0
미안하지만 동생 마인드 보니 레주한테 대하는 태도도 100% 진심은 절대 아니겠고 그 뒤에 비즈니스적인 계산이 깔렸을거 같아 나라면 혈육이라도 가끔씩 본성 내비칠 때마다 소름 끼쳐서 최대한 거리 둘 것 같네 예를 들어 고양이 같은 경우 분위기 맞춰 주려는 목적이 있더라도 보통 다른 애들 하는 말에 호응하면서 오 귀엽다 식으로 맞장구 정도나 치고 말지 한 집에 사는 가족까지도 완전히 속을 만큼 뼛속부터 냥덕인 것 마냥 혼신을 다 해서 연기하진 않잖아 의사도 아닌 내가 당사자를 직접 보지도 않고 함부로 진단할 수는 없지만 연극성 인격장애와 겹치는 증상들이 군데군데 반복적으로 보여 본인의 처신에 대해서 그럴싸한 이유를 가져다 붙여 합리화하는 것도 그렇고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왠지 레주가 동생한테 교묘하게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드네 어쨌든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자면 그 애는 원래 그런 애고 레주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없는거 같으니까 너무 죄책감 갖지 말았으면 좋겠어
23 이름없음 2020/12/01 01:22:21 ID : msnUZcpO9vA 0
동네가 좁아서 걔가 그러는 걸 자주 봤을 뿐이지 나한테 연기한 적은 없었어. 그리고 내가 걔한테 해주는 것보다 걔가 나한테 해주는 게 많은데계산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가 힘들어. 나를 가스라이팅해서 걔가 얻을 수 있는 게 있을까…? 레스주 말 들으니까 반쯤 설득당하긴 했는데 그래도 내 가족이니까 최대한 노력은 해 보려고. 부모님도 그럴 분들 아닌 거 알아서 그런지 이런 말 들으니까 동생 말이 괜히 다 거짓말같고 그러네. 긴 답변 고마워:)
24 이름없음 2020/12/01 06:00:35 ID : KZjzbyINs1f 0
동생이 레주한테 연기를 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렇게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한거야 일반적인 사람은 내 취향이 아닌 것에 상대방이 열광하는 경우 예의상 적당히 호응 정도는 해 주지만 내가 정말 뼛속부터 그걸 좋아하는 것처럼 연기하지는 않아 그만큼 일상연기에 익숙하고 일상연기를 통해서 자기가 얻을 수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가족한테는 과연 진심일까 싶은거고... 조심스러운 얘기긴 한데 나한테 해주는게 많으니까 계산이 깔려 있지는 않을거라고 볼 수는 없는게, 만약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하려거든 호감을 사는 동시에 빚진 상태를 만들어야 해 이건 설득심리학에 나오는 설득의 기본 요소 중 하나야 나한테 호감을 갖게 만들면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어떤 행동을 해도 어지간해선 신뢰하게 되어 있어 또한 나한테 빚진 상태가 되면 인간의 본성 자체가 어떻게든 그걸 갚고 싶어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 줄 가능성이 크지 (예를 들어 ‘스파 무료체험’ 광고를 보고 찾아 가서 각종 서비스를 전부 공짜로 받았는데 다 받고 나서 ‘지금 10회 이용권을 끊으면 10% 할인해 주겠다’고 권유할 경우 선뜻 거절하고 나오기 어렵잖아 이미 공짜 서비스를 받았고 빚진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내가 가스라이팅처럼 보인다고 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고 더구나 부모님을 적대시하면서 언니한테는 지나치게 잘 대해 준다는 점이 생각을 점점 더 그 쪽으로 굳어지게 했어 모종의 이유로 가족 간에 편가르기 하는거 아닐까, 내 편 만들기 작업을 펼치는 중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만약 내 짐작이 맞다면 레주 동생이 언니를 가스라이팅해서 얻을 수 있는건 ‘언제든지 내가 필요로 할 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할 수 있는 무조건적인 내 편’인거지 동생 말이 정말 사실인지,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한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자녀가 둘임에도 왜 아빠가 둘째한테만 화풀이를 했는지, 두 번째는 동생이 얘기하는 것들을 레주가 직접 목격하거나 눈치 챈 적이 한 번도 없었는지(분명 집안이 시끄러웠을거고 설령 현장을 못 봤다 해도 여파가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이틀까지도 지속됐을텐데), 셋째는 둘 다 친자가 맞는지야 한 집안에서 동생이 아빠한테 맞거나 목이 졸리는데 그걸 전혀 눈치를 못 챘다면 거기서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한 폭력성이 있는 부모라면 보통 큰애 작은애 안 가리고 화풀이를 할텐데 왜 동생만 그걸 당했는지도 의문이고, 레주한테는 더없이 좋으신 부모님이 레주보다 모범생이고 공부도 잘하는 동생한테는 악마 같이 구시는 이유도 여기 적힌 내용만 가지고는 선뜻 납득하기가 어렵네 단순히 애가 좀 반항적이고 할 말 하는 성격이라는 이유로 두 자녀를 대하는 태도가 저렇게까지 천지 차이인건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거든 물론 나는 레주 동생을 직접 겪어 본 것도 아니고, 동생 입장은 들어 볼 기회가 전혀 없었고, 레주 부모님이 어떤 분들인지도 모르고, 레주네 가족관계에 대해서도 관찰카메라로 본 것 마냥 정확하게 알 수가 없고, 오로지 레주가 풀어 놓은 내용만을 토대로 얘기한거니까 내 짐작이 백프로 맞다고 할 수도 없고 내 말에 너무 의존할 필요도 없어 그저 유추해 볼 수 있는 선에서 가능성 정도를 제시하는 것 뿐이야 보기에 동생이 레주 머리 꼭대기에 있는 것 같아서 조심은 했으면 좋겠지만 어쨌든 나는 레주 가족과 일면식도 없는 제3자일 뿐이니 내 의견은 맹신하지 말고 참고로만 하길 바래
25 이름없음 2020/12/01 06:20:07 ID : zTSLe3TWqrs 0
동생이 쎄한건 전혀 이상한 게 아니다. 이미 과거의 경험들로 가장 가까운 사회 공동체이자 성장 과정에서 많은 것을 겪고 느끼고 배워야 할 시기에 가족들에게 배척 당하다시피 지냈으니 모든 것에 벽을 세울 수밖에. 쎄 해야할 건 네가 동생에게 가 아니라 네가 가족에게 쎄해야한다. 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 난 동샐 마인드 100번 이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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