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2/21 21:41:05 ID : PbfVgktvws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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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름없음 2020/12/21 21:43:44 ID : PbfVgktvwsr 0
지금 이 순간도 지나고 나면 다 별일 아니게 될까.
3 이름없음 2020/12/21 21:49:58 ID : PbfVgktvwsr 0
그렇게 대단히 잘못한 것은 아니다. 고작, 다 해줄 것처럼 말해놓고 해주지 않은 것뿐이고 또 다시 약속을, 기대를 져버린 것뿐이고 그게 다인데. 연속적으로 깨지는 신뢰에 더이상 믿을 수 없게 됐다. 사랑한다는 말도 자기가 책임지겠다는 말도 전부 다. 사랑은 무슨, 사랑은 무슨.. 차라리 나랑 한번 자고 싶다는 말이 더 나았을 것이다. 또 다시 그런 말들에 속아넘어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어머니 말씀처럼,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나같은 걸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오히려 잘 됐다. 나를 이용해 먹으려고 접근하는 놈들을 조금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더럽게도 눈치없고 순진해 빠진 나라도 이젠 사랑을 운운하며 다가오는 놈들을 믿지는 않을 테니까.
4 이름없음 2020/12/21 21:51:29 ID : PbfVgktvwsr 0
정말 순진해 빠졌다. 세상이 조금은 살만할 거라고, 나도 조금은 예쁨받을 수 있을 거라고 어찌 그렇게 자만하고 있었을까.
5 이름없음 2020/12/21 21:55:36 ID : PbfVgktvwsr 0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조차 무섭기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 춥고 배곯지 않으려면 또 일을 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내일도 출근을 해야 겠지. 어차피 어딜 가든 욕 들어먹고 무시당하는 것은 똑같다. 그저 짤리기 전까지 버티는 것밖에 없다. 살아갈려면 그럴 수밖에 없다.
6 이름없음 2020/12/21 22:02:42 ID : PbfVgktvwsr 0
전화도 카톡도 차단했다. 집 주소도 집 비밀번호도 아니까 집에 쳐들어올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나에게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없는데. 넌 나쁜 새끼야. 그리고 그런 널 만나는 나도 똑같아. 마지막으로 그에게 했던 말.
7 이름없음 2020/12/21 22:09:04 ID : PbfVgktvwsr 0
바보에게 바보라고 말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바보는 바보니까 자기가 바보인줄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비극이 있다면, 본인이 바보라는 것을 아는 바보일 것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으면, 아무런 눈치도 없었더라면. 나를 욕하고 무시하는 것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멍청했더라면 조금은 나았을 텐데.
8 이름없음 2020/12/21 22:23:26 ID : PbfVgktvwsr 0
나 빼고 모두가 알고 있었던, 오늘이 딱 한 달이 되는 날이자 내 마지막 출근날이라는 사실을 사장님께 들었을 때. 울면서 물어봤다. 사장님, 이유가 뭔가요? 사장님은 딱 잘라 이야기했다. 너가 여기에 있는게 자기한테 더 손해라고. 우리 가게에 너가 있는 것이, 더 손해라고. 그 다음에는 퇴사권유를 받았었다. 전체적인 관리와 회계를 담당하는 분이었다. 얘기를 끝내고 사장님께 바로 말씀드렸다. 그만둘게요, 저는 여기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너는 여기랑 안 맞는게 아니라, 어딜 가나 안 맞는 애야. 그 다음에는, 나랑 교대하는 언니가 내게 심한 말을 했었고 참을 수 없던 나는 사장님께 말을 했다. 그리고 사장님은, 걔가 그런 말을 한 이유가 너한테 있었겠지. 라고 대답했다. 더이상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었고 들을 필요도 없었다. 이젠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제가 그만두겠습니다. 라고 말을 했다. 너는 이런 일 못해, 공장이나 들어가. 편의점 카운터나 봐. 그리고 유일하게, 욕 들어먹지 않은 곳은 신기하게도 편의점 카운터였고. 거기서 나는 같은 가게 내 알바생중 가장 적은 시급을 받았다. 일한지 몇개월이 지났을 무렵, 나랑 같이 일하던 사람들은 모두 그만뒀고 내가 가장 오래된 멤버가 되었을 때. 내가 그곳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을 때. 은근슬쩍 시급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사장님은 너가 돈이 더 필요하다면 다른 일을 알아봐도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 가치는 그정도였다.
9 이름없음 2020/12/21 22:25:01 ID : PbfVgktvwsr 0
그리고 모두 똑같이 했던 말, 너가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건 알겠는데..
10 이름없음 2020/12/21 22:33:33 ID : PbfVgktvwsr 0
아버지는 내게 늘 모든 건 너가 노력하기에 달려있다고 말씀하셨다. 우리 딸, 할 수 있다. 라고.. 모든 것은 너의 의지와 노력이라고. 늘 그렇게 날 다독였다. 그래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부딪히고 괜찮아질 거라고 나아질 거라고 믿어왔는데 늘은 건 나이뿐이고 난 여전히 그대로다.
11 이름없음 2020/12/21 22:35:23 ID : PbfVgktvwsr 0
희망을 주시고 싶었을까.. 넌 멍청해서 어차피 안 돼. 라는 말보다는.. 그 편이 좀 더 희망적이니까.
12 이름없음 2020/12/21 23:07:39 ID : PbfVgktvwsr 0
참 외로운 시간들이 많았다. 연습이 끝나고 나는 따돌리고 애들끼리 놀러가는 것을 봐왔다. 눈치가 없는 나라서 모를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집이 같은 방향이 아닌데도 같이 가는 것을 나에게 어색하게 구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다. 모른척 해주었을 뿐이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해서, 어디냐고 집에 같이 가자고 말을 했을 때.. 어, 나 이미 집에 거의 다 왔는데. 미안. 이라고 말하며 교문 앞의 편의점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을 때도 모른척 했다. 집에 가면 아무도 없었다. 불꺼진 집안은 유독 차가웠다. 시린 손을 비벼가며 스스로 요리를 해 끼니를 챙겨먹었다. 저녁에 집으로 가는 길에는 골목 사이사이에서 된장찌개 냄새가 났었다. 된장을 싫어하는 나인데도 그게 참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온가족이 다같이 모여 먹는 따뜻한 저녁이 소원이었던 시절이었다. 응석부린 적도 몇 번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가족이라도 있는게 어디냐. 라는 아버지의 말씀엔 늘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아버지가 초등학생일 무렵, 부모님 두분 모두 돌아가셨다. 학비를 낼 돈조차 없어.. 그 때부터 구두를 닦고 신문을 파는 일을 하셨다. 아버지의 사업이 망했다. 그 나이때는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씩 가세가 기울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압류 딱지가 붙고 빚쟁이들이 찾아오는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집안은 햇빛이 들지 않아 늘 춥고 어두웠으며 곰팡이로 가득했다. 집 바로 앞에는 큰 하수구 구멍이 있어서 좋지 않는 냄새도 났다. 부모님은 내게 신경을 쓰지 못했고 아침부터 밤까지 일을 하셨다. 어머니는 늘 피곤한 표정이셨고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었으며 아버지는 일 때문에 떨어져있어서 집에 자주 들어오지 않으셨다. 내가 성인이 된 후에, 두분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집안은 많이 회복되었다. 비록 아직 은행 대출이 남아있지만, 괜찮은 아파트 한 채를 아버지 명의로 소유하게 되었고 집 안에는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고양이도 한 마리 있고 어머니는 부쩍 주름이 느셨지만, 예전보다 말도 많아지고 웃음도 조금 느셨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친한 대학친구도 생겼고 생일이면 선물을 한가득 받을만큼.. 신경써주는 사람도 생겼다. 참 좋아졌다. 괜찮아졌다. 모든게 다.. 그래서 괜찮다고 말했다. 안 좋을 이유가 없어서, 내가 불행할 이유가 더는 없어서 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난 괜찮은 거라고.
13 이름없음 2020/12/21 23:09:42 ID : PbfVgktvwsr 0
내 주변의 모든게 다 괜찮은데.. 그냥 내가 문제일 뿐이라고.
14 이름없음 2020/12/21 23:14:19 ID : PbfVgktvwsr 0
외로운 시간이 많았던 탓일까, 지금도 늘 외롭다. 누군가 나를 품에 꼭 안고 괜찮아, 괜찮아. 잘했어. 라고 말해주었으면 하고 바라왔다. 나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는 걸 알면서도.. 바보처럼.. 또 믿고 마음을 주고.. 상처받으면서도 또 다시 믿고.. 그걸 반복하고.
15 이름없음 2020/12/21 23:17:15 ID : PbfVgktvwsr 0
좀 더 사랑받고 싶었고 좀 더 가치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늪에서 발버둥치면 더욱 깊게 빠져드는 것처럼 노력하면 노력할 수록 내겐 깊은 절망만 남을 뿐이었다.
16 이름없음 2020/12/21 23:22:19 ID : PbfVgktvwsr 0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면 실망도 없을 텐데. 멍청한 탓일까, 그렇게 상처받고도 기대하는 게.
17 이름없음 2020/12/21 23:24:15 ID : PbfVgktvwsr 0
죽지못해서 사는 삶. 어쩌면 이곳이 지옥일까. 나는 벌을 받고 있는 걸까. 전생의 나는 아주 큰 잘못을 저지른 걸까.
18 이름없음 2020/12/22 00:03:12 ID : PbfVgktvwsr 0
결국 나도 같은 놈이다.
19 이름없음 2020/12/22 00:44:03 ID : PbfVgktvwsr 0
감정이 조금 가라앉은 후에.. 조금 더 폭넓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나.. 경계성 인격장애.. 일까? 모든 사람들이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 들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닌적도 많았는데. 왜 늘 이렇게 불안해하는걸까.. 늘 나타나는 충동적인 성향도..
20 이름없음 2020/12/22 01:41:21 ID : zVfgi1hfcJQ 0
그게 다 뭐가 중요해.. 내일 출근이고.. 지금 자야하는 게 중요하지..
21 이름없음 2020/12/22 02:03:13 ID : PbfVgktvwsr 0
이 밤이 가고.. 또 수많은 밤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질 수 있을까.. 난 언제까지.. 견디고 버텨내야 할까.
22 이름없음 2020/12/23 15:48:40 ID : bu08mK0twJR 0
정말 미친듯이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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