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주는 방년 20세. 단풍국 어딘가에서 가족과 떨어져 오늘도 열심히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다.(사실 오늘 안갔어 쌤들 단체로 코로나 백신 맞으신대서) 사실 숙제가 7주치 밀렸는데 왜 그렇게 살고 있나....를 풀어보려고 한다.

일단 나는 캐나다 모 지역의 국제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중이다. 이건 프로그램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참여한 두 곳은 출발하기 전, 학교와 집(홈스테이라고 한다)이 배정되면 그 정보를 학생한테 보내 줬어. 그냥 출발하기 전에 연락도 좀 하고 그래 보라는 것임. 나는 원래 다른 주에서 다니다가 코로나 때문에 지난 9월, 출발하기 1주일 전 입국이 취소되고 곧 이번 학기도 입국이 취소되어 졸업을 어떻게 하나 고민하던 중 근처의 다른 주에서 졸업을 시켜 준다는 소리를 듣고 건너간 케이스야. 그 프로그램에서 잘린(?) 12학년 학생들을 위해 30자리 정도를 마련해 줬다. 그래서 배정을 받자마자 이메일로 '나를 가족으로 받아 줘서 고맙다.'라면서 10줄 정도로 자기소개를 했어. 그리고 읽씹당함. 여기서부터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가족은 30대 중후반, 40대 초반 아줌마 아저씨 부부랑 만으로 6살, 4살의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고양이가 네 마리였음. 1월 중반에 출국을 해서 2주일간 자가격리 하고, 음성 판정을 받고 그 집에 들어갔다. 근데 홈스테이 하면 학생 개인한테 방이 하나씩 주어지거든 그래서 기대하면서 들어갔다. 사실 전에 살았던 방은 개인 화장실이랑 욕조, 티비도 있었어서 '지난번보단 좀 구리지만 어느 정도는 괜찮겠지'하면서 들어갔어. 사진으로 본 방은 꽤 예뻤거든.

나는 진짜...사진에 안 보이는 곳에 책상이 있을 줄 알았어. 왜냐면 지금까지 만난 프로그램 유학생들 말로는 다 책상이 있었거든. 근데 나만 책상이 없는 거야. 그냥 이 사진이 방의 거의 전부인 거지. 안 보이는 곳에는 옷장이랑 그...붙박이라고 하나?옷걸이로 가득 찬 공간이었는데 거기도 반쯤은 그 집 옷들이었고, 선반에는 그 집 물건들뿐이었어. 옷 수납장도 두 개였는데 하나는 전부 그 집 물건으로 차 있었고. 침대도 거의 배꼽이랑 명치 사이 정도의 높이고 밑에는 수납 공간이라고 박스들 같은 게 차 있었는데, 진짜 내 캐리어랑 이민가방 놓을 공간도 찾기 힘들었다... 어이가 털려서 공부는 어디서 하냐고 했는데 식탁에서 하라고 하셔서...근데 하필이면 거실이랑 주방이랑 식당이 같은 공간이라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까지는 그 사람들 페이스북 뒤져 봤을 때(나 이전에 두 명의 브라질 여학생이 왔다 갔음) 뭐 지금도 잘 지내는 사이네 어쩌네 해서 아 진짜 대하는 건 잘 대해 주시는구나 생각하고 참으려고 노력했음. 근데 진짜.....견디기 힘든 건 따로 있더라.

사실 그 점 말고, 좋아했던 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무언가가 있단 점이었어. 맨 처음에 살았던, 화장실이 방에 딸린 집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5분 거리에 있는 닭 농장이 끝이었거든. 근처에 카페랑 서브웨이도 있고, 공원도 있는 마을이라 좋아했어. 그런데 혼자 나갈 기회는 잘 없더라. 애들이 어려서 항상 뭘 같이 하고 있었는데 거기다 대고 혼자 산책을 나가겠다는 말을 하긴 어려웠어.

솔직히 19년 같이 산, 한국에 있는 내 진짜 가족들이랑 고작 3개월 알고 3주를 같이 지낸 그 사람들이랑은 다르잖아. 그런데 가끔은 더 심하더라고. 확실히 알고 있는 정도가 다르니까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도 더 힘들고. 1. 벗고 다니기 물론 우리 아빠도 샤워 끝나면 가끔 속옷만 입고 나오시긴 한뎈ㅋㅋㅋㅋ솔직히 가족이고 하니까 용인도 되고 편하게 "아휴!!!!!여자만 있는 집에서 왜 벗고 다녀 빨리 옷 입어!!!" 할 수 있는데, 아저씨(알란이라고 할게)는 거실에서 상의 탈의를 하고 있는....솔직히 말해서 내가 내 취향에 안 맞는 얼굴은 보기 힘들어하거든....보통은 입고 있는 티셔츠를 보는데 상의 탈의하면 어딜 보라는 거야....그렇다고 그분들 집이고 아직은 불편한 사이인데 옷 입으라고 할 수도 없고....몸 좋으면 좀 덜 고통스러웠을 것 같긴 한데 응......임신 막달 같은 배 뜷어져라 보면 실례 같아서 그냥 눈 흐리멍텅하게 하고 다녔어... 2. 학교와 홈스테이 간의 거리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을 때는 초중고 모두 걸어서 5~10분도 안 되는 거리였거든. 지각 체크 5분 전에 나가서 뛰면 문제없고 가끔 점심에 집 가서 천천히 샤워하고 머리 말리고 와도 괜찮은 거리였는데, 학교까지 스쿨버스로 한 시간이 걸리는 거야....편도로. 6시도 안 되는 시간에 나 혼자 일어나서 7시쯤에 해도 안 뜬 하늘을 보면서 나가서, 학교는 3시 전에 끝나는데 4시가 넘어서 들어오는 거지. 그 두 시간이 너무 억울하더라고. 위치가 잘 잡히면 와이파이 빵빵 터지는 집에서 게임 두 시간 더 하는 건데! 그래도 매일 안 가고 격일 등교라 다행이었다 3. 소음 그....아줌마(이하 세라)가 나보고 식탁에서 공부랑 숙제를 하라고 하셨지만, 거실, 주방, 식당이 이어진 집의 구조와 홈스쿨링을 하는 시끄러운 6살, 4살 아이들은.....솔직히 말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거실에서 놀았음. 그 나이대 애들이 다 그렇지만 하루 n회 싸우고 울고 그래서....진짜 말썽쟁이었다 맨날 소리지르고. 3-2. 소음 애들이 소리지르는 것까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음. 문제는 어른들....알란이랑 세라 방이 내 방 바로 옆이라 새벽 1시부터 4시 넘어서까지 코 고는 소리도 완전 크게 들렸어. 내가 한 번 잠들면 그런 거 잘 못 들어서 이해는 하겠지만 문제는 밤 10시...애들이 자기 전까지 거실에서 닌텐도 스위치로 마리오 게임을 두드리다가, 10시가 넘으면 알란이 상의 탈의를 하고 소파에 앉아서 큰 소리로 새벽 1시까지 TV를 틀어 놓고(종종 틀어 놓고 코를 곤다), 그 이후엔 침실에서 더 크게 코를 고는 거지. 3-3 소음 애들이 싸우면 세라는 조용히 혼낸다. 하지만 대략 저녁 6시쯤에 알란이 오면 둘이 애들을 혼내는데 알란은 큰 소리를 치고, 애들한테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편. 당해 본 입장이기도 하고, 솔직히 안 혼나는 내가 더 무서웠다. 차라리 내가 맞는 게 더 마음이 편할 것 같았음. 일단 내가 본 건 힘을 가해 밀치기, 팔을 잡고 끌고 가기, 때릴 것처럼 손을 들기(내 바로 앞에서), 갑자기 소리 지르기였고 내가 방에 있을 때 거실에서 일어난 일이라 확실하진 않지만 알란이 화를 내고, 짝짝대는 소리가 났고 바로 애가 운 적이 있어. 때린 건가 싶더라. 뭐 그 이외에도 '어른이 뭔가 요구하면 무조건 네 해라' '겁이 난다고?겁은 악마가 만든 거다!' 뭐 등등.....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 카톡으로 회의를 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항상 티비 볼륨 최대로 맞춰놓고 예배보면서 날 꼭 식탁에 나와있게 했었음. 귀 아프다고....그 이후론 자는 척 함. 솔직히 우리 엄마아빠도, 내가 본 다른 모든 친구나 동생들의 부모님도 가족이 아닌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애들을 그렇게까지 혼낸 적이 없음. 가족 대우 찐하게 받았다.

4. 예의 애들은 내 방에 노크도 없이 들어왔다. (어른들도 그랬단 건 안 비밀) 방은 잠금장치 있어서 괜찮지만 화장실은 잠금장치가 없었다. 내가 당한 건 아니고, 하루는 애들이 내 앞에서 화장실 문을 열어버려서......다행히 알란은 아니였고....세라였고.....중요한 부위는 세면대에 가려졌다. 휴. 방에 들어오면 꼭 하는 루트가 있는데- 1. 줄리아 나랑 놀아줘 2. 물건 만지기 볼륨 죽이거나 살짝 켜고 유튜브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버즈 뚜껑을 열면 동영상이 멈춘다. 동영상이 아니더라도 버즈 연결창이 나와서 2~3초 정도 하는 일을 멈출 수밖에 없음. 핸드폰을 만진다..면.....잠금을 걸어놨는데-비밀번호는 어렵다-풀려고 시도하고, 한글 모르니까 아무거나 막 눌러대서.. 한국으로 긴급전화 걸릴 뻔 함(걸기 전에 내가 저지하는 것임) 가끔 내 빗으로 머리도 빗고 했다...'줄리아!!!!이 빗 너무 좋다!!!!'이러면서.. 6살짜리 여자애는 나보고 예쁘다면서(아니다. 절대 아니다.) 내가 유튜브로 연예인 동영상을 보고 있으면 누구든 상관없이 나랑 닮았다고 했다. 써니힐, 피에스타, 아이유, 아이들 우기, 슈화, 미연, 블랙핑크, 트와이스, 레드벨벳 등등....아니라고..... 그러면서 자기 태블릿으로 내 허락 없이 사진을 막 찍어댐.....나는 내 사진이 내 폰에 들어 있는 것도 싫어하고, 남이 내 사진을 찍을 때도 허락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임. sns에 내 사진은 안 올리고, 남의 sns에 올라오는 것도 그닥 좋아하지 않음. 폰을 보다가 이상한 기척이 느껴지면, 애가 폰을 피해서 나한테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음. 세라가 혼내면서 지우겠다고 했지만 계속됐음. 근데 애한테 동화책 읽어주다가 뭔가 이상해서 보니까 알란이 말없이 그걸 찍고있네? 허락 없이 내가 나오는 동영상을 찍고있었던 것임. 물론 그깟 얼굴 좀 팔려도 되고....동화책 읽어 주는 거지만....너무 기분 나빴음. 그냥 말 하고 당당하게 찍으라고 왜 저 멀리에 핸드폰만 올려놓고 튀냐고........

아ㅠ 훈훈한 썰인줄 알았는데 걍 찐가족이네..

그....나는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고 알란은 9시~10시 방향의, 내가 머리를 그쪽으로 돌려서 올려다봐야 발견할 수 있는 곳에 폰을 세워 놓고 다른 곳으로 가 있었어. 체감 10~15m 정도의...? 그냥 소름이 돋더라. 하튼 그때 둘이서 얘기를 했고 뭐랄까 이유 없이 내가 찍히는 걸 싫어한다-고 설명하긴 힘들어서 그냥 내가 못생겨서 찍히는 게 싫다고 했어. 나보고 못생기지 않았으니 싫어하지 말라...고 하더라고. 그때는 같이 산 지 정확히 6일째였어.

내가 사는 지역의 유학생은 나를 포함해 정확히 세 명이야. 전부 한국인 여학생이고, 같은 학교에 다녀. 한 명은 작년 2월 첫 유학생활을 시작했을 때 같은 학교에 다녔고, 그 학교의 한국인이 나랑 그 친구밖에 없는 데다가 그 친구는 이미 몇 년 동안 그 학교에 다녀서 많은 의지가 됐던 친구야. 또 다른 한 명은 학년은 다르지만 같은 온라인 수업을 듣기도 하고, 특성상 지인도 겹쳐. 세라의 지인이 기자...랬는데 하루는 나랑 그 가족한테 인터뷰 제의가 오더라고. 간 지 일주일도 안 됐던 때였던 것 같아. 그 때도 옮길까 말까 많은 고민을 했던지라 좀 고민이 됐는데 일단 하겠다고 했어. 인터뷰는 영상통화로 진행됐고. 코로나 시대니까..... 자가격리는 어땠는지, 캐나다에는 어떻게 오게 됐는지, 졸업 후에는 어떻게 할 건지 등등을 물어봤고, 부부한테도 질문을 했어. 대부분의 답은 세라가 했어. 아이들이랑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한테는 국제학생을 받는 호스트가 되어 보는 걸 추천한다고 하더라. 나 전에는 브라질에서 와서 각각 8주, 6개월을 머문 브라질 여학생들이 있었는데 자기 아이들 같았대. 사실 아이들이 그 여자애들을 그리워해서 처음엔 나를 그 여자애들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고, 나까지 끼워서 통화한 적도 있어. 세라나 알란의 페이스북에 댓글도 간간히 올라오고. 첫날이었나 둘째 날 밤엔 내가 보는 앞에서 울먹이며 그 중에 한 명을 보고 싶다고...세라가 말 한 적도 있으니까. 나만 그 아이들이 이해가 안 되나 싶었어. 그때의 나는 책상도 없는 좁은 방에서 5시 50분만 되면 울리는 알람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었거든. 그러면서 알란이 자기들은 애들을 너무 좋아해서 여건만 된다면 백 명이라도 낳을 거라고 하는데 너무 소름돋더라. 물론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대외적으로는 말야. 아직도 그 사람들 페북이랑 인스타에는 행복한 일상이 올라오는데 나는 같이 살아 봤잖아..... 올라오지 않는 이면에는 어떤 행동과 말이 오가는지 아니까 심적으로 힘들어지더라고

그 집에 도착했을 때는 락다운이라 학교를 갈 수 없어서 온라인 수업만 했어. 책상은 어떻게 했냐고? 붙박이 옷장 같은 데 옷들이 걸려 있었다고 했잖아. 거기 밑에 신발 진열대가 있었는데 거기다 그냥 노트북을 올려놓고서 수업을 들었어. 옷걸이가 시야를 가리고 바닥도 한국처럼 난방이 되지 않고. 무엇보다 책상도 아니니까 다리랑 복숭아뼈가 아프더라. 그래도 락다운이 풀려서 11일차부터 격일로 등교를 했는데.....늦어도 7시 10분 정도엔 나가야 해서 행동이 느린 나한테는 5시 50분에 일어나서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씻고 나가야 하는 헬게이트가 완성됐어. 격일이라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하나? 근데 문제는 잠을 못 잤어. >>8의 3-2. 첫 등교날엔 4시간, 그 다음 등교는 2시간. 그 이후론 생각이 안 나. 결국 온라인 등교는 제대로 출석하지도 못했어. 너무 피곤해서. 거기다가 좀 외로운? 것도 힘들더라고. 애들은 홈스쿨링이라 상관없고, 알란도 6시 반쯤에 일어나서 바로 씻으러 화장실에 직행. 몇십 분간 안 보이고 세라는 8시였나 10시가 넘어서 일어나. 그러니까 5시 50분에 일어나면 나 혼자인 거야 사람은. 혼밥하고 씻고 아무랑도 말 못하고 가는 거지. 거기다 금요일은 알란도 일 안 해서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나가는 건 나뿐이야. 그렇게 2주를 사니까 내가 진짜 어두워지는 걸 느꼈어.

뭐 원래도 말이 그다지 많은 사람은 아니었어 난. 그래도 학교 끝나고 오면 엄마랑 동생이랑 조잘조잘 있었던 일 같은 것도 말하고 공부방에서도 틈 좀 나면 스몰토크도 하고. 입시학원 같은 걸 다닌 적이 있는데 뭔가 말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게 싫기도 해서 다시 공부방으로 돌아갔던 적이 있거든. 뭐랄까 거기서는 안 그래도 애들이 말 많이 하고, 시끄러우면 크게 혼나는 곳인지라 말 하기도 무섭고 꺼려져서 딱히 말 시켜도 단답으로 끝내는 비중도 높고 뭔가 자발적으로 말하기 힘든 거야.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50분 되는 점심시간을 같이 보내 주는 애들이 좋았어. 의지가 되는 한국인 친구 한 명이랑 캐나다인 친구 두 명이 같이 밥을 먹었는데, 항상 조그만 차에 몸을 구겨 넣고, 크게 음악을 틀고 맥날 드라이브스루에서 버거 사서 학교 주차장에서 먹고서 음악틀고 수다떨다 수업 들어가는 루트거든 진짜 별거 아닌데 도움 많이 됐어. 해방감이 많이 들더라. 지금도 재밌지만 그런데 좀 좋다?고 해야하는데 마냥 좋다고 말할 순 없는 일이 생겼어.

등교한 첫 주의 목요일이었나 금요일이었고 모든 학생이 격일 등교였는데 갑자기 학생들을 나눠서 급식실에 부르더라. 그냥 학교에 어떻게 오나 그런 조사였는데, 또 다시 부르더니 버스에 자리가 남는다고 매일 오라는 거야. 엥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매일 가라고? 아 망했다 싶었어. 이대로는 안 되기도 해서 프로그램의 담당자한테 연락을 했어. 사실 먼저 학교에서의 첫 주는 어땠냐고 연락이 왔다. '학교는 나쁘지 않은데 집 좀 바꿀 수 있나요. 여기선 등교부터 제대로 못 할 것 같고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아요'라고. 뭐 그래서 있었던 일 중에 몇 가지(소음, 사진찍는거, 물건 만지기)를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세라한테 바꾸고 싶다고 말을 했고 나한테 달린 일이라는 말을 들었고, 아무래도 그쪽에서 이유에 대해 들을 것 같아서 소리지르는 거랑 사진찍기, 물건 만지는 건은 세라한테 얘기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뒷담 까는 것 같다고 설명드렸고 세라는 그냥 코 고는 것만 알고 있는 것 같다. 뭐 그런 후에도 상태는 괜찮았다. 새로운 집이 언제 배정될진 몰랐고 우리는 그 전까진 같이 살아야 했기에, 비슷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냥 그때는 그러고 싶었다. 세라는 날 우리 엄마보다 더 많이 걱정하는 듯했다. 같이 밥을 먹는 친구들과 학교 끝나고 드라이브를 가기로 한 적이 있다. 우리 엄마였으면 누구랑 가는지, 언제쯤 오는지만 대충 물어봤을 텐데....어디로 가는지, 얼마나 있는지, 누가 운전하는지. 대답을 전부 했는데 '나는 그 아이(운전하는 친구)를 모른다. 그리고 어디 있을 거니?(드라이브 간다구요....) 그 아이가 너를 집에 데려다 줄 거니?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선뜻 오케이해줄 수 없다.' 는 말을 들었다.....물론 그 사람들한테는 나에 대한 책임이 있지만. 그 문자를 받고 한참 후 놀다 오라는 답을 받았지만 내 마음은 편안하지 못했다.

문체가 좀 왔다리 갔다리 한다.....이해해 주라ㅜㅜㅜㅜ

>>19 응! 잘 보고 있어

뭐, 담당자한테는 다른 때랑 비슷하게 산다니 성숙한 대처인 것 같다. 잘하고 있고 고맙다 정도의 답변을 들었어. 그 때가 2월 17일이었던가. 대충 17일 차. 그때쯤에 새로운 집은 어땠으면 좋겠냐길래 형제자매가 나이가 좀 있거나, 조용한 편이었으면 좋겠다. 동물은 좋고 고양이는 사랑한다. 책상은 있는 집에 살게 해 달라는 말을 했고, 정확히 5일 만인 월요일에 10대 중반의 여동생과 개들, 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 집에 배정됐어. 이사 날짜는 목요일 방과후로 잡혔다. 아, 애들은 그 전 일요일에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맡겨졌어. 목요일까지 내가 걔네를 볼 일은 없었다. 나름 다행이었다고 생각했음 목요일 저녁을 먹고 보내 준다고 했는데 좀 어이없지만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갔다. 세라가 개인적으로 귀걸이를 만들어 파는데 그거 배달하는 김에 같이 가서. 하나에 세금 포함 2.75달러짜리 치즈버거를 두 개 시켰다. 5.5달러. 5000원이 채 되지 않는 마지막 식사. 맥도날드 안 가서 메뉴는 치즈버거 제외 잘 모름. 감자튀김도 콜라도 잘 안 먹어서 짐을 모두 싸 버렸고, 딱히 세라랑 나랑 둘이서 할 것도 없어 방에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고양이들 만지면서 폰질을 했다. 나가서 뭔가 해 봤자 뻘쭘하게 얘기하는 거 말고 뭘 더 했겠어. 6시 반이었나. 담당자가 차를 갖고 날 데리러 왔고, 아 내가 이 집을 나가는 이유를 안 보고 나가니 참 다행이다 했는데 18 그때 딱 맞춰서 오더라 하늘이 무심했다. 짐 다 차에 싣고 세라가 나를 안았다. 3주 같이 살았는데 별 감정은 없었다....이제야 나가는구나 정도? 알란은 거의 울먹이면서 다음 집에서는 잘 지내라고 했다. 내가 이 집을 나가는 가장 큰 이유였는데 울먹이는 걸 보니 기분이 참 더러웠다. 니가 왜? 울 자격이나 있니 이런 마음. 아 물론...내 스타일에 완벽히 반대되는 얼굴도 한 몫 했음.

사실 지금 집에 온 지 4주?정도가 됐다. 지금은 잘 살고 있고 나랑 코드가 맞는다. 아줌마가 여동생한테 내 기사 사진을 보여주면서 날 데려오는 게 어떻겠냐고 했을 때, 여동생은 왜 알란, 세라랑 애들은 다 웃고 있는데 나만 표정이 좋지 않나며 빨리 데려오라고 했다고 한다. 사실 난 그때 웃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 사진을 쓰자고 했는데. 막상 옮긴 지 좀 되서 보니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학교에서 버스로 왕복 30분 거리인 데다가 의지가 되는 친구랑은 도보로 3분 거리다. 근데 걸어서 그 집에 간 적은 없다...위험하다고 차로 데려다 주심....270m 거리다. 여동생은 남친이 있는데 솔직히 나만 빼고 남친 없다. 아줌마랑 아저씨는 5+n년째 연애하면서 동거중이시고, 같이 살지 않는 아저씨의 스물한 살 아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프간 하운드를 닮은 예쁜 여친분을 데려온다. 나보다 어려.....아줌마 여동생은 맨날 혼자 오시길래 뭔가 솔로구나 싶어서 동지애가 느껴졌으나 아니었다. 예전에는 마트를 못 가서 한국 음식이 있는지도 몰라 뭘 사오라고 부탁할지 몰라서 원하는 걸 물어볼 때마다 없다고 대답했는데(이해 간다. 6살 4살 애들이랑 같이 가면 멈춰 있는 시간이 더 길걸?) 요즘은 같이 가서 장 봐서 요리도 해 드리고....해 주면 동네방네 자랑하셔서 신기하다. (우리 엄마도 안 그러시는데! 완전 팔불출) 뭐 새벽에 여동생 남친 집에(술마신다고...)데리러 갈 때도 같이 가고 그러고.....뭔가 내가 활동을 할 때마다 물론 안전도 신경 쓰시지만 내가 재밌어했냐에 신경을 쓰셔서, 그 점은 ㄹㅇ 우리 엄마같닼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전에 살던 데서도 '문화가 궁금하다' 라고 말은 했지만 별로 관심은 없었는데. 맨날 '이건 한국어로 뭐야?' 물어보시고 이름 한국어로 어떻게 쓰나 물어보시고. 심지어 어제 아저씨는 첫 문신을 팔에다 하셨는데 한국어... 이름이 마이클이고, 내가 볼펜으로 쓴 글씨체 그대로 하셨다....악필인데 또박또박 쓰느라 마 이클처럼 되버렸다....째성해요!!!!ㅠㅠㅠㅠ

received_562149298090620.jpeg.jpg그....초반에는 여기서 복숭아뼈 아프게 앉아있고 담당자한테 책상이 없다고 중간에 말한 후에는 낮은 침대 협탁에 의자랑 노트북 놓고 수업들었는데 다리랑 발목 너무 아파서 제대로 앉아있지도 못하는 환경에서 수업'만' 들으면서 보내느라...등교해서 직접 듣기만 하는 수업은 괜찮은데 그게 아닌 과목 2개 숙제가 3주치 밀림....근데 좀 비참하고 억울한 거야

남는 코딱지만한 창고같은 방에 진짜 침대만 던져놓고 짐만 좀 빼서 나한테 던져준 건 얘넨데 왜 3주치 숙제는 내가 해야하나 이런 것도 억울하고....많으니까 시작할 엄두도 안 나고. 그렇게 뭔가 잡고있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놀았다고 하기도 애매한 상태로 4주를 더 보내서 결국 뭔가 필기도 하고 하긴 했는데 숙제를 못 했다. 7주치가 밀렸다. 그리고 전의 '가족'들이랑은 볼 일이 없을 거라고 믿었다.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어제 만났기 때문....

참고로 그 집은 여기서 25분 정도 떨어져 있고. 좀 뭐랄까 시내라고 말해야 하나? 이곳의 그나마 번화가?는 전에 살던 데서 차로 20분, 지금은 차로 5분 거리다. 학교 바로 앞인데 하튼간에 알란 직장도 그쪽이고. 지금 아줌마 직장이랑은 차로 2~3분? 아이스크림 가게가 겨울이라 닫았다가 다시 열었길래 아줌마랑 아저씨랑 같이 갔다. 여동생은 알바중이라ㅜ못갔고. 아저씨가ㅋㅋㅋㅋㅋ조수석이나 운전석에 앉을 줄 알았는데 조수석 뒤에 앉아버리셔서 아줌마가 '에휴 마이클 쟤는 애기보다 심해' 이러시길래 다같이 큭킄대면서 갔다..... 근데 느낌이 좀 쎄했다. 아이스크림 가게가 그 전날 열려서 그런가? 뭔가 만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저씨는 차에 있기로 했고, 나는 그 '가족'을 만나면 뻘쭘할 것 같기도 해서 주차장의 차들을 전부 확인했고, 당연히 그 사람들의 차를 알기에 차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내렸다. 붉은색 픽업트럭에 차 번호는 그 사람들 성이었으니까. 우리 앞에 8팀 정도가 있었고 바로 앞에 서 있던 아줌마는 우리 집 아줌마를 잘 아는 것 같았음. 둘은 불어로 수다를 떨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대충 보는데 어떤 꼬맹이가 나한테 인사를 했어. 그....내 폰으로 긴급전화를 시도하던.....한 3번째 팀 정도에 서 있었어. 손은 대충 흔들었고, 알란이랑 세라랑 남자애는 날 안 보는 것 같았다... 굳이 인사를 하고 싶지도 않고, 보니까 나한테...는 아니지만 하튼 내 쪽으로 때릴 것같이 손을 치켜들던 기억이 생생해서, 전화를 하면 바로 받을 만한 친한 한국인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서, 그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모르는 한국어로 약간의 욕을 섞어서 넋두리를 살짝 했고, 같이 재밌게 수다를 떨다가 그 '가족'이 간 걸 확인하고, 전화를 끊고 주문을 했어. 친구는 재밌어하는 것 같았어. 나는 혹시 추가로 재밌는 일이 있으면 말해주겠다고 했고. 왜 왕복 40분간 차를 타고 아이스크림을 사러 오는지 이해할 수 없긴 하지만 뭐 여기선 그럴 수도 있지. 좁은 동네라 마주칠 수도 있지 하면서. 알란 직장도 그쪽이니까. 나랑 아줌마, 아저씨의 아이스크림이 나왔고, 우리는 바로 차로 돌아갔어. 근데 조수석으로 가는 그 순간...이랄까. 아줌마 차의 바로 옆에 하얀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하필 내 쪽으로 옆에 있더라. 언제 차를 바꾼 건지. 그 안에는 전의 '가족'들이 차 안에서 불을 켜고, 모두 날 쳐다보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어. 일단 아무렇지 않게 차 문을 열고 앉았어. 소름이 너무 돋아서 견딜 수 없었어. 옆에서 날 보든 말든 상관없었어. 아줌마한테 전 홈스테이를 만난 것 같다고 속삭였고 뭔가 알아채셨는지 빨리 집에 가자고 했어.

뭐야 왜 다 쳐다봐;;;;

아줌마는 내가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내가 담당자한테 말한 것만 알고 계셨어. 책상이 없고 방이 좁고, 내가 5시 50분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과 소음. 오늘까지만. 사실 그게 전부였다면 나는 인사를 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이상하잖아. 아줌마는 알고 계시는 게 이해하기 좋으시겠다 싶어서, 건조기 소음을 대충 방패삼아 말씀을 드렸어. 그동안 촬영 건이랑 소리지르는 거, 폭력적인 모습 때문에 무서웠다고. 그래서 인사를 안 했던 거라고. 이상하게 보였다면 이해해 달라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고. 아줌마는 놀라시더니, 내가 알란도 세라도 조금은 알고 있다며 그들은 'fate'한 가족인 것 같다고 하셨어. 그게 뭐냐고 물어보니 좀 대외적으로는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여도 속은 좀 안 좋은 거라는 거야. 'fake'를 'fate'라고 잘못 들었던 거더라구. ㅋㅋㅋㅋㅋㅋㅋ 아마 페이스북의 모습을 보셨겠지? 손을 치켜들던 걸 얘기하니까 춥지도 않은데 몸이 계속 떨리더라고. 아줌마는 날 안아 주시더니 그런 걸 이해한다며 불편하게 느껴지면 빨리 자리를 뜰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인사 안 해도 이해한다....고 하셨고 마이클은ㅋㅋㅋㅋㅋㅋ폭력 안 쓴다면서ㅋㅋㅋ그냥 좀 애기보다 더할 뿐이라고 하셔서 웃겼엌ㅋㅋㅋㅋㅋㅋ

>>26 진짜 소름돋았어.....언제부터 보고 있었던 건지.... 좀 갈색에다 수염 나고 탈모인 납작복숭아(납작복숭아한테는 미안하네..)가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 되려나......ㅜㅜ

지금 페북도 인스타도 맞팔에 친구 상태인데 여기서 뭔가 ㅈㄹ병이 도져서, 이딴 일로 끊기도 쩨쩨한 것 같고 나와서 잘 사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거야! 최고의 복수는 잘 사는 거라고 하잖아? 그래서 인스타에 그 '가족'들이 남긴 댓글 같은 건 다 지웠고, 제한도 걸었고, 보기좋게 차단만 걸지 않았어! 걔네는 내 인스타 스토리를 보면서도 그게 지네 욕인진 모르겠지? 번역기에 복붙도 안 되고...그렇다고 입력하는 방법을 알긴 할까?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아줌마랑 다른 아줌마랑 불어로 얘기했다고 했잖아... 그 '가족'들은 영어 쓰는 가족들이라 불어는 잘 못해. 특히 알란은 진짜 모를걸? 아줌마들 수다 내용은 "엥 이 학생 기사로 봤는데 저기 앞에 세라랑 같이 살지 않았어? 왜 여기로 왔대?" "아 그 집에서 어쩌고 저쩌고 결국엔 안 행복해서 나왔대" "아....그러면 이해 가지. 솔직히 부모님 돈으로 보내주신 걸 텐데 부모님도 이해 하시겠다" "그니까. 얘네 부모님도 우리처럼 애가 행복하는걸 우선시할걸? 아마 바꾼 거 알면 좋아하셨을 거야" 이런 내용이었다고 한다....

일단 지금 밤 12시 반이고, 학교 가야 해서(나 7시에 일어난다...5시 50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 아니니) 자고 올게! 동네 좁으니까 혹시 또 마주치면 레스 남기러 올겤ㅋㅋㅋㅋㅋㅋ오늘이나 내일쯤 담당자한테 좀 불쌍한 척(이 아니라 진짜 불쌍해 나) 숙제 밀린 거 얘기나 좀 해봐야지..........

이번 집에서는 행복하기만 바라~~~~

다들 고마워. 나는 사실 그 집에서 더 이상 학생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많이 커. 나 이전의 브라질 학생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진짜 모르겠지만 진짜 창고 수준의 방에 책상도 없는 방에서 알란 소리지르는 거 들으면서 사는 걸 다른 학생도 겪길 바라지 않아. 한 달에 70만원이나 내면서. 담당자한테 과제 얘기할 때 역시나 이것도 얘기하는 게 맞나 고민된다...🤔

>>32 담당자한테 스레주가 당한 일 모두 말하는게 좋을듯 자격 박탈 가능하면 최댜한 도움주고

아 소리지르는 거 녹음할걸 진짜 후회된다. 아무런 증거가 없네........ 그래도 몰래 촬영한 건은 직접적으로 행위에 대한 얘기가 없지만 페메로 얘기나눠서....아무래도 오늘 기회가 생길 듯해서 얘기 해 볼까 싶어ㅠ

응 그때는 준비 철저히

왜 인코가 다르게 나오지🤔🤔🤔학교 선생님이신 지역담당자랑은 아직 얘기를 못해봤어ㅠㅠㅠㅠ시간이 없더라 그래도 좀 총괄?적인 담당자분과 얘기를 했다! 내일이나 모레 지역담당자랑 얘기할 시간이 좀 될 것 같아서 그 때 한번 얘기해 볼 생각이야! 사실 인스타-게시물은 번역기 돌리면 해석되니까-스토리에도 어떻게 되어가는지 올리는데 사람들이 멋있다고 한다...나 그렇게 멋있는 사람 아닌데. 그래도 내가 잘 말하면 다음에 다른 누군가가 그 집에서 소리지르는 걸 듣지 않기보다..... 그 집 사람들의 돈 벌 기회를 내가 없애주는 거....아니 그냥 자기들이 없앴으려나.

후 일단 좀 됐지만 일단! 지역담당자하고는 시간 잡아서 얘기를 나눴다! 때리는 것처럼 한 거랑 사진 동영상....환경 열악한 거 다 얘기했구......다시는 안받았음 좋겠어! 그쪽에서는 나랑 페이스북 친구 인스타 팔로우 다 끊어서 좀 아쉽더라구 직접 게시물로 올려서 눈으로 보게 하고 싶었거든. 집을 옮긴 지 두 달이 됐고 지금도 잘 지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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