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어릴 때는 연애에 대해 별 생각 없었어 내 연애보다 남의 연애에 관심이 많아서 옆반에 누가 사귄다 하면 몰래 몰래 훔쳐보곤 했지 헤테로 로맨스 소설도 재밌게 읽었어. 맨날 엄지랑 꼼지랑 잇고 뭐 그랬지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같은 반 남자애한테 처음 고백을 받았어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 어린데 웃겨 정말 전부터 걔가 반에 누굴 좋아한단 소문은 돌았는데 그게 나일ㅈㄹ은 몰랐지. 같은 조였던 다른 여자애인줄 알았거든

당연히 첫 연애(이걸 연애라 불러도 될련지ㅋㅋㅋ)라 뭘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그 당시 초딩들은.. 요즘 초등학생들에 비하면 많이 순수하던 시절이라 손 잡고 안고 그 정도는 했는데 그 이상은 못 갔어 근데 걔를 ㅗ면서 한 번도 안 설레더라 남친 있는 친구를 보면 자꾸 생각난다고 하던데 나는 딱히.. 정말 좋은 친구 정도로만 느껴지고 이성으로 안 보였어 뭐 사실 연애하는 초딩중 진짜 연애 감정 느껴서 하는 애들이 얼마나 됙[ㅆ어. 그냥 한 번 해보고 싶어서 하는 거지

이걸로 동성애자라 생각하게 되진 않았어 저때는 동성애자 하면 남성간의 연애인 게이 밖에 몰랐고 애들이 놀려댈만큼 인식이 안 좋았으니까

당시 폰도 없고 당연히 톡도 없던 나의 첫 연애는 남자애가 연애 1달만에 멀리 전학가면서 빠르게 끝났어 지금은 어쩌다 연락처가 생겼는데 어우 절대 연락할일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중학교에 진학했어. 여중이었지 많이들 여중에서 설렌다고 하던데 난 별로... 그냥 동성 친구나 보이쉬한 선배다 이 정도? 정말... 내 취향인 얼굴이 하나도 없어서 여중에 가서 갑자기 여자한테 반하고 내가 동성애자구나! 하고 정체화하는 일은 없었어

그때 웹툰을 처음 봤고 신세계가 열렸어 전에 bl이나 헤테로물 야설을 읽고 어린 마음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던 적은 있지만 알다시피 야설은 캐릭터의 매력보다 플레이와 묘사 중심이라 그 캐릭터에 몰입할 일은 없었거든 근데 세상에 웹툰을 보니까 너무 설레는 거야

미치겠다 진짜 푸는 게 너무 창피해

응.. 그래서?

ㅂㄱ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