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존나 성실해 3년 동안 지각 한 번 안 했고 그 흔한 질병지각이나 인정되는 생리결석•조퇴도 한 번도 안 썼어 학교에서 진짜 단 한 번도 안 졸고 엎드려서도 안 자고 맨날 집중해서 수업 듣고 학교도 1시간 일찍 와서 자습하고 그러는데 오늘 존나 허무하게 미인정결과 처리 됐어 고3이라서 맨날 대면하다가 오늘 하루만 온라인 수업 듣는데 난 학교도 안 가고 시험 기간이겠다 밤 새도 무리 없을 것 같아서 밤 새서 공부했는데 아침에 잠깐 잠들었다가 못 일어나서 1교시 날림 ㅆㅂ 다른 과목이면 덜 억울한데 미술 과목이었고 다 자습 돌리는데 쓸데없이 출석체크 존나 열심히 하셔서 ㅅㅂ 하필... 내가 10분만 일찍 일어났어도 아니면 부모님께 깨워달라고만 했어도 결과는 없었을 텐데 내가 진짜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학교생활해ㅛ는데 이렇게 단 한 번의 실수로 존나 어이없어 이게 뭐야 ㅅㅂ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담임쌤은 1번은 괜찮으니까 진짜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난 멘탈 터져서 오늘 시험 공부도 하나도 못 했어 어떡해
이름없음2021/06/25 20:47:12ID : teMqnRwr9dv
그리고 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생기부도 열심히 하고 난 진짜 잘하고 있는데 성적이 최상위권으로는 안 나와줘서 요즘 집에서 내 평판 안 좋단 말이야 내가 중학교때랑 고1때까지만 해도 전교권이었어서 거기다가 내가 장녀인데다가 집안 사정이 좋은 편도 아니라서 부모님이 나한테 거는 기대가 컸단 말이야 근데 점점 성적 유지가 안 되고 부모님이 만족할 만한 점수에서 멀어져서 많이 실망하시는 눈치고 나는 부담도 너무 되고 중1때부터 그렇게 성실하고 말 잘 듣고 열심히 살아오다 보니까 이쯤되면 지치는지 그냥 다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고 살고 싶지 않고 솔직히 이번에 시험 공부도 진짜 거의 안 했어 그래서 평판이 좋지 않은데 이러는 와중에 또 실수를 하니까 ㅅㅂㅅㅂ 난 왜 이러나 싶고 나는 잘하고 싶었는데 지고 싶지 않았는데 왜 자꾸 잘못하고 실수하고 그러는 거야 대체 왜왜왜
이름없음2021/06/25 20:48:51ID : teMqnRwr9dv
그냥 죽고 싶다 딱 6개월만 죽어있다가 눈 떴으면 좋겠다 대입이고 뭐고 살아줘서만 고맙다고 나한테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까지 해 온 게 있어서 맘대로 죽지도 못 하고 그냥 진짜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어 이제 그만하고 싶다
이름없음2021/06/26 02:23:05ID : teMqnRwr9dv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해죽겠다
이름없음2021/06/26 12:27:08ID : 5VdRu63Wp89
살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는거야. 어떻게 완벽하게 살겠어.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살아줘서 고마워. 살아있어줘서, 오늘을 살아가줘서 고마워. 난 널 모르고, 너도 날 모르겠지만 그냥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널 응원하고 있단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한번의 실수가 널 뒤흔들게 두지마. 누구나 그럴 수 있어. 잘하려고 노력했단거 알아. 항상 최선을 다했단걸 알아. 힘들고 지칠텐데 꿋꿋하게 버티는 너가 정말 기특해. 자랑스러워. 부담감에 억눌려 힘들었을 너가 하루정도 푹 쉬었으면해. 주말조차 없어보이는 너가 오늘 하루 쉬었으면해. 하고 싶은걸 하고 먹고 싶은걸 먹으며 즐겼으면해. 아직 열아홉이야. 아직 어려. 그저 고등학생일뿐이야. 물론 중요한 시기란걸 알아. 하지만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시기가 어디있겠어. 그저 그런거야, 항상 그럴거야. 그러니까 그런 타이틀에 눌려 너의 삶을 망치지마. 쉬어가면서 해. 그 무엇보다 너 자신이 가장 중요해. 주변의 감정들, 의견들은 별로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너의 인생을 살아. 너의 인생으로 주변 사람들, 가족들을 행복하게 만드려 하지 않아도 돼. 넌 너만 행복하면 되는거야. 너의 행복이 다른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만들 필요 없어. 그런 부담감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넌 너니까. 너의 인생은 온전히 너의 것이고 너만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