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10/09 11:41:11 ID : 62KZcleNAkr 0
중1 때 자유학기제+코로나 때문에 매일 온클도 안 듣고 침대에서 뒹굴거리기만 했어. 덕분에 어렵게 들어간 우리 지역에서 평판 좋고 공부 잘하는 애들만 모인 학원에서도 짤리고 심지어는 학교에서 2학년으로 진급을 못 할 지경까지 갔음. 근데 다행히도 내가 2학기 막판에 정신을 차리고 학교수업을 열심히 듣기 시작해서 선생님들이 봐주셨어. 그런데 정신 차린것도 잠깐이더라. 중2 되고 난 또다시 온클도 내가 듣고싶은 과목만 들으며 놀았어. 그러다가 또 1학기 후반부터 정신 차리고 지금까지는 수업 잘 듣고는 있는데 이제는 시험 준비를 안하더라. 1학기 중간은 시험 하루전에 대충 책만 훑었어. 시험 봤는데 생각외로 잘 나온거야. 평균 60점 정도...? 그래서 기말도 똑같이 했지. 그런데 성적이 정말 처참하더라 55 31 60 76 42 등등... 그런데 이번 2학기 중간도 막판까지 놀다가 아빠가 공부하라며 화내서 겨우 1주일 동안 책 봄. 정확히 말하자면 공부한 것도 아님. 그냥 몰래 책이나 읽으며 딴짓하다가 아빠가 검사하러 오면 그때만 잠깐 공부하는 척 했어. 결국 중간도 보기좋게 망침. 오히려 기말보다 성적이 더 떨어졌음. 결국 부모님은 이번 2학기 기말도 점수 안 나오면 나 특성화고 보낸대. 그냥 공부 안하고 처놀기만 하는 내가 보기 싫어서 아예 지방에 있는 기숙사 특성화고로 보낼 거라고 했음. 그리고 20살 되면 나 집에서 내쫓는다고도 했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듯 내 담임 선생님이랑 전화로 상담할 때 좋은 특성화고가 어딘지 물어보기까지 했어. 나한테 특성화고 학생이 공장에서 일하다가 다쳤다는 뉴스까지 얘기해줬어. 그런데 진짜 문제는 나 이런 말 듣고서도 진짜 아무것도 못 느끼겠어. 말이 돼...? 심지어 부모님이 중1 때부터 지금까지 공부 안하기만 하는 나 때문에 멍청한 년, 식충이, 아메바 지능, 지랄떨지 마라, 차라리 네 부모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멍청하다, 쟤 누나라고 부르지 마라, 너같은 건 죽어도 상관없다 등등.. 이런 말까지도 했는데 진짜 아무런 생각이 안 들어.... 그냥 아~그렇구나 이런 감상밖에 안 들어. 그냥 멍때리기만 해 나 이정도면 정신에 이상있는 거 맞지...? 아니 진짜 진심으로 아무 생각도 안 들어. 그런데 또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나도 특성화고 졸업해서 작은 공장에서 인생 패배자 취급받으며 내 인생을 끝내고 싶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해 그냥 내 미래에 대해 아무 생각도 안 하고 깊이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진짜 어떡해? 유튜브에서 공부 동기부여 해주는 영상 봐도 그냥 잠깐만 초조해지고 몇분 뒤에는 바로 딴짓함 어떻게 해야 공부 자극을 얻을수 있어? 제발 알려줘. 아무거나 진짜 괜찮아 아니 그전에 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해?
2 이름없음 2021/10/09 11:49:55 ID : s2srta4GpQk 0
일단 목표를 먼저 잡아봐. 예를 들어서 꿈을 찾는다든지. 목표가 없으니 아무 생각도 안 드는 거야. 나도 그랬었는데 진로 확실히 정하고 나서부터는 안 그럼.
3 이름없음 2021/10/09 12:04:37 ID : 62KZcleNAkr 0
그걸 못 찾겠어... 너무 어려워. 옛날에는 천문학자가 되는 거, 자사고 진학하는 거, 전교 10등 안에 들고 싶다는 거. 이런게 목표였음 근데 그냥 이것들 다 내려놨었거든. 생각해보니까 목표를 높아도 너무 높게 잡았더라 지금 이 상태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 지금은 솔직히 그냥 이렇게 멍하니 지내는 게 좋음.. 그냥 아무 생각없이 편하게 사는 거니까... 좀 횡설수설하게 쓴 것 같기도 한데 일단 난 지금 이렇게 사는 거에 만족하고 있어서 솔직히 목표란 거 잡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아 직업 관련 책이라도 읽어봐야 할까..?
4 이름없음 2021/10/09 12:17:03 ID : tilA5arhxWi 0
내가 딱 레주같았어 공부는 어영부영하는데 별로 이루고싶지않은 겉보기용 목표만잡고 작심삼일도 안하는거 나같은경우엔 그냥 수업만 들은 과목이 너무 재밌고 이해가 잘되는거야 그래서 계속 그 과목만 팠어 그러다보니까 하나둘씩 목표도 생기고 장래희망이랑 미래계획도 세워지더라 그래도 예전에 공부를 안해서 그런가 조금더 돌아가게 됐지만.. 결론은 멍하게 사는것도 좋아 너무 길지만않으면.. 하지만 언젠가는 니가 하고싶은게 생길거야 지금은 목포가없지만 나중에 꼭 이루고싶은 목표를 니가 멍하게 살아서 놓치고 발목잡힌다는거임 잘하라는게 아니라 기본만 가도 뭐라안해
5 이름없음 2021/10/09 12:22:38 ID : 7gnSGnA2Gsn 0
스레주야 온클 듣고 싶은 과목만 듣는 거 정신에 이상 있는 거 아니고 정상이야. 학교 가서도 솔직히 듣고 싶은 과목만 열심히 듣고 나머지는 솔직히 멍 때리잖아. 그리고 정신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낫는 거지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고. 난 고등학생인데 우리 학교도 수시 챙기는 애들 빼고 수업 듣는 애들 거의 없는데 실적은 정말 잘 나와. 더군다나 너는 아직 중학생이잖아? 지금 이 시기에 너의 미래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현상은 당연해. 그리고 유튜브에서 다른 사람들이 쓴소리 몇 마디 하는 게 네 인생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칠 확률은 그리 높지 않겠지? 네 동기부여는 스레주 너 자신이 정하는 거야. 아직 중학생이면 공부는 국영수만 챙기면 괜찮아... 대신에 국영수는 좀 열심히 돌려야 고등학교 올라와서 좀 편해. 기술가정 이런 과목 진짜 하나도 필요없어. 도덕도 윤리와 사상, 고전과 윤리 들을 거 아니면 필요없고. 한국사도 기본만 알고 흥미 느낄 정도면 돼. 너희 중국어 배워? 한문은 어려워지는데 중국어 일본어는 고등학교 와서도 기초부터 다시 배우니까 그것도 안 하고 싶으면 안 해도 괜찮아. 특성화고는 몇몇 최상위 학교나 마이스터고 갈 거 아니면 가지 않기를 추천해. 인생 망치기 십상이야. 그리고 생각하기도 싫다고 피하지 말고 네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 내가 앞에 말한 내용과 좀 모순이긴 한데 꼭 공부가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네 재능과 흥미를 살릴 수 있고 수입도 어느 정도 보장된 일이라면 시도해 볼 만하지. 이 말은 내가 아는 선생님께서 나에게 해 주신 말씀이야. 그리고 스레주야 부모님께서 말을 너무 심하게 하시는 것 같아. 물론 부모님이 너에게 실망하고 속상해서 하신 말씀이겠지. 그런데 너는 아직 미래가 창창한 어린아이이고 발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데, 네가 의지하고 너를 감정적 및 물질적으로 지지해 줘야 할 부모님께서 너에게 저런 말씀을 하시는 건 좀 심하다고 봐. 너는 부모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 진심이 아니겠거니~ 하고 항상 당당하고 꿋꿋하게, 또 열심히 살아주면 돼. 부모님께서 또 그런 말씀을 하시면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한다고, 이제 나도 나름 노력해 볼 거라고 차분하게 말씀드려 봐. 스레주야, 네가 항상 행복하길 바랄게.
6 이름없음 2021/10/09 12:34:23 ID : HClA2JWjg3Q 0
고마워 잘 읽었어. 생각해보니 나 어쩌면 그렇게까지 절망적인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좀 관심가는 과목이 하나 있긴 있어. 흥미도 있는 것 같고 점수도 심하지는 않고 평균 정도는 할 것 같은.. 일단 레더 조언대로 한번 그 과목을 열심히 파볼게. 그렇게 공부하다 보면 언젠가는 레더 말대로 내 꿈도 생기고 다른 과목에도 자연스레 흥미가 생기겠지..? 물론 거기에 올인하면서도 천천히 다른 주요 과목들도 어느 정도는 공부를 해야겠지만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살다 보면 언젠가는 괜찮아질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아직 중학생이기도 하니까 시간도 조금 있고.. 정말 고마워. 지금 내 상황과 생각을 겪고 그걸 이겨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한번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해볼게
7 이름없음 2021/10/09 13:07:37 ID : js6ZgY03BcH 0
음 네가 다니는 중학교가 강남에 있는 엄청 빡센 학교 수준이 아니고서야 평균 60점도 안주할 만한 점수는 아니었을 거야. 그만큼 지금 네 상태가 의욕도, 할 힘도 없는 상태일 수도 있겠지만...(여기서 할 힘은 네 능력을 말하는 게 아니고 멘탈적인 걸 말하는 거야) 글 읽어보니까 중2인 것 같은데 일단 너 혼자 무언가를 이뤄봤다는 경험이 있어야 할 것 같아. 그동안 쭉 놀았으면 아마 단기간에 학교 진도까지 맞추기는 어려울 거야. 일단 내년 1학기 지필을 목표로 잡고 진짜 조금이어도 좋으니까 뭐라도 해 보자. 1학년 때부터 안 했다고 했으니까 그냥 1학년 진도부터 다시 시작해서 차근차근 올리면 돼. 무엇보다 뭔가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아직 고등학교 가기 전까지 시간 많으니까 그동안 한 번 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듯! 옛날에 생각했던 목표들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면 일단은 조금 낮춰도 돼. 중요한 건 네가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 기억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거야.
8 이름없음 2021/10/09 13:22:29 ID : HClA2JWjg3Q 0
이렇게까지 길게 써줘서 정말 고마워. 다 읽어봤어 국영수를 고등학교 가기 전에 열심히 해놔야지 나중에 좀 편해지는구나.. 진짜 괜히 국영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게 아니였어 그래도 국어랑 영어는 수학만큼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 다행이네. 게다가 과학을 내가 지금 어려워하는데 국영수를 메인으로 하면 된다니 안심된다. 얘도 일단은 기본..?만 하면 되겠네 음 일단 내가 이렇게 된 이유가 수학 때문이긴 한데 얘도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대로만 하면 중간은 가려나..? 수학은 선생님 도움이라도 받아서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벌써부터 막막하네.. 선생님이랑 선배들이 고등수학은 진짜 중딩수학이랑 차원이 다르다고 했는데 어쩌지... 일단 지금은 기본기라도 다져놔야겠네. 수학을 사실 1학년부터 놓긴 했는데.. 그럼 고등학교 가기 전에 그것까지 다시 공부해야겠다. 지금은 그냥 기말 범위만 공부하고.. 1학년 내용까지 잡으려다 두개 다 놓칠 것 같으니까.. 아 그리고 우리는 3학년부터 중국어 배운대. 지금은 한문을 배우고 있긴 한데 얘가 차차 어려워진다니... 걱정된다. 나 한문 1학기부터 놓았거든 그럼 일단 한문은 다시 공부해야겠다. 그래도 중국어는 고등학교 가면 다시 기초부터 배운다니 진짜 다행이야. 한문 공부하면서 중국어까지 할 자신은 솔직히 없거든.. 한문도 단어가 몇백개나 되긴 하지만 뭐 외우면 되겠지..? 근데 생각해보니 정말 대부분의 과목들은 다 암기구나. 그동안 머리 아프고 귀찮기만 해서 암기는 웬만하면 안 했는데 이젠 해야겠네 그리고 솔직히 난 특성화고가 비록 공장에서지만 빨리 취업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해서 좀 안심됐어. 방금 검색해보니까 왜 선생님이랑 상담할 때 아무리 내가 공부를 못해도 특성화고는 보내지 말라고 선생님이 말리셨는지 이제 알 것 같아. 그럼 진짜 기말은 열심히 공부해서 잘 봐야겠다.. 선생님까지 만류하는 지방 특성화고 가서 평생 그렇게 살고싶지는 않으니까... 2달 안에 수학을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다른 과목들로 밀고 나가야겠다 머리 아프고 걱정되긴 하지만 나도 이제 어린이가 아니긴 하니까... 레더 말대로 진로에 대해서 차차 생각해보긴 해야겠지. 내가 직접 벌어서 먹고살아야 하고 20살 되면 독립해야 되니까 그리고 고마워. 나 위로해준 거랑 모르는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날 위해 조언해준 거 진짜 고마워. 마지막 문단에서 해준 말 책에서만 읽어봤지 나한테 해주는 사람은 없었는데 너무 고맙다. 힘든 일 있을 때마다 꼭 기억할게 그리고 레더 말대로 한번 당당하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할게 레더도 하는 일 잘 풀리고 행복하길 바라
9 이름없음 2021/10/09 13:27:01 ID : jhdTPeE5O4K 0
위에는 학업적인 거 많으니까 일상적인거 추가! 아침마다 이불 개거나 매일 소소하게 할 일 끝내기 이런 순환만 만들어도 네 하루가 더 소중해질거야
10 이름없음 2021/10/09 13:42:41 ID : K2L9bcpQoJW 0
평균 60이 잘나온 점수야? 좋은 학교를 갔나 보네. 나도 온클 안듣고 노는데 평균 95이상 나옴(물론 내 학교는 꼴통) 못해도 괜찮아 중등은 고등을 위한 연습이거든 다만 우리 꾸준히 하자 하루 10분도 좋으니까 영단어 매일 외우기, 그런 식으로 말야
11 이름없음 2021/10/09 13:45:50 ID : O642HxxwqY3 0
그럼 영단어랑 문법만 확실히 하든지 해 넌 좋겠다 아빠가 공부걱정도 해주고 난 아무 터치 없이 해서 고등학교때 힘들더라 영어 맨날 8등급이고 그리고 나도 중학교때 중2때 50~70받다가 중3때 90이상 받으니 69프로되서 특성화고 가고 싶었는데 일반계갔어 걱정 ㄴㄴ
12 이름없음 2021/10/09 14:01:23 ID : paldzWi1fVc 0
응응 모르는 거 있으면 언제든 다시 와서 물어봐도 돼 파이팅이야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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