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3/12 05:55:10 ID : vcslA1DwE1c 0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학교에서 제일 잘 쓰는 건 언제나 나였던 것 같았음. 전교생을 다 아는 건 아니니 어딘가 재야의 고수가 있었을 지도 모르는 거긴 하지만, 초중고 내내 교내상을 휩쓸던 내게 글솜씨는 나름의 자부심이었음
2 이름없음 2022/03/12 05:56:10 ID : vcslA1DwE1c 0
그렇지만 따로 전공을 하진 않았고, 공부하고 싶었던 게 있어서 다른 과로 왔음. 글과 별개로 진학한 과에는 만족 중이야. 그런데 요즘 글 쓰는 거에 현타가 너무 심함
3 이름없음 2022/03/12 06:00:06 ID : vcslA1DwE1c 0
그도 그럴 게 이거 말고는 난 달리 잘난 부분이 별로 없었음. 공부는 그냥저냥에 생긴 건 오크돼지에 사람 대하는 것도 솔직히 서툴고, 막장 드라마 뺨치는 콩가루 집안에 태어나는 바람에 달리 부유하거나 화목한 것도 아니었음. 그래도 난 남들보다 잘난 거 하나는 있으니 됐다며 버텼는데 요즘은 좀 힘들어
4 이름없음 2022/03/12 06:03:10 ID : vcslA1DwE1c 0
하도 무기력해서 꾸준히 연재할 근성도 없고 아무리 스토리를 짜도, 캐릭터를 만들어도 거기서 거기 같은데 또 남들 관심이 없으면 속상하고 자괴감이 들어. 이번에는 좀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싶어 이것저것 시도해봐도 결국 혼자 우울해하고 실망하고 생각만 계속 하다가 아무것도 못 쓰고 도망가. 연중한 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어
5 이름없음 2022/03/12 06:06:33 ID : vcslA1DwE1c 0
그러면서도 잘 쓰는 사람을 볼 때마다 열등감에 발버둥치고 있어. 전에는 부럽다, 멋지다, 이런 생각부터 했는데 요즘은 질투만 나고 괜히 깎아내릴 구석을 찾아다니고, 그러면서도 나는 어차피 저렇게 될 수 없다면서 계속 포기하고만 있음. 계속 뭔가를 쓰거나 만들어야 한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 요즘은 스토리를 짜는 것도 문장을 쓰는 것도 즐겁지가 않아 이러다 절필하면 어쩌지 이것까지 안 하면 나 진짜 별거 없을 텐데
6 이름없음 2022/03/12 06:10:46 ID : vcslA1DwE1c 0
그냥 평생 잠만 자고 싶다... 괴로워
7 이름없음 2022/03/12 06:15:55 ID : vcslA1DwE1c 0
칭찬받는 것도 좋아했었어. 누가 코멘트나 답글 하나씩만 달아줘도 몇 날 며칠을 곱씹으며 덩실거렸었는데 요즘은 비뚤어진 생각부터 들어. 사실 그거 아닌데 못 쓰는데, 이 뒤로 스토리 정해놓은 것도 없는데 어쩌지, 부담스럽고 도망치고 싶다... 이렇게 되니까 미칠 것 같아 더 잘 썼으면 이런 생각도 안 해도 될 텐데 싶어서
8 이름없음 2022/03/12 06:19:20 ID : vcslA1DwE1c 0
대다수의 남들보다 잘한다는 건 알지만, 세상에는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 많고 난 그건 어떡해야 따라잡을 수 있을지, 발끝에라도 닿을 수 있을 지 모르겠어 이젠 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공부도 해야 하는데. 잘난 게 없는 인간인 것 같아서 너무 우울하다
9 이름없음 2022/03/12 06:28:18 ID : inRA3WmJWmE 0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는게 하나라도 있음 되지 난 레주랑 비교하면 사람도 아닌데 뭐ㅋㅋㅋ
10 이름없음 2022/03/12 19:47:30 ID : 9unvba2sqrz 0
재능이 없다기엔 교내상을 쓸었다매...근데 탁월하지 않고 애매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현타겠지. 글쓰기 대회나 평소 글쓰기로 해보고 싶었던 걸 하면서 취미를 가져봐. 윗댓처럼 스스로 자부심이 있다는 건 나름 자신의 가치를 안다는 거야. 난 오히려 레주의 그 감정이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이 글쓰기에 대한 결과로 나왔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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