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8/17 20:35:49 ID : 863PgY8mMoY 0
시작할게 그냥 주절거리는 정도로 넘겨 줘 ㅎ
2 이름없음 2022/08/17 20:37:28 ID : 863PgY8mMoY 0
일단 나는 아주아주 평범한 고딩임 체격도 평범하고 생긴 것도 별다른 특징 없이 평범함 공부도 칼로 자른 듯이 중간 운동도 보통. 취미는 핸드폰 보는 거랑 친구들이랑 노는 거
3 이름없음 2022/08/17 20:38:45 ID : 863PgY8mMoY 0
진짜 특이할 거 없음 우등생도 일진도 아니고 친구들도 나랑 비슷하게 평범한 애들... 장래희망은 공무원이야 근데 이 모든 비극은.......내 이름부터 시작한 것 같다
4 이름없음 2022/08/17 20:39:51 ID : 863PgY8mMoY 0
나는 남자 이름을 써. 확실히 남자 이름이야... 흔한 편도 아님 거기에 성까지 조오오온나 특이함 초딩 때 한 번 같은 반 해 본 애가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정도만 말 다 했지 소원이 성까지 겹치는 동명이인 만나보기임
5 이름없음 2022/08/17 20:42:00 ID : 863PgY8mMoY 0
반이 바뀌고 새학기가 시작되면 쌤들은 항상 출석을 훑어 봄 그리고 크게 외침 "이 반에 ○씨가 있네!! 누구야?" 그럼 이제 온 시선이 나한테 쏠림 내가 컨셉 잡고 첫인상을 좋게 만들기도 전에 이렇게 굳어지는거임
6 이름없음 2022/08/17 20:46:34 ID : 863PgY8mMoY 0
한때는 놀리는 애들도 있었는데 너무 많아서 대응을 일찍 포기함... 그렇게 첫인상을 조지고 나면 이제부터 시작임 엮이면 귀찮은 애들까지 아는 척을 시작함
7 이름없음 2022/08/17 20:48:30 ID : 863PgY8mMoY 0
진짜 내 이름이 김민지 이런 평범한 이름이었으면 쳐다도 안 봤을 애들이 말 걸고 볼때마다 인사하고 그러면 부담스러워 뒤질 것 같았음 그래도 이런 흥미는 2주만에 식는다... 단지 내 이름은 영원히 모두의 기억 속에 박혀서 종업식 날까지 지속될 뿐이지
8 이름없음 2022/08/17 20:49:40 ID : 863PgY8mMoY 0
그리고 이 이름을 누가 붙여줬겠어? 당연히 부모님임 차라리 작명소에 가시지... 손수 공들여 지어서 바꾸기도 좀 그럼 그리고 그것처럼 우리 엄마는 내가 정말 특별한 아이인 줄 알았음
9 이름없음 2022/08/17 20:51:45 ID : 863PgY8mMoY 0
나는 소위 말하는 선머슴같은 애였고 남자애들하고도 잘 놀았다 친한 건 여자애들이었어도 취미는 남자애들이랑 많이 맞았어 밖에서 뛰어놀고 축구하고 레슬링하고 미니카 날리고 딱지치기 하고... 그 재미로 학교 다녔음
10 이름없음 2022/08/17 20:52:40 ID : 863PgY8mMoY 0
그치만 내가 아주 똑똑한 아이인 줄로만 알았던 엄마는 날 어디 맡겨놓고 절대 밖에 나가서 못 놀게 했어 학교 끝나면 바로 집. 그리고 끝...
11 이름없음 2022/08/17 20:54:07 ID : 863PgY8mMoY 0
그렇다고 사교육을 열심히 시키고 학원 뺑뺑이 돌린 것도 아니었음 내가 똑똑한 줄 알았으니까 그런 거 없어도 잘 할 줄 알았대 친구들이랑 연락도 게임도 못 하게 하고 만화책도 못 읽게 하니까 방 안에 갇혀서 할 일이라곤 책읽기랑 공부밖에 없었고 그게 먹혀들었음 그리고 6년간 착각이 시작됨
12 이름없음 2022/08/17 20:55:34 ID : 863PgY8mMoY 0
어지간히 공부에 재능이 없는 애가 아닌 이상 방 안에 갇혀서 책 읽고 공부만 한다면 어떤 아이든지 초등학교 시험은 다 맞을 수 있잖아? 나도 마찬가지였고... 시험만 쳤다 하면 백점이 나오니까 엄마는 진짜 자기가 천재를 낳은 줄 알았나봐.
13 이름없음 2022/08/17 20:58:31 ID : 863PgY8mMoY 0
우리 동네가 치맛바람이랑 학구열이 세기로 유명했는데 "이름난 학원도 안 다니고 엄마가 학교에 자주 다니지도 않으면서 대회마다 상 타고 매번 시험마다 100점 받는 애"로 유명해져버렸음 학생 수가 많은 만큼 똑똑한 애도 많았겠지 그치만 항상 기억에 남는 건 나였어
14 이름없음 2022/08/17 21:00:03 ID : 863PgY8mMoY 0
이름이 특이했으니까... 정작 나는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어 다들 나는 모든 걸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모르는 게 있으면 나만 찾아왔거든 아무도 내가 하교 후와 주말에는 집에 갇혀서 책만 읽는다는 사실은 몰랐어
15 이름없음 2022/08/17 21:00:11 ID : jvzPiknDxO1 0
ㅂㄱㅇㅇ
16 이름없음 2022/08/17 21:02:48 ID : 863PgY8mMoY 0
꿈도 없었고 가까운 친구도 없었고 추억도 없었어 어두운 생각도 많이 했고... 조금만 애처럼 굴고 싶어도 네가 왜 어린애냐는 말만 들었거든 결국 나는 마지막으로 반항해보기로 했어
17 이름없음 2022/08/17 21:04:22 ID : 863PgY8mMoY 0
내가 아까 남자애들이랑 많이 친했다고 했지? 그치만 걔네랑도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남자애들은 위험하니까 같이 놀지 말랬거든... 무시 까고 학교에선 계속 놀았지만 하교 후에 간혹 몰래 노는 건 불가능했어
18 이름없음 2022/08/17 21:05:43 ID : 863PgY8mMoY 0
당연히 멀어질 수밖에 없지 결국 나는 여자애들 사이에 끼어 보기로 했어 그때 다행스럽게도 반 분위기가 남녀 가릴 거 없이 친하게 섞여서 노는 그런 거였거든. 시끄러운 애들이 많아서 문제가 정말 많았지만 그래도 재밌는 반이긴 했어
19 이름없음 2022/08/17 21:08:30 ID : 863PgY8mMoY 0
애들 입장에선 신기했을거야 재수 없을 만큼 쌤들한테 이쁨받고 공부 잘 하는 애가 자기네들이랑 놀면서 폰 돌려가면서 장난전화하기 옆 반 애들 꼽주기(다수:다수 맞다이였다) 라이터로 불장난 생일파티 한답시고 열댓 명이 몰려다니기 진짜 철없게 잘 놀았거든... 쌤들도 내가 끼어 있으면 덜 혼내는 그런 분위기였고 아무튼 상부상조라고 하지 이걸
20 이름없음 2022/08/17 21:10:34 ID : 863PgY8mMoY 0
원래도 활발하게 놀긴 했지만 같은 여자애들도 있으니까 정서적으로도 충족이 되었달까. 동류 의식도 있고... 문제는 뭐였겠어 엄마가 내 친구들을 정말 싫어했다는거야
21 이름없음 2022/08/17 21:11:54 ID : 863PgY8mMoY 0
한 명도 맘에 들어하는 애가 없었어 누구는 불량스럽다 누구는 수준이 안 맞다 누구는 눈빛 부터가 맘에 안 든다... 남자애들은 남자애들이라서 싫다... 결국 나는 학년이 바뀌면서 열댓 명이랑 모두 손절치는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다시 원점...
22 이름없음 2022/08/17 21:12:31 ID : 863PgY8mMoY 0
그리고 이건 내가 잘못하긴 한 건데... 그렇게 평범해지고 싶었으면서 너무 심심했던 나머지 그만 오타쿠 문화에 손을 대고 말았어요
23 이름없음 2022/08/17 21:14:40 ID : 863PgY8mMoY 0
발단은 유아퇴행이었음 핸드폰이 생기니까 어렸을때 엄마가 못 보게 했던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맘껏 볼 수 있었고 어쩌다보니까 씹덕문화에 발을 들이게 됨 이제 더는 돌이킬 수 없었고 내 흑역사는 테트리스마냥 쌓이기 시작했음... 도쿄구울 발표한 거 제발 잊어 줘
24 이름없음 2022/08/17 21:16:20 ID : 863PgY8mMoY 0
아니 그리고 이렇게 ㅂㅅ같이 씹덕질을 하고 있으면 누가 말리던가 담당일진이라도 붙어서 꼽을 주던가 했어야 했는데 그동안 너무 이미지를 잘 쌓아 온 나머지 애들은 내가 수준 높은 취미를 가진 줄 알았음
25 이름없음 2022/08/17 21:18:42 ID : 863PgY8mMoY 0
씹덕친구들도 몇 사귀었는데 엄마는 여전히 걔네도 싫어했음 그리고 나한테 제발 다시 평범해질수는 없냐고 하더라 내가 왜????? 나는 지금까지 눈에 띄는 삶만 살았는데???
26 이름없음 2022/08/17 21:19:39 ID : 863PgY8mMoY 0
그리고 나는 중학교를 갔다. 사정 상 이사 비슷한 걸 해서 좀 시골로 들어갔음 아무도 날 모르는 곳에서 새로 시작하는거니까... 난 결심했어... 누구보다 평범해지기로 일단 공부를 그만뒀어 책도 안 읽게 됐고
27 이름없음 2022/08/17 21:21:19 ID : 863PgY8mMoY 0
비슷하게 연예인 아이돌 2d덕질을 같이 하는 애들이랑 몰려다니면서 최대한 눈에 안 띄는 삶을 살기로 했지만 진단평가에서 2등을 했지 뭐야. 중간고사를 일부러 두 과목 정도 말아먹어서 만회했음
28 이름없음 2022/08/17 21:22:58 ID : 863PgY8mMoY 0
말했다시피 나는 똑똑한 아이가 아니야 공부량이 줄어드니까 당연히 성적도 떨어졌어 내가 당연히 시험마다 1등을 하고 좋은 고등학교 대학교를 갈 거라고 생각했던 엄마는... 아직도 현실을 자각 못 하시고 다음 시험에서는 1등을 해오라는 식으로 말했어
29 이름없음 2022/08/17 21:25:24 ID : 863PgY8mMoY 0
그게 더 괘씸하더라고 평균만 대충 유지하던 나는 그 말을 듣고 하기 싫은 과목들을 아예 던져버리기 시작했어 우선 수학을 버렸고 뒤이어 과학도 버림
30 이름없음 2022/08/17 21:28:03 ID : 863PgY8mMoY 0
오타쿠질도 하면서 머글 친구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프로그램도 보면서 대화에 끼려고 했고 나서서 발표하거나 문제를 풀거나 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했어 성적도 중간만 유지했고 화장도 배워보려고 했는데 타고난게 선머슴이라서 잘 안 되더라... 이건 포기.
31 이름없음 2022/08/17 21:31:24 ID : 863PgY8mMoY 0
근데 많이 내려놓으니까 좋은 점이 많더라 배도 안 아프고 무기력하지도 않고 입맛도 생기고 친구들이랑 붙어다니면 재밌는 일도 참 많고 매일 외로워서 말라 비틀어지는줄 알았는데... 진작 이렇게 살 걸 그랬어
32 이름없음 2022/08/17 21:33:30 ID : 863PgY8mMoY 0
애들이 자주 하던 게임도 못 했고 버스 타는 법이나 인터넷으로 물건 주문하는 방법 같은 것도 전혀 몰랐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재밌더라 아 그리고 엄마는 내가 중학교를 졸업할 쯤 되서야 현실을 자각했어 지금은 제발 대학만이라도 가 달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3 이름없음 2022/08/17 21:35:03 ID : 863PgY8mMoY 0
고등학생이 되고 초등학교 때 살던 지역으로 돌아왔어 절대 안 가겠다고 다시 거기로 가면 숨만 쉬고 아무것도 안 할 거라고 협박했는데도... 애들은 다들 날 똑똑했던 아이로 기억하고 있더라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 3년동안 잠만 잤어 어차피 인생은 정시야
34 이름없음 2022/08/17 21:37:05 ID : 863PgY8mMoY 0
아무튼...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평범해지는데도 참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는거였어 유행하는 프로그램 분석하기, 친구들이 넌 대체 이런 것도 안 하고 뭐 하면서 살았냐고 물어보지 않게 옛날 추억 조작해놓기, 있어 보이는 척 책에서 봤던 이야기 하지 않기, 애들이 하는 게 유치해 보여도 일침충같이 굴지 않기, 수업 시간에 아무도 대답 못 해도 입 열지 않기....
35 이름없음 2022/08/17 21:38:24 ID : 863PgY8mMoY 0
그리고 중학교 3학년때부터 급속으로 유아퇴행이 와서 요즘은 또 슬라임을 만져보고 싶거든 한창 액체괴물 유행이었을때 나는 못 가지고 놀았다... 좋은 슬라임 있으면 추천해 줘
36 이름없음 2022/08/17 21:42:53 ID : 863PgY8mMoY 0
아 한가지 더 간혹 눈치 개빠른 애들이 '레주는 은근히 머리 좋아~' '아는 게 많아' 그랬거든 걔네 앞에선 일부러 이상한 짓 ㅈㄴ 많이 했다 무빙워크 계단으로 따라잡기 챌린지, 교실에 들어 온 벌이랑 싸우기, 물풍선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전부 터뜨리기 등등... 부디 날 바보로 기억해주길 바란다
37 이름없음 2022/08/18 00:57:57 ID : gqqqjbeFfTO 0
즉, 레주가 바로 봉인된 힘을 숨기고 사는 전.설.의 그녀..?
38 이름없음 2022/08/18 01:04:22 ID : 02pVe1DBvDw 0
음 일반적으로 어른들이 생각하는 공부머리는 모르겠는데 실행력이 대단하다는 거는 알겠음 그리고 사회생활적으로 눈치적으로 똑똑한건 팩트다 레주 ㅋㅋㅋ
39 이름없음 2022/08/18 01:07:44 ID : RBfe0oHDxPg 0
내안에 흑염룡이 산다 뭐 그런건가 아님 산독기녀 모범생 버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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