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12/11 16:30:07 ID : BhzbvfQqY1h 3
그저 오늘이 그의 생일이고 날씨가 좋아서 쓰는 혼잣말이야 보는 사람이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잘 부탁해
2 이름없음 2022/12/11 16:36:28 ID : BhzbvfQqY1h 0
그와는 정말 운명이라는 말이 들어 맞을 정도로 우연한 계기로 만났어. 스물 한 살 가을, 나는 인간관계에 지쳐 있었고 기댈 사람 하나 없을 정도로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어. 가족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어리광을 부릴 수도 없었고 그냥 정말 세상에서 혼자였어. 계약한 집 기간이 끝나가서 새로 집을 찾기 위해 이리 저리 뛰어다니던 중, 그를 만나게 되었어. 편하게 그를 S라고 할게. S도 나처럼 힘든 시기였고,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어. 그래서 우연히 SNS에 같이 동거할 사람을 구인하는 글을 올렸고 나는 그 글을 보고 겁도 없이 그에게 연락했어. 다행이라 해야할지, 불행의 시작이라 해야 할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그와 연결 되었어. 우리의 주거지는 조금 작지만 깨끗한 아파트였고 연식이 있어서 외관은 조금 낡은 상태였어. 하지만 별 상관은 없었어. 내야하는 돈도 훨씬 줄고 서로에게 간섭도 안하니까. 그렇게 한 두 달 정도 같이 아무 대화 살다가, S가 새벽 2시 쯤에 내 방 문을 두드렸어. 손에는 맥주 두 캔 정도가 들려 있었고 S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나에게 술을 같이 마셔줄 수 있냐고 물었어. 잠도 안 왔었고 공기가 서늘하고 새벽 냄새가 짙게 풍겨와서 분위기에 취한 듯이 S의 제안을 수락했어.
3 이름없음 2022/12/11 16:43:27 ID : BhzbvfQqY1h 0
S는 감자칩 하나를 가운데에 놓고 맥주를 따줬어. 시원한 맥주캔이 손에 닿고, 이내 목에 들어가니까 어색한 기류가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였어. S와 그렇게 한 아무 대화 없이 서로를 쳐다보다가 S가 입을 열었어. 실은 자신이 우울증이 심하고,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든 상태였다. 그래서 동거하는 사람이 있으면 적어도 모두 끝내버리고 싶은 충동이 가라앉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올렸던 글인데, 내가 응답해주어서 고마웠다고 했다. 사실 나도 처음엔 좀 무서웠다. 그러나 S의 글이 무언가 나를 움직였고 재빠르게 그에게 응답을 했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그런 S가 고맙다고 할 줄도, 나와 비슷한 상태인 줄도 몰랐다. S는 나와 같이 살기 전까진 항상 집에 돌아오면 너무 외롭고, 아무도 없는 집의 조용함이 자신의 목을 조르는 느낌이 들어 무서웠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몇 시에 들어오던 내 방 불이 켜져 있던 것이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고 한다.
4 이름없음 2022/12/11 16:48:40 ID : BhzbvfQqY1h 0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S에게 그런 결함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S는 체격이 좋은 건 아니였으나 기억 상으론 170 후반이였고 꽤 마른 편이였다. 곱게 자리 잡은 S의 이목구비와 더불어 짙은 눈매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누가 봐도 저 사람은 꽤 잘생겼다 싶은 사람이 나와 비슷한 정신 상태라는 게 퍽이나 웃겼고, 결국엔 웃어버렸다. S는 내 웃음에 같이 웃으며 이내 눈물을 툭툭 떨어트렸다. 아마도 오랜만에 이런 얘기를 남과 하니 감정이 북받친 모양이였던 거 같다. 나는 아무 말 없이 S를 바라보았고 그렇게 우리는 조금 친해졌다. 원래는 서로 마주치더라도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지만, 술을 마신 이후에는 마주치면 식사는 했는지, 아니면 오늘 날씨가 좋다,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는 서로의 일상에 녹아 들었다. 생각해보면 서로의 결함이 서로를 이어준 것이나 다름 없기도 하다. S는 매주 일요일마다 교회로 나가 예배를 보았으며, 가끔 할 짓이 없을 때는 S를 따라 교회에 나가기도 하였다. 그렇게 S와 같이 지낸지 1년 정도 되었을 때, S와 나는 마주 보고 식사를 할 만큼 친해졌다. 여전히 S는 타인의 시선에 공포 때문에 내 얼굴을 마주치진 못했으나 괜찮았다. 나도 누군가와 밥을 먹는 게 익숙치 않았지만 S와 같이 지내며 점점 익숙해져 가는 기분이 들었다.
5 이름없음 2022/12/11 16:57:17 ID : BhzbvfQqY1h 0
하루는 S와 베란다로 나가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 때는 여름이였고 아마 6월쯤이였을 것이다. 더운 날씨에 식은 땀이 났으나 S와 대화를 하다 보니 금방 덥다는 느낌은 잊혀지게 되었다. S는 내게 미래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싶다 하였다. S는 잠시 동안 내 말을 곱씹다가 이내 옅게 웃었다. 그의 볼에는 보조개가 떠올랐으며, 나는 그게 참 귀엽게 느껴졌다. S 또한 나와 같은 목표가 있었고, 우리는 서로가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길 기도하였다. 그 날은 처음으로 여름이 제법 마음에 들게 된 날이였다. 일요일엔 S와 교회를 나갔다. S와 가끔 교회에 오던 나를 본 집사님은 S에게 여자친구냐고 물었고, S는 놀라며 아니라 하였다. 물론 섭섭하거나 그런 감정은 딱히 없었다. 정말로 그런 사이는 아니니까. S는 예배를 보고 기도를 할 때면 항상 두 손을 손을 꽉 맞잡고 두 눈을 질끈 감은 채로 기도를 하였다. 가끔은 기도가 끝난 후 그의 손바닥은 매우 붉어져 있던 것이 보였다.
6 이름없음 2022/12/11 17:26:39 ID : BhzbvfQqY1h 0
그러나 딱히 왜 그렇게 기도를 하는지 묻진 않았다. 그게 S의 트라우마와 관련 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와중에 나는 S에게 점점 호감이 생겼다. 잘 때 악몽을 꿔서 울면서 화장실에 가서 토를 하는 나를 발견하고는 같이 울면서 등을 토닥여주는 그의 행동에 결국 쌓아놨던 벽이 무너진 것이다. 예전에 남을 너무 믿고 좋아했다가 상처 받은 기억 덕분에 다른 사람이 마음에 들어오는 걸 허용하지 않았는데, S와는 너무 동질감이 들고, 다정한 모습이 좋았다. 조금 쑥쓰러울 때면 입술을 깨무는 그의 습관이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그 습관은 놀랍게도 나와 단 둘이 있을 때만 보여준 습관이였다. 하지만 S의 마음은 알 수 없었다. S는 자신의 이야기는 자주 해주었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이 타인에게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해준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선뜻 묻기 어려웠다. 하루는 S와 새벽에 산책을 하며 강 근처를 걷고 있을 때였다. 밤 공기가 시원했다. 아쉽게도 나는, 날씨를 간과하지 못해 그 공기가 시원하기 보단 추웠다. 그러자 S는 자신이 입고 있던 맨투맨을 벗어 내게 입혀주었다. 자신도 추울 텐데 반팔차림으로 내게 맨투맨을 주는 모습에 괜스레 얼굴이 화끈해지는 기분이였다. S는 또 다시 입술을 잘근 깨물었고, 나는 그의 모습이 참 귀여워 웃음이 새어나왔다.
7 이름없음 2022/12/11 17:36:27 ID : BhzbvfQqY1h 0
S는 산책 도중, 내게 말했다. 자신이 정말 힘들 시기에 여기로 와서 모두 포기하려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치만 무서워져 포기하고 돌아간 후로 이 곳에 오는 건 무서워져 오지 않으려 했으나 신기하게도 나와 함께 오니 예뻐 보이기도 한다고 하였다. 그건 S 나름의 고백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S의 언어에 대해 잘 모르는 나였기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했을 뿐이다. 그렇게 애매한 사이로 계속해서 우리는 같이 지냈다. S와 세 번째 계절을 맞이 했을 때, S는 23살이였고 나는 24살이 되어 있었다. S는 3년 동안 나를 단 한 번도 누나라고 부른 적은 없었다. 그런 호칭은 낯간지럽고 무언가 어려워서라고 했다. 딱히 상관은 없었다. 그냥 이름으로 불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S를 좋아했기 때문에 종종 욕심은 났었다. 벌써 2년 째 S를 좋아하는 중이였으나 여전히 우리는 서로 애매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 없이 S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을 때였다. S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때 S는 나와 시선을 마주치는 걸 이제 조금은 어려워하지 않는 단계였다. S의 사슴 같은 눈망울과 검은 눈동자는 나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S는 술잔을 만지작거리다 이내 내게 말했다, 누나라고. 처음 듣는 호칭에 나는 걷잡을 수 없이 얼굴이 붉어지고 몸이 전체적으로 뜨거워졌다. S는 나에게 좋아한다 말하였고, 금방이라도 울 듯한 목소리였다. 그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꼭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울 거 같았다. 나는 S의 모습에 알 수 없는 보호 본능이 일어났다. S는 덜덜 떨며 내 손을 잡았고, 차가운 S의 손이 좋았다. 그렇게 S의 손을 맞잡았고 그건 무언의 수락이였다. S는 눈물을 툭툭 흘리며 처음 친해진 그 때처럼 고개를 떨구고 울고 있었다. 맞은 편에 앉아 있던 S에게 다가가 꼭 안아주었고, S는 작게 떨고 있었다.
8 이름없음 2022/12/11 17:43:29 ID : BhzbvfQqY1h 0
S의 뜨거워진 뺨을 쓰다듬었고, S는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작게 중얼거렸다. 지금 자신의 상태가 말이 아니여서 미안하다고 하였다. 괜찮다고 하며 머리를 쓰다듬자 S는 잠시 눈동자가 흔들리다 이내 짧게 입을 맞춰 주었다. 술냄새와 달달한 안주의 냄새가 섞여 방을 채우고 있었다.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 냄새가 더욱 서로를 분위기에 취하게 한 거 같기도 하다. 우리는 그렇게 연애를 시작했다. S와 사귀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S는 나와 아무렇지 않게 시선을 맞출 수 있었고 누나라고 불렀다. S는 정말 섬세한 아이였다. 스킨십을 하기 전에도 물어보았으며, 종종 추울 때는 자다 깨서 내가 이불을 잘 덮고 있는지도 확인하러 왔다. S는 교회에서도 나를 여자친구라 소개하고 다녔으며, 매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S와 사귄지 5달 쯤 되어 갈 때, 교회에서 돌아가던 길에 S에게 물어보았다. 왜 기도를 할 때 그렇게 손을 꽉 맞잡는 거냐고. S의 답변은 예상 외였다. 내가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싶다 했던 것이 꼭 되게 해달라며 간절히 기도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사랑스럽기 그지 없던 대답이였다. S의 마른 몸을 안고 같이 이불을 덮고 있을 때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내 삶에 그 어떤 순간 보다도 행복하다 느꼈다. S는 그렇게 나와 계속해서 함께일 줄 알았다.
9 이름없음 2022/12/11 17:49:56 ID : BhzbvfQqY1h 0
S와 사귄지 1년 정도가 되었을 때, S는 많이 힘들어 하던 때였다. 평소엔 잘 피지도 않던 담배를 자주 피게 되었고, 내게 안겨 우는 일이 잦아졌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S의 상태가 3달 정도 계속 되자 지치기 시작했다. S도 그를 의식한 건지, 내게 너무 기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듯 하였으나 제어가 안 되는 거 같긴 하였다. S를 달래는 건 어렵지 않았으나, 그걸 하루에 적으면 2번, 많으면 5번이나 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S는 그런 내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항상 울면서 내게 미안하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난 항상 S가 불쌍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일 때문에 S를 두고 일주일 정도 집을 비우게 되었다. S는 놀랍게도 집을 비우기 전까지 울지도 않고, 우울해 하지 않았다. 전과 똑같은 모습에 이제 괜찮아진 건가 싶었다. 그렇게 S는 내가 나가기 전 날, 나와 같이 산책을 하며 말하였다. 누굴 이렇게 좋아할 수 있는 것도 참 신기하고 재밌다며, 내가 정말 좋다며 사랑을 속삭였다. 나는 그의 모습이 좋았다. S는 우리가 영원히 계속 되면 좋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손을 꽉 잡았고 나는 그에게 우리는 영원할 거라고 말해주었다.
10 이름없음 2022/12/11 17:55:40 ID : BhzbvfQqY1h 0
그렇게 나는 일주일 동안 타지에 있으면서 매일매일 S와 연락했다. 자기 전에는 보이스톡을 하며 S와 잠들었다. 집에 돌아가기 전 날, 그 때도 평소와 다름 없이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S는 내게 많이 사랑한다며 보고싶다고 하였다. 나는 그런 그가 귀여워 나도 보고싶어라고 하였다. 그렇게 집에 들어섰을 땐,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S가 현관에 나오지 않았다. 거실에도 없었다. 두려움에 S의 방문을 열었고, S의 방은 꼭 원래 아무도 없던 거처럼 텅 비어 있었다. 아닐 거라고 수도 없이 외치며 S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없는 번호라고 떴다. S에게 카톡이라도 하려 했으나 S는 이미 카톡마저 탈퇴한 상태였다.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전부 탈퇴한 상태였다. 거실 소파에는 S가 쓴 편지가 놓여 있었다. 자신 때문에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사실 내가 너무 좋았으나 자신 때문에 지치는 걸 보니 자신과 함께 있을 수록 나는 불행해질 거라고 말하였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겠다고 하는 마지막 문장까지 다 읽고 나자 나는 눈물이 흐르며 이젠 없는 S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S와 함께 베란다에서 신던 두 켤레의 슬리퍼는 하나 밖에 없었고, 냉장고에 붙어 있던 폴라로이드 사진도 나 혼자만 찍은 사진이 있을 뿐, S와 같이 찍힌 사진은 없었다. S는 친구가 없었기에 S의 행방을 물을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11 이름없음 2022/12/11 18:01:20 ID : BhzbvfQqY1h 0
나는 그렇게 사랑하던 S를 영영 잃어버리게 되었다. 정말 고통스러워서 그 집에 있기 어려웠다. 결국 나는 일주일 내내 울며 술만 마시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그렇게 1년을 힘들어 하였다. 그리고 점차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괜찮아졌다. S와 너무 아픈 이별을 한 탓인지, 다른 사람들과 헤어질 때 크게 아픔을 느끼진 못했다. 혹시라도 S가 시간이 지나 내가 그리워지면 연락을 하지 않을까 라는 마음에 나는 아직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았다.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그대로이다. 27살이 된 나는, 여전히 S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또 다른 이유는, 평생 연락이 오지 않을 거 같던 S에게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12 이름없음 2022/12/11 18:04:11 ID : BhzbvfQqY1h 0
단순 그의 생일이고 이젠 더 기다리지 않기 위해 떠나보내려 했던 것인데, 갑작스러운 S의 재등장은 나를 혼란스럽게 하였다
13 이름없음 2022/12/13 13:22:08 ID : bzO788mGsnP 0
ㅂㄱㅇㅇ
14 이름없음 2022/12/22 20:52:12 ID : Ai2mmtAmE9w 0
언제 돌아와..? 보고있어
15 이름없음 2022/12/29 21:20:40 ID : cNy3U1A2HyL 0
나두 보거있어..
16 이름없음 2023/01/05 19:01:33 ID : Ai2mmtAmE9w 0
레주... 오매불망 기다린다..
17 이름없음 2023/01/05 22:59:02 ID : WryZcmsi9y6 0
레주............제발...다시와주라.....기다리고 있어........ 이거 진짜 레전드라고ㅜㅜㅜㅜ
18 이름없음 2023/07/15 07:50:15 ID : BhzbvfQqY1h 0
안녕하세요 레주예요 S에 대한 얘기를 쓰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들어와 봤는데 기다려 주신 분이 계셨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제겐 아프고 쓰라린 현실이였지만 누군가에겐 거짓말 같고 무슨 영화 같은 소리를 하냐며 비난 받을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해서 올리기 무서워서 잠시 떠나 있었어요 미안해요 결론만 놓고 보자면 저는 S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잘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S는 제 옆을 떠나지 않아주었어요 물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존재라 생각하는 건 아직 변치 않아서 크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어요 S와는 현재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매주 금요일 저녁에 만나서 일요일까지 서로 손을 잡는다거나 껴안고 자는 게 저희의 루틴인 거 같아요 세월이 많이 흐른만큼 저는 S도 변했을 거라 생각했고 외관은 그대로인 거와 반대로 성격은 많이 어른스러워졌어요 S는 드디어 17살 트라우마가 많은 자신의 우울한 모습을 벗어내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그때 제가 아니였으면 자신은 진작에 죽었을 거라며 저를 떠나서 너무 미안하다고 했어요 저와 결혼을 하는 상상을 수도 없이 했지만 차마 다가갈 수 없어 이제서야 말을 한다며 울면서 아프고 초라한 고백을 하더군요 하지만 S와 다시 만날 자신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S와 재회를 하였을 때 좋은 쪽으로 교제를 하던 남자가 있었거든요 다만 지금은 헤어진 상태예요 S와의 관계가 아닌 그 남자와 저의 가치관 차이였거든요 그래서 S와 연인 같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요즘은 이런 관계에 회의감을 느끼곤 해요 그래서 어쩌면 이번엔 S가 저를 버리기 전에 제가 S를 버릴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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