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귀여운 우리 학교

일단... 작다! 터무니없이 ! 꽤나 큰 도시에 자리 잡고 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학교가 참 작아..ㅎ 나름대로 귀여움 밖에는 노란색으로 페인트칠해놔서 더

전교생 합쳐봤자 100명 겨우 되려나 선생님들까지 합치면 120-130? 그래서... 한 학년 당 최소 1명 (ㅋㅋ..) 최대 15명임... 정말로

뭐 이런 건 나만 귀엽다고 느끼는 것 같으니께!! 본격적으로 선생님들이 귀엽다 ...!

다들 기본적으로 착하셔~ 재밌는 게 지금 연세가 한 60-70세신 부부 선생님이 계시거든? 근데 그 선생님들 아들도 선생님으로 일하고 계셔 근데? 그 아들 아내도 여기서 선생님으로 일하고 계셔

온가족이...학교에서 선생님 일하고 있음 ㅋㅋ 70대 부부 남편: 과학, 화학 70대 부부 아내: 과학, 상담 아들: 영어 아들 부부 아내: 역사 이렇게 맡으심! 앞으로 저렇게 부를게

이 가족 귀여운 점 하나... 국제학교라.. 외국에서 결혼하면 아내쪽이 성을 남편 성으로 바꾸잖아 그래서 울 역사쌤 (아들의 아내 / 며느리)이 영어쌤 (아들) 따라 불리는데 외국에서 누구 부를 때 Mr. (성) 아니면 Mrs. (성) 이렇게 부른단 말야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 네 명 다 똑같은 성을 쓰게 돼서 구분이 불가능해진 거야 ㅋㅋㅋㅋㅋ

그래서 솔루션이 아들 부부를 작은 (성) 이라고 부르자! 라고 해서 작은부부됨 미스터 작은 ㅇㅇ~~ 미시스 작은 ㅇㅇ~~ 라고 불러 깔깔 아무래도 부모님 부부 쪽을 큰...old...부부라고 부를 순 없으니까 ㅋㅋ (따지자면 어린부부라고 번역가능한데 작은부부가 더 귀엽지 않니? ㅎㅎ)

그리고 이 작은부부쌤들... (힘드니까 걍 작은부부라고 부를래... 죄송해요 쌤덜) 결혼 5년찬데 어어엄청 꽁냥꽁냥댐 ㅋㅋㅋㅠㅠㅠㅠ 로맨스라곤 없는 우리 학교에 유일한 핑크빛이 선생님들이라니.....

영어쌤이 진짜 약간 독특한? 캐릭터시거든? 일상이 뮤지컬이신... 실제로도 배우..?셨기도 하고 발성 목청 진짜 좋고.. 엄한건 아닌데 되게 뻔뻔하시고..재밌어 ㅋㅋ 근데 절대 막 애들한테 다정하게 하거나 티나게 챙겨주진 않는 타입? 애들 많이 놀리고 수업방식도 되게 제멋대로인데 츤데레...인데! 자기만의 세상이 또 있는.. 여튼 엄청나게 독특한 쌤

근데 이런 사람이... 역사쌤만 오면 아무렇지 않게 온갖 애칭으로 다 부르고 어후 죄송하지만 맨날 염장질ing... 두 분 교실이 사이에 문 하나두고 붙어있는데 영어쌤 목청 크니까 가끔 역사쌤이 좋아하는 주제나 서로 얘기할 때나... 그럴 때 가끔 수업 중에 역사쌤이 고개빼꼼 내밀고 먼 얘기해!! 내 얘기야!??! 막 이러면 절대 한 번을 안 빼고 맞장구 쳐주고... 어우 그럴때마다 정말..귀여우시고 눈꼴시려워..

진짜 허구한 날 붙어다니고.... 가끔 서로 먹을 거 뺏어오고...ㅠㅠ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 학생회라서 가끔 교실에 돌아다닐 때가 있는데 그때 둘이 붙어서 막 포옹하고 있고 서로 먹여주고 있고 볼뽀뽀하고 이러면 난 있어도 없는 척 해야 함..... 지나가도 난 공기다... 난 산소다.... 생각하면서 못 본 척 지나가야함...

학생들 있는데서도 가끔 그럼.... 교실에 역사쌤 들어올 때마다 영어쌤이 안녕하세요 Mrs. 작은ㅇㅇ~~ How are you~~ <<이거 우리한테 시키심 ;; 안 하면 벌점이라고 ㅋㅋ 맨날 아무렇지 않게 하이 허니 헤이 스위티 이러고...... 하놔 학생들은 옆구리 시려워서 살겟나..

맨날 서로 my wife~~ my husband~~ 이러고 우리한테 천둥호랑이고함 치다가도 역사쌤이 말만 걸면 바로 목소리 부드러워져가지고 oh yes yes of course 하... 우리한테도 역사쌤한테 하는 거 반의 반만 해주시면 안되겠냐고 해도 걍 1.눈 크게 뜨고 ............. 씨익 ............ 웃기만 함 (개무서움 ㅋㅋㅠㅠ) 2. 가소롭단듯이 개크게 웃음 (듣고 있으면 해탈해짐..) 3. 내가너희같이말도안듣고숙제도안하고점심시간만기다리는멍청한사춘기고삐리들을그렇게대해줄거라고생각하니? 등등 옵션은 많지만 크게 간추리면 저 셋 중 하나다... 실컷 비웃음만 듣고 나옴 ㅎ

역사쌤도 주접 만만치 않음... 수업하다가 약간 잘생긴 초상화 나오면 이 잘생긴 청년 (물론 내 남편보다는 아니지만) 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아니? 에.. 그려.... ㅠㅠ 옆구리가 허전해요 쌤..

영어쌤 엄청 로맨티시스트여.... 역사쌤 한정 실내축제..? 그런 비슷한 차분한... 간식 팔고 노래 부르고 하는 소소한 파티 같은 게 자주 열리는데 그럴 때마다 영어쌤 꼭 사랑노래 부르면서 역사쌤 지목함 몇 번은 마이크 들고 직접 가서 kiss~~~ me~~ baby~~~ 하면서 뽀뽀한 적 있음 발렌타인데이 때 초콜렛 주문하면 하루종일 12학년들이 초콜렛 대신 배달해주는 날이 있는데 꼭 둘이 서로 뭐 줌 노래든 장미든 초콜렛이든 팔찌든....

담엔 뭐에 대해서 얘기하지 쌤? 애들? 행사..? 계속 작은부부쌤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