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컵 사이즈 애매한 레더들 속옷 어떻게 사? (3)
2.20살되면 바로 독립해야하는데 (3)
3.아 집에가고싶다 (1)
4.리뷰 못믿겠어!! (1)
5.하아아아이준기너무잘생겼다 (3)
6.브라 몇살부터 차기 시작했어? (6)
7.청소년이 서로 동의를 하고 ㅅㅅ을 한다는게 괜찮다고 생각해? (63)
8.일본도 한국처럼 물건 잘 안 가져가? (1)
9.밍기뉴 노래 (1)
10.요즘 어그로 스레 왜 이리 많아졌냐... (4)
11.근데 다들 누가 자기 카톡프사 보는거 싫어해? (13)
12.18살 이렇게까지 상대적 박탈감 느낀 적은 처음임 (9)
13.나 지금 기분이 너무 좋음. (1)
14.우리 언니 미친듯..ㄷㄷ 괜찮은거 맞나.. (8)
15.어릴 땐 안 그랬는데 지금보니까 오글거리는 거 얘기하고가! (14)
16.유명해진 학폭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용서 구할 방법은 이거라고 생각함 (10)
17.이런건 그냥 커버업해야할거같은데 (3)
18.. (1)
19.시간이 흐르고 있는게 맞나? (13)
20.고딩때 랜덤 채팅에서 만났던 아저씨 (27)
1
이름없음
2023/08/25 01:59:23
ID : BdXwNta5QtB
0
제목이 좀 그래서 오해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 만난거 아니고 이상한 아저씨도 아니었어. 그냥 랜덤채팅으로 만난 얼굴도 정확한 나이도 모르는 아저씨가 한 고딩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줬던 이야기임…
완전히 잊고 살고 있었는데 지금 갑자기 생각나네
2
이름없음
2023/08/25 02:04:07
ID : BdXwNta5QtB
0
나는 그 때 아마 고 2였을거임… 정확하게는 기억 안나는데…
한 5년 전 쯤. 내가 한참 진로고민때문에 우울해서 맨날 울던 시절.
3
이름없음
2023/08/25 02:06:12
ID : BdXwNta5QtB
0
그 날은 유독 잠이 안왔었음. 근데 또 거기에 우울하고 착잡하고 난 나중에 뭐해먹고 살까… 내가 정상적인 직업을 가질 수는 있을까… 대학교는 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그냥 인터넷을 떠돌아 다니고 있었음.
4
이름없음
2023/08/25 02:08:09
ID : BdXwNta5QtB
0
근데 그 때 나는 정신적으로 불안정 한데다가 유튜브랑 커뮤니티를 번갈아가면서 쉬지않고 보니까 진짜 좀… 불안해 미치겠는거임.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공부해야되는데 하면서.
5
이름없음
2023/08/25 02:09:33
ID : BdXwNta5QtB
0
지금 이 감정을 털어놓고 싶은데 새벽이라 친구들은 다 자고.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는 느낌이랄까… 뭔가 고립된 느낌이어서 너무 외롭고 힘들었음. 새벽 감성 타서 더 우울했나봄 그때
6
이름없음
2023/08/25 02:12:10
ID : BdXwNta5QtB
0
그래서 그 때 딱 생각난게 랜덤채팅이었음.
일단 내가 그냥 내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었으면 커뮤니티 같은데에 글을 올렸으면 될테지만 나는 그 때 누군가와 진짜 진지하고 심도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음. 내 미래에 대해.
7
이름없음
2023/08/25 02:14:20
ID : BdXwNta5QtB
0
지금 생각해보면 랜챗에서 만난 사람과 그런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것 자체가 좀 웃기긴 함. 근데 그때의 나는 그런 생각 할 여유도 없었음
8
이름없음
2023/08/25 02:14:43
ID : BdXwNta5QtB
0
그냥 누군가 내 얘기를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맘 뿐이었음
9
이름없음
2023/08/25 02:17:06
ID : BdXwNta5QtB
0
암튼 그래서 나는 랜덤채팅 사이트를 찾기 시작함.
찾았다기도 하기 뭐한게 그냥 네이버에 랜덤채팅 쳐서 젤 첫번째로 뜨는 사이트 들어감. 참 겁도 없었다
10
이름없음
2023/08/25 02:20:35
ID : BdXwNta5QtB
0
그렇게 뭣도 모르고 들어간 사이트에는 그냥 버튼이 하나 있었음.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마 '채팅 상대 찾기' 뭐 이런 느낌의 글자가 적혀있는 버튼이었음. 그래서 그걸 누르면 '채팅 상대 찾는중…' 이런 글자가 뜨고 채팅 상대랑 매칭이 되는 그런 형식의 사이트였음.
지금 다시 그 사이트 찾아보려고 했는데 넘 옛날이라 기억이 잘 안난다.
11
이름없음
2023/08/25 02:27:00
ID : BdXwNta5QtB
0
어찌 저찌 해서 첫번째 상대랑 매칭이 됨. 사실 랜덤 채팅에 이상한 사람이 많다는건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음. 그래서 약간 긴장한 상태로 인사를 함. 근데 아니나 다를까 첫번째 사람은 나한테 성별부터 물어보더라. 여자냐고 묻길래 여자라고 했더니 카톡 아이디를 물어봄… 그래서 바로 대화 종료 버튼 누르고 채팅방에서 나갔다.
12
이름없음
2023/08/25 02:28:45
ID : BdXwNta5QtB
0
그 후로도 몇번 채팅을 시도해 봤는데 진짜 한명도 빠짐없이 전부 다 여미새 변태들 뿐이었음.
13
이름없음
2023/08/25 02:29:42
ID : BdXwNta5QtB
0
그래서 나는 아 어차피 여기엔 내 고민을 들어줄 만한 정상인이 없구나. 생각함. 그래도 계속 채팅을 시도해봄.
14
이름없음
2023/08/25 02:32:43
ID : BdXwNta5QtB
0
초반에는 첫 채팅을 ‘ㅎㅇ’ 로 보내다가, 아 이러다간 절대 고민상담 못하겠다. 해서 마지막에는 상대랑 매칭 되자마자 '고민상담 좀' 이라고 보냄.근데 이렇게 보내니까 드디어 정상인을 만난거임. 그게 바로 아저씨였음.
15
이름없음
2023/08/25 02:36:25
ID : BdXwNta5QtB
0
이제부터 대화형식으로 씀
나: 고민상담좀
아저씨: 무슨 고민
나: 드디어 정상인…!
아저씨:?
나: 여기 사람들 전부 다 계속 여자냐고 물어보고 나이 물어보고 어쩌구
아저씨:ㅋㅋㅋ여기 이상한 사람들 많다 그래서 무슨 고민?
16
이름없음
2023/08/25 02:39:54
ID : BdXwNta5QtB
0
그 후로 나는 아저씨한테 내 고민을 말함. 아저씨는 정말 진지하게 내 고민을 들어주었고 같이 고민해줌. 자신의 경험까지 말해주면서 진심으로 상담해줬다. (아저씨는 30대라고 했고, 그래서 편의상 아저씨라고 지칭… 30대 분들께는 좀 죄송하지만… 그 때 당시 나는 고딩이었고… 고딩한테 30대는 아저씨잖아요…?)
17
이름없음
2023/08/25 02:41:41
ID : BdXwNta5QtB
0
아무튼, 그렇게 아저씨랑 거의 1시간은 대화한 것 같음. 아저씨랑 대화 하기 전 사람들이랑은 거의 다 대화가 1분컷이였으니…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준 아저씨한테 너무 고마웠다.
18
이름없음
2023/08/25 02:43:46
ID : BdXwNta5QtB
0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저씨는 여기 이상한 사람들 많으니 이런거 하지 말라는 말까지 해주었고, 아저씨와 대화를 끝마친 나는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저씨가 내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준 건 아니지만, 뭔가 마음의 짐이 좀 덜어진 느낌이였다.
19
이름없음
2023/08/25 02:46:00
ID : BdXwNta5QtB
0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에 랜덤채팅을 하고 있던 그 아저씨도 그저 변태였을 수도 있다. 내가 그 아저씨한테 처음부터 고민상담을 해달라고 하지 않았으면 그 아저씨도 내게 성별부터 물어봤을 수도…
20
이름없음
2023/08/25 02:48:08
ID : BdXwNta5QtB
0
그래도 그 때 나와 대화를 한 그 채팅방 안의 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말투는 좀 시크했지만… 정말 우울하고 힘들었던 나에게 아저씨의 말들은 큰 힘이 되었다.
21
이름없음
2023/08/25 02:51:39
ID : BdXwNta5QtB
0
그래서 그 이후로 랜덤채팅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도 가끔 심심하거나 우울하면 펜팔 앱을 깔아서 모르는 사람이랑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근데 물론 여미새 변태가 99프로임.
22
이름없음
2023/08/25 02:52:02
ID : BdXwNta5QtB
0
아저씨같은 정상인은 가뭄에 콩나듯 한 번 씩 만난다.
23
이름없음
2023/08/25 02:54:07
ID : BdXwNta5QtB
0
랜덤채팅이 좋은거라는 말이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마셈!!!!
24
이름없음
2023/08/25 02:56:18
ID : BdXwNta5QtB
0
아니 근데 이 얘기를 하려고 했던게 아님
그니까 이 글은 그냥 새벽에 잠도 안오는데 갑자기 그 아저씨 생각이 나서 쓴 글임. 그 때 당시의 나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그렇게 위로 받을 수 있다는게 넘 신기했음.
25
이름없음
2023/08/25 05:05:08
ID : 7s4FirAo1xA
0
.
26
이름없음
2023/08/25 08:28:19
ID : g1B85PhdU1w
0
나의 아저씨
27
이름없음
2023/08/25 12:45:58
ID : i4K6mGrbu4J
0
나도 인터넷에서 잘 모르는 사람한테 좋은 말 들었던 기억이 있음
오히려 나를 아예 모르고, 나도 상대를 아예 모르는 관계에서 마음 한 가운데를 찌를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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