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안녕하세요 어릴 때 봤던 야한 만화책 제목 찾고 싶어요 ㅜㅜ 천사 단어가 무조건 들어가요 (1)
2.이제는 일반 소설 못 읽겠고 웹소설만 찾게 되네 (1)
3.웹소설 추천하는 스레 (1)
4.천마는 평범하게 살 수 없다 아는 레더들 있어? (1)
5.읽는중인 책 제목 쓰고가기 (136)
6.책 연체한 날짜 만큼 자기 마빡 때리는 스레 (16)
7.~도서판 잡담스레 ~ (604)
8.추리소설 추천하는 스레 (6)
9.다들 책 몇살 때부터 좋아했고 좋아하계 된 계기가 있어? (11)
10.레더들은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야? (16)
11.다들 서점 뭐쓰냐 (24)
12.가까이 있는 책의 120페이지 6번째 줄을 적어보자 (587)
13.작가 이슈나 소재 이슈로 못 읽는 도서 얘기하는 스레 (10)
14.찌통 로맨스 소설 추천 쫌 (10)
15.진짜 엄청 슬픈 소설 추천해주라.... (7)
16.원서 읽는 스레 (23)
17.사회 관련 책 추천해 줄 수 있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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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최진영 - 해가 지는 곳으로 한 번 더 읽는다!!! (1)
20.자신이 생각하는 소설 첫 문장 원탑 적고 가기 (8)
은희경 -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건조한 성격으로 살아왔지만 사실 나는 다혈질인지도 모른다. 집착 없이 살아오긴 했지만 사실은 아무리 집착해도 얻지 못할 것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짐짓 한 걸음 비켜서 걸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고통받지 않으려고 주변적인 고통을 견뎌왔으며, 사랑하지 않으려고 내게 오는 사랑을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 데 정열을 다 바쳤는지도 모를 일이다.
김초엽 - 행성어 서점
숲길 너머는 그들의 영역이고, 이곳 늪은 우리의 영역이다. 우리는 혼탁한 수면 아래, 부유하는 조류들과 썩어가는 덤불 사이, 축축한 진흙 밑으로 실끈 같은 긴 팔을 뻗어 늪을 감각한다. 땅을 통해 전해지는 소리와 진동, 공기 중에 퍼져나가는 냄새들이 우리의 감각 세계를 구성한다. 우리는 고여 있는 액체 아래에서, 수많은 생물체의 사체를 집어삼키며 죽음을 삶으로, 삶을 죽음으로 되돌린다.
제임스 조이스 - 더블린 사람들
걸음을 뗄 때마다 초라하고 비예술적인 자신의 생활 터전에서 점점 멀어져 런던에 점점 가까워져 갔다. 한 줄기 빛이 마음의 지평 위에서 떨리기 시작했다. 이제 서른 둘,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었다. 기질적으로는 이제 막 성숙의 절정에 올라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운문으로 표현하고 싶은 상이한 기분과 인상이 너무나 많았다. 마음속으로 그것이 느껴졌다. 자신의 영혼이 시인의 영혼인지를 가늠해보고 싶었다. 생각해 보면 우수가 자기 기질의 주조를 이루고 있으나, 그건 반복되는 신념과 체념과 단순한 환희에 의해 빛이 바랜 우수였다. 만일 그것을 한 권의 시집으로 표현해낼 수만 있다면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 줄 터였다.
<<소설보다 봄>>, <스무드> - 성해나
'종로'는 예측 불가한 곳이었다.
나는 부주의한 편이 아니었지만 매듭 모양이 새겨진 보도블록을 구경하다 마주 오던 사람과 부딪힐 뻔했고, 묵직한 십자가를 드에 진 이교도나 기니피그를 산책시키는 기인을 보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엉뚱한 길로 빠지기도 했다. 인자한 미소를 띤 채 '가부좌'를 틀고 있는 석상, 쇼윈도에 전시된 붉고 노랗고 파란 색색의 장신구, 길목마다 놓인 험상궂은-화가 나 있지만 자세히 보면 웃는 것 같기도 한-표정의 목각인형...... 온갖 토템과 심벌로 가득 찬 거리를 빠져나오자 대형 전광판을 단 고층 빌딩과 다차선 도로가 펼쳐졌다.
What the......hell?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 허연
<역전 스타벅스>
아침이면 지정석이 채워진다 커피는 주문하지 않는다 이곳은 시험장처럼 조용하고 역대급 사연들이 눈을 깔고 회상에 잠겨 있다 알바생이 지나가면 헛기침 소리가 들려 온다 한 두어 달 말 한마디 안 했을 것 같은 얼굴들이 찰흙처럼 앉아 있다 어깨를 버리고 온 사람들은 누구하고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세상이 당장 멸망할 것 같지만 문을 열고 나가면 세상은 여전하다 세상은 여기서만 무겁다 간혹 누군가 가벼워졌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확인할 수는 없다 이내 먼지가 소식을 덮는다
해가 중천에 뜨면 밀랍인형들이 일어나 노파의 주름 닮은 골목으로 사라진다
선캄브리아기 생명체들이 바다를 떠나 세상으로 기어오르는 것이다
정확한 사랑의 실험 - 신형철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 우리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새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타인의 사랑은 질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이 질문과 더불어 내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서서히, 어떤 일이 벌어진다. 그 일은 스피노자가 말한 두 가지 방향을 따를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커지거나 작아진다. 내 안에 비어 있다 생각한 부분이 채워지면서 커지거나, 채워져 있다 생각한 부분이 사실은 비어 있었음을 깨달으면서 작아지거나. 후자의 변화, 즉 타인의 사랑이 내가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결여를 인지하도록 이끄는 것, 바로 이것이 나로 하여금 타인의 사랑에 응답하게 만드는 하나의 조건이 된다.
환상통 - 이희주
사람들은 사랑에 빠진 사람이 취하는 행동-말이 많아지고 늘 반쯤은 공상에 잠긴 그 상태를 이해하면서도 우리의 수다스러움은 참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일수록 더 절실하다는 걸 알면서요. 원래 타인의 사랑은 웃음거리가 되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거기에 더해 비난의 대상이 돼요. 단지 특수 직업군에 있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말예요. 우리의 말이나 행동은 나이에 걸맞지 않은 일이나 혹은 질병처럼 다뤄지지요. 나는 우리를 가장 자주 수식하는 말을 알아요. 미친년, 정신 나갔다...... 우리를 어린 여자 집단이라고 생각하니까, 자기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리 없다고 생각하니까 더 그러는 것 같아요. 그러나 사랑에 빠진 사람은 강하지요. 나는 누군가 우리의 사랑을 비웃을 때마다 속으로 기도해요. 간절함을 아는 사람이 가장 절실한 기도를 할 수 있기에, 나는 나의 기도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걸 알아요. 방송국 앞에서, 사람들이 경멸에 찬 눈으로 보거나 욕을 하고 지나갈 때마다 나는 생각합니다. 당신은 평생 이 정도로 사랑하는 감정을 알지 못할 거야, 라구요.
병 속에서 발견된 원고 - 에드거 앨런 포
이름을 알 수 없는 감정이 내 영혼을 사로잡고 있다. 그 감정은 분석을 허용하지 않으며, 지난 세월 동안 배워 온 교훈도 그것을 이해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미래에도 그것을 이해할 열쇠를 손에 넣지 못할 것 같다. 나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 그런 생각은 정말 고약하다. 나는 내가 결코 본성 속 관념적인 시선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분명히 안다. 또한 이런 관념들에 한계가 없다는 건 놀랄 일도 아니다. 그것들은 완전히 새로운 원천에서 나오니까 말이다. 새로운 감각, 그러니까 새로운 개체가 내 영혼에 보태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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