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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주문하신 솽어회입니다."
테이블에 앉아 기다리고 있자 내가 주문한 솽어회가 나왔다. 사실 광어회가 먹고 싶었지만 혀가 꼬여서 말한건데 솽어회는 볼트랑 너트로 만들어졌구나.
접시에는 볼트랑 너트가 아름답게 데코레이션 되어 있었다. 간장과 와사비, 그리고 초고추장까지 모든게 섞인 소스도 건네줬다.
"아니, 이게 무슨 회입니까!"
20대군은 역시 촌놈이라 그런지 뭣도 모르고 또 따지기 시작했지만 여기선 내가 점잖게 나가야지.
"뭘 모르는군. 20대군. 이건 1941년 D사에서 만든 대형 냉장고에서 분해한 볼트와 너트야. 이 녹슨 맛이 일품이라고."
"그렇게 오래된거면 먹으면 죽어요!"
"훗, 보통 사람이 먹는다면 죽겠지."
"그럼 설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한테 먹이면 나는 죽지 않아!"
이로써 솽어회 배틀로얄이 시작됬다. 서로 먹고 먹이는 끔찍한 전쟁이......
"제게 먹이시겠다는 겁니까?"
20대군은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을 쳤고 나 역시 그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내가 먹이지 못 할거라 생각하는 건가?"
"당연한거 아닙니까."
그 순간 우리 사이엔 수많은 마나가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나는 한 손에 볼트를 집어들었고 20대군은 너트를 집어들었다. 유니콘은 그 가운대에 서서 앞발을 듦과 동시에 내리며 소리쳤다.
"Start!"
그리고 우리는 맞 부딪혔다. 우선 오른손을 20대군의 입으로 뻗었지만 20대군은 가소롭다는 듯 미소를 흘리며 고개를 기울여 피했다. 동시에 왼손으로 내 입에 너트를 집어넣으려던 순간 20대군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 그건 설마......"
"그래, 마스크다!"
"심판!"
"줘, 저는 한쿡말 몰라여."
"갑자기?!"
"이제부터 시작이다!!"
"마스크는 반칙이잖아!"
나의 손을 필사적으로 막으며 20대군은 소리쳤다. 그리고 그 순간 빛이 번쩍였고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이 우리를 떨어트렸다.
"그만둬!"
"시끄럽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는다. 갑자기 나타난 그녀에게 일단 볼트를 먹였다.
하늘에서 나타난 그녀는 은은한 광채를 흩뿌리며 인자한 미소를 지닌 채 내가 먹인 솽어회를 삼켜버리고 말았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그녀의 목이 솽어회를 매끄럽게 넘겨버린 것이다.
"여, 여신님!"
여신? 유니콘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하며, 일단 먹였으니 남아있는 솽어회를 전부 먹이기로 했다. 뭐, 잠깐 기절한 것 같지만 그만큼 솽어회가 맛있다는 거겠지. 둘이 먹다 둘이 죽어도 모를 만큼! 여신도 죽이는 맛!
"한낱 인간 주제에 여신님을 희롱하다니!"
유니콘이 나를 밀쳐냈고 그로 인해 날아간 솽어회 하나가 내 입에 떨어졌다. 뭐지? 이 맛은?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잖아! 이래선...... 이래선 더는 팝핀을 출 수 없어!
"후후훗, 드디어 성공했군."
숨어있던 횟집사장이 나타났다.
반가워!
성공? 무엇을 말하는 거지? 그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저 모습은 설마......
"드디어 눈치챈건가? 내가 L백화점의 오너 L이다!"
"뭐라고?"
20대군과 유니콘이 놀라며 그를 봤다. 나 역시 놀라면서 그를 보자 과연 L이었다. 그렇지만 어째서 나한테 이런 짓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군. 그렇다면 기억나게 해 주지."
그러면서 L은 주머니에서 전단지를 하나 꺼내들었다. 다이나믹 댄싱 카니발 전단지를!
"나는 말야. 변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특히 재능있는 아이들을 더욱 좋아하지 않지. 그렇기에 너의 모든 것. 모든 재능인 팝핀을 앗아간 것이다. 이제 넌 댄싱 카니발에 출전할 수도. 출전하더라도 예선 탈락이겠지. 이것 참 불쌍하군! 하하하!"
그렇게 말하며 L은 현란한 팝핀을 추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앞에 무릎 꿇고 그저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이 무력함. 이 절망을 어떻게 표현 할 수 있을까. 평소처럼 이 감정을 팝핀으로 표현하려 했지만 무리였다.
"그럴수가......"
20대군은 믿을 수 없다며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있었다.
난 말야 생각했어. 오랜만에 복귀하기도 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쯤에서 소설을 초기화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말야.
이쯤에서 그냥 예전 이야기를 이어가기 보단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어차피 다시시작하는 만큼.
그런고로 내가 어떤 이야기를 쓸지 이 장르부터 결정해줘!
진짜 L의 음모로 주인공이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걸로 완결인건가...
1부가 판타지이니깐
2부는 무협지
무협이라 읽어본 적이 없는데 대충 칼싸움 하는 거라 생각하면 되겠징
"잠깐만요! 손님!"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험상궂은 얼굴에 우락부락한 몸. 그리고 다 먹지도 못할만큼 주문을 하고. 그렇기에 아까부터 살펴보고 있던 건데 사람이 많아지는 틈을 타서 갑자기 출구로 걸어가는 것이었다. 서둘러 카운터에서 나와 그 손님의 어깨를 잡았다.
"12만 3천원입니다......"
기가 죽어서 작아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그는 고개를 기울이며 미소짓고는 험상궂은 얼굴을 내게 들이밀었다. 몸이 움츠러 들고 말았다.
"뭐라고?"
그리고는 더러운 손으로 내 어깨를 잡더니 품평하듯 훑어봤다. 시선에서 불쾌함을 느끼고는 어깨를 흔들어 뿌리치려 했지만 무리였다.
"이거 놔요......"
"아까 나한테 뭐라고 했지?"
가게가 술렁이고 모두가 선뜻 나서서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 심지어 가게 주인마저도 나를 못 본척 하고 있었다. 억울하고 무서워서 눈물이 나려던 순간 누군가 테이블을 치며 일어났다.
"그만하지 못해? 가게안에서 무슨 소란이야!"
그러면서 다가와 나를 구해준건 멋진 금붕어였다. 팔 다리가 달린 말 그대로 금붕어.
다음 스토리를 아무렇게나 적어줘
귀가 안좋으신 분에게는 또박또박 말해야 알아 들을 수 있어!
삼. 천. 이. 십. 만. 원. 입. 니. 다.
금붕어는 다가오더니 나한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어? 내가 잘못 했던 거였어? 보통은 여기서 날 구해주는 거 아녔나?
"귀가 안 좋으신 분에겐 또박또박 말해야지! 버릇없게!"
어? 어? 어? 내가 혼란에 빠져있자 금붕어는 그 남성에게 다가가더니 얘기했다.
"삼. 천. 이. 십. 만. 원. 입. 니. 다."
"호오, 그렇군요. 여깄습니다."
그러더니 남성은 들고온 캐리어에서 삼천이십만원을 꺼내고 금붕어에게 줬다. 금붕어는 나한테 그 중 일부인 12만 3천원을 줬다.
어...... 일단 감사해야 하는 건가?
"그럼 나는 이만."
나는 떠나려는 금붕어의 비늘을 붙잡았다.
"자, 잠깐......"
"훗, 제 이름은 아쉽게도 알려드릴 수가......"
"그게 아니라 계산하고 가세요."
그제야 착각을 깨달은 금붕어는 쑥스러워하며 이마?를 쓰다듬고는 지갑을 열었다.
"얼마죠?"
"4억이요."
"네?"
금붕어가 당황한 듯 지갑을 열던 손을 멈추고 나를 봤다. 나는 팔짱을 끼고 금붕어를 내려다 봤다.
"방금 당신이 앉았던 소파가 물에 젖어 쓸 수 없게 됬잖아요. 그 소파는 무려 4억이라고요."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4억 내놓으세요."
"악당은 너였구나!"
금붕어는 허리에 차고 있던 냉동참치를 꺼내들었다.
금붕어가 꺼내든 냉동참치를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조금씩 집중하며 의미를 해석하기 시작했다.
"추운데 따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주세요."
손님이었구나! 그럼 일을 해야지. 나는 안으로 들어가서 아메리카노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지고 나오자 금붕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냉동참치는 트릭이었구나! 당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가진거라고는 추운데 따뜻한 어쩌고 아메리카노 뿐인데.
"어떻게 해야할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버릇없는 아메리카노는 바닥에 던져버리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메리카노는 비명을 지르고는 바닥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내가 의도한건
(참치가) 추운데/ 따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주세요.
이거였는데!
버릇 없는 추운데따듯한아이스아메리카노로 태어나다니! 흑흑!
내가 낳지도 않았지만, 정말 슬프다
고민하고 있던 찰나 어디선가 찢어지는 고음과 함께 한 남성이 나타났다. 나는 귀를 틀어막으며 그를 노려봤다.
"방금 여기서 멋진 샤우팅을 들었는데↑↑↑↑↑↑↑↑"
"시끄러요!"
"당신은 아냐↑↑↑↓↑↑"
그러면서 혼자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는지 머리를 미친듯이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Yhea!!!"
그러다가 뚝 멈추고는 밖을 바라봤다.
"뭐지, 이 특유의 비린내는? 맡아본 적 있어. 설마......"
"당신 금붕어를 아는 건가요?"
그러자 그는 나를 놀라며 쳐다봤다.
"금붕어?! 그럴리가! 그나저나 그 사람은 왜 찾는 거지?"
"무전취식으로 도망갔어요!"
"그는 그럴 사람이......"
"당신이 낼 건가요?"
"당장 찾으러 갈까요↑↑↑↑↑↑↑↑"
갱신갱신
이왕 이렇게 된 거 다시 처음부터
이번엔 좀 무난하게 미쳐가고 싶엇
장르부터 다시 정하자
그것은 기시감이었다.
평소와 같은 나의 집이었지만 어딘가 느껴지는 불편함. 혹은 어디선가 느껴봤던 불쾌감. 원인을 찾기 위해 불을 켜고 밝아진 주변을 두리번 거리지만 알 수 없었다.
괜히 불안해진 나는 집안 곳곳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거실, 부엌, 작은 방, 침실, 혹시 몰라 화장실까지. 그렇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 했다.
갈피를 잡지 못 한채 소파에 앉은 순간 테이블에 놓인 종이가 눈에 들어왔다. 평범한 a4용지지만 저기 놔둔 기억은 없었다.
손을 뻗어 종이를 든 순간 불쾌감은 다시 한 번 나를 덮쳐왔고 눈을 찌푸리며 써진 글자를 읽어 나갔다. 거기에는 나에게 보내는 경고가 적혀 있었다.
미래의 나로부터 경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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