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rcNxVcHxCks 2018/02/26 08:39:37 ID : SNBwNyY8i8l 1
그거 아세요? 괴담을 읽으면 읽을수록 주변의 괴이한 것들도 당신에게 달라붙기 좋게 된다는걸. 전 종종 영화관에 가는걸 좋아합니다. 특히 여름의 영화관을 좋아하죠. 여름은 공포영화가 제일 많이 나오는 계절입니다. 여름의 공포영화들은, 그래요. 참 무섭죠. 그래도 저는 딱히 영화를 좋아하는건 아니라 영화를 보지는 않아요. 다만, 티켓박스 앞의 로비에 앉아 영화를 보고 나오는 사람들을 보는걸 좋아한답니다. 아니, 사람들을 보는걸 좋아한다기 보다는 공포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 등 뒤에 달라붙은 것들을 보는걸 좋아해요. 음? 믿지 못하겠다고요? 좋은 자세에요. 괴이한 것은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해를 끼치지 못하거든요. 하지만, 당신. 공포영화를 보고 나면 등 뒤가 서늘하거나 추울텐데, 그게 왜 그럴까하고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거에요? 저기, 당신이 심연을 바라보는 순간, 심연 또한 당신을 바라봅니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들 하지만, 괴담에 대해서만큼은 무지가 곧 괴이한 것들을 물리치는 최고의 창이자 방패입니다. 하지만 인간이란 족속은, 자신에게 좋은 일을 하는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이상한 특성을 가지고 있죠. 혹시 당신도 그렇나요? 그럼 나와 계속 이야기해도 좋아요. 하지만 당신이 똑똑하다면, 저와 이야기하지 않겠죠. 네? 상관없다구요? 그럼 제 수집담을 들으셔도 좋아요. 대신 당신도 제게 당신의 괴담을 들려주셔야 해요. Give and Take. 당신이 듣지 못했던 괴담을 들려줄테니, 제게 제가 듣지 못했던 괴담을 들려주세요. 그나저나, 조금 전부터 엄청 궁금했는데, 당신 등 뒤에 그거, 당신 목을 조르고 있는데 괜찮은 거에요? 일단 저부터 하나 들려드리도록 하죠. 어떤게 좋을까.... 음... 아? 이거요? 보기보다 보는 눈이 높으신걸요? 그럼 이걸로 들려드리도록 하죠. 종종 학생들이 하는 철없는 주술들은 거의 효과가 없어요. 하는 방법부터 주문까지 죄다 엉터리인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그런 주술이 잠깐의 변덕으로 정말 이루어져 버린다면,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죠. 이건 그 주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녹음기가 재생되는 소리.)
2 이름없음◆rcNxVcHxCks 2018/02/26 08:40:09 ID : SNBwNyY8i8l 0
(일단 이름부터 말해 줄래?) 아..도희. 서도희요. 그런데 이거, 녹음되고 있는 거에요? (응. 처음에도 말했듯이, 너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댓가야.) 네... (녹음기는 신경쓰지 말고, 네 이야기를 해 보렴.) 그러니까...그저, 처음에는 장난일 뿐이었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던 남자애가 있었는데, 그 애가 제 친구와 사귀게 되었다는 이야길 들었어요. 어느날 갑자기 만나자고 한 친구가 저에게 너무나도 행복한 얼굴로 제게 그 이야길 했던 날, 전 제가 친구에게 어떤말을 했는지,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도 모르겠어요. (그 친구에게 소리치거나 못된 말을 하기라도 한 거니?) 네? 아, 아뇨.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분명 얼굴은 웃고 있었고 잘됐다는 말을 했다는것 같아요... 그저 기억이 나지 않을 뿐이에요... (그렇니? 말 끊어서 미안하구나. 계속 이야기해줘.) 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한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 제 방에서 울었던 것 같아요. 전 그 남자애를 정말 좋아했지만, 그런 일로 친구를 싫어할 수도 없을 정도로 정말 둘도 없는 친구였거든요... 한참을 울다가 결국 빈혈로 쓰러졌었던것 같은데, 깨어나 보니 병원이더라구요. 엄마가 너 갑자기 왜 이러냐고 울던 기억도 나고... 결국 잠깐 입원하게 됐었는데... (...됐었는데?) 병원 입원실 아시죠? 왜 침대 하나당 탁자 겸 사물함이 하나씩 있잖아요? 제 물건을 넣으려 별 생각없이 제 옆의 사물함 서랍을 열었는데.... 그게 있었어요.... (뭐가 있었어?) 검은... 검은 책. 제목도 없고 겉표지도 가죽이라 처음엔 책이 아니고 노트인줄 알았는데... 책이더라구요... 아마 전에 입원했던 사람이 두고 간 거구나.. 싶어서 그 자리에 그대로 뒀어요. 그리고 어느날, 제 친구와 남자친구 때문에 너무 속상해서 기분전환이나 할까 싶어서 책을 읽었는데..... (한동안의 침묵) (읽었는데, 그래서?) 읽었는데.... 내용이 참 신기했어요.... 다른 사람이 가져간 내 것을 돌려받는 주술도 있었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주술도 있었고, 잃어버린 것을 찾는 주술도 있었고... 또....또... (또?) ...연인, 연인을 헤어지게 하는 주술도 있었어요.... (그래서, 그 주술을 따라했구나?) 그, 그렇잖아요!! 만약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된다면, 전 제 친구를 미워할 필요도 없을 거고 그 남자애에게 용기를 내어 고백해 볼 수도 있을 거였다구요!!!!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데!!!! 그거면 되는데!!!!! (자, 자. 진정하고. 난 널 비난하고 싶은게 아냐. 그저 이야기를 듣고 해결책을 알려주고 싶을 뿐이지. 그게 우리의 계약이었잖아? 계속해.) 후.... 전 그 주술을 그대로 했고, 다음날 친구가 울며 제가 입원해있는 병원으로 왔을땐, 주술이 효과가 있었단걸 알고... 그래. 정말 기뻤어요. 얼굴의 미소가 그려지는걸 숨기는게 힘들 만큼. 그런데...그런데.....흐흑.... (한동안 울음소리가 들린다.) 치, 친구가 하는 말이... 그 남자..애..가... 사고로 죽어...버렸다는 거에요...주, 주술이....제가....! (결국 친구와 남자애는 헤어진게 되었구나. 물론 네가 바랬던 방향은 아니지만.) 전 그 말을 듣고.. 다시 기절해 버렸던것 같아요... 일어나 보니까 친구는 없었고... 그리고 얼마후, 다른 친구가 전화를 해서 제 친구가 학교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전....전 다시 책을 뒤졌어요... 하지만... (죽은 사람을 살리는 주술은 없었겠지. 안 그래?) ..네, 맞아요... 찾고 찾고 또 찾았지만 그런 주술은 없었어요... 대, 대신... 보기 싫은 현실을 보지 않는 주술...이 있었어요... (그래서, 또 주술을 해버렸구나.) 네.. 제 잘못으로 만들어진 모든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 뿐이었고, 또 주술이 이상하게 이루어져서 만일 제가 죽어버려도 상관 없었어요. 그래서 주술을 하고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이 되어 보니까...눈이.... 제 눈이.....!!!! (자, 알겠어. 거기까지만 말해도 좋아. 그럼. 선글라스를 좀 벗어주겠니?) (달깍, 하는 소리와 한숨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그 주술이 널 이렇게 만들었구나.) 그래요!!!! 제가 분명 괴로운 현실을 보고 싶지 않았던건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그렇다고 해서!!! 전 제 눈이 뽑히는걸 바라지는 않았단 말이에요!!!!!! (녹음기 꺼지는 소리) 어땠나요? 당신의 마음에 든 괴담이었을지 모르겠네요. ..아, 이 녹음파일의 도희라는 아이요? 걱정 마세요. 죽은 사람은 돌아올 수 없겠지만 이 아이의 눈은 돌아올 수 있었으니까요. 단지, 자신이 만들어낸 현실을 죽을 때까지 똑바로 보며 죄책감에 절어 살아야 하겠지만요. 당신도 괴로운 현실과 맞닥뜨렸을땐, 맞설 수 있을때 맞서는게 좋아요. 속임수를 써서 피하려고 했다가는, 최악의 현실보다 더 최악의 현실이 있다는걸 배우게 될 테니까요. 자, 이제 당신의 괴담을 들려주세요. 당신의 괴담은, 어떤 건가요? (녹음기 켜지는 소리)
3 이름없음◆rcNxVcHxCks 2018/02/26 08:43:21 ID : SNBwNyY8i8l 0
이 스레드는 제가 가진 괴담을 들려드리는 대신에, 레스주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던 유니크한 괴담을 받는 스레드입니다. 다음 괴담은 레스주 누구나 자신이 알고 있는 유니크한 괴담을 들려주시면, 괴담수집소의 오너가 그 괴담을 받고 다시 수집소의 괴담을 들려드리는 형식입니다. 괴담의 길이는 상관없고 괴담의 성격도 상관없습니다.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세요.
4 이름없음 2020/05/27 07:19:37 ID : nAY2rcL9g7t 0
혹시 스레주 아직 계시나요 갱신 되는게 실례가 될 수 있으니까 스탑 걸고 스레 쓸게요
5 이름없음 2020/10/31 09:36:51 ID : nRwslxyGpRx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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