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ldzQpXAjii9 2018/08/28 22:39:32 ID : oNxXzdPg1u6 62
이젠 말 할 수 있을거 같다. 조용하고 그냥저냥 사는 작은 시골에 살던 어린 시절, 친할머니도 아니면서 친할머니 이상으로 키워주시던 퇴역무당? 울 할매 이야기들. 소소하게 풀어볼게 지나가는 바람처럼 들어줘
2 이름없음 2018/08/28 22:43:06 ID : k60nzWnWo3X 0
오오 재밌겠다
3 이름없음 2018/08/28 22:44:43 ID : dvh85SJWi3C 0
듣고있어
4 이름없음 2018/08/28 22:45:19 ID : oNxXzdPg1u6 0
1. 처음부터 첫만남 이야기를 쓰기엔 너무 지루할테니까 그건 차차 풀고 내 기억 속 첫만남부터 시작할게 내 기억속에서 할매는 처음부터 있었어. 가장 처음 기억이 3살무렵인데 할머니네 마루에 누워서 큰소리로 책 읽고있으니까 할머니가 잘읽는다며 사탕을 준 기억이야. 당시에 나는 할매가 내 친할매인줄 알만큼 교류가 잦았어. 왜 우리는 할머니랑 따로사냐고 엄마한테 물어봤을때야 친할머니가 아니란걸 알 수 있었지
5 이름없음 2018/08/28 22:52:24 ID : oNxXzdPg1u6 0
부모님도 별로 말리지 않아서 나는 하루종일 할매네서 놀다가 밤 늦게서야 들어가곤 했어. 그날도 해 질 때 까지 놀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지. 할매 댁에서 한 5분정도만 걸으면 우리집이라 아주 늦지 않으면 할머니의 마중도 거절하고 혼자 뛰어가곤 했어. 혼자서 신나게 뛰어가는데 갑자기 모퉁이에서 어떤 여자가 불쑥 나타나는거야. 그러면서 나한테 "꼬마야 집 가는 길이니?"라며 말을 걸었어
6 이름없음 2018/08/28 22:53:35 ID : lu5VfbyGnBc 0
보고있어
7 이름없음 2018/08/28 22:54:13 ID : VanzXyY4Hxx 0
나도 보고이썽
8 이름없음 2018/08/28 22:54:39 ID : oNxXzdPg1u6 0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지. 그러자 그 여자가 별안간 내 손을 잡더니 "너무 늦었다 언니가 바래다줄게"라면서 앞장서 걷는거야. 어린마음에 의심도 안하고 쫄레쫄레 따라나섰어. 당시 언니 손이 고목처럼 길고 말랐던 기억은 나.
9 이름없음 2018/08/28 22:57:42 ID : oNxXzdPg1u6 0
읽어주는 레스더들 고마워! 그렇게 한참을 걷는데 어째 걸어도 걸어도 집에 가까워지지가 않는거야. 분명 걷고있는데 제자리걸음을 하는 느낌? 주변 풍경도 분명 움직이는데 아무리 걸어도 집까지 가지 못하더라고. 고작 5분거린데. 정말 이상한 기분이야. 왜 집에 가까워지지가 않지? 언니가 뭐라 말이라도 해주면 좋을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계속 걷는데 갑자기 뒤에서 할매가 내이름을 크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레주야!!!!!"하고. 풍채가 좋으시니 소리도 진짜 크시더라
10 이름없음 2018/08/28 23:00:52 ID : oNxXzdPg1u6 0
그 소리에 반사적으로 뒤를 돌았는데 아니나다를까 할매가 내쪽으로 헐레벌떡 달려오고 계셨어. 나는 반가운 마음에 "할매!!"했는데 할매 얼굴은 나만큼 반가워보이지가 않는거야. 아니, 오히려 화내는것 같았어. 할머니는 후다닥 달려오시더니 "너 집 안가고 누구 따라갈라 했냐" 이러시는거야. 나는 "누구 따라가긴 언니야 따라가지" 하면서 잡고있던 손을 흔들어보였는데 분명 방금 전까지 손 잡고있던 언니가 사라져있고 난 빈 허공을 잡고 있더라.
11 이름없음 2018/08/28 23:05:40 ID : oNxXzdPg1u6 0
더불어서 주위는 내가 할매 집을 나섰을 때 보다 어두워져 있었고 나는 집가는 길이 아닌 마을 어귀까지 걸어가있었어. 완전히 엉뚱한 길로 빠져버린거야. 그렇게 이상한 길을 거의 15분가까이 걷고 있었더라지. 어린애걸음으로 15분이였으니 망정이지 잘못하면 산에 들어갈 뻔 했어. 할머니는 어안이 벙벙해 하는 나를 번쩍 안아업고 "어린애한테 뭘 바라고 들러붙누. 아는 놔두라 아는 놔 둬"라며 중얼거리며 집까지 업어다 바래주셨어. 그러면서 절대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는 당부까지 하셨지. 그리고 절대 그 언니가 다시 나타나도 따라가면 안된다고 하셨어. 처음 홀리기가 힘들지 한 번 홀리면 계속 붙을 수 있다면서
12 이름없음 2018/08/28 23:09:15 ID : oNxXzdPg1u6 0
그러면서 말씀하시기를 "그 언니가 또 나타나면 '나는 어려서 암것도 할 수가 없어요.할매 찾아가세요"라고 말하라고 알려줬어. 그리고 며칠 후 거짓말처럼 그 언니를 다시 만났지. 마당에서 빈둥대는데 언니가 "얘 얘'라며 문 밖에서 날 부르더라고. "언니네 가자. 이쁜것들 맛난것들 많이 보여줄게 많이 먹여줄게"라면서.
13 이름없음 2018/08/28 23:10:00 ID : VanzXyY4Hxx 0
오 소름...
14 이름없음 2018/08/28 23:10:33 ID : oNxXzdPg1u6 0
그 때 나는 영특하게 할매 말을 떠올리곤 할매가 말한 대로 말했지. 그러니까 그언니가 잠시 말을 않더니 "알았어.."라며 돌아가더라고. 그 뒤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할매가 잘 해결해줬을거라 생각해.
15 이름없음 2018/08/28 23:15:42 ID : oNxXzdPg1u6 0
2. 나중에 쓸라 했는데 먼저 써야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아지겠다. 할머니랑 우리 가족이 얽히게 된 사연에 대해 들은대로 말해줄게. 할매가 우리 가족이랑 엮인건 친 외할머니 장례식장에서 부터였어. 당시 우리가족은 서울에서 살았고 난 그 때 2살이었지. 친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래로 쭉 혼자 시골서 사시던 친 외할머니마저 돌아가시면서 친척이 모여 할머니 장례식을 열었는데 웬 무섭고 풍채 좋은 할머니가 걸어들어오더래.
16 이름없음 2018/08/28 23:17:39 ID : SGljAmGpPjw 0
그 언니도 알았어...하고 가는거 넘 귀엽다ㅋㅋ
17 이름없음 2018/08/28 23:22:26 ID : zTU7wJO6446 0
보고있어!
18 이름없음 2018/08/28 23:24:23 ID : oNxXzdPg1u6 0
보통 울면서 들어오시는 할머니 친구분들과는 달리 이 할머니는 아주 당당하게 들어오셔서 당황하셨더라지. 게다가 할머니 사시던 시골엔 장례식장 위치도 안 알려 드렸는데 어떻게 알고 찾아오신건지. 할매는 대뜸 가족들 앞에 서더니 무서운 얼굴로 '느이는 부모가 어서 살다 어서 죽든 중요하지가 않은가보지? 어머니 혼자 사시는데 일년에 코빼기 비친 년놈들 얼마나 되나. 어머니 임종을 지키지 못할걸 한스러워 통곡하진 못할망정 얼마나 됐다고 부정탈 짓들을 해? 고얀것들' 이런 말씀을 하셨대. 부정탈 짓이 뭔진 모르겠지만 할머니 돌아가실 때 까지 거의 왕래가 없던 자식들을 그렇게 욕하시더라고. 그것 때문에 우리 부모님도 사실 싫어하셔.
19 이름없음 2018/08/28 23:31:48 ID : oNxXzdPg1u6 0
친척들 다 뭐라 반응해야할지 몰라서 서로 눈치만 보더래. 덩치가 성인 남성만하고 무서운 할머니가 대뜸 혼을 내시니 그럴 수밖에. 할매는 가족들을 쭉 째려보더니 갑자기 우리 가족쪽을 정확히 보시면서 "너!" 나를 안고 있는 우리 엄마를 가리켰어. "너희 서울살지? 서울 집 처리하고 니네 엄마 살던 집으로 이사온나. 그 아 데리고." 엄마랑은 깜짝 놀랐지. 놀라워서보다는 누군데 명령을 하는지.. 뭐 그런 느낌으로 말이야. '저희요?'하면서 머뭇거리니까 할매가 한숨쉬더니 "나도 니네랑 엮이긴 싫은데, 느이 엄마가 손주좀 잘 부탁한다고 그렇게 사정하신다. 길게도 아냐. 애 초등학교 뗄 때 까지만 시골와서 살아.그게 마지막 효도고 마지막 친절이야" 이 말 하시고는 성큼 할머니 빈소로 들어가서 쿨하게 절 세 번 하고 "아는 내가 잘 볼게 훌훌 떠나소"라고 크게 말씀하시고는 또 쿨 하게 떠나셨대. 안그래도 그 때 내가 아토피가 좀 심했던지라 이참에 갈까 하는 마음으로 부모님은강제 귀농..을 선택하셨지.
20 이름없음 2018/08/28 23:39:24 ID : oNxXzdPg1u6 0
막 시골텃세가 심하다 어쩌다 해서 걱정하셨는데 이게 왠걸 시골분들이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후하게 대해주셨대. 할매가 말한 집이 너희냐는 말도 많이 들었고. 할매가 미리 손을 써둔것 같더라고. 우리가 도착해서 짐 푸니까 많이들 와서 짐 옮기는것도 도와주시고. 할매도 와서 다 청소 해놨으니까 여기서 잘 살다 가라고 덕담도 해주셨대. "내 집 저기니까 우리 자주 보게 될거야" 라며 엄포아닌 엄포도 두셨지ㅋㅋ 실제로 나를 보러 많이 들락거리셨고 나는 걸음이 수월해질 무렵부터 할매 뒤를 졸졸 따라다녔어
21 이름없음 2018/08/28 23:42:18 ID : oNxXzdPg1u6 0
할매는 마을에서도 유명인사더라고. 마을사람들 모두가 할매를 무서워하면서도 따르는 느낌이 있었어. 또 애들을 싫어하는 할매로 유명했는데 유독 나는 이뻐하며 챙겨주니까 신기해 하더라고.
22 이름없음 2018/08/28 23:49:08 ID : oNxXzdPg1u6 0
하루는 나도 궁금해서 물어봤지. "할매 할매는 애들이 싫어요?" "내는 싫다. 아들 시끄럽기만하고 말도 안듣고" "근데 나는 왜 좋아해요?" 그러니까 할머니가 웃으면서 말해주더라고 "니는 안밉다. 니 할머니가 너무 착한 사람이라서 니는 말을 안 들어도 밉지가 않다. 레주야, 너희 할머니는 진짜 좋은 분이셨다. 혼자 살면서도 베풀 줄 알고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참한 할머니셨다. 이 할매가 소싯적 사람대하는 일 하면서 여럿 만났지만 네 할머니만큼 좋은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공덕이라는게 손해보고 부질없어보이는 것 처럼 보여도 그기 아니다. 다아 남아서 피와 살이 된다. 레주야 너도 네 할머니처럼 덕을 쌓는 사람이 되야 복받는다. 알긋냐?" 이건 지금의 나에게도 좌우명같은 말이야. 덕분에 사람 좋단 말 많이 듣고 복도 받는거같아. 뜬금없지만 너희도 나누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면 좋겠어..
23 이름없음 2018/08/28 23:52:29 ID : VanzXyY4Hxx 0
먼가 훈훈하당
24 이름없음 2018/08/28 23:53:49 ID : oNxXzdPg1u6 0
씻고와서 이을게~
25 이름없음 2018/08/29 00:30:52 ID : dA1A0k3A5f8 0
씻고온다더니.....ㅠ
26 이름없음 2018/08/29 02:35:19 ID : 5TQoK2FjxWq 0
그대로 잠들었나
27 이름없음 2018/08/29 06:42:23 ID : 9y1CrxVcMnP 0
기다릴겡겡
28 이름없음 2018/08/29 14:59:12 ID : 5TQoK2FjxWq 0
어여와
29 이름없음 2018/08/29 17:53:04 ID : cJVhBAi8i67 0
빨리왕
30 ◆ldzQpXAjii9 2018/08/29 20:44:31 ID : jdyGttdA0le 0
미안 어제 씻고 너무 피곤해서 5분만 잔다고한걸 푹자버렸어.. 3시에 껬는데 다시 잤어 10시 반쯤에 집가서 꼭 이을게
31 이름없음 2018/08/29 22:03:42 ID : VanzXyY4Hxx 0
오옹 10시다!ㅎㅎ
32 이름없음 2018/08/29 22:03:45 ID : tuoHDzcFeLe 0
30분 정도 남았네ㅎㅎ 갱신!!
33 이름없음 2018/08/29 22:43:20 ID : 5TQoK2FjxWq 0
쓰구있어?
34 ◆ldzQpXAjii9 2018/08/29 22:50:06 ID : oNxXzdPg1u6 0
왔어! 기다리게해서 미안..그만큼 더 열심히 쓸게
35 이름없음 2018/08/29 22:55:47 ID : 5TQoK2FjxWq 0
웅웅 어서와
36 ◆ldzQpXAjii9 2018/08/29 22:56:17 ID : oNxXzdPg1u6 0
3. 시작부터 썼지만 할매는 퇴역무당?이셔. 표현이 맞는진 모르겠는데 그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할매 집에 작은 방 하나가 그 점집에 가면 있는 상?같은게 모셔있는 기도방이야. 한창 때 만큼은 아니어도 가끔 보면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 할매 말로는 나이들면서 기력이 쇠해지며 신을 젊었을 때 만큼 잘 모시질 못한다는데 쇠해진게 이정도면 젊었을 땐 얼마나 대단했나 싶었어
37 이름없음 2018/08/29 22:57:30 ID : VanzXyY4Hxx 0
동접이당! 보구이써
38 이름없음 2018/08/29 22:59:12 ID : ZbgZeHvhbu8 0
오 나도 동접인가
39 ◆ldzQpXAjii9 2018/08/29 23:01:43 ID : oNxXzdPg1u6 0
할매는 자신이 무속의 길을 걷게 된 것을 후회하지 않으셨어. 오히려 자부심을 가지셨지. 그런 분께 가짜무당들은 정말 꼴 보기 싫은 존재였을거야. 가끔 할매랑 시내에 나가면 점집이 꽤 심심찮게 보였는데 할매는 지날 때 마다 꼭 "여긴 믿을만 한 곳. 저긴 사기꾼. 저긴 못미더운 곳" 이런식으로 한 마디씩 덧붙이곤 하셨지.
40 ◆ldzQpXAjii9 2018/08/29 23:06:03 ID : oNxXzdPg1u6 0
오 동접 많다! 그날도 할매 따라 동네 마실응 걷고 있던 참이었어. 평소처럼 평화롭고 적당한 소음이 기분좋은 분위기였지. 그런데 저쪽에서 보따리를 이고 들어오시는 한 할머니가 지나가니까 할매가 갑자기 눈을 부릅뜨시더니 그 할머니를 빤히 쳐다보시는거야. 그리곤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더니 달려가서 할머니를 불러세우곤 어디 다녀왔냐고 물어보셨지. 길가다 멈춘 할머니는 마치 잘못을 들킨 어린이 처럼 '근처 마을에 좀 다녀왔는데.. 왜요' 라고 어리둥절하게 물으셨어. 그러니까 할머니가 "근처 마을에서 뭐 하고 왔길래 귀신을 달고와?" 이러시더니 한숨쉬며 할매 집으로 데려가셨지
41 이름없음 2018/08/29 23:11:19 ID : VanzXyY4Hxx 0
헐헐 그래서?
42 ◆ldzQpXAjii9 2018/08/29 23:12:07 ID : oNxXzdPg1u6 0
할매는 데려온 할머니한테 물 한 사발 마시게 하고 부적 하나를 꺼내주고는 당분간 부적을 옷새에 잘 여미고 다니라고 하시더라고. 신뢰도야 언제나 짱이던 할매였으니 할머니는 알겠다고 크게 인사하시고는 보따리에 있던 강정이며 감이며 그런것들을 챙겨주셨어. 과자는 내가 먹었지만.. 할머니가 떠나기 전에 할매가 다시 물어보더군. 가서 뭐 하고 왔냐고. 그러니까 할머니가 '친구네서 굿 판이 벌어지기에 잠시 다녀왔다'라고 대답하셨지. 그 집 아들이 귀신때문에 앓아누웠다고 말이야. 그 말을 듣자마자 할매 눈이 희번득해 져선 "선무당을 불렀구만.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방울만 흔들어대는 선무당을 불렀어!" 이렇게 호통치시더라고. 그리곤 아주머니한테 그 집에 같이 가자고 즉석에서 약속을 잡아버렸지.
43 ◆ldzQpXAjii9 2018/08/29 23:15:41 ID : oNxXzdPg1u6 0
며칠 뒤에 약속 날짜가 됐고 나는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할매랑 같이 따라나섰어. 집에서도 이젠 그럴려니 했거든. 어차피 가도 할매가 잘 챙겨줄걸 아니까. 버스를 타고 한 30분을 달렸을거야. 잠 좀 자고 일어나니 할머니가 나를 업고 걷고 계시더라고. 바로 내려와서 내 발로 따라걸었지. 그렇게 좀 걸어서 할머니네 친구 댁에 도착했어. 문 앞에서 할매 얼굴을 보니까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기분나빠하는건 알겠더라.
44 ◆ldzQpXAjii9 2018/08/29 23:22:18 ID : oNxXzdPg1u6 0
할머니가 친구분이랑 잘 대화를 해서 일단 들어섰지. 할매는 인사도 없이 집 이곳저곳을 둘러보더니 친구분한테 말했어. "아들 아픈건 귀신이 한게 아닌데 어디서 엄한 무당 데려와가지고 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냐" 그러니까 친구분이 놀라더라. 어떻게 알았냐고.. 사실 이건 미리 들었던거지만ㅋㅋ 할매의 신뢰성을 위해 모른척. 할매는 "얜 신이 있긴 한데 제대로 실린 무당이 아녀. 굿 한 번만 한다고 하진 않았을텐데?" "네.. 내일 또 온다고 약속잡았어요." "시간 알려줘. 내일 나 불러." 그러면서 또 바로 약속을 잡으셨지. 그냥 그 점집으로 쳐들어가면 안되냐고 물으니까 그 무당도 신이 있긴 해서 찾아가면 안 볼라 할거라고.. 그러니까 일종의 기습을 하잔거였지.
45 이름없음 2018/08/29 23:26:53 ID : q5fe3O2lh9f 0
오오 재밌당!
46 ◆ldzQpXAjii9 2018/08/29 23:29:15 ID : oNxXzdPg1u6 0
대망의 내일이 다가오고 난 역시 할매를 따라나섰어. 할매는 무당이 온다고 한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집 앞에 보니까 차에서 아저씨 아줌마들이 뭐 내리고 분주하시더라고. 그걸 보시더니 할매가 내 손 꽉 잡고 성큼성큼 다가가서 척 봐도 무당처럼 보이는 아주머니 어깨를 홱 낚아챘어. 아주머니가 할머니를 보자마자 안색이 파리해지시더라. 할머니는 아주 화가 많이 나신 목소리로 "기도도 제대로 안드리고 신도 없는 년이 어딜 기어들어와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더니 이 년이 사람잡는 년일세!" 이러고는 아주머니 머리통을 꽉 잡고는 소를 끌고가듯 질질 끌고 친구분 집으로 들어가셨지. 뒤에서 딴 아저씨 아줌마들이 말렸는데도 어찌나 힘이 좋으시던지 눈 한 번 꿈쩍 안하고 완전 직진모드로 들어가셨어
47 이름없음 2018/08/29 23:33:25 ID : dA1A0k3A5f8 0
오오..할머니..할크러쉬..
48 ◆ldzQpXAjii9 2018/08/29 23:35:43 ID : oNxXzdPg1u6 0
문에 들어서자마자 아줌마를 내동댕이 치듯 던져버리고는 "자 자 이거 보소. 니가 집을 이모양 이 꼴로 해놓고 뻔뻔하게 낯짝을 보여? 이래놓고도 돈이 목구멍으로 들어가더냐?!" 호통지르니까 갑자기 그 아주머니가 왈칵 눈물을 보이시더니 잘못했다고 싹싹 빌더라고. 뭔 일인지도 모르는 친구분만 눈치보고.. 덩달아 나도 보고. 무슨 일이냐고 친구분이 끝끝내 물어보니까 할머니가 답해주셨는데 아들 아픈건 병원가서 정밀검사 받으면 해결될건데 괜히 이 무당이 돈 타내겠다고 귀신짓이라며 사기를 쳤다는거야. 게다가 이 무당은 기도도 소홀하고 정성도 적어서 신력도 거의 없는데 그 상태서 굿하겠다고 난리를 쳤다지? 방울소리듣고 굿판 벌어지니까 주변에 귀신이란 귀신은 다 꼬인거야. 그러니까 집안은 엉망이 될 수밖에. 그와중에 또 돈벌겠다고 가짜 굿판 열면 어쩌겠냐고. 정말 난리나는거지. 그걸 이 무당이 하겠다고 왔으니까 할매가 화가 난거지.
49 ◆ldzQpXAjii9 2018/08/29 23:41:47 ID : oNxXzdPg1u6 0
그 말 들은 친구분은 억장이 무너지는 표정으로 선무당을 째려봤어. 자기한테 굽실대는 무당한테 할매가 "잘못했으면 잘못한 사람한테 빌어야지 백날 천날 나한테 빌어봤자 뭔 소용이 있어!" 라고 호통치시니까 곧바로 친구분한테 죄송하다고 빌더라고. 돈은 다 돌려드리겠다고. 할매는 그건 당연한거고 괜한 귀신까지 불러들인 갚도 치루라고 하셨어. 그러면서 친구분한테 믿을만란 무당이라면서 연락처를 적어드렸지. 친구분은 고맙다고 할머니한테 크게 인사하시고 할머니는 곧장 나를 데리고 나오셨어. 아주머니가 뒤따라나와서 약소하지만 감사의 표시 라며 만원짜리 돈뭉치를 챙겨드리자 사람 살리는 일인데 뭐이리 거창하냐며 딱 두 장만 빼고 돌려주셨지. 그 두장으론 오는길에 맛난거 먹었다ㅋㅋ 나중에 전해들은 소식으로는 무당은 잘 해결이 됐다더라고. 아들은.. 좀 큰 병에 걸려서 마냥 다행이라고할 순 없었지만.
50 ◆ldzQpXAjii9 2018/08/29 23:48:15 ID : oNxXzdPg1u6 0
4. 이건 짧은 이야기. 시골이라 그런지 버려진 건물이 꽤 있었어. 그 중엔 담력체험하러 오는 건물도 있는데 요건 다음에 쓸게. 여튼 신기했던 기억이 있는데 하루는 할매가 마실돌다 한 폐가를 보더니 "레주야 너 오늘내일은 저 집 주변으로 가지 마라. 저기 곧 불날 집이다." 그리고 그 날 새벽에 정말 불이났어.. 왜 났는진 모르겠고. 짧지만 신기한 이야기
51 이름없음 2018/08/29 23:51:56 ID : oNxXzdPg1u6 0
이번엔 씻고 꼭 돌아올게 꼭
52 이름없음 2018/08/30 00:14:00 ID : oNxXzdPg1u6 0
5. 폐가 하니까 생각나는 이야긴데 내가 초 5 여름방학 때였어. 한창 애들 까불거릴 나이지.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노는데 한 애가 우리가 진짜 어른이 될려면 꼭 해야할게 있다면서 산 중턱에 있는 폐가에 담력테스트를 가자는거야.. 그 폐가는 버려진지 십년은 된 2층짜리 건물인데 으시시해서 뭐 담력체험으로 많이 온다는 그런 곳이었어. 나는 할매가 그런데는 가지 말라고 어릴 때 부터 귀에 딱지앉을정도로 들어왔는터라 안가고싶다고 했는데 언제나 용감을 뽐내던 남자애들이 여자애들도 가는데 우리도 가야지!라며 주도적으로 나섰고 결국 나 빼고 4명이 그 폐가에 가겠다며 5시에 산 아래서 모였지.
53 이름없음 2018/08/30 00:21:10 ID : oNxXzdPg1u6 0
난 몰래 산 아래서 배웅만 해 주고 걔들은 산으로 올라갔어.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세시간이 지났지. 날이야 발써 어두워지는데 애들이 안오는거야. 그 때 동네 학부모들이 난리였어. 애들 행방을 수소문하고 다녔어. 그 폐가에 간 걸 들키면 혼날게 뻔하니까 나도 말을 안했는데 한 8시쯤에 폐가에 간다고 한 여자애 하나가 엉엉 울면서 내려오는거야. 친구가 이상하다면서.
54 이름없음 2018/08/30 00:25:24 ID : oNxXzdPg1u6 0
동네 어르신들이 발칵 뒤집어졌지. 왜 그런 을씨년스러운데 가냐고. 마을이 한창 시끄러우니까 할매도 뭔일인가 싶어서 나왔는데 애가 울면서 돌아온 꼴을 보니 심상치 않았다 싶었는지 할매 집에 들어가서 알록달록한 천들이랑 커다란 칼을 들고 나오시더니 앞장서서 폐가로 올라가셨어. 어른들이 그 뒤를 따랐고. 나는 할매가 오지 말라고 해서 집에서 엄마랑 기다렸는데 한 시간 쯤 있으니까 할매가 애 하나 들쳐엎고 내려오시더라. 그 뒤엔 다른 애들이 탈진한 상태로 엎혀내려왔어.
55 이름없음 2018/08/30 00:27:24 ID : pXAnWmLamk1 0
응응 그래서??
56 이름없음 2018/08/30 00:31:56 ID : 5TQoK2FjxWq 0
보고이써
57 이름없음 2018/08/30 00:35:47 ID : oNxXzdPg1u6 0
할매한테 들려온 애 보니까 온 몸을 알록달록한 실로 감아놨는데 입엔 흰 천을 재갈같이 물려놨더라. 걘 기절한 것 같았어. 할머니는 욕이란 욕은 다 하시면서 그러니까 왜 쓸데없는데 가냐고 화내셨지. 탈진한 애들은 대답할 기운도 없이 닭똥같은 눈물만 흘리고 있었어. 내려온 할머니는 자기는 폐가같은데 간 애들은 그렇게 가지 말라 했는데도 지 발로 귀신들리겠다고 찾아간거라서 이 이상 신경을 안쓸거라고 했어. 친구 부모님들은 제발 좀 봐달라고 사정이셨고. 나도 내 친구들이니까.. 할매한테 '할매 얘네 내 친구들인데..'라며 부탁했지. 한사코 거절하시던 할머니였지만 나의 부탁앞에 무너지셨어ㅋㅋ 한숨을 크게 쉬시면서. 같이 간 애 셋 부모한테는 부적을 쥐여주면서 이거 문에 붙여놓고 오늘 밤에 밖에서 누가 불러도 절대 나가면 안된다고 못 나가게 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셨고 할매한테 엎혀 온 부모한테는 오늘은 얘 우리집에서 재울테니 집가서 기도나 하라고 엄포하셨어. 그리곤 나한테도 와선 부적 쥐여주고 나도 절대 오늘 누가 불러도 나가면 안된다고 당부하셨지. 나는 알겠다고 끄덕거렸어
58 이름없음 2018/08/30 00:39:23 ID : 5TQoK2FjxWq 0
와..
59 이름없음 2018/08/30 00:44:32 ID : pXAnWmLamk1 0
보고있어
60 이름없음 2018/08/30 00:48:19 ID : k67xVbDwGoG 0
응응 그래서?
61 이름없음 2018/08/30 00:51:34 ID : oNxXzdPg1u6 0
그날은 가족끼리 한 방에서 자게 됐는데 같이 올라가신 아빠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슬쩍 물었어. 아빠가 보신대로 말해 주시기를 폐가에 갔는데 아무도 없어서 애들 어디갔나 찾고 있었대. 그런데 갑자기 할머니가 주변을 삥 둘러보더니 어디로 성큼성큼 올라가시는거야. 따라가니까 거기 애들이 있었는데 여자애가 강시처럼 폴짝폴짝 뛰면서 어디로 갈려고 하고 같이 간 남자애 두명이서 그 여자애를 잡아두지 못해서 끌려가고 있었대. 그걸 보고 재빨리 어른 둘이 가서 여자애를 잡았는데 어른들도 당해내기 힘들정도였대. 일단 같이 간 남자애들은 추스르고 여자애한테 할매가 다가갔는데 다가가니까 갑자기 난동을 부리더래. 할매는 가져간 끈으로 여자애를 빙빙 둘러싸맸지. 그러니까 여자애가 좀 전처럼 힘을 쓰진 못하고 이만 아득바득 가는데 갑자기 입을 크게 벌리더니 지 혀를 깨물려고 했다지. 그 전에 할매가 커다란 칼을 가져다가 애 머리 위에 대고 칭칭 칼날을 부딪히고 어떻게 휘두르니까 애가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풀썩 주저 앉아. 할매는 그 사이에 재빨리 흰 천으로 재갈을 물렸지. 그 상태로 내려왔다고 했어. 아빠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면서. 그렇게 무서운 밤이 찾아왔어
62 이름없음 2018/08/30 00:58:51 ID : oNxXzdPg1u6 0
그날 밤이었어. 가족들 다 잠들었고 나도 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누가 내 이름을 부르는거야 '레주야~ 레주야~'하고. 목소리가 들어보니 그 폴짝폴짝 뛰었다던 여자애였어. 그 땐 이상하게도 정상적인 사고가 안 되더라.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어. 갑자기 할매 집에 있어야 할 애가 밤 늦게 찾아왔는데도 이상한것 보단 '아 벌써 할매가 보냈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나도 모르게 문을 정말 살짝 열고 틈으로 봤어. 근데 모습도 분명 그 친구가 맞아. "레주야 놀자 우리 놀자" 친하던 친구의 얼굴과 목소리가 놀자는데 전혀 위화감이 없었어. 당장에라도 나가고 싶었지만 너무 피곤해서(ㅋㅋ) "너무 늦었어 내일 놀자." "안 돼 딴 애들도 안 놀아준단 말이야." 그렇게 떼를 쓰는거야. 그래도 나는 꾹 참고 안된다고 단호하게 거절했어. 그러니까 그 친구가 갑자기 씩 웃더니 "레주야 레주야 레주야 레주야 레주야 레주야 레주야" 이런식으로 내이름을 같은톤으로 무한 반복하면서 폴짝폴짝 뛰어서 문 앞까지 오는거야. 마루 바로 앞까지 와서 "레주야 레주야 레주야 레주야"해대는데 진짜 그 순간 무서워 죽는줄 알았어. 문 쾅 닫고 엄마하빠 틈으로 기어들어갔지. 그렇게 벌벌 떨면서 아침을 맞았어.
63 이름없음 2018/08/30 01:04:07 ID : lwsmJVe4Y5Q 0
와 진짜 소름 잘 보고있어!
64 이름없음 2018/08/30 01:04:30 ID : k67xVbDwGoG 0
와 할머님 대단한분이셨구나....
65 이름없음 2018/08/30 01:05:15 ID : oNxXzdPg1u6 0
다음날 동이 트자마자 헐레벌떡 할매집으로 달려갔어. 그 여자애가 진짜 찾아온건지 허께비였는지 궁금해서. 문에 들어가자마자 할매가 맞아주더라고. 레주 괜찮냐고. 나는 밤에 친구가 찾아왔었다고 말해줬어. 할매는 걱정하더니 '밖에 나가지는 않았고?'라고 물으셨어. 내가 고개를 끄덕거리니까 그제서야 다행이라 하시더라. 내가 친구 안부를 물으니까 할매는 일단 고비는 넘겼다고 하셨어. 나머지는 이제 할매 아는 사람한테 맡길거라고 할매는 할만큼 했다고. 그렇게 우리는 방학 내내 보지 않았고 방학이 끝난 후 학교에 모였을 때 처음으로 조심스레 서로 이야기를 꺼냈지.
66 이름없음 2018/08/30 01:15:17 ID : oNxXzdPg1u6 0
애들 세명은 다 나랑 같은 경험을 했대. 시간대에 차이가 있었고 아예 대꾸도 안한 친구도 있었지만 그 폴짝뛰던 여자애 목소리가 밖에서 놀자고 불러낸 것 만은 공통점이었어. 문제는 이제 폴짝 뛰던 여자애지. 걔한테 어땠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니까 썰을 풀어주는데 자기는 정신 차리자마자 할매가 화부터 내더래. 왜 거길 갔냐고. 그 폐가에 어린애가 주권을 잡고 있었는데(귀신은 나이가 별 상관 없으니까 가능한 일) 어린 애들 넷이서 헬렐레 하고 무방비하게 들어오니까 올타구나 하고 붙은거래. 그 중에서도 이 여자애가 맘에 들었나봐. 자기는 뛴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고. 여튼 할매가 조촐하게 차려준 밥을 먹고 난 후에 깨끗하게 씻고 나오니까 할매가 작은 방에 넣어놓고 오늘 밤은 여기서 자라고 했대. 각 모퉁이마다 소금이 흰 색 종이에 담겨있고 창문은 한지같은걸로 막혀있었는데 할매가 아무것도 건들지 말고 절대 오늘 누가 불러도 나오지 말라고 했다는거야. 정신 똑바로 차리라면서. 할머니가 무슨 일 있으면 문 열고 들어올테니까 너는 아침이 돼도 문 열리기 전엔 방에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했대. 그러면서 이불이랑 요강을 주고 할머니는 나가셨고.
67 이름없음 2018/08/30 01:18:10 ID : kmmpSNta03A 0
그리구??
68 이름없음 2018/08/30 01:18:38 ID : dA1A0k3A5f8 0
오...스펙타클해....
69 이름없음 2018/08/30 01:20:43 ID : 5TQoK2FjxWq 0
아직 쓰고있어?
70 이름없음 2018/08/30 01:22:13 ID : oNxXzdPg1u6 0
그렇게 그 여자애도 무서운 밤이 시작됐어. 처음엔 혼자 자는게 무섭다가 나중엔 잠이 안오고 할게 없어서 더 무서웠더라지. 한참을 누워서 양을 세는데 갑자기 밖에서 같이간 친구'들'이 자기를 불렀다는거야. "00아~ 나와~ 놀자!" 여자애는 잠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고 오히려 긴장한 상태였으니 그걸 듣고 단박에 귀신인걸 알았대, 그래서 대꾸도 안하고 벌벌 떠니까 여러명이서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가 점점 합쳐지면서 왠 가성의? 어린 애기 목소리가 자기 이름을 부르더래. "00아~ 나와~ 놀자!" 절대 안나가지. 이불에 더 꽈악 몸을 파묻을수록 목소리가 다가오는데 나중에는 귓가에 대고 직접 속삭이는것처럼 들렸대. 머리에 왱왱 울리는데 그렇게 무서웠다고 하더라고. 점차 시끄럽던 목소리가 사그라들고 갔나? 싶은 마음에 보지도 않던 문을 살짝 봤는데 어떤 애기정도로 보이는 크기의 그림자가 문에 딱 달라붙어있는게 보이는거야. 그 순간 비명을 진짜 크게 질렀대. 그러니까 애기가 신난듯이 다시 계속 친구 이름을 불렀다고 하더라고. 친구는 그 때 기절하다싶이 잠에 들었을거야. 정말 기절이었을 수도 있고.
71 이름없음 2018/08/30 01:23:56 ID : 5TQoK2FjxWq 0
와 무섭겠다
72 이름없음 2018/08/30 01:24:52 ID : k67xVbDwGoG 0
아ㅜㅜ무서워....
73 이름없음 2018/08/30 01:26:44 ID : oNxXzdPg1u6 0
여튼 눈을 떠보니까 날이 밝아있더래. 어느정도 새벽이겠구나 싶었지. 그래도 나가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밖에서 할매 목소리가 들렸대. "00아 수고했다. 이제 다 끝났으니까 후딱 챙겨나와서 밥 좀 먹어라" 그제서야 안심이 되면서 다 끝났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대. 때마침 맛있는 고기반찬 냄새도 솔솔 풍기고. 그래서 아무 의심 없이 나갈려고 하는데 순간 할매가 먼저 문을 열지 말라한게 떠올랐대. 그래서 '혹시 할머니가 까먹은건 아닌가'하고 머뭇대고 있는데 할매가 다시 재촉하더래 "언능 나와라 국 식겠다" 고기냄새가 술술 풍겨오는 순간 나가면 안되겠다고 직감했대. 그 불같던 할매가 자기를 그렇게 고기까지 구워줄만큼 자상하게 대해해 줄리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엔 나가지 않고 밖에서 자기를 화내듯이 재촉하는 할매를 무시하고 버티니까 목소리는 사라지고 얼마 후에 할머니가 문을 열어주셨다네 "잘 했다" 라면서
74 이름없음 2018/08/30 01:27:47 ID : kmmpSNta03A 0
헐 웅웅
75 이름없음 2018/08/30 01:29:10 ID : Qlg45dVcMpg 0
ㅂㄱㅇㅇ
76 이름없음 2018/08/30 01:29:52 ID : oNxXzdPg1u6 0
그 후론 할머니가 소개해 준 집에 몇 번 가서 귀신을 떨쳤다고 하더라고. 우리끼리 '아 다행이다~'하면서 하하호호하는데 문득 왜 그 때 같이간 애들은 이해가 되는데 나한테 귀신이 찾아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그 날 할머니한테 물어봤어. 왜 그 때 귀신이 나 찾아온거냐고. 할매가 말해주시기를 원래 내가 체질상 귀신이 잘 꼬이는 체질이라 하더라고.
77 이름없음 2018/08/30 01:33:54 ID : kmmpSNta03A 0
그런 체질은 어떤 체질인거야 혹시?
78 이름없음 2018/08/30 01:34:13 ID : oNxXzdPg1u6 0
할매 말로는 내가 무당이 될 팔자는 아닌데 귀문같은게 열려서 귀신들이 좋아한다고 했어. 우리 친할머니가 살아생전에 내가 귀신 꼬이는 사주인걸 알고 그렇게 걱정하셨대. 우리 손녀 어쩌냐면서.. 다행히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좀 덜해지는터라 13살 까지만 잘 넘기면 된다고 했어. 그래서 나보고 6학년때 까지 시골내려오라 한거였고. 괜히 나를 항상 끼고 다니신게 아니더라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차라리 옆에 두는 편이 낫다 싶으셨겠지. 할매가 나 13살 때 까지는 할매 옆에 두고 계속 지켜줄테니까 걱정말라 하셨어. 나는 그 때 13살 넘어도 할매 옆에 있고 싶다고 징징댔는데 할매는 단호하게 거절하셨어. "사람은 도시서 살아야 크게 된다" 라면서...
79 이름없음 2018/08/30 01:36:30 ID : oNxXzdPg1u6 0
나중에 할매랑 헤어지는거 쓸거 생각하니까 눈물난다.ㅠ 여긴 비 많이오는데 다들 잘 자 내일도 열심히 달리도록 할게!
80 이름없음 2018/08/30 01:37:19 ID : 5TQoK2FjxWq 0
늦은시간까지 써줘서 고마워 오늘하루 고생많았어
81 이름없음 2018/08/30 01:37:20 ID : oNxXzdPg1u6 0
에 쓰여진대로야! 무당팔자는 아닌데 귀문이 열렸대.
82 이름없음 2018/08/30 01:38:02 ID : k67xVbDwGoG 0
ㅜㅜ아 나도슬퍼ㅜㅜ
83 이름없음 2018/08/30 01:38:15 ID : oNxXzdPg1u6 0
읽어줘서 고마워ㅋㅋ 두서없는 글 재밌게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니 신기하다 레스더도 잘 자고 좋은 하루 되길 바래!
84 이름없음 2018/08/30 02:17:45 ID : RxwpTWp8078 0
헉 완전 흥미진진해 ㅠㅠ 글 잘 읽고 있어 스레주! 다음 이야기도 넘 궁금해!
85 이름없음 2018/08/30 08:01:16 ID : oY1jzhvyFg5 0
재밌다 언능와
86 이름없음 2018/08/30 09:26:29 ID : mrdXtg2KZhh 0
얼른 와 레주! 기다릴게!
87 이름없음 2018/08/30 10:20:55 ID : XteE5XzgqmE 0
잘 읽었어
88 이름없음 2018/08/30 12:08:02 ID : 61wrhwGk4IJ 0
스레주야 이야기 잘 듣고있어ㅠㅠ 레주 할머니 정말 좋으신 분 같다! 기다리고있을게!
89 이름없음 2018/08/30 16:50:49 ID : ldvhcHxDy2F 0
다음 이야기 너무 궁금해 ㅠㅜㅜㅜ 기다리고있을게!
90 이름없음 2018/08/30 17:04:26 ID : 89AmINvBfgp 0
어릴때인데 어떻게 다 기억해??그냥 물어보는거야!
91 이름없음 2018/08/30 17:36:54 ID : 5TQoK2FjxWq 0
스레주는 아닌데 대신 답할게 유독 기억력좋은 사람들은 애기때부터 쭉 기억하는사람들 있어 내주변에도 2살 3살 부터 기억하는 애들있고
92 ◆ldzQpXAjii9 2018/08/30 17:53:27 ID : 46nXxU2HAY5 0
나는 처럼 기억력이 좋은건 아니고ㅋㅋ 기억의대부분은 초 2 이후부터야. 잊지 못할만큼 인상깊었던건 더 어렸을 때지만 기억나기도 하고. 거기에 부모님이랑 추억얘기 하면서 들은 이야기들 모아서 쓰고있어. 나도 가장 어릴때 기억은 3살 때 마루에서 책읽다 사탕받은게 전부야
93 이름없음 2018/08/30 18:33:32 ID : 5TQoK2FjxWq 0
오늘는 몇시쯤 올려?
94 ◆ldzQpXAjii9 2018/08/30 18:40:07 ID : jdyGttdA0le 0
아마 쭉 10 반 넘어서 이을것 같아
95 이름없음 2018/08/30 18:58:08 ID : K6mJXtio6ry 0
이거 상주할매 얘기랑 플롯 스토리 너무 비슷한데...
96 이름없음 2018/08/30 19:54:46 ID : 5TQoK2FjxWq 0
비슷하면 비슷하다 하고 말면되지 사람사는이야기가 다 거서거기인데ㅋㅋㅋㅋ.
97 이름없음 2018/08/30 22:49:17 ID : 5TQoK2FjxWq 0
스레주 슬슬 왔을라나
98 ◆ldzQpXAjii9 2018/08/30 23:14:27 ID : oNxXzdPg1u6 0
도착해서 정리까지 다 됐다~
99 ◆ldzQpXAjii9 2018/08/30 23:20:36 ID : oNxXzdPg1u6 0
6. 우리 부모님이 도움받았던 이야기. 부모님이 시골로 내려오고나서 한창 정리할 무렵, 아버지가 가위에 심하게 눌리셨대. 하루이틀이면 자리가 바뀌어서 적응하느라 그랬겠다 싶은데 단순 가위라기에는 내용이 일관되고 꽤나 오래간 모양이야. 가위 내용은 막 무서운 귀신이라기엔 애매한데 한 할머니가 애기를 등에 업고 가만히 보고만 있대. 움직이지도 않고 그냥 가만히. 뒤에서 애기가 응애응애 우는게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였어. 아버지는 그냥 가만히 누워서 다시 잠이 들 때 까지 따가운 시선을 느끼면서 누워계셨던거야. 딱히 해코지 당하는건 없지만 그것 때문에 아버지가 잠을 잘 못주무셔서 많이 헬숙해 지셨어.
100 ◆ldzQpXAjii9 2018/08/30 23:27:40 ID : oNxXzdPg1u6 0
할매도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 아버지 보고 밥 잘 챙겨먹어라, 별 탈 없을거다 하면서 그냥 가셨는데 날로 초췌해 지시는 모습에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부적 한 장을 챙겨주셨대. 배갯닢에 넣어두라고. 넣어놔도 가위에 걸리긴 했는데 더 거리를 뒀다고 하더라고. 바로 위에서 보고 있었는데 이젠 문지방 넘어서. 그 다음은 큰 안방 넘어서. 그렇게 점차 멀어지더니 어느순간부턴 가위에 걸리는 일 없이 잘 주무셨대. 할매 말하길 그 집에 전부터 붙어살던 귀신인데 주인이 바뀌면서 확인차 보고있던거라고 하대. 어차피 해코지 할 귀신은 아니라서 크게 간섭하진 않았는데 너무 힘들어하니까 도와준거라고.. 아마 그 귀신은 이사오기 전까지도 같이 살지 않았나 싶어
101 ◆ldzQpXAjii9 2018/08/30 23:34:56 ID : oNxXzdPg1u6 0
7. 여름날에 할매랑 마을에 있는 커다란 나무 아래서 콩국물 한 잔씩 들고 앉아있을 때였어. 그냥 앉아있으면서 주변을 보는데 저기서 어떤 털뭉치가 떼굴떼굴 굴러내려오는거야. 먼지뭉치라기엔 너무 크고 자세히 보니 머리털이었어. 크기는 사람 머리통만한게 굴러오는데 머리는 아니야. 얼굴이 안 보였거든. 그냥 머리털들이 복슬복슬하게 뭉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길래 할매한테 '할매 저것 좀 봐봐'하고 찌르니까 할매가 "그냥 못본척 혀" 라며 내 시선을 옮겨주셨지. 나는 할매 따라서 안본 척 하고 하늘보며 딴청을 부렸는데 나중에 흘끗 보니까 굴러서 어디론가 사라졌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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