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스레전드 꿈중독 (3)
2.갇히는 꿈을 자꾸 꿔 (12)
3.나좀살려줘 (11)
4.내얘기좀 들어줘 (687)
5.학교 3층을 가지 말래 (6)
6.네비게이션이 무서워진이유 (31)
7.너네 주변엔 귀신 보는 사람 있냐 (18)
8.기 센 거랑 (1)
9.혹시 이거 아는사람있어? (2)
10.저주거는 방법 (22)
11.유괴당할뻔했던 (60)
12.그녀 (122)
13.이걸 빨리본사람은 답글해주ㅜ (12)
14.아기는 사실 성숙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23)
15.나 지금 좀 무서워 (3)
16.임상시험/심리실험 할만한거 있을까? (1)
17.타로 입문하고 싶은데 (8)
18.공동묘지 악몽 (53)
19.이사하기 전 집 화장실에 뭐가 있었던 걸까? (33)
20.삸녀쥐사 (22)
1
◆i60rdQsoY1d
2019/03/04 01:06:25
ID : 0tBze1wq2Go
13
내가 간호사 시절 봤던 한 환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이야기의 진위여부는 여러분이 알아서 판단해주길 바란다.
보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지만 서툰 글솜씨로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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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름없음
2019/03/04 01:08:23
ID : 0tBze1wq2Go
0
그녀를 처음 본 날은 내 아버지 장례식이 끝나고 복직한 다음날이었다. 절대 잊을 수가 없지.
그녀는 정말 예뻤다. 솔직히 환자라고 하면 다들 죽어가는 몰골 혹은 씻지 못해 꾀죄죄한 몰골이지만 그녀는 그런 사람들 틈에서도 빛나보였다.
3
이름없음
2019/03/04 01:10:53
ID : 0tBze1wq2Go
0
지금은 간호사를 그만두고 살고 있지만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에 그녀에 대해 꽤나 많은걸 기록했기에 여기에 풀어본다.
그 당시 나는 경력이 얼마 없는 신경과 간호사였다.
4
이름없음
2019/03/04 01:13:30
ID : 0tBze1wq2Go
0
그녀는 진료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하얀 피부에 가슴 언저리까지 오는 검은 생머리에 대체적으로 미인 상에 가까운 여자였다. 처음 그녀를 보고 예쁘단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저렇게 예쁜 여자도 아프구나.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치매에 걸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괜히 슬펐다는 대목도 있네.
5
이름없음
2019/03/04 01:14:15
ID : wJXvClwty0q
0
ㅂㄱㅇㅇ
6
이름없음
2019/03/04 01:16:54
ID : 0tBze1wq2Go
0
사실 복직 후 그녀에게 바로 관심이 생겼다거나 흥미가 생긴 건 아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지 시간이 좀 흘러도 마음이 편치 않기에 입원실쪽으로 부서를 옮기게 해달라고 부탁을 넣었고, 다행이 나랑 친한 수간호사님의 힘으로(사실 빽을 썼다고 보면 된다...) 입원 병동으로 옮기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녀를 더 가까이 보게되었다 할 수 있다.
7
이름없음
2019/03/04 01:20:07
ID : 0tBze1wq2Go
0
보고 있다니 고마워.
나는 처음엔 내가 담당하는 플로어 (각 플로어마다 간호사는 기본 3명~5명까지 배치가 된다) 를 돌며 환자들과 인사를 나눴고, 그 다음으로 한 일은 장기 입원 환자를 체크하는 것이였다.
내가 있는 층은 장기 입원 환자가 적어서 그 사람들과 좀 친숙해지면 여유롭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8
이름없음
2019/03/04 01:22:38
ID : 0tBze1wq2Go
0
그러다가 좀 특이한 케이스를 보게 되었다.
입원한지 1년이나 된 여자가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나이가 꽤나 젊다고 기록이 된다. 특이하게도 그녀는 식물인간도, 뇌사도 아닌 사지 멀쩡한 여자였다. 더 신기한 것은 그녀의 신상이었다.
그녀의 신상은 키와 몸무게, 혈액형 같은 아주 기본적인 신체에 관한 상태뿐이고 보호자나 이름같은 건 적혀있지 않았다. 그저 공백으로 둘 뿐.
9
이름없음
2019/03/04 01:26:18
ID : 0tBze1wq2Go
0
그녀의 병실은 503호였다. 그녀는 4인실에서 지내고 있었고, 내가 갔을 때는 1명은 그날 퇴원, 다른 두 명은 밖에 산책중이었다.
그녀는 환자복 위에 뭔가 보풀이 가득 일어나 곧 버릴 것만 같은 상태 안 좋은 검은 가디건을 하나 걸치고 하염없이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바로 뒷쪽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건 모르는 거 같았다.
10
이름없음
2019/03/04 01:27:47
ID : 0tBze1wq2Go
0
그녀가 놀라지 않게 헛기침을 작게 하고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만 돌려서 나를 보았고 별다른 말 없이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정말 바라보기만.
대부분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기라도 할텐데 그녀는 그저 두 눈에 나만 담은 채 입은 열지 않아 오히려 내가 더 당황했다
11
이름없음
2019/03/04 01:29:08
ID : 0tBze1wq2Go
0
나는 그녀에게 내가 새로 배치된 간호사이며 앞으로 자주 뵐 거 같아 인사 드리러 왔다고 하자 고개만 살짝 숙여 인사를 대신할 뿐 입을 열지는 않았다. 뭔가 찜찜한 마음에 나도 어색하게 그냥 나와 동료 간호사들이랑 대화를 하는 중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12
이름없음
2019/03/04 01:32:47
ID : 0tBze1wq2Go
0
그녀를 처음 발견한건 그 때로부터 1년전 신고 전화로 응급차가 출동하였는데 그 관할구역이 우리 병원이었다고 한다.
한겨울에 신발도 안 신고 맨발로 밴치에 앉아 뭔가를 계속 중얼거리던 그녀를 행인이 발견해 말을 걸려고 하니 갑자기 픽 하고 쓰러져버렸다고 한다. 놀란 사람들이 119에 신고를 해서 그녀는 우리 병원으로 이송 되었다.
13
이름없음
2019/03/04 01:33:51
ID : 0tBze1wq2Go
0
의사들은 발작이나 간질을 염두해서 보호자 동의없이 할 수 있는 검사는 다 해봤으나 별다른걸 찾지 못 했고, 그녀는 이틀을 꼬박 잠만 잤다고 한다.
14
이름없음
2019/03/04 01:36:05
ID : 0tBze1wq2Go
0
잠에서 깬 그녀는 매우 혼란스러워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본인은 대학생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의사들은 집주소와 보호자를 불러줄 것을 요구했고 여자는 당당하게 무언갈 말하려다가 갑자기 곧 울거 같은 얼굴을 하더니 엉엉 울면서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15
이름없음
2019/03/04 01:38:12
ID : 0tBze1wq2Go
0
갑작스럽게 쓰러지기도 했고 그녀가 심적으로 불안정한 거 같다고 생각한 의사들은 일단 보류하기로 하고 며칠 더 지켜보자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실종신고같은 게 들어오지 않아 그녀에 대한건 미궁으로 빠졌다고 한다.
그녀는 본인의 나이는 물론, 이름도 몰랐으며 혼자 남겨진 세상에 깊은 불안을 느꼈다고 한다.
16
이름없음
2019/03/04 01:40:35
ID : 0tBze1wq2Go
0
하지만 기억은 했을까. 내가 처음 그녀를 보고 느낀 생각은 예뻤다고. 그녀는 정말 예뻤다. 그녀가 걸어다니기만 해도 남자들은 힐끔힐끔 그녀를 보았고 여자들도 그녀의 외모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웃기게도 그녀를 측은하게 여긴 병원 관계자들이 처음엔 돈을 조금씩 모았다고 한다. 그녀를 한 달이라도 입원시켜주자고. 그녀는 기억상실증일지도 모른다고.
17
이름없음
2019/03/04 01:41:23
ID : 0tBze1wq2Go
0
잠깐 핸드폰이 과열돼서 좀 뜨거우니 식혔다가 쓰겠다...
18
이름없음
2019/03/04 01:43:05
ID : HyMqmNAry1C
0
웅 기다릴게
19
이름없음
2019/03/04 02:20:12
ID : 3vii2moGmty
0
혹시 잠든거야? 기다릴게
20
이름없음
2019/03/04 02:42:11
ID : 0tBze1wq2Go
0
아 미안. 잠깐 쉰다고 덮었더니 깜빡 졸았다... 정신 차리고 조금만 더 이어서 쓰고 자려고 한다.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다니 괜히 기분이 든든하네. 기다려줘서 고맙다. 이어서 쓸게.
아무튼 그녀는 그 모금 덕에 입원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가 입원한지 얼마 안 됐을 때 그녀가 이상한 말을 했다고 한다.
21
이름없음
2019/03/04 02:44:04
ID : 0tBze1wq2Go
0
그녀는 어느날 일어나더니 침대 해드부분에 등을 기대고 앉아 마치 귀부인 마냥 손으로 박수를 짝짝 치면서 식사를 대령하라고 했다고 한다... 같은 병실에 있던 사람들도 다들 놀라서 바라봤고.
22
이름없음
2019/03/04 02:46:29
ID : 0tBze1wq2Go
0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자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고 한다.
“뭐냐? 그 얼빠진 표정들은. 가서 일이라도 하지 그러느냐.”
솔직히 이거 읽으니까 생각난건데 이 얘기를 해준 동료 간호사가 그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내며 해준게 떠오른다ㅋㅋㅋ 아무튼 좀 명령조로 말해서 다들 어이없어 했다고 한다.
사실 그럴게 입원 후 그녀는 꽤나 평범하게 지냈으니까.
23
이름없음
2019/03/04 02:48:46
ID : 0tBze1wq2Go
0
그녀는 계속 박수를 치며 식사를 내오라고 말했으나 그걸 들어줄 사람이 있나... 화가 난 그녀는 자리를 벅차고 일어나더니 같은 병실의 사람들 물품들을 모조리 다 쓰러뜨리고 깨부수며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자신의 밥을 내놓으라면서. 덤으로 하찮은 것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며 발악했다고 한다
24
이름없음
2019/03/04 02:49:59
ID : 0tBze1wq2Go
0
그녀는 진정제를 맞고 진정이 되더니 스르르 잠에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깨어난 그녀는 본인이 그런 일을 했다는 기억이 없다고 한다.
여기서 그녀의 상태를 본 의사들은 흥미를 가졌다고 한다. 이건 어쩌면 인격장애라고 생각하게 된 거지.
25
이름없음
2019/03/04 02:50:36
ID : 0tBze1wq2Go
0
일단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난 이만 가겠다. 다들 좋은 새벽 보내고 즐거운 3월이 되면 좋겠네.
26
이름없음
2019/03/04 03:19:37
ID : HyMqmNAry1C
0
내일봐!!!
27
이름없음
2019/03/04 14:53:52
ID : xPimL89s9xS
0
늦어서 미안. 지금 하는 일은 시간이 좀 들쑥날쑥해서 글을 빨리빨리는 못 쓰겠네.
바로 시작할게
28
이름없음
2019/03/04 14:56:08
ID : xPimL89s9xS
0
의사들은 정신분열 아니면 인격장애 아무튼 정신쪽으로 그녀를 봤다고 한다. 그녀는 그 일 이후로도 어떤 날은 하루종일 겁을 먹고 울기도 하고 어떤 날은 무슨 조선시대마냥 사극말튜를 쓰는등 다양한 언행을 했다고 한다.
의사들은 정신분열의 증상은 보이질 않고 더 검사를 했을 때 그녀는 기억장애와 인격장애라는 어설픈 병명을 달게 되었다고 한다.
29
이름없음
2019/03/04 14:58:15
ID : xPimL89s9xS
0
의사들 중 꽤나 재력이 있는 정신과 의사가 있었는데 그녀에 대해 매우 흥미로워 했다고 한다. 그는 의사들에게 그녀는 자신이 꼭 연구해보고 싶고(사실 우리 병원에선 이런 케이스의 환자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궁금하다고 사람들을 설득했고 결국 승낙을 받아 그녀를 1인실로 옮겼다고 한다.
30
이름없음
2019/03/04 15:01:57
ID : xPimL89s9xS
0
병원의 지원을 받아 정말 어디서 온 누구인지도 모를 그녀는 수명을 연명해갔다. 그런데 그녀는 어느 날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말이 참 웃기다.
그녀를 돌보던 간호사 중 한 분이 남편이 일본인이라 일어를 잘 아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이 들은 말은 이랬다고 한다.
-
유모, 밖의 사람들이 고통에 울고있어요.(정확히는 사람들보단 백성이라는 뜻이 맞다고 한다.)
-
나는 곧 죽겠죠.
-
나 하나로 신께서 용서해주신다면.
이런 식이었다고 한다.
그 간호사분은 일어를 쓴다는 거에 놀라서 혹시 일본이랑 관련된 사람인가 싶어 일어로 말을 걸어보았으나 그녀는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선 저런 말들만 반복할 뿐. 게다가 간호사 분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고 한다.
31
이름없음
2019/03/04 15:02:41
ID : XBBs3zPbhgk
0
ㅂㄱㅇㅇ
32
이름없음
2019/03/04 15:04:53
ID : xPimL89s9xS
0
어느 날은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러 의사가 문을 열려고 했으나 이상하게 잠겨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늘 문을 락을 걸지 않았기에 놀란 사람들이 긴급용 마스터 키로 문을 따고 들어갔는데 그녀는 바닥에 앉은채로 바닥에 무언갈 끄적이고 있었다고 한다.
33
이름없음
2019/03/04 15:06:42
ID : xPimL89s9xS
0
힘이남다. 고마워
방은 저녁이 돼감에도 불이 꺼져있기에 불을 켰더니 바닥은 온톤 붉은 액체가 가득했다고 한다. 예상했다시피 피였다.
그녀는 얼마나 손톱을 물어뜯은 건지 손에서 흘러나오는 피로 계속해서 바닥에 글씨를 썼다고 한다.
-
누구야? 너 누구?
-
나 누구야? 나 누구?
이런 식이었다고 한다.
34
이름없음
2019/03/04 15:10:49
ID : xPimL89s9xS
0
의사들은 그녀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으나 그녀는 글을 쓰던 것을 멈추더니 아이처럼 엉엉 울면서 혼자 있으면 너무 많은 소리와 생각이 들어와서 무섭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장기입원자가 적은 플로어(장기입원자가 많으면 그녀에 대해 알게 될 것이고 무서워할 수도 있다고 판단돼서다) 그니까 지금 내가 있는 층으로 배정을 받았다.
35
이름없음
2019/03/04 15:14:12
ID : xPimL89s9xS
0
그녀는 그 후로 많은 발작과 히스테릭한 일들을 일으켰지만 그리 큰 사고는 아니었고 같은 병실을 쓰는 사람은 혼자 된 처자가 아파서 그렇다며 안타까워 했다고 한다.
그 병실 사람들이 그녀에 대해 불만을 표하지 않는건 그녀와 같은 방을 배정받는 사람들은 금방 퇴원할 수 있는 사람들만 배정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금방 퇴원할 건데 굳이 일을 만들진 않지 다들
36
이름없음
2019/03/04 15:16:24
ID : Mkq4ZbctxQr
0
ㅂㄱㅇㅇ
37
이름없음
2019/03/04 15:16:29
ID : xPimL89s9xS
0
그렇게 시간이 지나 그녀는 점점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자신에게 너무 많은 소리가 들리거나 생각이 복잡해져 곧 미칠 거 같다고 생각이 들면 간호사를 불러 재빨리 진정제를 맞고 잠에 들었다고 한다.
문제는 일반 진정제로는 안 돼서 점점 마약이 조금 있는 센 진정제를 맞으며 점점 잠에만 취해있는 시간이 길었다는 거다.
그리고 그녀는 일어나서도 하루종일 멍해있고 간혹 혼잣말을 중얼거리지만 그게 다라고 한다.
그러다가 내가 이쪽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38
이름없음
2019/03/04 15:19:04
ID : xPimL89s9xS
0
여기까지가 내가 동료 간호사에게 들은 그녀의 과거였다면 이제부터는 내가 본 그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흥미가 생겼다. 뭐라해야할까 그냥 그녀에게 끌렸다고 해야하나. 아 그렇다고 내가 여자를 사랑하는 쪽은 아니다. 그저 저 여자를 챙겨주고 싶고... 아버지가 생각나고 그런 거다. 왜인지 저 무기력하고 기억을 못 하는 모습이 치매에 걸렸던 아버지가 떠올라 그 당시 나는 그녀를 떨칠 수 없었다.
39
이름없음
2019/03/04 15:20:15
ID : xPimL89s9xS
0
나는 자진해서 그녀를 담당하기로 했다. 그녀의 상태검사나 보고서 작성, 편의를 도와주는 것은 우리 플로어 간호사들이 교대로 나눠서 진행했는데 나 혼자 하겠다고 했다. 그래야 그녀에 대해 잘 알 수 있을 거 같았거든.
40
이름없음
2019/03/04 15:22:54
ID : xPimL89s9xS
0
나는 우선 그녀와 인사부터 하기로 했다. 그냥 저 누구예요~ 하는 인사가 아닌 난 당신의 편이다 라고 믿음을 주는. 이건 사람들의 신뢰를 쌓는 가장 기본적인 모습이라 보면 된다.
간호사가 늘 그렇듯 3교대지만 나는 그녀의 담당이라는 직함을 달게 되자 일정한 출근을 보장받았다. (그 당시엔 가능했고 아마 빽이나 어떤 직책이나 담당을 맡게되면 이렇게 출근시간이 확실시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41
이름없음
2019/03/04 15:24:53
ID : xPimL89s9xS
0
나는 출근해서 옷 갈아입기 전 인사 한 번
옷 갈아입고 그녀의 상태 확인하러 인사 한 번
점심을 챙겨주며 인사 한 번
점심 먹고 인사 한 번
퇴근하기 전 인사 한 번
대체로 이런 식으로 했다. 그니까 얼굴은 엄청 자주 보여주고 하루종일 그녀 옆에서 나 혼자 떠들었다.
오늘 날씨가 어떻다. 요즘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 그녀는 항상 대답하지 않고 듣는 거 같았다.
42
이름없음
2019/03/04 15:34:45
ID : xPimL89s9xS
0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늘 그렇듯 혼자만 떠들고 있었는데 그녀가 갑자기 창밖을 보던 고개를 휙 돌려 나를 빤히 바라보더라.
그래서 뭐지...? 내가 뭐 기분 나쁜 말 했나 싶었는데 그녀가 말했다.
“바람...”
그녀가 처음 말한 거였다.
말꼬리를 흐리며 내 시선을 피하는데 나는 빠르게 물었다. 바람? 바람을 쐬고 싶은 거예요? 하고
43
이름없음
2019/03/04 15:36:25
ID : xPimL89s9xS
0
일기에 적혀있는 걸 보니 그 당시 피서철이었고 나는 휴가를 받아 바람이나 쐬고 싶다~ 이런 식의 말을 했던 거 같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병원 내부에 있는 뜰에 나가지 않겠냐 했더니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간호사님이 가고싶은 데 같이.”
사실 그녀가 나를 간호사님이라고 부른 것도 신기했지만 이렇게 마음을 열었나 싶어 신기했다.
44
이름없음
2019/03/04 15:38:39
ID : xPimL89s9xS
0
나는 그럼 허락을 맡고 오겠다고 하고 재빨리 의사들에게 보고했다. 그들은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말을 건건 처음이라며 당장에 승낙했고 나는 휴가겸 그녀의 관찰을 맡고 5일 정도의 휴가를 받았다.
솔직히 어디를 갈까 싶었는데 왜 그 바다에 가면 생각이 정리된다고 하잖아? 그래서 역시 바다은 부산이지 하며 부산으로 갈 계획을 짰다.
45
이름없음
2019/03/04 15:40:36
ID : xPimL89s9xS
0
나는 최대한 그녀의 관심사와 맞추고 싶어서 그녀에게 이런저런 장소도 보여주고 책이나 사진들을 뽑아와 보여줬으나 그녀는 또 그 생기없는 모습으로 다 괜찮다고 했다. 아직 직접 바다를 안 봐서 그렇다고 생각하며 그녀의 짐을 간단히 싸고 (그래봤자 별거 없다) 휴가 첫 날 새벽부터 그녀를 태우고 출발했다.
46
이름없음
2019/03/04 15:53:32
ID : xPimL89s9xS
0
미안 일이 좀 바빠져서 저녁에 다시 올게
47
이름없음
2019/03/04 15:56:13
ID : cHu7eY7f81f
0
응응 알앗어!!
48
◆i60rdQsoY1d
2019/03/04 19:25:01
ID : 1coE4NAp81c
0
일이 늦어질 거 같아서 빠르면 새벽 아니면 내일 올 거 같다...
일단 글이 길어질 거 같으니 인코부터 하겠다.
49
이름없음
2019/03/04 21:08:03
ID : B81clfU6kk2
0
ㅂㄱㅇㅇ
50
이름없음
2019/03/04 21:38:30
ID : amsrBs3u2pS
0
ㅂㄱㅇㅇ
51
◆i60rdQsoY1d
2019/03/04 23:45:46
ID : 0tBze1wq2Go
0
좀 늦었지. 피곤하니 조금만 쓰고 갈 예정이야. 듣는 사람 있을까?
52
이름없음
2019/03/04 23:47:09
ID : L9inTSHwmre
0
ㅂㄱㅇㅇ
53
◆i60rdQsoY1d
2019/03/04 23:49:38
ID : 0tBze1wq2Go
0
일단 보는 사람없어도 쓸게.
그녀는 한동안은 바깥 풍경을 유심히 보더니 졸기도 하고 일어나서는 다시 창밖만 보는둥 대화는 일절 없이 지나갔다. 나는 좀 고리타분하지만 클래식이나 뉴에이지 음악을 좋아해서 주로 이루마 피아노 곡을 틀어놓는데 기분탓인지 그녀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 보였어
54
◆i60rdQsoY1d
2019/03/04 23:51:40
ID : 0tBze1wq2Go
0
아침 10시쯤 해운대에 도착했던 걸로 기억난다. 우리는 숙소로 가기엔 체크인이 2시부터이기에 먼저 바다부터 보러 가기로 했어. 바닷바람을 맞고 햇볕을 쬐며 그녀가 좋아할줄 알았지만 그녀는 밀려오는 바닷물에도 흠칫 놀랐다. 그러곤 바닷물에 잠기는 발을 보며 살짝 물장구를 치긴 했지만 즐거워보이진 않았어. 그 모습에 나는 약간 실망했다. 나 혼자 신나게 계획 짠 거 같잖아. 바보같이
55
이름없음
2019/03/04 23:53:04
ID : rs60rhupU1A
0
너무 재미있게 보고있어 !!
56
◆i60rdQsoY1d
2019/03/04 23:53:25
ID : 0tBze1wq2Go
0
내가 실망한 표정이었는지 그녀는 내게 와서 내 어깨를 톡톡 쳤어.
말 안 한게 있는데 그녀의 키는 155~156 정도였다. 내 키는 163전도야. 약간의 키차이가 나지?
아무튼 그녀는 나를 톡톡 치더니 까치발을 들고 내 귓가에 속삭였다.
“바다 좋아요.”
57
◆i60rdQsoY1d
2019/03/04 23:55:43
ID : 0tBze1wq2Go
0
봐줘서 고마워. 진짜 힘이 나. 앞으로도 열심히 쓸게
뭐라해야지. 그 말을 들으니 그녀가 마치 내 여동생같더라. 감정도 없어 보이는 애가 내 표정 하나 시무룩해졌다고 귓속말을 해주는게 너무 귀여웠어. 우리는 물속에 발만 담구고 같이 해안선을 걸으며 사람들 구경을 하다가 그녀가 뜨거운 열기에 괴로워해서 점심쯤에 근처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어.
58
◆i60rdQsoY1d
2019/03/04 23:58:26
ID : 0tBze1wq2Go
0
그런데 밥을 먹으러 식당을 고를때 문득 궁금해졌다. 그녀는 병원 밥을 많이 먹지 않았어. 사실 뭔가를 맛있게 많이 먹는걸 못 본 거 같다. 나는 그녀에게 무슨 음식을 좋아하냐고 물었는데 그녀는 그냥 주는대로 먹는다고 했어.
나는 병원식은 맛없으니 자극적인 음식도 먹여주고 싶어서 근처 횟집? 같은데 들어가서 알밥이랑 해물라면을 시켰어.
59
◆i60rdQsoY1d
2019/03/04 23:59:33
ID : 0tBze1wq2Go
0
사실 주문하면서도 만약 그녀가 해산물을 못 먹으면 어쩌나 했는데 그녀는 오히려 차분했다. 걱정한 내가 웃기게도. 그리고 음식을 받자 그녀는 해물라면을 뒤적거리며 말했다.
“여기에 진주가 있었어.”
웬 진주?
60
◆i60rdQsoY1d
2019/03/05 00:01:16
ID : 0tBze1wq2Go
0
혹시라도 거기에 진주가 있나 싶어서 봤지만 있을리가 없지. 그래서 나는 그녀를 추궁하면 그녀가 또 입을 다물 거 같아서 관심 없는 척 말했어.
“옛날에도 그거 먹은 적 있어?”
61
◆i60rdQsoY1d
2019/03/05 00:02:54
ID : 0tBze1wq2Go
0
그러자 그녀는 흘러내리는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며 말했다.
“있어. 옛날에 그 사람이랑 왔어. 진주반지를 숨겨뒀어. 너무 웃겼어.”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처음으로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더라. 뭔가 기분 좋은 생각이 나서 행복해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62
◆i60rdQsoY1d
2019/03/05 00:04:26
ID : 0tBze1wq2Go
0
그런데 나는 그 순간 그녀가 휙 다른 사람이 됐다는 걸 느꼈다. 그녀는 원래 말수가 적고 조용조용 말하며 나긋나긋하다 해야하나. 아무튼 부드러운 사람인데 저 말을 하면서 그녀는 점점 뭐랄까... 사랑에 취한 20대 여자 같았다. 게다가 늘 나에겐 존댓말을 썼는데 계속 반말을 썼어.
63
◆i60rdQsoY1d
2019/03/05 00:05:39
ID : 0tBze1wq2Go
0
원래 병원같으면 다들 비상 걸려서 재빨리 진정제를 투여하고 그녀도 눈을 질끈 감고 맞았을테지만 나는 그녀의 그런 상황을 냅둬보기로 했다. 만약 그녀가 정말 기억장애나 인격장애라면 이 모든 언행에서 그녀에 대한 힌트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64
◆i60rdQsoY1d
2019/03/05 00:06:38
ID : 0tBze1wq2Go
0
그녀는 점점 또렷해진 목소리로 조잘댔다.
그 사람은 키가 컸고 달콤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그와 자신은 미래를 약속했지만 자신의 집에서 매우 반대해 그와 도망쳤다고. 그러고 그녀는 마지막에 눈을 감으며 말했다.
“즐거웠지. 울산여행.”
65
◆i60rdQsoY1d
2019/03/05 00:09:07
ID : 0tBze1wq2Go
0
울산에서 어디가 제일 좋았냐고 묻자 그녀는 지나간 과거를 추억하듯 말했다.
“사실 별거 없었는데... 바람이 너무 좋았어. 미시령고개에서 마치 나를 집어삼킬 듯한 바람에 질식할 것만 같았거든. 공기는 넘쳐나는데 숨이 막혔어.”
나는 그걸 기억해두고 다음날 일정을 미시령고개로 바꿨다
66
◆i60rdQsoY1d
2019/03/05 00:11:08
ID : 0tBze1wq2Go
0
사실 바람이라는 단어에서 그녀는 반응했다. 그렇다면 미시령 고개가 힌트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에게 더 생각나는 것을 말하게 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갑자기 창밖을 바라보더니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자신의 라면을 보곤 다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 라면이 다 불었어요.”
다시 원래의 그녀로 돌아온 거였어
67
◆i60rdQsoY1d
2019/03/05 00:13:05
ID : 0tBze1wq2Go
0
그녀는 숙소에 도착해서도 창밖만 바라보았다.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을 때도 있었지만 물어봤자 어차피 대답을 안 해줄 걸 알았기에 나는 뉴스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그러더라.
“이상하네. 왜 그 뉴스가 안 뜨지?”
68
◆i60rdQsoY1d
2019/03/05 00:14:39
ID : 0tBze1wq2Go
0
목소리가 그 무슨 섹시한 여성?의 목소리길래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니 분명 작은 테라스에 있는 의자에서 밖을 보던 그녀가 내 쪽으로 아예 몸을 돌리고 다리를 꼰 채 턱을 손으로 바치고 뉴스를 흥미롭게 보고 있더라. 나는 그 때 놀란 마음을 부여잡고 다시 다짐했다. 저 인격들은 다 원래 저런 사람이다. 하고 놀란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69
이름없음
2019/03/05 00:15:27
ID : XvxwtxO01fR
0
뭔가 레딧에 잇을 법한 괴이한 썰인걸..
70
◆i60rdQsoY1d
2019/03/05 00:16:16
ID : 0tBze1wq2Go
0
그녀는 한쪽 입꼬리만 씩 올리며 웃었다.
“왜 내가 정의구현한 뉴스가 안 뜰까? 응? 꼬마 아가씨.”
그녀의 말에 나는 리모컨을 만지작 거리며 어... 음... 이러며 뜸을 들였다. 그러자 그녀는 독백하듯 혼자 말했다.
“내가 그 자들의 가슴에 구멍을 내줬어. 시체도 보란듯이 널어놨지. 그런데 어째서 나의 업적을 보고하지 않을까? 아직도 내겐 할일이 남아있나?”
71
◆i60rdQsoY1d
2019/03/05 00:20:18
ID : 0tBze1wq2Go
0
레딧? 그게 뭐야?
내가 놀라서 그녀를 보자 그녀는 손으로 나를 총으로 쏘는 시늉을 하더니 재밌다는듯 혼자 웃더라.
“꼬마아가씨. 너무 놀라지마. 너도 알잖아? 이 몸의 이름을.”
뭔가 평소 달라지던 성격중 이게 제일 특이해서 어덯게 반응해야하지 생각중이었는데 그녀는 자랑스럽다는듯 말했다.
“그 이름도 찬란한 단죄자란다?”
72
◆i60rdQsoY1d
2019/03/05 00:22:32
ID : 0tBze1wq2Go
0
내가 뭘 더 물어보기도 전에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옆에 있는 테이블로 엎어져버렸다. 깜짝 놀라서 달려갔더니 그녀는 잠들어 있었다. 사실 지금 정신이면 나는 너무 무서워서 그녀와 더이상 못 있겠다고 사표를 써도 이상하지 않은데 그 당시엔 내가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이 동생이라고 느낄만큼 의무감과 동정심이 컸다. 나는 그녀를 부축허며 침대에 눕혀주고 나도 잠들었다.
73
이름없음
2019/03/05 00:24:15
ID : e1yFcnyFg1y
0
보고있어! 더써줘 ㅠㅠ
74
◆i60rdQsoY1d
2019/03/05 00:25:25
ID : 0tBze1wq2Go
0
다음날엔 일정을 다 취소하고 바로 미시령 고개로 향했다. 그 당시엔 미시령 휴게소가 있었는데 거기에 바람 엄청 부는 거 알려나 모르겠다. 아무튼 거기에 가니 그녀는 한참동안 아무 말 없이 팬스를 잡고 바람을 맞았다. 가뜩이나 저체중인 그녀라 곧 쓰러지거나 날아갈 거 같아 조마조마했는데 그녀는 그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더라. 그러더니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끅끅 소리도 못 내고 울었다. 항상 아이처럼 소리내며 엉엉 울던 그녀가 소리없이 우는건 처음봤다
75
◆i60rdQsoY1d
2019/03/05 00:26:58
ID : 0tBze1wq2Go
0
봐줘서 고마워.
그녀는 한참 울어서 눈이 퉁퉁 부은채 내가 사다준 코코아를 홀짝 거리며 마셨다. 나는 그녀가 진정되게 작은 소리로 클래식을 틀어놨었고. 한참 후에 그녀가 말문을 열었다.
“간호사님. 저는 너무 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요.”
76
이름없음
2019/03/05 00:27:37
ID : HDs4Le1wla5
0
ㅂㄱㅇㅇ
77
◆i60rdQsoY1d
2019/03/05 00:29:27
ID : 0tBze1wq2Go
0
그녀는 제정신으로 또박또박 말을 했다. 불안한듯 그녀는 손에 들린 코코아를 만지작 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처음 병원에서 눈 뜨기 전 꿈을 꿨어요. 저는 긴 복도 시작점에 서있었는데 긴 복도엔 양 옆으로 문들이 많았어요. 방이 너무 많아서 어느 방에 들어가야할지 몰라서 한참을 헤매다가 출구를 찾아서 문을 열었더니 잠에서 깼어요.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내가 이틀이나 잤대요.”
78
◆i60rdQsoY1d
2019/03/05 00:32:31
ID : 0tBze1wq2Go
0
고마워
“나는 그날 이후로 꾸준히 많은 기억과 목소리를 듣고 봐요. 어제는 두 명이 나를 찾아왔어요. 한 명은 자신을 떠난 사랑을 찾으며 울었고 한 명은 칼과 총으로 나에게 비키라고 협박했어요. 너무 무서워서 자리에 주저앉았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리니 해가 밝아오더라고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이 말해도 되는건가 고민하듯이. 나는 그녀의 손 위에 내 손을 포개며 말했다. 많이 힘들었구나. 미안해. 못 도와줘서. 그러자 그녀는 다시 입술을 꾹 다물며 눈물만 똑똑 흘리더라
79
◆i60rdQsoY1d
2019/03/05 00:34:59
ID : 0tBze1wq2Go
0
그 후로도 그녀는 자신에게 들렸던 목소리, 그리고 스쳐가는 기억들을 말하며 괴로워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든 의문은 그거였다. 내가 아는 인격장애는 거의 성별이나 나이, 성격이 다른 인격들이 존재하는데 그녀는 시대까지 초월하고 있다. 심지어 국적도.
대표적인게 전날 본 킬러(그녀의 말로는 27살의 미국 출신), 깨어나서 난리친 귀부인(영국출신의 30대 귀족) 등등... 나는 이것을 듣고 그녀에게 화장실을 가겠다고 차에서 나와 의사에게 보고했다.
80
◆i60rdQsoY1d
2019/03/05 00:36:04
ID : 0tBze1wq2Go
0
아... 들어주는 사람이 많아서 너무 고마운데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고 자려고 한다. 일어나서 다시 이을게. 이야기는 60%~70%정도 왔다. 나에게는 꽤나 길었던 시간이 중요 사건들만 짜집으니 얼마 안 되네.
81
이름없음
2019/03/05 01:20:23
ID : wJXvClwty0q
0
아 재밌다. 이런이야기 너무좋아
82
이름없음
2019/03/05 07:18:46
ID : AqmIGoGmpSF
0
재밌다 기다릴게!!!
83
이름없음
2019/03/05 15:46:33
ID : jeMoZipcK6l
0
진짜미안한데ㅜㅜ 미시령은 강원도고 울산은 경남아냐?ㅜㅠ 울산사람이라..
84
이름없음
2019/03/05 16:01:08
ID : 008nRA6ja8k
0
울산쪽으로 해서 미시령으로 올라갔단 말 아닐까??
85
이름없음
2019/03/05 16:01:38
ID : g3O4JVdWnTT
0
와...23아이엔티티 라는 영화있는데 비슷하다 인격체가 여러개가 있다는게 신기하네
86
이름없음
2019/03/05 16:03:56
ID : 008nRA6ja8k
0
확실히 부산에서 울산타고 가면 미시령으로 쭉 직진코스로 갈 수 있어
87
이름없음
2019/03/05 16:09:32
ID : 4FirwFg3Wjc
0
보고있어 기다릴게
88
이름없음
2019/03/05 16:14:59
ID : PdA5gkoJXxV
0
보고잇어
89
이름없음
2019/03/05 22:41:43
ID : mJWnO8o1wmn
0
기다리고 있어
90
◆i60rdQsoY1d
2019/03/06 00:43:24
ID : 0tBze1wq2Go
0
늦어서 미안해. 내가 오늘 좀 바빴어. 일단 글을 쓰기 전 의 말처럼 미시령은 강원도고 울산이랑은 거리가 있지.
의 말대로 울산에서 그냥 도로 타고 쭉 올라가면 미시령이 나와. 네비게이션에 처보면 더 선명히 알 수 있다. 말을 안 해줘서 혼란을 만들었네. 나도 그녀에게 자세히 들은 건 아니지만 내 추측에도 미시령에서 울산으로 타고 내려간 코스가 아닐까 싶었다.
91
이름없음
2019/03/06 00:45:20
ID : tcrhyY9vAY1
0
ㅂㄱㅇㅇ
92
◆i60rdQsoY1d
2019/03/06 00:45:35
ID : 0tBze1wq2Go
0
늦은 시간이라 봐주는 사람이 있으려나 모르겠네.
아무튼 의사에게 보고한 결과 그는 그저 그녀가 타인에게 속마음을 얘기했다는 거에 기뻐했다. 그는 나에게 잘하고 있다며 칭찬했고 앞으로도 남은 시간 그녀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 정말 그게 다여서 이 인간이 일을 똑바로 하는 건지 의심스러웠을 정도
93
◆i60rdQsoY1d
2019/03/06 00:47:00
ID : 0tBze1wq2Go
0
오, 고마워. 늦은 시간인데
나는 전화를 끊고 차에 돌아갔지만 그녀는 잠에 들어있었다. 코코아를 꼭 쥔채 잠든 그녀가 너무 안쓰러웠어. 만약 정말 인격장애라면 자신을 잃어가는 그 기분. 그리고 자신이 한 적없는 기억들을 타인에게 듣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고
94
◆i60rdQsoY1d
2019/03/06 00:48:56
ID : 0tBze1wq2Go
0
정말 우습지만 여행에서 얻은 소득은 이게 전부였다. 그녀는 남은 일정동안 다른 특이한 언행은 하지 않았어. 다만 나를 언니처럼 의지했고, 어느순간 간호사님 이라는 호칭에서 간호사언니로 호칭이 바뀌었다. 그걸로도 난 좋았어. 그녀의 신뢰를 얻었으니까.
휴가를 다녀와서 우리가 함께 직은 사진을 인화하여 그녀의 병실에 붙여주었다. 그녀는 이제 나와 있으면 예쁘게 미소를 짓고는 했어.
95
◆i60rdQsoY1d
2019/03/06 00:50:36
ID : 0tBze1wq2Go
0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가을이 되었다. 그녀는 나와 처음 만난 날의 그 꾀죄죄한 가디건을 다시 꺼내 입었다. 나는 문득 이 가디건은 왜 안 버리나 싶어 물어봤다. 이 가디건은 어디서 난 거냐고. 그러자 그녀는 살짝 인상을 쓰며 말했다.
“기억은 안 나요. 그냥 엄청 소중하다고 느껴져서 그냥 입고 있어요. 뭔가 버리면 큰일이 날 것만 같아서.”
96
◆i60rdQsoY1d
2019/03/06 00:51:59
ID : 0tBze1wq2Go
0
나는 그 가디건을 버리고 새 것을 사자고 말하진 않았어. 그녀의 표정이 매우 그립다는 표정이었으니까. 나는 화재를 돌려 우리 나중에 단풍이 곱게 물들면 함께 단풍 구경을 가자고 했다. 그녀는 좋다며 웃었어. 그러다 사건이 터졌다
97
이름없음
2019/03/06 00:52:31
ID : CrzanyMrusk
0
ㅂㄱㅇㅇ
98
이름없음
2019/03/06 00:53:28
ID : E4Mi4JO7bvf
0
계속 기다렸어.
99
◆i60rdQsoY1d
2019/03/06 00:55:16
ID : 0tBze1wq2Go
0
나는 가끔 그녀와 취미를 함께했다. 사실 그녀는 내가 하는걸 가만히 지켜보다 나를 따라 하나씩 하는 수준이었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꽤나 많은 작품을 알았다. 내 취미는 독서와 산책인데 그녀는 내가 책을 읽는걸 옆에서 갸웃 거렸는데 어느 날 이런 말을 했다.
“오필리아는 참 안타까워요. 하지만 그만큼 많은 영향을 준 여인인 거 같아요.”
100
◆i60rdQsoY1d
2019/03/06 00:57:01
ID : 0tBze1wq2Go
0
기다려줘서 고마워.
나는 깜짝 놀랐어. 내가 읽던 책은 햄릿이었거든. 그것도 특별한 구간은 햄릿에게 아버지가 살해되자 강물에 몸을 던진다는 부분이었다. 내가 예전엔 에세이 집같은 걸 읽다가 장르를 바꾼 건데 그녀는 오필리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줄줄 토해냈어.
101
이름없음
2019/03/06 00:58:18
ID : E4Mi4JO7bvf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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