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1
1 이름없음 2026/07/20 13:35:12 ID : 79imFa062IJ 2
우리집은 그냥 평범한 서울 아파트야 복도식 말고 한층에 마주보고 있는 세대 2개 살고 있는 그런 구조 신혼부부나 젊은 사람들만 살기에는 좀 넓은 평수라서 대부분 우리 가족처럼 3명 이상의 가족 단위로 많이 살고 아니면 오래 전부터 거주하셔서 이제는 은퇴한 노부부 가정이 많아 우리도 여기 진짜 오래 살았어 내가 태어나고 곧바로 이사왔다고 하는데 그런 내가 벌써 성인이니까 20년이 넘게 살고 있어서 어지간한 층수의 이웃들은 서로서로 얼굴 다 아는 정도야 근데 윗집 노부부는 한 1-2년 새에 새롭게 이사오셔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야 원래 살고 있던 가족은 부모님과 딸 2명이었고 우리랑 친했는데 외국에서 살게 돼서 이사 가시고 그 뒤에 들어오신 분들임
2 이름없음 2026/07/20 13:38:02 ID : 79imFa062IJ 0
원래 살던 가족들은 굉장히 예의 있고 신사적?이라서 전혀 시끄럽지가 않았어 심지어 그 딸 2명 중에 한명이 피아노 전공이라서 밤낮할 거 없이 연습해야 한다고 했는데도 방음벽 설치도 하시고 소음이 절대 들리지 않게 하셨어 혹시라도 피아노 연습 좀 오래해야 할 거 같으면 아래층인 우리집에 내려와서 미리 양해도 구하실 정도였음
3 이름없음 2026/07/20 13:40:42 ID : 79imFa062IJ 0
그래서 이분들 이사간다고 했을 때 이제 또 이런 좋은 이웃분 못 만나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이 될 정도였는데 새롭게 이사온 사람들도 노부부여서 그다지 소음이 없겠구나 했었어 요즘은 이사 와도 떡 돌리고 인사 나누고 하는 문화가 거의 없잖아 그래서 그 노부부도 그렇게 따로 찾아오지 않으셔서 처음에는 누가 새로 왔는지 몰랐는데 엘베에서 몇 번 마주쳐서 알게 됐어 우리집보다 한층 위를 누르시길래 저분들인가 했지
4 이름없음 2026/07/20 13:43:22 ID : 79imFa062IJ 0
우리 가족이 사는 아파트가 3, 4호 라인인데 만약 우리집이 7층이라고 하면 한층에 703호 704호가 있는 거고 그 위층은 803, 804호인거야 근데 803호는 사는 사람들이 자주 바뀌고 이사도 자주 나갔다 들어왔었고 요근래는 공실인 상태로 꽤 오래 있어서 지금도 사람이 안 살아 그래서 그 노부부는 804호에 새로 이사오신 듯해 (진짜로 내가 사는 곳은 7층이 아닌데 그냥 편의상 우리를 7층, 윗집을 8층이라고 할게!)
5 이름없음 2026/07/20 13:47:43 ID : 79imFa062IJ 0
우리는 704호라서 바로 위에 그분들이 이사온 거야 처음에 이사 오면 막 이삿짐도 엄청 많이 나르고 가구 설치할 것도 많고 그래서 굉장히 시끄럽잖아?? 근데 그분들은 그런게 전혀 없었어 언제 이사 오셨지 싶을 정도로 엄청 조용했고 큰 가구 나르는 것도 본 적이 없어 1층에서부터 엘베 막고 냉장고나 세탁기 이런거 왔다갔다 하거나 아니면 사다리같은 거 설치해서 짐 옮기고 하는 그런 과정이 아예 없었어 내가 회사 다녀서 낮 시간에 하는 걸 못 봤나 했는데 엄마도 위층에서 그러는 걸 못 봤대 그래서 그냥 자잘한 생필품이나 작은 가구들만 직접 들고 옮기셨나 했어 전에 살던 사람들 가구 그대로 쓸 수도 있고 빌트인??일 수도 있으니까 사실 나는 태어나고 바로 여기로 이사온 거 말곤 내가 크고 나서는 한 번도 안 해봐서 그런건 잘 모르지만 암튼
6 이름없음 2026/07/20 16:29:29 ID : 79imFa062IJ 0
근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윗집에서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하는 거야 이게 막 쾅쾅쾅 뭔갈 깨부수는 소리나 시끄럽게 싸우는 소리 이런 건 아니고 진짜 은근하게 사람 미치게 하는 생활 소음 같은 거였는데 드르륵 책상이나 의자 끄는 소리부터 해서 통통통 작게 공 튀기는 소리? 이런게 들렸어 처음에는 내가 청각이 좀 예민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었어
7 이름없음 2026/07/20 16:33:13 ID : 79imFa062IJ 0
그리고 그런 소음들은 주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들려왔었고 낮 시간대이기도 해서 딱히 뭐라고 할 건덕지가 없었어 내가 주중 낮에는 회사에 있으니 평소에는 어땠는지 제대로 소리를 들을 시간이 없기도 하고 엄마아빠는 이런거에 완전 무디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딱히 거슬리는게 없대 게다가 지금까지 위아래층 이웃들이랑 층간소음으로 문제 일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 그냥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으셨던 것도 같아 근데 나는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좀 많이 심하다고 느껴질 정도여서 혼자만 미칠 노릇이었어 특히나 내 방 침대 바로 위에서 쿵쿵 울리는 발자국 소리나 드르륵드르륵 무언가를 끄는 소리가 심해졌었거든
8 이름없음 2026/07/20 16:37:45 ID : 79imFa062IJ 0
근데 그 어떤 것보다도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바로 이 소리였어 또르르르르---륵 하고 내 방 침대 위에서부터 저 끝까지 굴러가는 작은 쇠구슬 소리 내 침대가 오른쪽 벽, 모서리 끝에 위치해 있어서 한 마디로 그 쇠구슬은 오른쪽 맨아래 모서리에서 시작해서 저 반대편 왼쪽 모서리 구석까지 굴러가는 것 같았어
9 이름없음 2026/07/20 16:37:48 ID : 79imFa062IJ 0
진짜 이건 들어보지 않은 사람한테 대체 뭐라고 설명을 해야 정확할지 모르겠는데 그냥 우리가 흔히 아는 공깃돌 같은 느낌도 아니고 구슬치기?? 뭐 옛날 놀이 할 때 쓰던 투명한데 그 안에 빨강파랑 무늬가 들어간 그런 구슬도 아니었어 나도 위층에 올라가서 직접 본 게 아니니까 모르겠지만 딱 듣자마자 직감적으로 느껴진건 작은 쇠구슬들이 여러개가 굴러가는 것 같다 였어
10 이름없음 2026/07/20 23:17:01 ID : oMqmHBfdSJV 0
처음에 들었던 건 몇 달 전 일요일이었어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할 순 없지만 일요일인 건 확실한게 토요일은 내가 매주 약속이 있어서 일찍부터 집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일요일은 거의 집에 있어서 완전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있을 때였거든 아직 점심이 되지 않은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였을 거야 또르르르륵 하는 쇠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어렴풋하게 들리는데 잠귀가 그렇게까지 밝은 편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온 신경이 갑자기 곤두서면서 눈이 번쩍 뜨였어
11 이름없음 2026/07/20 23:23:53 ID : oMqmHBfdSJV 0
원래 엄청 큰 소음이 한방에 쾅 들리는 것보다 작게, 들릴듯 말듯한 소리로 사람 괴롭히는게 더 짜증나는 거 알지? 계속 오른쪽 구석에서 시작해서 왼쪽으로 굴러갔다가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 구석으로 굴러오는 그 쇠구슬 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려오는 거야 유튜브에서 예전에 유행했던 좌우음성이라고 하나?? 아무튼 그런 것처럼 오른쪽 왼쪽 아주 왔다갔다 작게 들렸다가 커졌다가 하니까 미치겠는 거야 그래서 나도 모르게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천장에 대고 소리를 질렀어 "아 뭐야!!!!!!!"하면서 질러놓고 나도 놀랐어 이런 적이 처음이니까 엄마도 놀라셨는지 내 방문을 살짝 열고 무슨 일이냐고 물으시더라고
12 이름없음 2026/07/21 09:12:15 ID : 79imFa062IJ 0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지르고 나니까 그게 들린 건지 아니면 그냥 다른 이유에서였는지 그 쇠구슬 소리가 잠깐 멈췄었어 그날 처음 들었던 거니까 첨엔 윗집에서 뭘 떨어뜨렸나? 근데 그게 저 멀리 굴러간 건가? 하고 내가 오랜만에 이런 소음을 들어서 너무 예민하게 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어차피 윗집에 노부부만 살고 계신 걸 아는데 이렇게 천장에 대고 화를 낸게 죄송하다는 마음이 커지더라고 엄마한테는 그냥 윗집에서 뭐 떨어뜨린 거 같은데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자다가 거슬려서 그랬다고 말하고 다시 잠을 청했어 원래 일요일에 약속 없으면 점심까지 거르고 잠을 잘 정도로 아침잠이 많은 편이거든 내가
13 이름없음 2026/07/21 09:15:17 ID : 79imFa062IJ 0
그렇게 몇 분이 더 흘렀을까, 또 다시 또르르르르륵 하는 쇠구슬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근데 이번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굴러가는 소리만 들리는게 아니라 왼쪽에서 굴리기 시작해서 내가 있는 오른쪽 구석까지 오는 소리도 같이 들렸어 그러니까 한 마디로 누군가 2명이 동시에 왼쪽과 오른쪽에서 구슬을 굴려서 반대편까지 보내는 소리였어 또르르르르륵---- 또르르르르륵---- 하고 작아졌다 커졌다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데 진짜 미치겠는 거야 한 번 거슬리기 시작하니까 그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는 느낌인데 이번엔 심지어 양방향에서 다 들리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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