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마도사 2019/03/08 16:40:22 ID : 3QoE7e6rvB9 5
안녕하세요. 스레딕 처음 해보는데 문득 예전에 겪은 일이 생각나서 몇 자 적어봅니다. 이거 이렇게 하는거 맞나요..?
2 이름없음 2019/03/08 16:42:30 ID : cJWjeMnPfPd 0
ㅂㄱㅇㅇ
3 하마도사 2019/03/08 16:42:52 ID : 3QoE7e6rvB9 0
일단 적어 봅니다. 몇 년 전에 혹시 장산범이라는 영화 나온거 아시는 분들 계실런지요?? 저도 그 영화 봤는데 음... 나름 나쁘지 않게 봤어요. 저는 지금 성인이지만 이 이야기는 제가 엄청 어릴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4 이름없음 2019/03/08 16:43:33 ID : Rva7gi9s7dW 0
ㅂㄱㅇㅇ
5 하마도사 2019/03/08 16:45:27 ID : 3QoE7e6rvB9 0
일단 ‘아 맞다 그런일이 있었지’ 하고 어릴 적 일을 떠올리게 된건 제가 고등학생 때 인데요. 그 때 갑자기 반에서 이런저런 옛날 괴담들 얘기가 유행이었거든요. 그 때 장산범을 주제로 한 영화가 제작 중이라고 했나 개봉할거라고 했나 여튼 그랬어서 장산범이라는 걸 그 때 처음 접했죠
6 이름없음 2019/03/08 16:46:29 ID : 0moK3U3WlDu 0
ㅂㄱㅇㅇ
7 하마도사 2019/03/08 16:46:57 ID : 3QoE7e6rvB9 0
장산범 괴담이라는게 그냥 검색만 해도 장산범에 대한 설명들이나 목격담 이런게 주루룩 나오거든요 나중에 시간 나시는 분은 한번 읽어보셔유 ㅎ 쨌든 저는 원래 귀신같은 것도 잘 안믿고 종교도 안 믿고 제 눈으로 직접 보거나 겪지 않으면 그런게 세상에 어디 있어~ 주의 거든요
8 이름없음 2019/03/08 16:47:21 ID : AmJU6jdyGq3 0
ㅂㄱㅇㅇ
9 하마도사 2019/03/08 16:47:25 ID : 3QoE7e6rvB9 0
점심시간에 애들하고 둘러 앉아 장산범 얘기를 들었는데 문득 제 초등학생 때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10 하마도사 2019/03/08 16:48:16 ID : 3QoE7e6rvB9 0
저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잠깐 가정사로 지방에 1년동안 내려가 있었거든요. 엄청엄청 깡 시골로요
11 하마도사 2019/03/08 16:49:11 ID : 3QoE7e6rvB9 0
읍에 나가려면 버스타고 20분은 가야하고 동네에 초등학교 하나, 경찰서 하나, 보건소 하나, 버스가 지나다니는 큰 길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죄다 산이구요
12 하마도사 2019/03/08 16:50:46 ID : 3QoE7e6rvB9 0
초등학교에도 애들이 몇 없어서 반이 딱 하나 많아봐야 두개 정도 뿐인 정말 시골이었어요. 막 시골로 내려갔을 땐 1년 동안 지낼 집이 아직 계약이 마무리가 안 되었어서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중국집 바로 옆에 딸린 집에서 일주일간 살게 되었는데요
13 이름없음 2019/03/08 16:52:26 ID : 4NBxRDAnXwG 0
ㅂㄱㅇㅇㅇ
14 하마도사 2019/03/08 16:53:22 ID : 3QoE7e6rvB9 0
일주일만 지낼거니까 짐도 안풀고 그냥 정말 잠만 자는 곳? 그렇게 생각하며 지냈어요. 집 앞은 일차선 도로였고 그 앞은 산이구요
15 하마도사 2019/03/08 16:54:11 ID : 3QoE7e6rvB9 0
저희 엄마는 기사식당에서 잠깐 일을 하셨는데 밥은 거기에서 먹고 친구들이랑 놀고 집에서 자고 이런 생활을 계속 하다가
16 하마도사 2019/03/08 16:54:43 ID : 3QoE7e6rvB9 0
시골은 저녁 6~7시만 되어도 엄청 깜깜한거 아시죠?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 시작인데요
17 하마도사 2019/03/08 16:55:56 ID : 3QoE7e6rvB9 0
엄마가 일하시는 식당이 9시에 문을 닫아서 저희 엄마는 집에 9시 15분이나 20분쯤에 도착하셨거든요 항상 근데 어느날은 8시가조금 넘은시간에 전화가 온거에요 오늘은 좀 빨리 끝날 것 같다고
18 하마도사 2019/03/08 16:56:42 ID : 3QoE7e6rvB9 0
그래서 저는 신나가지고 엄마를 데리러가야겠다? 이런 생각을 한거 같아요 동네가 좁아서 가까우니까 얼마 안걸리거든요. 근데 그 때가 여름날이었고
19 하마도사 2019/03/08 16:57:18 ID : 3QoE7e6rvB9 0
8시가 좀 넘었어서 밖은 이미 암흑이었어요. 중국집 앞에 가로등 불빛 말고는 정말 암흑 그 자체요
20 이름없음 2019/03/08 16:57:33 ID : f83zQnAY09t 0
보고있어요
21 이름없음 2019/03/08 16:58:36 ID : BuspcNAjeL9 0
ㅎㅎㅎ그거 2000초반에 만들어진 얘긴데...
22 하마도사 2019/03/08 16:58:45 ID : 3QoE7e6rvB9 0
제가 어렸을 땐 어두운걸 진짜 무서워했거든요. 사실 그래서 뭔가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못했던거 같아요. 금방 끝난다 했으니까 엄마가 곧 오겠지 하면서 그냥 기다릴속셈이었죠
23 하마도사 2019/03/08 16:59:17 ID : 3QoE7e6rvB9 0
아 진짜요? 전 고등학교 때 처음 들었어요
24 하마도사 2019/03/08 17:01:16 ID : 3QoE7e6rvB9 0
그렇게 그냥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기분이 쎄 한거에요. 진짜 뭔가 갑자기 무섭고 그런느낌?
25 하마도사 2019/03/08 17:01:41 ID : 3QoE7e6rvB9 0
갑자기 엄청나게 조용해졌다고 해야하나? 정말 정적이요
26 하마도사 2019/03/08 17:02:22 ID : 3QoE7e6rvB9 0
시골개 다들 아시나요. 엄청 컹컹컹! 이렇게 짖는거?
27 하마도사 2019/03/08 17:03:08 ID : 3QoE7e6rvB9 0
잠깐 정적이었다가 갑자기 개가 막 짖는거에요 컹컹 거리면서 근데 눈 앞엔 산 뿐이지 개들이 어디서 짖는건지도 모르고 메아리 쳐지면서 엄청 짖는소리만 들리는데
28 하마도사 2019/03/08 17:03:39 ID : 3QoE7e6rvB9 0
갑자기 어린 아이들 웃음소리? 그런게 들리고 초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 목소리로 야~ 하고 장난으로 부르는거 있잖아요. 뭔지 아실라나...
29 하마도사 2019/03/08 17:05:25 ID : 3QoE7e6rvB9 0
그 때부터 울었던거 같아요. 어린마음에 소리나 그런 분위기들이 너무 무서워서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진 바람 한점 안불었는데 개소리가 나고 부터는 엄청 바람이 심하게 불고
30 하마도사 2019/03/08 17:06:17 ID : 3QoE7e6rvB9 0
엄마가 저를 부르는거에요. 기사식당으로 가는 도로 쪽에서요 ㅇㅇ아~ ㅇㅇ아~ 하면서요. 정말 저희 엄마 목소리로.
31 하마도사 2019/03/08 17:07:13 ID : 3QoE7e6rvB9 0
엄마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소리내서 울었어요. 저도 똑같이 엄마를 부르면서 발이 안움직여서 그 자리에서 꾸부려 앉아 울기만 했거든요
32 하마도사 2019/03/08 17:08:32 ID : 3QoE7e6rvB9 0
엄마 목소리가 난 뒤에는 개소리도 안나고 바람도 멈추고 저는 계속 울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가 안오는거에요 분명히 저를 불렀는데
33 하마도사 2019/03/08 17:09:16 ID : 3QoE7e6rvB9 0
몇분이 지났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가 오지 않아서 계속 울었던건 기억이 나요. 그러다가 저 멀리서 엄마가 걸어오는게 보이더라구요.
34 하마도사 2019/03/08 17:09:34 ID : 3QoE7e6rvB9 0
보자마자 물어봤죠. 나 부른적있냐고.
35 하마도사 2019/03/08 17:09:39 ID : 3QoE7e6rvB9 0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36 하마도사 2019/03/08 17:10:20 ID : 3QoE7e6rvB9 0
그래서 엄마한테 전부 말했어요. 어떤 애들이 자꾸 나를 불렀고, 개도 짖고 난 너무 추웠다. 근데 엄마가 나를 불러서, 엄마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고.
37 하마도사 2019/03/08 17:11:14 ID : 3QoE7e6rvB9 0
근데 이상하게도 그 이후에 저희 엄마 반응이 어땠는지가 기억이 안나요. 제가 진짜 엄청 울었는데 보통 그러면 왜 그러냐고 물을 만도 한데요. 전 엄마가 저한테 무슨일이 있냐고 물어본 기억이 전혀 없거든요
38 하마도사 2019/03/08 17:12:32 ID : 3QoE7e6rvB9 0
쨋든 이런 기억들이 떠오르는 거에요.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얘기를 하면서 장산범은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를 똑같이 따라할수있다, 장산범이 나타날 땐 개가 그렇게 짖는다더라, 갑자기 주변 공기가 가라앉고 서늘해진다더라
39 하마도사 2019/03/08 17:13:35 ID : 3QoE7e6rvB9 0
뭐 이런 얘기들을 들으니까 갑자기 소름이 확 끼치는거있죠. 제가 어릴 적 겪었던 그 일이 저한테는 정말 기묘한 일이었으니까요. 장산범이란 정체를 모르고 그냥 살면서 아주 가끔 있는 가벼운 헤프닝 정도로만 생각하고 잊고지내다가
40 이름없음 2019/03/08 17:13:43 ID : SMmIHvgY4IK 0
41 하마도사 2019/03/08 17:13:58 ID : 3QoE7e6rvB9 0
갑자기 그 얘기를 듣고 연관성이 보이고 하니까 내가 진짜 장산범을 겪은 건가? 라는 생각도 들구요
42 하마도사 2019/03/08 17:14:35 ID : 3QoE7e6rvB9 0
전 정말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그 순간들이
43 하마도사 2019/03/08 17:14:45 ID : 3QoE7e6rvB9 0
특히 저희 엄마 목소리가요
44 하마도사 2019/03/08 17:15:17 ID : 3QoE7e6rvB9 0
누군가를 부를 때 상황에 따라서 목소리 톤이 바뀌잖아요. 그냥 부를 때나, 급한일이 있어서 부를 때 같이요
45 하마도사 2019/03/08 17:16:05 ID : 3QoE7e6rvB9 0
그 때 저희 엄마 목소리는 뭔가 용건이 있는 듯하게 다급한 목소리였거든요 이리오라는 듯이 저~ 멀리서 저보고 오라고 하는 듯한 그런 목소리요
46 하마도사 2019/03/08 17:16:42 ID : 3QoE7e6rvB9 0
그 때 엄마 목소리를 따라서 어둠 속으로 걸어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을 해요 가끔
47 하마도사 2019/03/08 17:20:43 ID : 3QoE7e6rvB9 0
그리고 장산범 영화 보러갔습니다. 지금 그 때 생각을 다시하니까 조금 소름 돋을라하네여
48 하마도사 2019/03/08 17:21:07 ID : 3QoE7e6rvB9 0
그냥 별거 아닌 옛날 얘기였습니당 봐주셔서 감사해요
49 이름없음 2019/03/08 17:21:40 ID : aoNzfdWry2G 0
여기 반말로 편하게 쓰셔도 돼요!
50 하마도사 2019/03/08 17:26:18 ID : 3QoE7e6rvB9 0
앞으로는 편하게 말해보려구요!감사합니당
51 이름없음 2019/03/08 17:30:39 ID : ClB87alhgnT 0
.
52 이름없음 2019/03/08 17:33:26 ID : SILgrtcskre 0
재밌게 잘 읽었어! 근데 어떤 귀신들도 막 사람 목소리 그대로 따라하고 그런다는게 그런쪽으론 추측해본적 없어???
53 하마도사 2019/03/08 17:37:45 ID : 3QoE7e6rvB9 0
사실 고등학교 이전엔 신경 안쓰고 살았어서 그 당시에는 무서워서 빨리 잊으려고 했었거든 근데 장산범 얘기 듣고 나니까 딱 딱 맞아떨어지더라구 다른 귀신이었으면 그건 그거대로 소름돋았을거 같아ㅠ
54 이름없음 2019/03/08 17:39:29 ID : SILgrtcskre 0
오 그렇구나 또 근처에 산도 많으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답해줘서 고마워 스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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