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019/05/03 17:18:27 ID : a2tunvcrcJO 0
나는 가끔씩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를때나 너무 힘들때, 울고 싶을 때 유서를 쓰곤 했어. 지금까지 3개정도... 몇 개 안 되지만 여기에 하나씩 풀어가려고 지금까지 쓴 것들과 앞으로 써나갈 것들을
2 . 2019/05/03 17:20:15 ID : hgoZhhtgZdz 0
보고있어 스레주!
3 . 2019/05/03 17:21:06 ID : hgoZhhtgZdz 0
나도 몇개 썼던거랑 레주꺼 보면서 어던 내용이 들어가는지 봐야겠다 나도 마음 착잡할때는 유서를 써놓고 몇번 읽고 하거든+
4 🔕 2019/05/03 17:21:29 ID : a2tunvcrcJO 0
2018년 4월 29일의 첫번째 유서 나는 더이상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왜 무엇 때문에 이런 우울에 빠져 있어야하는지. 내가 하고 싶은 것까지 못하게한 무기력에 빠졌을땐 얼마나 비참했는지. 솔직히 나는 지금도 내가 어떤 기분인지, 어떤 감정인지도 모르겠어.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이 뒤섞여있어서 하나하나 들어내기가 무섭고 두려워. 이걸 쓰는 지금도 우는 내 모습을 가족한테 들키지 않을까 숨죽여서 쓰는 중이야. 항상 드는 생각은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였는데... 처음 나를 우울증에 걸리게 해준 사람이, 그 사람이 한 가지 우울증의 이유를 만들어주니까 그 다음부턴 엄청 쉬웠어. 사소한 모든 것들이 트라우마로 남았고, 과거에 받았던 트라우마들도 떠오르면서 더욱 짙어졌어. 사소한 것들이 날 우울하게 만들었기에 나는 사소한 것들 무엇도 할 수 없었어. 처음엔 그 사람을 원망했지만 우울이 더욱 짙어지면서 나를 원망하기 시작했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까. 아무것도 못하는 나를 원망했고, 이런 우울에 빠지게 한 내 상태를 원망했어. 이젠 아무 서사도 없이 찾아온 우울에 빠져 이유 모를 눈물을 흘려야 했고 나는 이런 내 모습이 이상할 뿐이야. 내 우울엔 이유가 너무 많아서 사실 이런 우울에 빠지게 된 계기도 잘 생각 안 나. 그냥 두루뭉술하게만... 나는 나도 원망하지만 아직도 그 사람을 원망해. 그 사람은 본인이 남에게 이런 두려움을 줬는지도 모를테니까. 나는 그런 사람과 중학교 생활 3년을 함께 하면서 그 긴 시간들을 버려야 했어. 내가 말하지 않은 이상 아무도 내 상태가 이런 걸 몰라.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지만 다들 의외라는 반응만 보였어. 내 우울을 고백하면 다들 놀랐어. 그 사람이랑 그렇게 친해보였던 것도 있지만 나는 남들 앞에서는 그런 티를 한 번도 낸 적 없으니까. 나는 이런 모습을 남들에게서 숨기고 싶어서 항상 웃고 있었어. 어느 날은 학교에서도 우울했던 적이 있는데 누가 말을 거니까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웃고 있었어. 되게 비참하더라. 근데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나는 남들한테 인식이 별로 그렇게 좋진 않더라.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런 사람이 안 되려고 이렇게 노력한건데 다들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더라고. 나는 남들한테 무시 당하는 걸 너무 싫어했는데 남들에게 보여지는 성격 때문에 항상 무시당했어. 쟤한테는 그래도 돼, 쟤는 무시해도 아무렇지 않아. 다들 그렇게 생각한거겠지. 나는 남들 시선에 너무 신경을 써. 그래서 내가 이렇게 된거겠지. 그 사람 말따위 그냥 무시했으면 됐는데 이렇게 안고 있으니까. 항상 깊은 바다 속에서 외치는 기분. 나는 진짜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래서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근데 나는 죽는 것도 귀찮아. 죽는 것도 힘들어. 아침에 눈을 뜨는 게 죽는 것보다 더 힘들어서 그것도 못하고 있어. 누구랑 같이 있어도 항상 혼자 있는 기분. 나는 혼자 있는 걸 싫어하는데. 혼자 있으면 우울해지기 쉬우니까. 근데 같이 있으면 내가 너무 지쳐서 혼자 있고 싶어. 근데 너무 외로워. 내가 엄청 아팠으면 좋겠어. 누가 봐도 아파보였으면 좋겠어. 나는 지금도 엄청 아프고 힘든데 별거 아니라고 할까봐, 괜히 유난이라고 할까봐 너무 무섭고 병원 가는 것도 두렵고 겁 나. 엄청 아프면 유난을 떨어도 유난이 아닌게 되잖아. 나는 지금까지 내가 귀찮음이 심한줄 알았어. 근데 무기력한거더라. 우울증 증상 중에 하나인 무기력증. 아무도 날 좋아해주지 않아. 남들이 날 좋아하게 하려면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는데 나는 그런거 몰라. 아무도 날 사랑해준적 없는데 어떻게 알아. 다 커서 보니 애정결핍도 있더라. 내가 나를 못믿어서 남들만큼은 나를 믿어줬으면 했는데, 나도 나를 못믿는데 어떻게 남들이 날 믿어. 아무도 날 신뢰하지 않아. 이런 내 성격이 싫어. 언제는 남한테 직접 얼굴 보고 그 사람 얘기한 적이 있는데 너무 힘들더라. 손이랑 다리가 너무 떨리고 울 것 같고 이명도 심해지고 표정도 굳어서 안 펴졌어. 나는 이렇게 두렵고 힘들어해. 지금도 이명이 살짝 들린다. 진짜 쓸게 너무 많아. 내가 싫어하는 것 하나하나가 다 사연이고 트라우마라서. 너무 깊고 긴 얘기가 하나씩은 있어서. 나는 힘든걸 털어내지 못해. 스트레스를 털어내지 못해. 항상 그런게 쌓이고 쌓여서 폭발할 때만 찾고 있으니까 항상 예민해져. 예민한 만큼 사소한 것들이 더 쌓이고 쌓여. 내 예전 상태를 기록해 놓은 게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바뀐게 하나 없더라. 바뀐게 있다면 우울함이 더 발전했어. 예전보다 더 많은 것들로 힘들어하고 있어. 지금 나는 너무 괴로워. 죽고 싶어. 여기서 다 말하지 못한 더 많은 이유들 때문에. 누가 날 좀 죽여줘. 고통 없이 편하게.
5 🔕 2019/05/03 17:22:57 ID : a2tunvcrcJO 0
2019년 1월 10일의 두번째 유서 내 죽음으로 인해 무언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이렇게 힘들어서 선택한 일인데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게 억울할 뿐이다. 내가 죽는다고 해서 슬퍼할 사람이 있을까. 만약 있다고 해도 어쩔 수 있나. 그 사람은 본인의 선택으로 인해 그렇게 슬픈 것일텐데. 잠에 드는 것도 힘들다. 내가 과연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별로 깨어나고 싶지 않았다. 깨어나지 않길 바랐다. 그저 내가 꿈꾸는 곳에 존재할 수 있기를. 비록 여기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그곳에서 만큼은 제 다 하지 못한 것들을 이룰 수 있기를. 그런 허황된 꿈을 꿨다. 내가 도망칠 수 있는 곳은 그곳밖에 없었지만 요즘은 그것조차 무서워졌다. 편하고 싶다. 나를 괴롭히는 것들 없이 편하게 살아보고 싶다. 만약 그런 적이 있다고 해도 오래전이라 기억조차 나지 않는데. 내가 편하다는 것의 의미를 잊게 해준 곳에서 꾸역꾸역 영을 붙들고 살아야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다 맞는 말이다. 나는 무엇 때문에 그걸 망설였을까. 솔직히 그것도 무서웠다. 사실 나는 겉으로 그렇게 강한 척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안 그래 보였을 수도 있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 몰랐다는 사람들도 있을 수도 있다. 아마 후자가 상대적으로 많을거라 생각되지만.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나는 너무 약한 사람이라서 이제 그런 짓을 하는 건 지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지쳐왔다. 애초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여러 트라우마들을 겪고 나는 강해지기는 커녕 더욱 쉽게 무너지는 법만 배웠다. 받아본 적도 없는 사랑을 구걸했다. 남들 다 사랑을 받고 자라왔을텐데 나는 아니라는 게 너무 억울해서. 아무도 모를테지만 그냥 그랬다. 이제 나를 속이는 일도, 남을 속이는 일도 그만 하고 싶다. 너무 지쳤다. 쉬고 싶다. 영원히일지라도. 부디 편해질 수 있길.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곳에 있길. 안 우는 것까진 바라지 않는다. 그냥 그저, 편하게만. 내가 행복할 수 있길. 행복을 따지는 순간부터 불행해진다는데, 나는 행복을 배우기 전에 불행부터 배워버렸나보다. 불행한 내가 바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그저 하염없이 행복만을 바랄 뿐이다. 부디 내가 행복할 수 있길. 내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내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오지 않을 곳에서. 그곳에서는 오래라도 좋으니 부디 혼자 있을 수 있길. 외로움이라는 것을 잊을 수 있길.
6 🔕 2019/05/03 17:24:27 ID : a2tunvcrcJO 0
생각보다 많이 기네... 봐주고 있는 사람이 있다니 놀랐어 너무 사적이고 개인적인 얘기라서 생각보다 지루할 수도 있고 너무 길어서 읽기 싫을 수도 있을거야... 다음 유서도 풀어볼게
7 🔕 2019/05/03 17:26:34 ID : a2tunvcrcJO 0
2019년 1월 16일의 세번째 유서 항상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그리워해야 했고, 언제인지도 모를 때를 그리워해야 했고, 원인 모를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고, 알 수 없는 우울감에 시달려야 했다. 사실 나는 유서 한 장 없는 자살이 더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남들이 생각하는 내 모습이라는 생각에 접었다. 조금 찌질해 보이지만 억울해서라도 내 죽음의 이유를 털어놓고 가야할 것 같았다. 내가 힘들어하던 지난 몇 년 동안 내 이야기를 털어놓은 사람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3명에서 4명정도. 하지만 말 한 횟수도 세번에서 네번정도였다. 그래도 처음에는 털어놓기 쉬웠다. 점점 심해질 수록 나 자신을 꽁꽁 숨겼다. 나 조차도 찾아볼 수 없게. 언제 혼자 남겨질지 몰라서 털어놓지 못했다. 털어놓는 버릇이 생겼다가는 혼자 남겨졌을 때 털어놓지 못해 힘들테니까. 남들의 시선이 무서웠다. 남들에게 나라는 사람은 남의 시선 신경 안 쓰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처럼 보일텐데 우습다. 나는 남들이 괜히 하는 말도 신경쓰여서 내가 뭘 잘못했는지 되새겨보고 고민했다. 또 그런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 끌어안고 있었다. 그런 고민의 무게가 나를 계속해서 짓눌렀다. 더이상 숨도 쉬지 못할만큼. 이유 모를 그리움, 답답함, 우울함에 시달리면서도 나는 남들에게 항상 밝게 보여야만 했다. 아무리 밝게 보여도 남들은 날 좋아하지 않는데 내 우울한 속내를 들키게 되면 그나마 곁에 있다고 생각한 사람도 다 떠나버릴테니까. 혼자 남겨지는 게 무서웠다. 남한테 상처 받는 게 무서웠다. 그래서 내 앞에 선을 그었다. 결국 혼자가 되게끔 자처한 건 나였다. 이런 것을 원한 건 아니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결국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도 나여서 나를 미워했다. 나 자신만큼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그러지 못한다는 게 너무 억울했다. 나는 그냥 사랑이 받고 싶었던 것뿐인데. 나도 그냥 남들처럼 사랑 받고 싶었던 것뿐인데. 사랑을 받기는 커녕 미움만 받고 있었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무언가를 해내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때로.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알던 때로. 다시 이런 일을 반복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아무 기억 없이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그건 할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아니까.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바라는 것만큼 비참한 일이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끝내려고 한다. 나를 힘들게 했던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냥 비겁한 선택이었다.
8 🔕 2019/05/03 17:27:53 ID : a2tunvcrcJO 0
여기에 올리면서 한 번씩 다시 읽어봤는데... 좀 부끄러운 내용들이 많네 다시 울컥하기도 하고... 1월달에 유서를 2개나 쓴 거 보니 그때 많이 힘들었나보다...
9 이름없음 2019/05/04 01:27:37 ID : eJTXy1BbDwL 0
꼭 인터넷이 아닌 현실에서도 스레주의 고통을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
10 🔕 2019/05/04 20:15:25 ID : hcNurff83Be 0
말이라도 고마워 그런 말 들으니까 순간 울컥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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