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9/30 04:55:13 ID : twHwre7tio5 3
가볍게 풀어보는 괴담. 현재는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셔서, 큰고모 댁 주변인 아파트로 이사하셨음.
2 이름없음 2019/09/30 04:56:18 ID : twHwre7tio5 0
우리 할머니는 태생이 전라도고 현재도 전라도에 거주하시고 계심. 내가 초등학생 때, 할머니는 전주에 위치한 한 시골에서 사셨고, 방학마다 언니와 나는 할머니 댁에 놀러 갔었어.
3 이름없음 2019/09/30 04:57:05 ID : twHwre7tio5 0
방학이 30일이면 거의 25일을 보내고 올 정도로 방학만 되면 거기에서 한달 살기 함.. ㅋㅋㅋ 동네는 참 깨끗하고 조용하고 그랬다
4 이름없음 2019/09/30 04:57:46 ID : twHwre7tio5 0
일단 집 구조를 설명해야 전개가 빠를 듯 싶다
5 이름없음 2019/09/30 05:02:42 ID : twHwre7tio5 0
우선 마당이 있고, 마당 입구 정면에 집이 있었다. 집 오른편에는 불 떼는 아궁이가 있는 곳과, 바로 옆 황토방 건물이 있었고, 왼편에는 구식 화장실과 수돗가가 있는 건물이 있었다. 왼편 건물 더 왼쪽에 산으로 통하는 길이 있었고, 산을 조금 깎아 비닐하우스와 밭을 만들었다. 그 뒷편으로는 모두 그냥 산이었다.
6 이름없음 2019/09/30 05:03:20 ID : twHwre7tio5 0
이해가 안 되는 부분 있으면 알려조라..ㅎ 어쨌든, 할머니댁에서 지내면서 밭에서 토마토 따먹고 옥수수 쪄먹고 그랬음. 겨울에는 산에서 비료 포대로 썰매도 타고...
7 이름없음 2019/09/30 05:03:41 ID : twHwre7tio5 0
문제는 내가 밭 뒷편에 있는 산으로 들어갔을 때부터 시작됐다.
8 이름없음 2019/09/30 07:50:40 ID : 9jArvB83zSE 0
보고있어
9 이름없음 2019/09/30 08:06:02 ID : K2L81dyJXs4 0
우리할머니집뒷편에도산이었는데..대나무숲
10 이름없음 2019/09/30 09:45:23 ID : mE1coE7cIFi 0
응응보구잇어
11 이름없음 2019/09/30 10:07:25 ID : limGq6p9hdT 0
우리나라는 지리적 특성상 시골집 뒤에 산있거나 산 위에 시골집 짓거나 둘 중 하나 아니냐
12 이름없음 2019/09/30 13:43:57 ID : Vfbxu9wE1dB 0
되게 현실적이라는 뜻이지? ㅂㄱㅇㅇ
13 인증코드 어케다는고야 2019/09/30 19:27:36 ID : twHwre7tio5 0
나 레준데 지금봤다 ㅜㅜ 인증코드 어케 달지..? 구체적인 구조를 레더들이 알았으면 좋겠는데 설명하기가 너무너무 어렵네 컴퓨터로 접속해서 써 볼게
14 이름없음 2019/09/30 19:29:35 ID : twHwre7tio5 0
레스주 레스의 의도가 무엇인 지 모르겠어..! 보통 그렇지 우리 할머니 동네만 해도 대부분 집 주변에 산이 있었어 여러 산들 사이에 있는 동네였으니까!
15 이름없음 2019/09/30 19:31:07 ID : twHwre7tio5 0
어쨌든 나는 초등학생 때 산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그런 산도 아니고 그냥 할머니 댁 주변에 있는 산이었을 뿐이니까.
16 이름없음 2019/09/30 19:32:28 ID : twHwre7tio5 0
산은 생각보다 컸고, 내가 산의 어디까지 들어갔던 것인 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처음엔 조금만 들어가서 산 속을 구경했고, 몇 번 정도 들락날락 하며 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17 이름없음 2019/09/30 19:33:56 ID : twHwre7tio5 0
할머니는 내가 산에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산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이유는 산짐승이 있을 확률이 있고, 산이란 게 들어가다 보면 길을 잃기 쉬우니까 그러셨던 것 같다. 멧돼지도 가끔 내려오고 그래서 동네에 총소리도 나고 그랬다. 아마 녹음된 거였지 않을까..? 그냥 겁주기 위한 용도였다.
18 이름없음 2019/09/30 19:35:12 ID : twHwre7tio5 0
제일 많이 발견되는 동물은 토끼, 멧돼지, 고라니, 뱀 정도...? 멧돼지는 종종 할머니 밭에 내려와서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토끼는 동네 위쪽에 토끼농장 같은 걸 하시는 분이 있었는데 토끼가 엄청 잘 탈출해서 할머니댁까지 내려왔었다
19 이름없음 2019/09/30 19:36:59 ID : twHwre7tio5 0
어쨌든 그러하니 할머니는 나를 걱정했다. 산에 가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산 속이 너무 재미있었다. 빼곡한 나무때문에 산에 들어오면 되게 어둑어둑하고, 틈틈이 들어오는 햇빛도 예뻤다. 산딸기같은 것도 있었는데, 그 열매도 참 예뻤다.
20 이름없음 2019/09/30 19:39:50 ID : twHwre7tio5 0
산을 계속 다니면서 어느정도 아는 길을 외웠다. 그러던 어느 날, 산에서 어떤 할머니를 만났다. 그 할머니를 땅콩할머니라고 부르겠다. 식빵에 땅콩버터를 발라줬었으니까... 땅콩할머니는 나에게 인사했다. 사실 어쩌다가 땅콩할머니와 친해진 건 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쨌든 산에서 종종 만났다. 만나면 그냥 산 속을 걸으면서 예쁜 열매가 산딸기라는 것도 알려주고,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21 이름없음 2019/09/30 19:40:40 ID : zhvyGlcpU2N 0
ㅂㄱㅇㅇ!
22 이름없음 2019/09/30 19:41:52 ID : K2L81dyJXs4 0
무서워진다..그래서그다음은??
23 이름없음 2019/09/30 19:42:50 ID : twHwre7tio5 0
그렇게 산에 놀러갈 때마다, 나는 땅콩할머니랑 놀았다. 할머니랑 초딩 둘이서 뭘 하고 놀았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나는 땅콩할머니를 잘 따랐다. 땅콩할머니가 우리 친할머니를 닮았었기 때문이었다. 똑같은 얼굴이었다고 기억할 정도로 많이 닮았었다.
24 이름없음 2019/09/30 19:43:58 ID : twHwre7tio5 0
항상 산에서 만나면 별다른 일 없이 걷고 대화하고 놀고.. 했었던 것 같다. 논다는 것도 뭐하고 놀았는지는 기억이 안 나서 참 아이러니하다. 어쨌든 내 기억엔 뭔가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땅콩할머니가 자신의 집으로 나를 데려갔다.
25 이름없음 2019/09/30 19:45:10 ID : twHwre7tio5 0
데려갔다기 보단, 내 기억엔 음... 우리 집에 갈래? 그래도 돼요?((초롱)) 그래 가자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ㅋㅋㅋ 나는 누군가의 집에 놀러가는 것을 좋아했다.
26 이름없음 2019/09/30 19:46:50 ID : twHwre7tio5 0
산 길을 따라 굽이굽이 들어갔다. 그 날 산 속을 최고로 많이 들어가본 것 같다. 땅콩할머니 집은 깊은 산 속이었다. 다들 시골 동네에 집이 있었는데, 왜 할머니 집만 산 속에 있을까 뭐 그런 생각을 그 때도 했었다. 땅콩할머니 집에 들어갔는데, 집은 참 깨끗하고 시원했다. 전체적으로 포근한 느낌이었다.
27 이름없음 2019/09/30 19:47:40 ID : 45eY02nxzRD 0
ㅂㄱㅇㅇ
28 이름없음 2019/09/30 19:48:13 ID : twHwre7tio5 0
산에 또 들어갔다고 할머니한테 혼날 거 같았는데, 땅콩 할머니 따라서 금방 동네에 돌아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가서는 땅콩할머니가 빵이라도 먹을래? 하셔서 식빵을 먹기로 했다. 땅콩할머니는 식빵에 땅콩버터를 발라주셨는데, 내 인생 첫 땅콩버터라 아직도 기억이 난다. 참 맛있었다.
29 이름없음 2019/09/30 19:50:12 ID : twHwre7tio5 0
그리고는 조금 앉아서 놀았다. 뭐 하고 놀았는 지는 이것도 기억이 안 난다ㅋㅋㅋ큐ㅠㅠ 티비같은 걸 보지도 않았는데 거기서 뭘했더라... 기억나는 건 땅콩버터와 인형들이었다. 클레이로 만든 인형? 손수 만든 캐릭터 피규어?같은 작은 인형들이 되게 많았다. 구경하고 있으니 할머니께서는 자신의 딸이 만든 거라고 했다.
30 이름없음 2019/09/30 19:51:25 ID : twHwre7tio5 0
딸은 지금 같이 살아요? 라고 의식의 흐름대로 물었는데, 지금은 같이 살지 않는다고 했다. 그 순간 갑자기 느낌과 기분이 참 슬펐다.
31 이름없음 2019/09/30 19:52:41 ID : twHwre7tio5 0
한참 인형을 어루만지며 구경했다. 그리곤 별 일없이 땅콩할머니께서 이제 갈까? 이러셨고 나도 가야해서 그러겠다고 했다. 땅콩할머니는 굳이 나를 동네로 데려다주시지는 않았고, 나는 왠지 혼자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혼자 가겠다고 했다.
32 이름없음 2019/09/30 19:55:11 ID : twHwre7tio5 0
할머니는 집 밖으로 나오시지 않고 집에서 인사를 했다. 나 혼자 문을 열고 나와서 대략적으로 기억나는 길을 되돌아갔다. 나는 생각보다 길을 잘 찾았고, 혼자 할머니 댁 밭으로 돌아갔을 땐 이미 조금 어둑해져있었다. 아직 밤은 아닌데 조금 어둑한 상태. 할머니 댁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할머니한테 혼났다. 그도 그럴것이, 시골에 할머니 댁에 놀러갔는데 언니도 없이 아무것도 없는 시골 동네에서 초등학생 혼자 저녁이 되도록 연락한 통 없이 사라졌으니 얼마나 걱정을 하셨을까
33 이름없음 2019/09/30 19:57:02 ID : twHwre7tio5 0
크게 혼이 나고, 어디에 갔었냐고 할머니가 물었는데, 차마 땅콩할머니 얘기를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산에서 놀았다고 둘러댔다. 땅콩할머니 얘기를 했다간 왠지 큰 일이 날 것 같았다.
34 이름없음 2019/09/30 20:01:14 ID : twHwre7tio5 0
그 일이 있은 후 한참 산에 가지 않았다. 할머니께서 특히나 나를 감시하듯 확인하셨기 때문에, 산 앞에 가기만 해도 할머니가 창문으로 산에 들어가지 마라~~!! 하고 소리치셨다
35 이름없음 2019/09/30 20:02:09 ID : twHwre7tio5 0
밥먹고 와서 마저 쓰겠다 궁금한 점있으면 레스 남겨주면 열심히 답할게 !
36 이름없음 2019/09/30 20:33:12 ID : K2L81dyJXs4 0
저녁맛있게먹어~,,
37 이름없음 2019/09/30 20:55:10 ID : Vfbxu9wE1dB 0
이름없음 지우고 #(아무거나) 띄어쓰기 없이 적으면 돼
38 이름없음 2019/10/01 20:14:21 ID : 4MnQnCo3O3D 0
ㅂㄱㅇㅇ
39 ◆knzSE8kmoK5 2019/10/03 02:23:20 ID : twHwre7tio5 0
이렇게 맞나? 넘 늦게 들어왔지 미안ㅠㅠ 생각나서 들어왔다,, 조금만 더 풀고 잘게 ㅠㅠ 낼 더 열심히 쓰겠다,,,
40 이름없음 2019/10/03 02:34:51 ID : 1bcrfbvba01 0
ㅂㄱㅇㅇ!!
41 이름없음 2019/10/03 03:19:28 ID : twHwre7tio5 0
결국 그 방학에는 더이상 산에 가지 않았다. 땅콩할머니도 자연스레 못 보게 되었고, 중학생이 되어 다시 방학 때 할머니댁에 갔다
42 ◆knzSE8kmoK5 2019/10/03 03:20:50 ID : twHwre7tio5 0
아 맞다 인코..! 중학생이 되고, 방학이 끝나갈 즈음에 갑자기 땅콩할머니가 생각나서 산에 들어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늘 할머니가 지켜봤기 때문에 산에는 밤에나 갈 수 있었는데 차마 밤에 가긴 무서워서 좀 고민했음
43 ◆knzSE8kmoK5 2019/10/03 03:21:54 ID : twHwre7tio5 0
결국 모두가 잠든 후에 나가보기로 한 나. 당시엔 어려서 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근데 그 날 아침 할머니가 대뜸
44 ◆knzSE8kmoK5 2019/10/03 03:25:01 ID : twHwre7tio5 0
귀신꿈을 꿨네.. 하면서 꿈 얘기를 해주셨다. 꿈 내용은, 내가 밤에 갑자기 밖에서 텐트를 치고 자자고 할머니를 졸랐고, 하도 오래 조르기에 할머니께서는 텐트를 가지고 나가서 밭 중간에 언니와 나와 낑낑대며 텐트를 쳤고, 그렇게 잠을 자려고 누워있었다. 그런데 텐트의 창문으로 저멀리 산에 귀신이 있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무서운 마음에 우리를 깨워 집에 들어가서 자자고 했고 언니와 나는 비몽사몽 깨서는 왜요.. 하며 느릿하게 움직였다. 할머니는 귀신이 어디갔나 하는 마음에 다시 창문을 봤고, 그 순간 창문 바로 앞까지 와있는 귀신을 보고 너무 놀라 잠에서 깨셨다고 한다.
45 ◆knzSE8kmoK5 2019/10/03 03:27:16 ID : twHwre7tio5 0
할머니의 얘기를 듣고 무서웠지만 막상 밤이 되니 그 얘기가 생각도 안 났고 공포심보단 호기심이 앞섰다. 밤에 언니와 할머니가 잠들고, 조용히 마당에 나왔다. 도시라면 모르겠지만 사실 시골의 밤은 위에 말했듯이 멧돼지같은 동물들도 나오고 집 사이도 멀고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그 때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랐다.
46 ◆knzSE8kmoK5 2019/10/03 03:28:37 ID : twHwre7tio5 0
마당에 나와 조금 주변을 둘러보고, 조용히 밭으로 향했다. 가는 중간에 벌레들이 우는 소리도 들리고 해서 멧돼지 나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게 아직도 기억 난다. 막상 산에 들어가는 나무들 앞에 서니, 좀 무서운 마음도 들고 해서 아주 조금만 들어갔다 나오기로 했다
47 ◆knzSE8kmoK5 2019/10/03 03:30:30 ID : twHwre7tio5 0
어쨌든 좀 주춤주춤 나무 사이로 들어갔는데 땅콩할머니가 저 멀리 보였다. 멀리는 아니고, 어둑한 밤에 적응한 눈이라면 그래도 육안으로 누군지 확인 가능한 정도의 거리...? 멀뚱히 서서 땅콩할머니를 보고 있었다.
48 ◆knzSE8kmoK5 2019/10/03 03:31:57 ID : twHwre7tio5 0
땅콩 할머니는 다른 곳을 보고 있었는데, 나를 못 보신 것 같았다. 계속 할머니를 지켜보고 있다가, 갑자기 땅콩 할머니한테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아서 집에 가야겠다 생각하고 뒤돌아서 걷고 있었다
49 ◆knzSE8kmoK5 2019/10/03 03:34:18 ID : twHwre7tio5 0
그랬더니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내 이름을 부르며, ㅇㅇ이니..? 하는 소리. 나는 나를 알아보니, 반가운 마음에 살짝 뒤돌아 네! 이랬고 그 순간 할머니댁 쪽에서 할머니 목소리 들렸다. 걱정어리면서도 큰 목소리로 ㅇㅇ아! 어딨니! 하며 불렀고, 나는 그순간 할머니께 혼나겠다 싶으면서도 큰일났다, 빨리 가야겠다 생각하며 다시 앞을 보고 걸어가려 했다
50 ◆knzSE8kmoK5 2019/10/03 03:35:47 ID : twHwre7tio5 0
그러자 뒤에서 ㅇㅇ아. 하며 땅콩할머니가 나를 불렀다. 어른이 부르는데 무시할 수 없었던 유교걸,,이었던 나는 할머니와 땅콩할머니 사이에서 갈등했고, 소리도 없이 내게 다가온 땅콩할머니가 내 손목을 잡았다.
51 ◆knzSE8kmoK5 2019/10/03 03:37:07 ID : twHwre7tio5 0
땅콩 할머니는 그대로였고, 위에서 말했듯 친할머니와 정말 비슷하게 생겼었다. 땅콩할머니는 갑자기 대뜸 자기 집에 가지 않겠냐며 말을 했고, 그 와중에도 할머니는 동네가 떠나가라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겁을 먹은 나는 지금은 안 될 것 같아요... 할머니가 불러요. 하며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쳤다.
52 ◆knzSE8kmoK5 2019/10/03 03:38:25 ID : twHwre7tio5 0
점점 할머니의 목소리가 산에 가까워졌고, 할머니가 밭을 올라 산 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내가 늘 산에 많이 갔었기 때문에 없어지자마자 산으로 오신 것 같았다. 사실 동네에 산 말고 나 혼자 갈 곳은 없기 때문에,,,
53 ◆knzSE8kmoK5 2019/10/03 03:39:26 ID : twHwre7tio5 0
어쨌든 할머니가 산 초입까지 다가온 게 느껴졌다. 할머니의 목소리가 꽤나 크게 들렸고, 내가 산의 그렇게 깊은 곳까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만 들어오면 나를 볼 수 있었다.
54 ◆knzSE8kmoK5 2019/10/03 03:40:51 ID : twHwre7tio5 0
할머니는 나를 계속해서 찾았고, 땅콩할머니의 손은 나의 손목을 잡고 놔주지 않았다. 대답만 하면 할머니를 만날 수 있는데 땅콩할머니의 눈이 대답하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는 눈치였다. 사실 겁에 질려 발도 안 떼졌다
55 ◆knzSE8kmoK5 2019/10/03 03:42:34 ID : twHwre7tio5 0
그러나 점점 할머니가 나를 찾는 목소리가 나를 걱정하고 있는 게 느껴졌고, 언니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니 돌아가야겠다는 정신이 들었다. 너무 무섭고 어른한테 이러면 안될 것 같았지만 눈 꼭 감고 손을 쳐내고 빠르게 달렸다. 와중 잡힐까봐 덜덜 떨며 달려나갔다. 할머니!! 하며 나갔더니 할머니는 화내기보단 ㅇㅇ아!! 하며 나를 안았다. 언니는 어디갔었냐 화를 냈다
56 이름없음 2019/10/03 03:42:34 ID : wlbeGmsmNvw 0
오 ㅂㄱㅇㅇ
57 이름없음 2019/10/03 03:42:50 ID : wlbeGmsmNvw 0
동접!!
58 ◆knzSE8kmoK5 2019/10/03 03:43:35 ID : twHwre7tio5 0
그렇게 집에 가서 할머니랑 별 대화 없이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당연하게도 나는 취조당해야했고,,, 결국 땅콩할머니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했다. 전날 밤 있었던 일도 모두 얘기했다
59 ◆knzSE8kmoK5 2019/10/03 03:46:56 ID : twHwre7tio5 0
그러자 할머니는 화가 나서 땅콩 할머니의 집에 어딘지 안내해보라 했지만, 내가 그 위치를 알 수가 없었고, 얘기를 다 들은 할머니가 산에 가봤지만, 땅콩할머니는 만날 수가 없었다. 집도 모르고 산 지리도 몰랐던 우리는 땅콩할머니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결국 내가 다신 산에 가지 않는 것으로 약속하고 끝냈다
60 ◆knzSE8kmoK5 2019/10/03 03:47:45 ID : twHwre7tio5 0
낼 더 쓸게 ㅠ 너무너무 졸리다 흑흑 궁금한 거 아마 없겠지만 있으면 가볍게 레스 남겨줘 잘 자 모두~!~!~!
61 이름없음 2019/10/03 10:00:04 ID : 3u7aleK0lgZ 0
나 곧집에혼자있을예정인데 좀무섭다 ㅠ 산에는 음기가많아서 기가약한애들은 홀릴수있다는얘기가 사실이였으려나
62 이름없음 2019/10/03 10:58:30 ID : xCi5QtvDxWk 0
재밌다 기다릴게 스레주
63 땅콩이스레주 2019/11/04 01:44:15 ID : unxCrtioZdz 0
실종되셨구욘 주작이쥬?
64 이름없음 2019/11/04 04:00:59 ID : kmlbfQoHDz8 0
이거예전에 한번나왔지않나 그때는 지역알리기힌들다는걸로 그리고 정작 ㅎ남사람들은 자기지역 잘안밝힘 호남이라고하지..
65 이름없음 2019/11/05 03:17:56 ID : TPjusi5Qlcl 0
얘들아 나 스레준데 주작이라고 해서 좀 화나네 물론 스레딕 안 들어온 지 꽤 됐고 잊고있던 것도 맞는데 이게 왜 갱신된겨
66 이름없음 2019/11/05 03:19:58 ID : twHwre7tio5 0
아 아이디 이제 같아졌으려나 원하면 더 풀어볼게 워낙 옛날 스레라 보고싶은 사람이 있나 모르겠지만 ㅎㅎ.. 그리고 예전에 나왔는지 뭔지는 나도 몰라 내 경험담 쓰는 건데,, 추가로 호남이 어디야,,? 나 전라도는 전주랑 고창밖에 안 가봐서 왜 호남얘기가 나오는 지 모르겠는뎅
67 ◆gjg4Y3vg2JW 2019/11/05 03:23:20 ID : twHwre7tio5 0
나 인코 까먹어서 다른 걸로 바꿀게. 온 김에 이어서 써봐야겠다. 그리고 미리 말하지만 이거 주작 아니고 내 옛날 얘기 하는 거라 결말이 좀 허무할 수도 있어,, 나 안 오고 나서도 레스 달린 거 보니 결말 허무하면 뭐라 할 까봐 ㅋㅋㅋ 대신 궁금한 점 물어보면 최대한 구체적으로 답할게 주작 아니니까 진짜 다 알려줄 수 있어 ㅠㅠ 그리고 오래 안 온다고 주작이라고 단정 짓지 좀 마라 왤케 얄밉지 저 주작이쥬 하는 게 ㅎㅎ
68 ◆gjg4Y3vg2JW 2019/11/05 03:26:51 ID : twHwre7tio5 0
내가 더이상 산에 가지 않기로 약속하고 끝났다 까지 했구나. 그 후로는 정말 산에 안 갔다. 할머니께 정말 감시를 엄청 받았고, 나도 그 날 이후로는 무서워져서 산에 안 갔다. 또 워낙 감시하니까 더이상 뭐라해야 되지 약간 번거롭게(??) 산에 가고싶지는 않았달까.. 할머니의 감시를 뚫으면서 그렇게까지 산에 가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다
69 ◆gjg4Y3vg2JW 2019/11/05 03:28:58 ID : twHwre7tio5 0
그 후로 계속 방학 때 할머니 집에서 종종 지냈지만, 정확히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학원이나 진학 문제로 점점 방학 때 할머니 집에 안 가게 됐고, 고등학교 1학년 쯤에 할머니는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전주 시내에 위치한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70 ◆gjg4Y3vg2JW 2019/11/05 03:32:03 ID : twHwre7tio5 0
땅콩할머니의 존재가 생각난 건 비교적 최근인데, 할머니, 부모님, 언니, 삼촌과 함께 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할머니께서 시골에 살던 때의 얘기가 나왔는데, 그 때 땅콩할머니 얘기도 나왔던 것이다. 그 때 새로이 알게된 사실은, 내가 그렇게 산에 가지 않기로 약속을 하고, 그 방학이 끝난 후 집에 돌아갔을 때 땅콩할머니가 내 친할머니를 찾아왔다고 했다.
71 ◆gjg4Y3vg2JW 2019/11/05 03:34:08 ID : twHwre7tio5 0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땅콩할머니는 귀신 뭐 그런 게 아니라 실존 인물이다. 땅콩할머니는 우리 할머니를 찾아와서는, 대뜸 내 안부를 물었고, 나랑 아는 사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갑자기 웬 할머니가 찾아와서 나를 찾으니, 본능적으로 산에 사는 땅콩할머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단정지을 순 없으니 어디 사시냐고, 어디서 오셨냐고 여쭤보셨다고 한다
72 ◆gjg4Y3vg2JW 2019/11/05 03:35:59 ID : twHwre7tio5 0
그러자 땅콩할머니는 저는 저 산 속에 살아요. 하며 할머니 뒷 산을 가르켰고, 할머니는 내가 말한 할머니 맞구나.. 하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할머니께서 나는 방학이 끝나 이미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고, 땅콩할머니는 멍하니 할머니를 쳐다보다가, 호호 하며 웃고는 인사 후 산을 다시 올라가셨다고 한다.
73 ◆gjg4Y3vg2JW 2019/11/05 03:41:13 ID : twHwre7tio5 0
그 얘기를 듣던 엄마도 땅콩할머니를 기억하고 있었다. 땅콩할머니를 엄마도 한 번 뵌 적이 있는데, 그 때 할머니네 집 밭에서 엄마랑 놀고 있는데(정확히는 방울토마토 따먹고 있었음..) 땅콩 할머니가 산에서 내려와 우리 밭을 지나고 있었다. 나는 그 때 인사를 했었던가 하여튼 아는 척을 했는데, 땅콩할머니께서도 내게 웃으며 인사를 했고, 엄마도 내가 아는 눈치니 그냥 웃으며 인사했다.
74 ◆gjg4Y3vg2JW 2019/11/05 03:43:02 ID : twHwre7tio5 0
그러고는 누구시냐고 내게 물었을 때, 내가 아~ 그냥 친해진 할머니야 뭐 이런 식으로 대답했다고 한다. 엄마의 기억에도 내 친할머니와 이미지가 많이 비슷했었다고 하니, 그냥 어린 나로서는 할머니와 엄청 닮게 느껴졌었던 같다. 엄마는 그 부분에서 땅콩할머니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분 같다며 말을 이었다.
75 ◆gjg4Y3vg2JW 2019/11/05 03:44:53 ID : twHwre7tio5 0
할머니께서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으면, 나를 그렇게 말도 없이 잡거나, 집으로 데려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었을테고, 정상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고 했다. 나를 예뻐하고, 손녀같았을 수는 있겠지만 아마 노망이 났거나, 정신적인 문제가 좀 있었거나...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76 ◆gjg4Y3vg2JW 2019/11/05 03:46:22 ID : twHwre7tio5 0
그도 그럴것이 땅콩 할머니는 거의 나오시지 않고 산에만 있었다. 산 속에서만 만났고, 또 어린 나의 주변 어른들에게는 관심도 없었다. 주변인이 아예 없는 느낌이었다. 우리 할머니나 부모님, 혹은 언니나 다른 마을 분들에게는 아예 관심이 없고 오직 나에게만 인사하고 나에게만 친절히 대해주셨다. 애초에 그런 분과 내가 어떻게 친해질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77 ◆gjg4Y3vg2JW 2019/11/05 03:50:17 ID : twHwre7tio5 0
그런데 나는 왠지 모르게 조금은 슬픈 기분이 든다. 지금도. 결과적으로 보면 땅콩할머니가 준 음식을 먹고도 정상이었고, 집에 갔을 때도 별 일 없었고, 함께 친하게 지내며 문제가 된 것은 그냥 할머니와 어린 아이였다는 점. 할머니가 할머니답지 못하게(??) 어린 나를 계속 데리고 다녔고, 어른처럼 행동치 못했다는 점... 어쨌든 그게 나는 지금 생각하면 무섭기도 하지만, 슬픈 느낌이었다. 나는 아직도 그 땅콩버터의 맛과, 깔끔했던 집, 조금은 차가운 공기, 그에 어울리지 않는 투박하고 귀여운 캐릭터 인형들과, 슬픈 느낌의.할머니의 표정이 생생히 기억나기에 조금 더 슬프게 느껴지는 것 같다.
78 ◆gjg4Y3vg2JW 2019/11/05 03:54:11 ID : twHwre7tio5 0
이 글을 괴담에 쓴 이유는 그 기억이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두운 밤, 산 속을 헤맸던 나와, 산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정상적이지 못 했던 할머니라는 존재가 섬뜩하게 느껴지면서도, 정상적이지 못 하게 된 할머니의 따뜻한 면들, 나만 알고 나만 느낄 수 있었던 외로움들이 참 마음아프고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아서,, 쓸 데도 없고 무서운 이야긴 아니지만 섬뜩하고 울적한 이야기라서 여기다 썼다.
79 ◆gjg4Y3vg2JW 2019/11/05 03:57:37 ID : twHwre7tio5 0
지금은 어떻게 살고계시나 모르겠다. 딸은 어디로 간 건지 궁금하다. 아직도 그 산에서 살고 계시려나. 결말 허무해서 미안,, 이게 끝이야..!!! 그 할머니가 어쩌면 나에게 호의적인 마음보다 나쁜 마음으로 나에게 계속 접근한 걸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좋은 할머니로 기억 할래. 그리고 땅콩할머니께서 지금은 마음의 평화를 얻으시고 그냥 행복하게 지내고 계셨으면 좋겠다. 궁금한 거 없겠지만 있다면 아무거나 물어봐줘 주작의혹도 좋아(??) (주작 저거 레스 되게 신경 쓰여서 ㅋㅋㅋ 뒤끝,,)
80 ◆gjg4Y3vg2JW 2019/11/05 04:03:57 ID : twHwre7tio5 0
아, 추가로 정신에 이상이 있다고 확신한 것은 대화할 때 멍을 때리거나 의사소통이 되게 느렸다고 했다. 내 친할머니가. 엄마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하니, 정상적 사고를 가진 어른들이 봤을 때는 그랬나보다. 난 어려서 그랬던 건지 그렇게 느낀 적은 없었고, 그냥 가족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친해졌던 어른사람이라 신기해했던 기억 뿐임..
81 이름없음 2019/11/06 17:01:35 ID : g7zbB84IK5b 0
어렸을적 기억은 나중에 좋은 추억거리로 남는다고하지 레주는 그 할머니 이상한 할머니로 생각하지말고 좋은 추억과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길바래.... 쭉 읽으면서 느낀건 그분은 널 해치거나 그럴의도는 없어보이거든.... 다만 혼자있는 외로움이란게 그게 진짜 무섭고 힘든거거든 아무튼 그렇게 좋은 기억으로 기지길 바랄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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