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익명 2019/10/12 00:06:12 ID : Gk5Xy40leMr 0
스레딕이 처음이라, 어떻게 기록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어떻게든 써보기는 해. 한국 스레딕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와봤어. 현재는 그런 꿈을 꾸지 않지만 1년 전 꿨던 이상하고 묘한 꿈들이 몇 있었는데, 그 중 제일 긴 꿈을 꾸었던 적이 있어 한 번 남겨보려고 해.. 특별히 누군가에게 이야기 할만한 껀덕지가 없었거든. 나는 3주간이라는 나름 긴 시간동안 꿈에 시달렸어. 한 마디로 좋지 못 한 꿈이라는거지. 그만큼 내용 분량이 길 수 있으니 양해 부탁해. 이런 비슷한 꿈을 꾼 사람이 있다면 같이 대화 나눠 볼 수 있는 시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 나는 꿈에서 항상 어떤 방식으로든 죽었어. 이 전에 내가 상해를 입기 전의 과정은 나오지 않아. 사망 사인은 다양해. 총상 혹은 자상이나 열상 등에 대한 과다출혈, 단순 폭행, 추락사, 교통사고 혹은 누군가가 내 신체 부위를 절단하거나 등등 .. 어떤 방식이든 해를 입고 의식을 완전히 잃어 눈 앞이 암전 되서야 꿈에서 깨게 되는 루트를 겪었었지.
2 어떤 익명 2019/10/12 00:14:37 ID : Gk5Xy40leMr 0
처음 죽게 된 장소는 아주 어두운 밤의 공원이었어. 일반 놀이터라기보다는 조금 더 규모가 큰 공원이라고 하면 될 것 같아. 가로등이 간간히 설치 돼 있고, 공원을 따라 바깥 쪽에는 꽤나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심어져 있었고, 왼쪽 사이드에 운동 기구들이 둥글게 둘러쌓여 있었고, 오른쪽 끄트머리에는 시계탑이 있었어. 위에서 말했듯 이 전의 이야기는 꿈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몰라. 알 수 없었지만, 어떤 방식으로 죽었는지는 항상 꿈에서 나왔었어. 나는 거기서 남색 후드를 입은 남자에게 총상을 입었었거든. 오른쪽 옆구리에 한 발, 가슴 중앙에 한 발. 그렇게 총 두 발을 맞고 쓰러졌어. 그 남자는 도망치지 않고 총을 손에 쥔 채로 꽤나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나를 지켜 보고 있었어. 손에 꽤나 많은 피가 묻어 나오길래 이대로 죽나?? 싶었고, 점점 눈이 감기더라. 그러던 그 때 그 어두운 나무 사이에서 인영을 봤어. 미동도 하지 않은 채로 계속 나를 뚫어져라 바라봤어. 키가 꽤나 컸던 것 같아. 정확히 몇 cm 정도인지는 가늠할 수 없었지만. 전체적인 테는 정말 잘 보였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평상복을 입고 있었어. 검은 셔츠에 마찬가지로 검정 스키니진 정도까지는 볼 수 있었어. 하지만 얼굴은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는게 흠이었지. 나는 여기서 의식을 잃고, 꿈에서 깼어. 이게 내 꿈의 시작이었어.
3 어떤 익명 2019/10/12 00:21:06 ID : Gk5Xy40leMr 0
두 번째 꿈에서는 칼에 찢겨 죽었어. 찌른게 아니라 난도질 하듯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칼로 살을 찢어 죽였어. 이번에도 남자였어, 정장을 멀끔하게 차려 입은 남자였는데, 옷에 비해 머리는 꽤나 너저분 한 남자였던 것 같아. 내가 그 꿈에서 알 수 있었던 건 노을에서 저녁으로 넘어가는 붉으스름한 하늘과 모래 위 바닥 정도였던 것 같아. 고통은 생각보다 덜 했어. 대신 살이 찢겨 나가는 느낌은 꽤나 생생했지. 그 남자가 보였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처음 꿈에 봤던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바로 들었었어. 하지만 이번에는 어딘가 차림새가 달랐어. 첫번째 꿈과 달리 하얀색 무지티, 청자켓에 검정색 스키니진을 입고 있었어. 하지만 이번에도 얼굴은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았고, 나는 의식을 잃고 그대로 꿈에서 깼지.
4 어떤 익명 2019/10/12 00:26:06 ID : Gk5Xy40leMr 0
세번째 꿈에서는 떨어져 죽었어. 그 때 하늘은 여름 하늘처럼 참 맑았고, 사람이 많은 도시였어. 길을 걸어가던 중 갑자기 바닥이 유리가 박살나듯 갈라지면서 밑으로 떨어져버렸고, 어딘가 박은 충격에 죽어버린 것 같아. 그 때 웬 남자가 내가 떨어진 구멍을 내려다 보고 있었어. 이번에는 검정 티셔츠에 연베이지색의 프렌치 코트를 입고 나타났어. 하지만 남자의 얼굴은 햇빛 반사광에 비춰 얼굴은 보이지 않았어. 세번째 꿈을 꾸고 나서야 알게 됐어. 요즘 꾸게 되는 꿈들이 자꾸 누군가에 의해 죽거나 외 다른 방식으로 죽게 되고, 꿈에서 깨기 전 왠지 모를 남자가 나오지만, 남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는 걸. 왜 얼굴이 보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어.
5 어떤 익명 2019/10/12 00:33:30 ID : Gk5Xy40leMr 0
네번째 꿈에서는 불에 타 죽었어. 햇빛이 그렇게 센 날은 아니었지만 더운 날이었어. 누군가 그런 짓을 한 것이 아니라, 손 끝부터 자연스레 몸에 불이 붙어버렸어. 아프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타는 냄새는 느껴졌어. 한참 바닥을 구르다 죽어버렸어. 그 남자는 흰 티에 가죽 자켓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 다섯번째 꿈에서는 차에 치어 죽었어. 비 오는 날이었고, 어두컴컴했지. 길거리, 꽤나 긴 거리에서 우뚝 서서 쳐다보고 있었고, 검고 얇은 긴팔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있었던 것 같아. 우산 같은 건 들고 있지 않았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어. 여섯번째 꿈에서는 집에서 누군가에게 맞아 죽었어. 둔기가 아닌 사람으로부터 직접. 날 죽인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었어. 모르는 아저씨였던 것 같아. 왜 우리집에 들어와 나를 죽였는지는 모르겠어. 남자는 건너편 방에 쭈그려 앉아 있었어. 하얀색 니트에 회색 계열의 바지를 입고 있었어. 얼굴은 가려 보이지 않았어.
6 어떤 익명 2019/10/12 00:43:23 ID : Gk5Xy40leMr 0
일곱번째 꿈에서는 두꺼운 망치로 얻어 터졌어. 이리저리 뼈가 부러져서 죽어버렸어. 여덟번째 꿈에서는 길고 얇은 쇳덩이로 배를 찔려 죽었어. 아홉번째 꿈에서는 유리가 양 눈을 파고 들어 죽어버렸어. 등등 .. 그 꿈에서 어떻게든 남자는 꿈에서 깨기 전 항상 마지막에 나타났어. 이런식으로 계속 다양한 방법으로 죽는 꿈을 꾸다보니까 정신적으로 힘들더라고..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걸어다닐 때도 힘이 막 그렇게 나는 편은 아니더라.. 그냥 내 컨디션이 문제인가 싶기도 했지만, 사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일 큰 문제는 그간 길게 꾸었던 죽는 꿈 때문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자기 전에 어떤 영화를 본 것도 아니고 책을 본 것도 아닐 뿐더러 상상을 하고 잔 것도 아니야.
7 어떤 익명 2019/10/12 00:48:08 ID : Gk5Xy40leMr 0
나는 이런 꿈들을 꾸면서 왜 꿈에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 채로 계속 나올뿐더러, 꿈을 꿀 때마다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나는데 어째서 똑같은 남자구나하고 생각이 들었을까와 (이게 제일 궁금했어.... 얼굴이 어떻게 생겼나 좀 보고 싶었는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참 아쉽게 얼굴은 볼 수 없었어....) 왜 항상 의식을 잃기 직전에 그 남자가 나와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냐는거지. 계속 이런 꿈들을 꾸다보니까 그만 꾸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했어.
8 어떤 익명 2019/10/12 01:21:37 ID : Gk5Xy40leMr 0
하지만 이런 지속적인 꿈도 끝을 보게 되긴 하더라고.. 맨 마지막에 꿨던 꿈이 어느 폐건물이었는데, 어딘가 심하게 다쳤던 것 같아. 일어나지도 못하고 건물 안에서 누워있었어. 이번에도 남자가 나오기는 나왔지... 하지만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멀리서 지켜본 것이 아니라, 되려 가까이 다가왔었어. 엎어져 있는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면서 드디어 찾았다라는 말을 했어. 하지만 얼굴이 온통 무언가 시커먼 사람이었기 때문에 (마치.. 코난의 범인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었고, 그 상태로 의식을 잃어가고 있을 때즘 꿈에서 깼어. 이게 내가 꾼 마지막 꿈이었고, 이후 남자는 한 번도 꿈에 나온적 없었어. 나름 꽤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잊지 않아. 아직 이게 무슨 꿈이었는지 알아내지 못했지만... 나름 신기하고 여러모로 피곤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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