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2/10 21:36:46 ID : k2k1fRA4Zcm 0
일 년 전부터 너무 현실적인 꿈을 꾸고 있어요.
2 이름없음 2020/02/10 21:38:38 ID : k2k1fRA4Zcm 0
그러니까 4학년 때 비가 오는 날 바닥에서 석상 하나를 주워 집으로 들고 왔습니다. 물에 젖어 검게 변한 사람 모양 피규어 같았어요.
3 이름없음 2020/02/10 21:40:26 ID : k2k1fRA4Zcm 0
그걸 집에 가지고 와서 책상 위에 놓고는 다시 밖으로 놀러 나갔어요. 그때까지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석상에게 홀린 걸지도 모르겠어요.
4 이름없음 2020/02/10 21:41:40 ID : k2k1fRA4Zcm 0
그날 밤 잠에 들자 평소와 같이 꿈을 꿨습니다. 다만 너무나도 감각이 생생하고 실제로 그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5 이름없음 2020/02/10 21:43:57 ID : k2k1fRA4Zcm 0
널따란 평원과 그 위로 비치는 밝은 달, 하늘에 박힌 수많은 별들. 최소한 도시에서는 쉽게 구경할 수 없는 풍경이죠. 그때 느낀 감정은 아마 계속 잊지 못할 겁니다.
6 이름없음 2020/02/10 21:45:08 ID : 0twINs4IJSI 0
피규어 버려.
7 이름없음 2020/02/10 21:46:02 ID : k2k1fRA4Zcm 0
달랑 잠들기 전에 입은 잠옷이 그곳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이었지만 이상하게 춥지는 않았습니다. 당시에도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요.
8 이름없음 2020/02/10 21:46:55 ID : k2k1fRA4Zcm 0
피규어는 이미 버렸습니다. 근데 숫자 지목하는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9 이름없음 2020/02/10 21:51:13 ID : k2k1fRA4Zcm 0
거기서 대략 7시간 쯤 지나자 잠에서 깨듯이 얕은 두통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도 참 바보같았죠, 다시 한 번 거기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으니 말예요.
10 이름없음 2020/02/10 21:53:16 ID : k2k1fRA4Zcm 0
항상 계속되던 재미없는 날들을 해소해줄 치료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곳은 제 이상적인 장소였어요. 바람 소리만이 들리고, 아무도 없잖아요.
11 이름없음 2020/02/10 21:58:47 ID : k2k1fRA4Zcm 0
집에 돌아와서는 잠만 잤습니다. 어머니께서 뭐라고 하시든 이불을 덮고 잠에 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너무 설레던 나머지 잠이 더 안 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몇 분이 지났을까요? 그렇게 전 잠들었습니다.
12 이름없음 2020/02/10 22:02:16 ID : k2k1fRA4Zcm 0
다섯 번 연속으로 평원만이 나타났기에 저는 이번에도 평원이 펼쳐지기를 기대했습니다. 제 눈앞에 보인 것은 폐허가 된 도시였습니다.
13 이름없음 2020/02/10 22:04:28 ID : k2k1fRA4Zcm 0
어떤 도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딱 특징적인 점도 없었습니다. 그냥 망해버린 골목이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비슷하겠네요. 꼬인 전깃줄과 구석구석에 깨진 유리병 파편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14 이름없음 2020/02/10 22:06:50 ID : k2k1fRA4Zcm 0
대충 얼빠진 표정으로 그 사이를 돌아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이 둘러보고, 움직였어요. 생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잿빛 투성이였습니다.
15 이름없음 2020/02/10 22:09:38 ID : k2k1fRA4Zcm 0
맨발이기에 가만히 앉아있는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겠지요. 그래도 뜬금없는 모험심과 흥미로움에 이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바닥의 전깃줄에 발이 걸려 넘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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