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날 그곳엔 그녀가 있었다. (7)
2.무당선생님들 (3)
3.사주라는게 (5)
4.어릴때부터 특정간격으로 똑같은 꿈을 계속 꾸고있어 (92)
5.어릴때 경험했던 무서운일 (10)
6.얘들아...나지금 개무서워ㅠ (4)
7.잠깐 졸았는데 꿈에서 무언가랑 대화함 (482)
8.수호령 생기거나 보는 법 좀 알려주라 (13)
9.귀신에 대한 금기사항 같은거 있어? (62)
10.얘들아 내가 죽으면 우리아빠 볼수있을까?? (9)
11.영안 트이고 싶어 (21)
12.시계 (16)
13.모든건 다 정해져있을까? (3)
14.. (29)
15.야 이거 뭘까 ㅠㅠㅠㅠㅠ (5)
16.내 방문이 이상해... (4)
17.이사 전날 밥솥을 갖다 놓으라잖아 (2)
18.동티 (18)
19.귀접관련해서 궁금한거 있어 (1)
20.정신나간망상증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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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19:57:26
ID : AlzQre6i1jA
0
안녕, 여러분.
막상 글을 쓰려니까 서두를 어떻게 시작해야될지 모르겠네ㅎㅎ..
이건 18년 1월에 알바거리를 찾다가 있었던 이야기야.
내가 필력이 많이 부족하니까 중구난방으로 글이 튀어도 이해 해주길 바라.
지금 생각해보면 한 인격체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것을 느끼게 해준 일이기도 해.
그럼 지금부터 시작할게.
2
.
2020/04/01 20:01:41
ID : AlzQre6i1jA
0
군대를 막 제대했던 나는 한량처럼 놀러다니기만 했어.
그러다가 신정이 막 지났을 무렵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았던 나는 주유소 알바를 할까 아니면 군대가기 전의 경험을 살려서 다시 피시방 메니져직을 시작할까 고민하고 있었어.
뭐 당장에 피울 담배값은 있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할 시간적 여유는 충분했던거 같아.
학과 자체가 기울어서 여차하면 자퇴를 생각하고 있었던 내게 대학 복학같은건 안중에도 없었지.
아무튼 뭔가 색다른 일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고민을 하다가 문듯 생각나는 단어가 있었어.
'수족관'
내가 피시방에서 약 1년동안 일하면서 늘 친구들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항상 '수족관'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거든.
검색을 해보니까 집근처 대형마트 '수족관'코너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구직광고를 보게됬어.
평소 동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그 광고글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준 금빛 동아줄같은 느낌을 줬어.
당장 전화해서 면접시간을 물어보자 오늘 오후6시쯤 오라네?
전화했던 시간은 5시였고 전화받은 사람은 이력서를 가져오라고 하는거야.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가서 누나의 도움을 받으며 이력서를 작성하고 달려가서 면접을 봤어.
솔직히 산적같은 외모에 우람한 덩치가 있었기에 나는 떨어질 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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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20:07:00
ID : AlzQre6i1jA
0
하지만 왠일인지 면접을 보고 아파트 단지내의 흡연장에서 담배를 피고있을 때 문자가 왔어.
'내일부터 출근하시면 됩니다. 유니폼은 금주내로 본사에서 지급되므로 단정한 옷차림에 검은색 바지, 검은색 운동화를 착용하고 오십시오.'
쾌재를 불렀지.
좋아하는 일도 하면서 돈도 벌고 일석이조란 이럴때 쓰는구나 싶었어.
다음날이 되고 룰루랄라 출근을 해서 막상 홀로 덩그러니 수족관코너 가운데에 서있으니까 막막한거야.
그도 그럴것이 아무런 정보없이 일을 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나름 눈치는 있어서 1시까지 올 코너의 메니져를 기다리며 영업을 순조롭게 이어나갔어.
구피, 플래티 같은 열대어야 뭐 이거 몇마리 주세요하면 봉투에 물고기를 넣어서 가격과 바코드가 새겨진 라벨을 붙여주면 끝.
햄스터도 박스에 넣어서 라벨붙여주고 팔면 끝.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햄스터, 기니피그, 고슴도치 같은 소동물의 경우에는 판매 계약서를 꼭 작성해야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첫날치고는 잘 했다는 메니져의 칭찬에 기분좋게 퇴근을 했던 기억이나.
사건의 시작은 순조롭던 첫 출근으로 부터 약 4개월이 지난 뒤부터 시작했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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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20:13:51
ID : AlzQre6i1jA
0
동물이라면 무조건 OK였던 나에게 수족관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앵무새'들 이었어.
지금에와서는 모두 판매가 불가능해진 동물들이라 모두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왕관앵무, 모란앵무 부터 호금조, 문조 등등 다양한 새들이 있었어.
왕관앵무는 핸들링이 잘 되어있어서 나의 손을 잘 타고 놀았지만 까칠한 암컷 모란앵무에게 손가락을 상납하며 일하는건 고역이었지.
그래도 시간이 결국 해결을 해주더라.
벛꽃이 지고 여름날씨가 다가오던 5월 중순 쯤 그녀가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
10시 30분부터 3시까지가 내 업무시간이었지만 간혹 2시부터 9시까지 근무하는 날도 있었어.
메니져가 연차를 쓰거나 사정이 생겨 나오지 못하면 내가 땜빵을 하는 식이었지.
그날도 나는 어깨에서 내 목과 턱 라인에 얼굴을 비벼대며 애교를 부리는 왕관앵무와 함께 마트 뒷편 하역장에 조그맣게 마련된 밴치로 향했어.
길냥이들의 탐욕스러운 눈을 예의주시하며 앵무새를 산책시키고 있었는데 뭔가가 주차타워에 있었어.
아이보리색 가디건과 검은 와이셔츠를 입고 밑에는 검은 슬렉스를 입은 젊은 여자가 주차타워 2층에 우두커니 서있었어.
딱히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지만 뭔가 나를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순간 좀 기분나쁜 느낌을 받았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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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20:21:24
ID : AlzQre6i1jA
0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올 무렵 메니져가 어느날 토끼 2마리를 구해왔었어.
발주가 되지않는 동물이라서 어디서 얻었냐고 물어보니까 아는 지인이 토끼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나마 말 잘듣고 얌전한 아이를 추려서 2마리를 받아왔다는거야.
이러면 또 곤란해지는게 나중에 토끼를 판매할 경우 붙여야 될 라벨이 문제였어.
내 기억상으론 토끼는 3만원이었는데 간혹 발주가 안되는 소동물 판매기록을 본사쪽 영업과장이 알면 그날은 본사과장이 찾아와서 하루종일 내가 하는 일거수일투족을 검사하더라..
정말 할짓도 더럽게 없구나 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사람 일이 그거였다는걸 알고 괜시리 웃음이 낫던 기억이 나.
메니져가 말해주기를 그냥 가격에 맞게 다른거 붙여서 판매하면 된다는 말을 하고는 토끼를 가만히 쓰다듬더라.
헛웃음이 날 정도로 어이가 없었지만 뭐 6년동안 수족관경력을 쌓은 나름 베테랑이니 어쩌겠어.
날도 덥고 동물들 산책시키기엔 딱 알맞은 타이밍이라 나는 6시쯤 저녁식사를 마치고 토끼를 들고 하역장 벤치로 향했어.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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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20:26:52
ID : AlzQre6i1jA
0
그러다 우연히 돌아간 시선에는 그녀가 보였어.
아이보리색 가디건에 검은 와이셔츠 그리고 검은 슬렉스를 입은 그녀가 시야에 들어오자 내 뇌는 빠르게 과거의 영상을 내 머릿속에서 재생시켰어.
위치, 스타일 똑같았어.
몇주전 그때와 정확히 일치했어.
급 기분이 나빠졌어.
그 사람이 나에게 잘못한건 없지만 쓰고있던 챙이 넓은 모자에서는 보이지않는 알수없는 시선마저 느껴졌어.
난 자리에서 일어나서 토끼를 안아들고 다시 매장안으로 들어갔어.
두칸짜리 간이사다리에 걸터앉아서 라벨을 자르며 분류하면서도 계속 생각이 나더라.
보라빛 구름과 강한 주황빛석양이 비추고 있던 그녀의 실루엣.
그냥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기분나빴어.
뭔가 매치가 되지않는 그러니까 그 장소에 있으면 안되는 뭔가를 누군가가 억지로 끼워맞춰서 있는 그런 느낌 다들 느껴본적 있으려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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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20:39:27
ID : AlzQre6i1jA
0
그날 밤에 당구장을 가자던 친구들의 권유에도 나는 피곤한몸을 이끌고 곧바로 귀가를 했어.
내 인생중 두번째로 격렬했던 7시간을 보냈던거같아.
막 입주를 시작했던 아파트 입주민들의 인테리어용 어항을 추천하고 팔기도 하고 여름방학이라는 치트키를 써서 마리모를 사달라고 부모님께 조르는 아이들과 함께 광란의 저녁을 보낸 나는 집에 도착하자 마자 샤워를 마치고 쓰러져 잠이 들었어.
왠만하면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인 내가 꿈을 꾸게됬어.
꿈속에서 나는 수족관에서 누군가에게 물고기를 건냈고 그 사람은 그걸 받고 계산대로 향하고 있었어.
그런데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손을 보니까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없는거야.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절단한 게 아니라 그냥 말끔하게 단면이 보이도록 떨어져 나간것처럼 느껴졌어.
난 그대로 달려가서 그 사람의 봉투를 낚아챘고 그사람의 봉투에는 내 엄지손가락이 마치 물고기처럼 단면에서 피를 뿜어내며 괴로운듯 헤엄치고 있었어.
난 그 사람에게 욕을 하며 봉투를 찢어서 다시 내 엄지손가락을 붙였지.
그러자 갑자기 그사람이 소름끼치도록 높은 톤의 웃음소리를 내며 매장을 네발로 기어나갔어.
그때 보였던 복장은 바로 내가 위에서 두번씩이나 말했던 그녀의 복장과 거의 똑같았어.
가디건은 그대로 였지만 바뀐 점이라면 바지는 검은 슬렉스에서 약간 밝은 빛의 슬렉스로 바뀌었고 검은 와이셔츠는 얇은 검은 후드집업로 바뀌어있었어.
일어나서 이게 무슨 개꿈인가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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