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4/18 13:52:18 ID : bxB9eE1cpV9 0
일단 화를 안내셔. 내가 잘못한 게 있어도 왜 잘못했는지 설명해주시지 화내신 적이 없어. 난 아빠가 화내는 걸 20년 넘도록 한 번 밖에 못봤어. 그리고 하루에 잠자는 시간 빼고는 평생 일만 하셨는데 단 한 번도 그거에 대해 힘들다는 소리를 한 적이 없어. 엄마한테도 그런 얘기 안해. 정말 묵묵히 일만 하셔. 또 우리한테 뭐 시킨 적이 없어. 물이라던가 뭐 좀 가져다달라, 혹은 심부름같은 거 한 번도 안시키셔서 오히려 내가 자발적으로 해드려. 엄마가 뭐 사다달라고 그러면 굳이 안그래도 되는데 새벽같이 일어나서 바로 사오셔. 퀵보다 빨라... 가부장적인 면은 티끌만치도 없고. 말이 별로 없으신데 말할 때는 항상 자식인 나한테도 예의바른 말투로 말하셔. 명령조나 무뚝뚝한 말투는 아예 들어본 적도 없고 말에 항상 배려심이 들어있는 느낌. 난 우리 아빠가 성인(聖人)수준의 인내심을 가진 진짜 흔하지 않은 부류라고 생각하는데 너희들이 보기에는 어때? 혹시 이런 아빠 본 적 있어?
2 이름없음 2020/04/18 14:10:38 ID : mFeFbbgY2q1 0
새로운 성인이다... 잘해드려
3 이름없음 2020/04/18 14:18:02 ID : bxB9eE1cpV9 0
역시 그렇지? 앞으로도 더 잘해드려야겠다 생각해. 존경을 하지 않을수가 없는 분이야. 어쩌면 우리 아빠는 간디의 환생같은 게 아닐까 싶어. 신기할 정도로 이기심이나 욕심이 없으셔. 항상 누군가를 위하기만 했지 엄마랑 결혼하려고 노력한 거 말고는 아빠 본인을 위해서 뭔가를 하는 걸 본 적이 없네.
4 이름없음 2020/04/18 14:59:47 ID : yHwrbzSFa5O 0
와... 최고다 진짜 잘해드려... 난 우리아버지도 좋은편이라 생각했는데 비교가 안되네 너희 아버지 성인군자급이신듯
5 이름없음 2020/04/18 15:06:49 ID : bxB9eE1cpV9 0
스레 올리고 새삼스레 소름돋았는데 나 진짜로 살면서 아빠가 욕심부리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사람이 어떻게 바라는 게 하나도 없을 수가 있지? 과장이 아니라 기억이 아예 안나. 화내신 것도 15년 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 쓰고보니까 아빠를 떠나 이런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6 이름없음 2020/04/18 15:08:53 ID : bjs3vg1u2k9 0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데 아버님이 재미없다고 느낄 땐 없어..??
7 이름없음 2020/04/18 15:10:04 ID : bxB9eE1cpV9 0
내가 아빠를? 아님 아빠 본인이?
8 이름없음 2020/04/18 15:11:41 ID : bjs3vg1u2k9 0
너가 아버님을!
9 이름없음 2020/04/18 15:16:49 ID : bxB9eE1cpV9 0
음... 재미없다고 느낀 적은 꽤 있어. 너무 검소하게 사시고 말이나 행동도 딱 그러니까. 근면, 성실, 청렴, 담백의 결정체같은? 웬만한 일에는 감정기복 자체가 거의 없으시기도 하고. 근데 재미없는 것 이상으로 그냥 옆에 있으면 사람이 어떻게 저정도로 자기 자신을 절제하면서 살 수 있는지 궁금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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