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5/11 00:50:50 ID : zfarhBwJO01 0
우리엄마는 수려한 외모로 주변에서 떠받들어 줬을테니 공부 잘하는 형제들이 부럽지 않았겠지... 20대 중반까지 평탄했으나 내가 4~5살이 될 때쯤 의부증으로 인한 이혼 후 허영심과 열등감만이 가득찬 사람이 되었어... 부자남친이 있다는 거짓말을 진심으로 하는 둥 망상하는 증세는 지금도 보임 우리엄마가 자기애의 끝판왕인 거에 비해 난 유년기 때 바쁜 아빠가 종종 친척들에게 날 맡겼는데 한두번이어야 다들 귀엽다 해주지 계속 되니 어딜가든 민폐 취급만 전전해왔어... 엄마아빠랑 살 때도 케어를 잘 못받아서 그런지 성격과 사회성도 좋지 못했거든... 그래서 그런지 자존감이 늘 낮았어 중딩땐 반에서 자살고위험군 점수가 제일 높아서 불려가기도 했어 또한 사치와 허영심과 열등감을 극도로 싫어해 엄마랑 난 그냥 상극이야
2 이름없음 2020/05/11 00:55:39 ID : zfarhBwJO01 0
엄마랑 살게 된 건 13살부터... 엄마는 마침 돈도 없고 자식에 대한 향수를 느꼈는지 내가 있는 외할머니집으로 오게 됐어 할머니는 부잣집에서 태어났는데도 평생을 근면하게 살아오셨어 그래서 엄마가 사치 부리려는 모습을 진짜 엄청 싫어했고 둘이 자주 싸웠어 엄마는 싸울 때마다 엄마 자식이라는 게 싫다 나가죽을 것이다 라고 하는데 진짜 보는 내가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아빠의 온화한 성품도 난 어느정도 받긴 했는데 엄마 성깔을 더 유전받은 거 같더라... 엄마랑 살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나도 엄마가 싫었어
3 이름없음 2020/05/12 19:49:46 ID : zfarhBwJO01 0
13살 겨울에 엄마가 몰몬교에 빠졌어 진심인진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이사를 두 번 다녔는데 몰몬교 성경을 꼭 챙기더라 잘생긴 외국인 남자들이랑 얘기하는 게 좋았던 거 같아... 엄마는 영어만 잘하는 데다 문화 사대주의 성향이 있어서 이민에 대한 열망이 있거든 그것도 북유럽 쪽... 나까지 영어공부랍시고 데려다가 앉혀놓는데 엄마 혼자 신나게 토크하는 걸 지켜볼 뿐이었지 중1 때 할머니 집이랑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갔어 할머니 눈치를 안 보니까 자유로워진 엄마랑 자잘한 성격 차가 더 눈에 띄어서 이때 엄마가 제일 싫었어 정말이지 난 유통기한 짧은 음식 쌓아두고 먹는 게 제일 싫어... 쩝쩝거리며 먹는 엄마가 식사예절 운운하는 것도 진짜 너무 싫었고
4 이름없음 2020/05/12 19:58:13 ID : zfarhBwJO01 0
하루는 할머니집에 갔다가 왔는데 에어컨이 켜져있는 거야 엄마도 끄는 거 깜빡했으면서 나한테 버럭버럭 소리지르길래 그동안은 말대꾸하길 참았었지만 그날은 진짜 어이가 없어서 말대꾸를 했어 "엄마도 끄는 거 깜빡했잖아" "엄마기 끄라고 했었잖아" "안 그랬는데? 그랬으면 껐겠지" "나가" "왜?" "나가라고!" 기가 찼어 쫓겨난 건 큰엄마랑 살 때 이후로 처음이라 서러워서 아파트 계단에서 친구랑 전화하면서 울었지 엄마나 큰엄마나 똑같은 것 같았어 큰엄마랑 살 때는 피가 이어진 보호자면 다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지만 피가 이어졌든 안 이어졌든 그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걸 그때 깨달았어
5 이름없음 2020/05/12 20:03:39 ID : zfarhBwJO01 0
그 이후로 나는 말대꾸하는 걸 포기했어 엄마와 제대로 된 논쟁을 할 수 있다는 기대조차 안 들어서... 내가 왜냐고 이유를 묻는 순간 나가라고 할 게 뻔했으니까... 엄마는 또한 내가 진로 얘기를 할 때마다 시집 잘 가겠네/그건 남자가 싫어할 걸 ㅇㅈㄹ해서 진짜ㅋㅋㅋㅋㅋㅋㅋ 엄마랑 진로 얘길 하는 것도 포기했어 바라는 건 많은데 그렇다고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야 남들 다 하는 학원 과외 죽어도 안 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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