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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영혼이랑 귀신이랑 달라? (9)
18.얘들아 이거 내 아이패드가 이상한거냐? (22)
19.귀접관련해서..🙀🙀 (33)
20.모르는 남자가 풍선 불어달라고 했었는데 의도가 뭐였을까 (4)
1
나옹 스님 전설
2020/07/27 22:59:28
ID : 1coGpPfRA1A
3
굳이 뭐 현재 괴담판에 올라오는 괴담들을 여기다가 적어보자는 게 아니라,
그저 옛부터 민간에 전설처럼 전해져내려오는 옛 이야기들을 모아보는 스레.
예전 스레딕에서도 레전드로 등재되었던 걸로 아는데, 없어진만큼 리부트해서 다시 시작하는 셈치고 길든 짧든 하나하나 모아보자. 출처, 출전이 있다면 그 출전 역시 기록하는 것이 좋겠지.
예전에 있었던 스레드에서는 가독성을 위해 이름 칸에 해당 전설의 제목 정도는 달아두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가 있었다는 게 기억나는데 이번 스레에서도 이를 채택하기로 하겠다.
나부터 짧게 적어볼까.
고려 시대의 유명한 고승 중에 나옹 스님이란 분이 계셨었어. 태어날 때도 비범한 일이 있었지만 돌아가시고 나서 수백 년쯤 지난 시기에 있었던 일로 전해지고 있어. 전승자에 따라서는 미상의 시기에 어부가 바다에 나갔다가 겪은 일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1960년대에 어느 어부가 겪은 실화라기도 하고 혹자는 군인(아마 해군일 듯?)이 겪은 실화라고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의 얼개는 이거야.
바다에 나갔던 뱃사람이 어느 순간 고립이 되었대. 그것도 그냥 고립이 된 게 아니라 갑자기 주변에서 안개가 일어나며 정말 한치 앞도 분간못할 정도로 헤매는 그런. 그렇게 망망대해를 떠돌던 뱃사람의 앞에 홀연듯 어느 고승이 나타나서 그 뱃사람에게 뜬금없이 묻더라지. "나옹 선사님을 아느냐?"라고. 수백 년 전 인물이긴 해도 나름 이름이 있는 분이시니 뱃사람이 얼결에 "예. 알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대. 그러자 그 고승이 "혹시, 나옹 선사께서 어떤 곳에 심어두셨던 소나무는 잘 크고 있느냐?"라고 다시 물었고 뱃사람 역시 잘 자라고 있다고 대답하자, 그 고승이 "음. 내가 나옹이다."라는 말과 함께 다시 홀연히 사라졌다고 하지. 그와 동시에 주변에 자욱했던 안개가 순식간에 걷혀 다시 맑아졌고 그 뱃사람은 다시 뭍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
- 오래 전에 읽었던 최래옥 교수의 민담채록집 <되는 집안은 가지나무에 수박 열린다>에서 본 기억이 있는 이야기.
2
황산 도깨비보 이야기
2020/07/27 23:14:06
ID : 1coGpPfRA1A
0
우리나라 어딘가(아마 호서 혹은 호남 지역 쪽으로 기억해.)에 황산이란 지명을 가진 곳이 있어. 여기에 도깨비들이 쌓아줬다는 물막이 보(湺) 이야기가 전해져내려온다고 하네. 그 이야기도 해 볼게.
그 황산이란 동네는 농사를 지어먹고 살고 있었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풍요로우면 풍요로운대로 넉넉한 인심으로 어울려 노는 그런 곳이었는데 비단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 주변에 있던 우리네 도깨비들과도 큰 거리낌이 없었다지. 그 도깨비들은 덩치가 좀 크고 힘이 셌으며 우직하고 순박했을 따름이지 우리와 크게 차이가 나는 외견도 아니었는데 일제 때 스며든 뿔 달린 '오니'라는 개념에 우리네 도깨비의 이미지가 흐려진 바는 상당히 애석하다고 하겠다. 오죽하면 우리네 도깨비들더러 일컫는 애칭으로 '김 서방'이라고 하겠어.
여하튼, 하루는 그렇게 마을 사람들과 흐벅지게 먹고 마시고 어우러져 놀고 난 도깨비들이 회합을 가졌어.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적의 없이 우리를 잘 대해주는데 늘상 얻어먹기만 하는 것도 매우 미안하다. 그러니 우리도 마을 사람들에게 뭔가 해 줄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라고 해서 고민을 하는데, 마침 그 해따라 마을을 흘러가는 개천에 장맛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마을이 한창 쑥대밭이 되었던 일이 있던거라. 그래서 도깨비들은 이참에 개천에 흐르는 물이 범람해서 마을을 휩쓰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기들의 힘을 이용해 보를 쌓아주기로 했어. 이 도깨비들이 또 신통한 것이, 돌이라고 아무렇게나 주워서 쌓는 것이 아니라 암돌과 숫돌을 기가 막히게 알아보고 이 둘을 짝지어주는 식으로 돌을 쌓아올렸다고 하지. 그래서 이렇게 쌓아올려진 돌들은 도깨비가 돌 중매를 서준 격이라 부부가 되어 찰싹 붙어있었다고 해. 그만큼 튼튼했던거지.
그런데 그 중에서도 유독 골이 나서 심통을 부리는 도깨비가 하나 있었대. 다른 도깨비들과는 다르게 마을 사람들과 신나게 어울려놀지 못해서 먹을 것도 잘 못 얻어먹었던거야. 그래서 "사람들한테 뭐 하나 제대로 얻어먹은 게 없는 내가 왜 사람들을 위해서 공을 쌓아야 하냐? 난 그냥저냥 설레설레 할란다."라는 심산으로 대충대충했지. 그렇게 보는 완성되었고 매우 튼튼했지만 그 심통난 도깨비가 쌓아올린 부분만큼은 다른 부분에 비해 좀 약했대.
근데 이것이 또 전화위복이 된 것이, 장마에 큰물이 져서 개천이 범람할 때 이 보가 무조건 막고 버티고만 있으면 언젠가 크게 터지면서 더한 쑥대밭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의도찮게 이 약한 부분이 알아서 먼저 터지거나 깨지거나 금가거나 하면서 보 전체가 터지기 전에 알맞게 물이 새어나오는 역할까지 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결국 그 심통난 도깨비도 마을 사람들에게 의도찮은 공덕을 준 셈이 되었던 것.
실제로 이 도깨비보가 실존했었다고는 하나, 과거형으로 서술한 것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1960년대에 이 보로도 감당하지 못할 대홍수가 나는 바람에 그만 보 전체가 터져나가버렸다고 하는 그런 아쉬운 이야기.
- 출전 : 최래옥 교수의 민담채록집 <되는 집안은 가지나무에 수박 열린다>
3
이름없음
2020/07/27 23:24:17
ID : jxQq1A7ulg6
0
1시간 전쯤에 올라온 스레 다듬어서 올린거야?
4
이름없음
2020/07/27 23:24:44
ID : 1coGpPfRA1A
0
일단 기억나는 이야기가 또 있으면 마저 적으러 오기로 하고...
다른 레스주들도 아는 옛날 이야기 있으면 적어줬음 해! ㅎㅎ
5
이름없음
2020/07/27 23:25:53
ID : 1coGpPfRA1A
0
읭... 어떤 스레?
비슷한 스레가 있을까봐 간단히 검색해봤지만 딱히 나오는 게 없는 것 같아서 괜찮겠다 싶어서 올려봤는데......
6
이름없음
2020/07/27 23:29:30
ID : jxQq1A7ulg6
0
엥? 세계 귀신 요괴 정보 모으는 스레. 이거 너가 쓴거 아니야?
7
이름없음
2020/07/27 23:31:14
ID : 1coGpPfRA1A
0
있는 줄도 몰랐던 스레이고, 애초에 정보를 모은다는 그 스레하고는 지향점 자체가 달라 ㅇㅇ......
이런저런 귀신이나 요괴 등의 정보를 모은다기보다는, 지금 이 스레는 그냥 옛날 이야기를 풀어놓고 가보자는 스레인걸.
8
풍수 관련 이야기
2020/07/31 23:44:28
ID : 1coGpPfRA1A
0
이번 것은 책에서 본 것도 아니고 아버지께 구전으로 들었던 출처불명의 이야기인데 한번 남겨볼게. 짧을지도 몰라.
옛날부터 풍수적으로 흉지라고 전해지던 곳이 있었어. 이런 곳에 눌러앉고 살면 얼마 못 가 단명하고 만다는 그런 이야기. 그래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피하는 그런 곳이었는데, 눌러앉아 살기에는 흉지라는 그곳은 정작 경치나 풍광이 또 매우 뛰어난 곳이라서 한편으로는 여기에 들어와 살고 싶다는 사람도 많은 그런 곳이었지. 그럴 때마다 현지 주민들은, 어느 새 마을 신앙에 준할 정도로 발전한 그러한 금기를 내세워 반대하기 바빴고.
한편으론 그 땅을 놓치기엔 굉장히 아쉬웠던거라. 그래서 하루는 어떤 양반님네가 기어코 이런저런 수단을 다 동원해서라도 그 땅을 차지하고 말았고 집을 지어 살기 시작했어. 그런데 과연, 그 금기를 깨트리고 범한 것에 대한 일종의 벌인 것인지 그 양반님네는 하루하루 쇠락하다 못해 나날이 쇠약해지고 헛것이 보이다가 결국엔 피를 토하고 죽는다든지 해서 양반은 물론 일가가 몰살당함으로써 과욕을 부린 끝에 그 금기를 깨트린 것에 대한 일종의 대가가 되돌아온 것이라는 이야기가 더욱 굳건해졌지. 이 이후로도 몇 번 이 곳에 들어와 살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 사람들마다 죄다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해서 떠나거나 죽거나 했었대. 그것이 과거 왕조 시절까지의 이야기.
오랜 세월이 흘러 과학기술문명이 발달한 현대가 되었고, 저런 일들은 이제 하나의 전설이 되어 그 지역사회에 내려오게 될 무렵, 특정한 곳에 가기만 하면 까닭없이 죽었다는 사실에 흥미를 가진 일단의 과학도들이 있었어. 그래서 그 흉지로 알려진 곳에 마을 사람들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그 일대에 대한 조사를 해 봤는데,
토양과 물, 산 등에서 매우 풍부한 우라늄 광맥 및 기타 방사능 성분들이 특히나 유달랐던 땅이라고 하더라.
그렇다고 원전이 폭발하거나 원폭을 맞은 곳마냥 그런 수준까진 아니었지만 그런 성분들이 알게 모르게 거주하는 세월에 걸쳐 체내에 누적되면서 일종의 내부 피폭으로 결국 죽어갔던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 그 과학도들의 결론이었다고 하고.
그야말로 출처불명의 이야기라서 출전을 기록할 수가 없긴 하지만서도, 적어도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야.
9
이름없음
2020/08/01 00:06:42
ID : 3wsi7gkpQnC
0
ㅂㄱㅇㅇ
10
이름없음
2020/08/01 00:17:32
ID : QpPcnzPimFa
0
이 스레 잘세운듯.. 너무 재밌어ㅠㅠ
11
장구례 전설
2020/08/04 14:48:49
ID : 1coGpPfRA1A
0
예전 스레딕에서는 그래도 많이들 참여해줬었는데... 화력이 좀 떨어진건가. 그래도 한번 달려보겠심ㅇㅇ
황해도였던가 인천이었던가... 거기서 전해져내려오는 전설이라고 해.
어느 마을에 가난한 어부 장구례가 살고 있었어. 다른 동료 어부들은 자기만의 어장을 찾아 풍족하게 물고기를 잡아올려 만선을 이루고 돌아오는 일이 허다했지만 장구례는 그들이 휩쓸고 간 어장에서 간간이 잡아올리거나 하는 일이 전부라서 매우 가난했지. 그래도 심성은 맑고 올바랐는지 크게 악다구니하는 일 없이 성실하게 살아오고 그랬대.
하루는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를 잡느데 역시 허탕인거라. 그래서 좀 이르지만 슬슬 접고 뭍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웬걸,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지 어떤 여인의 시신이 물에 둥둥 떠 내려오는 걸 봤대. 처음에는 살아있는 사람이 기절한 줄 알고 어떻게든 구하려고 배를 저어 갔는데 가 보니 시신인거야. 식겁하지. 그래서 처음에는 외면하고 도망가려고 했지만, 다시 돌아서서 생각해보니 무슨 한이 있어서 눈도 못 감고 이렇게 바다 위를 떠돌아다니게 되었는지 측은하게 여겨져서 결국 자기 배에 그 여인의 시신을 인양하고 뭍으로 돌아왔더랬지.
그런데, 자기 마을에서는 이 여인에 대해서 아는 바가 있는 자가 없었던거라. 일종의 무연고 시신이었던 거. 그래서 장구례가 책임지고 수습하기로 했고, 손수 묏자리도 알아보고 땅도 파고 염도 하고 해서 운구해서 이제 안장하는데 문득 자기 처지도 처지고 하고 그래서 여인에 대한 연민 겸 자기자신에 대한 연민, 자기 처지에 대한 서러움이 올라와서 한층 구슬프게 곡을 하면서 고이 장사지내주었대.
12
장구례 전설
2020/08/04 14:54:09
ID : 1coGpPfRA1A
0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장구례. 한편으로는 묘도 정성껏 건사하면서 잘 되지도 않는 물고기잡이에 열중하던 어느 날, 꿈에서 역시 장구례는 바쁘게 일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자기를 부르는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더래. "장구례! 장구례!"라고 정확히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놀라서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제 시신을 잘 수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보답으로, 내일 바다에 나가시거들랑 어디다가 얼만큼 그물을 치십시오!"라고는 홀연히 사라져버리더라는 거. 그리고 장구례는 꿈에서 깼지. 처음에는 그 여인이 짚어준 데가 다른 실력있는 어부들에게는 영 꽝인 곳으로 알려질대로 알려진 어장인지라 무슨 황망한 경우인가 싶어서 무시하고 다시 잤는데, 다음 날 일어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차피 이렇게 백날 물고기 잡아봐야 다른 놈들에게 밀려서 가난하기만 할 뿐이니 밑져봐야 본젼이라는 생각에 꿈에서 여인이 일러준 곳으로 배를 몰고 나가 그물을 쳤지.
다른 어부들이 "야 이 실성한 놈아 ㅋㅋㅋㅋㅋㅋ 거긴 치어도 안 잡히는 꽝이야 꽝! 저놈 저거 이제 정신 나간거 아냐? ㅋㅋㅋ"라고 비웃었지만 그러거나말거나 한번 속는 셈치고 믿어보자는 식으로 그물을 담근 장구례. 과연 여인이 일러준대로 친 그물에 그날따라 유난히 물고기가 많이 잡힌 데다가 다른 동료 어부들은 영 신통치 않았던 덕에 장구례는 그야말로 오랫만에 만선의 꿈을 이룬 채로 자신만만하게 항구에 돌아왔지.
그날 밤, 장구례의 꿈에 "장구례! 제 말을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어디다가 얼만큼 그물을 치세요!"라고 여인이 다시 나타나 물고기 잡을 자리를 일러줬고, 이 자리 역시 평소에는 꽝으로 알려진 곳이었지만 한 번 믿었는데 두 번은 못 믿을까 해서 장구례는 그 말대로 역시 다음 날 배를 저어 나가서 역시 다른 어부들은 허탕만 치고 돌아오는 와중에 혼자서 만선을 달성했대. 이러기를 몇 번 해서 장구례는 그간의 가난을 청산하고 동네에서 나름 이름있는 부자가 되었다지. 동료 어부들은 처음엔 꽝쟁이가 어쩌다 운이 좋았네 어쩌네 했지만 자기들은 요새 영 죽쑤는 와중에 장구례 혼자서만 풍어를 하니 질투도 나고 시샘도 하면서 한편으론 궁금하기도 하여서
"아니 어떻게 그렇게 귀신같이 물고기를 잘 잡아? 그 비결 좀 있으면 알려주게!"
라고 득달같이 달려들었지만 장구례는 그냥 씩 웃으면서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야. 내 감으로 그런 게지."
라고 넘기길 수차례 하니까 동료 어부들도 그런가? 싶어서 머쓱해져서 그냥 넘어갔고.
이후로도 장구례는 그 여인의 무덤을 정성껏 건사하며 부자로 살았다는 그런 훈훈한 이야기.
- 출전 : 최래옥 교수의 민담채록집 <되는 집안은 가지나무에 수박 열린다>
13
이름없음
2020/08/04 15:34:00
ID : 09s9s6582q5
0
ㅂㄱㅇㅇ
14
이름없음
2020/08/21 23:58:10
ID : 1coGpPfRA1A
0
다른 이들의 참여가 있기를 기다렸지만 ㅠㅠ 역시 없는 건가.
기억나는 전설을 여기에 풀어보러 다시 왔다 ㅇㅇ!
15
타박네야
2020/08/21 23:58:56
ID : 1coGpPfRA1A
0
함경도에서 연원하는 전설로 전해진다고 하는 이야기.
타박 타박 타박네야 너 어드메 울고 가니
우리 엄마 무덤가에 젖 먹으러 찾아간다
산이 높아서 못 간단다 물이 깊어서 못 간단다
산이 높으면 기어가지 물이 깊으면 헤엄치지
명태 줄라 명태 싫다 가지 줄라 가지 싫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무덤가에 기어기어 와서 보니
빛깔 곱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기에
두 손으로 따서 들고 정신없이 먹다보니
우리 엄마 살아생전 내게 주던 젖맛일세
라는 구전민요 <타박네>의 배경설화라고도 하는 이야기야.
16
타박네야
2020/08/22 00:04:23
ID : 1coGpPfRA1A
0
함경도의 어느 깊은 산골 마을에 어느 한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어. 성격도 괄괄해서 사내애들하고 자주 맞서 싸우기도 했지만 그러면서도 선머슴처럼 해가지고 자주 또 어울려놀고 그러던 그런 활기찬.
어렸을 때야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다보면 투닥거리고 싸우기도 하고 했지만 금세 풀어져서 이튿날이나 모레쯤 가면 풀어지고 다시 놀러다니고 그랬잖아? 이 여자아이도 그랬었대. 다만, 마을 사람들이 은연중에 이 여자아이를 낮춰보고 했다고 그랬다는데, 이 아이에게 아버지는 없었고 유일하게 계시는 어머니가 무당이었던거라. 즉, 편모가정인데다 무당집 자식이라고 해서 좋지 않게 여겼다는거지.
이렇게 말썽도 자주 부리고 장난도 잘 치고 성격도 괄괄하지만 호탕한 개구쟁이였던 소녀는 나날이 커가면서 점차 이런 현실에 맞부닥치게 되었어. 어렸을 때야 어른들이 뭐라고 경원시하건 뜻이 맞는 아이들끼리 그냥 재미지게 어울려놀면 그만이었겠지만, 나날이 머리가 굵어지면서 어른들이 천시하고 멸시하는 것에 물들어 이 소녀를 멀리하기 시작한 또래들도 생겨난 거. 무당집 자식이라거나 아비없는 자식이라거나 하는 모욕을 당하는 건 기본이었지. 그래도 애써 무마하고 그냥 친하게 지내는 다른 또래들끼리 어울려놀고 그랬는데, 그래도 내심 속으로는 매우 분하고, 이 소녀도 점차 성장하면서 마을에 흐르는 그런 분위기를 모를 리가 없었으니 굉장히 서운하고 원망스럽기도 했겠지.
그러다 어느 날은 정말 크게 한 판 사고가 터져버려.
17
타박네야
2020/08/22 00:11:50
ID : 1coGpPfRA1A
0
아비없는 딸이라느니 무당집 딸년이라느니 온갖 모욕을 하던 또래 놈 하나를 참다 못해 아주 흠씬 몰매를 놔 줬거든. 그 아이는 그대로 징징 울면서 마을로 달려가 자기네 부모에게 일렀겠지. 그 때문에 곧이어 마을에서 한 패의 사람들이 몰려와 이 소녀를 아주 흠씬 두들겨패놓은거야. 아비없는 무당집 자식이 어디서 감히 남의 집 귀한 자식을 패냐고.
한두 번 당해온 건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는 그게 뭔지 몰랐으니 넘어갈 수라도 있었지만 다 크고 나서도 계속되는 이러한 멸시에 마음 속에 응어리가 맺힐대로 맺힌 소녀는 마을 사람들에게 흠씬 두들겨맞고 나서는 엄청난 서러움에 대성통곡을 하면서 어머니에게 서러움을 토로한 이래로는 본격적으로 비뚤어지고 엇나가기 시작해. 무당집 자식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천시당하고 모멸을 받는데 이런저런 신물 등이 무슨 대수냐면서 어머니가 무당으로써 모시는 마을 어귀의 돌탑과 신당 등도 전부 몽둥이를 들고 때려부술 정도로. 어머니가 대경실색하면서 뛰쳐나와 소녀를 말렸지만 소녀는 아버지가 없는, 그리고 무당집 자식이라서 겪는 서러움을 토해내며 그대로 마을 어딘가로 사라져버렸고 어머니는 소녀의 행실과 소녀의 운명 때문에 화병까지 앓게 돼. 너무 안타깝고 가엾어서. 그저 "무슨 죄가 있어서 내 딸로 태어났는고. 그러나, 팔자대로 살아야 하는 것을, 팔자가 그러한 것을 어쩔꼬..."라는 탄식만 되풀이하면서.
그렇게 마을의 유명한 사고뭉치, 말썽쟁이 정도가 아니라 거의 비행청소년 수준으로 막나가기 시작한 소녀. 어머니는 이 때문에 시름시름 화병을 앓다가 소녀가 어느덧 성숙한 여인이 되었을 무렵 결국 세상을 뜨게 돼.
18
타박네야
2020/08/22 00:18:07
ID : 1coGpPfRA1A
0
어머니도 잃어 이제 천애고아가 된 여인. 마을 사람들은 그래도 한 마을의 안녕을 빌며 마을의 안위를 챙기던 무당집의 여식을 뚜렷한 까닭없이 냉대하고 천시했던 것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이었는지, 아니면 마을에서 어서 그 딸조차 쫓아내버리려고 했던 것인지 홀로 된 여인에게 적당한 혼처를 알아봐주기 위해 이곳저곳을 수소문했지만, 어머니도 잃고 무일푼인 가난한 여인에게 장가들겠다고 하는 집안은 없는지라. 결국 마을 바깥에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던 농부에게 시집을 가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곧 혼사가 치러졌지.
혼사라고 해서 그래도 최소한 다른 각시들처럼 연지곤지 찍고 꽃단장은 하고 가는 것도 아니라, 그냥 보퉁이 하나 싸들고 가서, 어머니를 모신 음택에서 어머니에게 작별인사를 고하는 것으로 남편이 된 농부의 뒤를 따라 마을 바깥쪽에 있는 농부네 집으로 가는 게 고작이었지. 그러나, 마을에서 당했던 냉대는 차라리 인간적이었다고 할 정도로 시집살이는 매우 고되고 호되었지. 바보같이 헤헤거리기만 하면 남편은 제쳐두고 앙칼지고 매서운 시어머니 밑에서 "어쩌다 이런 게 며느리라고 들어와서... 무당집 딸이라 역시 안 돼!"라는 인신공격은 기본이었고, 혹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 시달렸어. 여인은 그럴 때마다 문득문득, 어머니의 쓴소리 잔소리 충고 등을 새겨듣지 않고 제 좋을 대로 말썽만 부렸던 어린 시절이 후회스러웠지만 이미 세상엔 이제 그 여인 혼자 남겨진 터라......
19
타박네야
2020/08/22 00:24:48
ID : 1coGpPfRA1A
0
결국 그 모진 시집살이를 했음에도 시댁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쫓겨나고 만 여인. 그 여인은 슬피 울면서 함경도 어딘가로 사라졌고, 얼마 안 있어 산이며 들이며 온데 사방을 헤매는 그 여인을 볼 수 있었어.
헌데...... 그 여인의 눈에서는 이미 생기가 없어진 뒤였지. 고된 세파 속에서 그만 정신을 놓고 미쳐버리고 만 거야.
무엇을 찾고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아마 본인조차 모르는 채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그냥 어딘가로 찾아가겠다는 그런 본능적인 감각만 남은 채 함경도 이곳저곳을 떠도는 여인을 보고 철없는 아이들은 시집에서 타박맞고 쫓겨난 타박네라고 놀려대기 일쑤였고, 그나마 마을의 어르신들은 여인의 처지를 동정하긴 했지만...... 그뿐이었지. 그리고 여인은 다시 함경도 어딘가로 사라져버려 그 끝을 모르게 되었다고 해. 그리고 나서 언제부턴가 함경도를 시작으로 저 '타박네'라는 민요가 구전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아마...... 미쳐버린 와중에도 기댈 곳 하나 없는 세상 천지 아래에서 어머니의 무덤이나마 꼭 다시 찾아가보고 싶었던 그런 절박함, 애절함, 그리움이 본능으로 남아 여인이 계속 발걸음을 하게 한 것이 아닐까 싶어.
- 출전 : 이원복, 《사랑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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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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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레스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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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이름없음
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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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레스일루미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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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이름없음
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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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레스너네가 봤던 괴담 중 제일 무서운게 뭐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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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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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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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레스귀접?이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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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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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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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레스코로나 예언했던 사람이 또 예언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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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레스저주받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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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스별거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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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레스간절히 바라는 소망 이루어준다는 스레 어디있는지 아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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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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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레스얘들아 나 왜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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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레스집착광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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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레스아침이니까 무서운 썰 얘기하고가자.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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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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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레스» 우리나라의 괴담(怪談), 민담(民譚), 전설(傳說)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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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나옹 스님 전설
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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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레스나한테도 뭐가 보이는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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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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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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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레스가끔 이게 맞나라고 확인하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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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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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레스영혼이랑 귀신이랑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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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레스얘들아 이거 내 아이패드가 이상한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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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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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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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레스귀접관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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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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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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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스모르는 남자가 풍선 불어달라고 했었는데 의도가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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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이름없음
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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