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61yE6Zjutze 2020/12/14 00:37:41 ID : xxzRvhe3Wo7 3
혹시 너네 조금 비정상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 알아? 사랑의 정도를 넘어서 집착하는 사람을 말야. 내가 하고자 하는 이 이야기는 내가 중2 때 1년간 겪은 이야기고 정말 이상한 집착을 보여줬던 얘의 이야기야. 우리 중학교에서는 아는 사람끼린 떠들썩했고 지금도 서로 만나면 그 이야기가 조심스레 나오지만 그 누구도 꺼내지 않는 이야기지. 그럼, 풀어볼게.
2 ◆61yE6Zjutze 2020/12/14 00:41:47 ID : xxzRvhe3Wo7 0
중2, 다들 막 사춘기에 접어든 시기야. 내 친구들도 점점 솔탈을 하기 시작하고 중1 때 같은 반이었던 나(A), B, C는 같은 무리가 됐어. 나와 내 모솔 친구 B도 여친을 사귀기를 기대했지. 우리가 여친이 생기면~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이미 커플인 C가 놀리고는 했어. 그러던 어느 날, 카톡 하나로 모든 게 바뀌게 돼.
3 이름없음 2020/12/14 00:44:47 ID : u5VdSL9a9Al 0
ㅂㄱㅇㅇ
4 ◆61yE6Zjutze 2020/12/14 00:45:27 ID : xxzRvhe3Wo7 0
"야야 A야 뭐해?" 반에서 가끔 이야기 하던 조용한 여자애, D가 보낸 카톡이었어. 소심하긴 하지만,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얘였어. "학원 끝나구 집 가는 길이야!" 길가를 걷던 나는 잠깐 서서 답장했어. 얘가 보낸 카톡이니깐, 뭔가 중요한 건가 싶었지.
5 ◆61yE6Zjutze 2020/12/14 00:45:31 ID : xxzRvhe3Wo7 0
"헉 그러면 너 혹시 **마트 앞이야?" 주변을 둘러봤어. 어? 바로 옆에 **마트가 있는거야? "어떻게 알았어??" "ㅋㅋㅋㅎㅋㅎㅋ 너 맞나보다" 이러고 카톡이 끊기더니 D가 와서 내게 말을 걸었어. 우연히 만나서 정말 반가웠지.
6 ◆61yE6Zjutze 2020/12/14 00:47:52 ID : xxzRvhe3Wo7 0
우리는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가다가, 갑자기 연애 이야기를 하게 됐어. "넌 연애 안해?" "응..."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 그렇게 조용하던 D가 좋아하던 사람이라니, 정말 궁금했지. 나는 절대 말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D가 좋아하는 얘를 알아냈어. "나 B 좋아해. 정말." 모솔인 B를 좋아한다니, 이 때 친구가 해줘야 하는 게 뭐겠어? 나는 근자감 하나로 둘을 이어주기로 마음먹었어.
7 이름없음 2020/12/14 00:49:34 ID : lzVe7xQqZco 0
디가 이상한 사람인가? 암튼 보고잇엉
8 ◆61yE6Zjutze 2020/12/14 00:55:49 ID : xxzRvhe3Wo7 0
3월이 끝나고 4월에 접어들었어. 내가 열심히 다리를 이은 보람이 있었는지 둘은 갠톡을 시작했고, 썸으로 나아가는 듯 보였어. B도 나에게 D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했고 C는 대충 눈치 까고 나랑 같이 다리를 이어주는 중이었지. 그렇게 2주가 지났을까, C가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불렀어. C의 손에는 어느 돈봉투?가 들려있었지. "너 이게 뭔 줄 알아?" 나는 모르겠다고 했고, C가 봉투를 열자 머리카락이 여러 개 나왔어. 꼬불꼬불한 갈색 머리카락. 우리 학교에서 곱슬인데다가 갈색 머리인 사람은 B밖에 없었지. "이거 어디서 나온 줄 알아? D 책가방이야." C는 D가 하교할 때 떨어뜨린 봉투를 주웠는데, 내일 돌려주려다가 봉투에 하트가 있길래 열어봤더니 B의 머리카락이 있어서 날 부른 거였어. 나는 장난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때 D가 위험하다는 C의 의견을 들었어야 했어.
9 ◆61yE6Zjutze 2020/12/14 01:00:31 ID : xxzRvhe3Wo7 0
내가 의심을 품기 시작한건 B가 내게 D와의 갠톡을 보여줬을 때야. D는 매일, 학교에 있는 시간을 빼면 B에게 계속 카톡을 보내고 있었고, B는 원래 썸이 이런거냐며 좀 무섭다고 그랬어. 내가 봐도 이건 좀 아닌 것 같길래 D에게 B와의 관계가 어떤지 물어보면서 D가 자기 갠톡을 보여주자 그건 좀 불편해 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 넌지시 말해줬어. 하지만 B 말로는 더 심해졌다더라. 우리는 머리를 짜내서 관심 없는 사람처럼 드문 드문 답장을 하는 것을 채택했어.
10 ◆61yE6Zjutze 2020/12/14 01:02:17 ID : xxzRvhe3Wo7 0
그렇게 사흘 정도 지나니깐 갑자기 쉬는 시간에 D가 B한테 와서 완전 사이코 같은 표정으로 B한테 왜 답장 안하냐고 따지더라? B는 당황해서 미안하다고, 어제 너무 피곤했다고 하니깐 D가 금세 표정 밝아지더니 괜찮다는거야. 그러면서 다시는 그러지마 ㅎㅎ 그러는데 소름 돋더라.
11 이름없음 2020/12/14 01:07:43 ID : xu63SNs8o0p 0
무섭다...ㅂㄱㅇㅇ!
12 ◆61yE6Zjutze 2020/12/14 01:08:34 ID : xxzRvhe3Wo7 0
4월 중반, 내 생일이야. 당연히 B,C를 포함한 내 친구들이랑 번화가로 가서 재밌게 놀고 있는데 B가 폰을 놓지 못하는거야? 슬쩍 보니깐 B가 강박적으로 자기 위치 보내면서 답장하고 있더라고. 내가 왜그렇게 답장하는데 집착하냐니깐 얘가 아무 말도 못하더라? 이상한 거를 느끼고 너 걔 때문에 힘들구나? 이러니깐 울면서 나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했어. 4월 초반 이후로 D는 B에게 뭐해? 같은 평범한 질문으로 시작해서 저 때처럼 10분 간격으로 위치를 보내라는 등의 강압적이고 무리한 요구를 점점 강도를 높이며 계속했어. 안하면 그 때처럼 화낼 것이란 말에 B는 조금씩 들어주다가 어느 순간 선을 넘으니깐 알아서 하라는 둥 답장을 하니 자해를 해버리겠다며 협박을 하길래 죄책감을 느끼면서 그러고 있는 거였어.
13 ◆61yE6Zjutze 2020/12/14 01:14:40 ID : xxzRvhe3Wo7 0
나, C를 포함한 우리 무리는 진지한 분위기로 접어들었고, 다같이 B를 도와주기로 했어. 나와 C는 D에게 접근해 D의 집착을 막고, 나머지는 B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어. 나와 C는 B의 폰에 자녀보호앱을 깔아 어쩔 수 없이 톡을 못한다는 구실을 만들고 셋이서 돈을 모아 공기계를 사서 그걸로 카톡 계정을 돌린 다음, 그 얘의 톡만 안보는 식으로 집착을 막았어. D는 주기적으로 몰래 B의 폰을 확인했지만 자녀보호앱을 보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 B는 공기계가 불편하긴 하지만 너무 마음이 편해졌다면서 좋아했어.
14 ◆61yE6Zjutze 2020/12/14 01:18:32 ID : xxzRvhe3Wo7 0
5월이 되면서 B가 갑자기 공기계를 팔아서 우리에게 판 돈을 주고 미안하게 됐다면서 자녀보호앱을 지워달랬어. D와는 합의를 봤다면서 말이야. 우리는 B를 안으면서 드디어 해냈구나 ㅠㅠ 이런 느낌으로 축하했어. D는 나에게 B와의 썸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보여주겠다면서 카톡을 켰어. 그런데, 내 갠톡이 2번째에 있는거야? 난 얘랑 최근에 톡한 적이 없는데? D도 눈치를 깠는지 빠르게 다른 톡방에 들가면서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어. 나는 눈을 감고 손으로 눈을 비비면서 졸리다라고 말하며 언제 보여줄꺼냐고 말했지. 태연하게 연기했지만 심장을 요동치고 있었어.
15 이름없음 2020/12/14 01:20:17 ID : Cjii0079cq5 0
ㅂㄱㅇㅇ
16 ◆61yE6Zjutze 2020/12/14 01:24:47 ID : xxzRvhe3Wo7 0
며칠 뒤, 그거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 커버린 나는 D에게 급한데 톡을 쓰게 해달라고 했어. D는 나에게 다른 톡 보지 말라면서 폰을 내게 넘겨줬고, 나는 내 갠톡으로 들어갔어. 내 갠톡에는 나와 B의 갠톡, C와의 갠톡, 우리 무리의 단톡 기록 파일들이 있었지. 나는 대충 우리 무리 한 명한테 톡을 보낸 다음 고맙다고 하곤 돌려줬어. 나는 우리 무리를 불러서 이 사실을 알렸고, 오프라인에서 모인 우리는 D가 몰래 내 폰을 열어서 우리 카톡 내역을 갠톡으로 보낸 다음, 내 폰에서 카톡을 지운 것이란 걸 알게됐어. 우리 대화가 모두 유출된 걸 알게된 우리는 당장 B를 찾았지만, B만 끝끝내 우리 모임에 나타나지 않았지.
17 ◆61yE6Zjutze 2020/12/14 01:25:19 ID : xxzRvhe3Wo7 0
어떡하지... 졸리다... 내일 마저 쓸께... 미안해요 여러분 ㅠ
18 이름없음 2020/12/14 01:35:52 ID : ts4KY8lBhtf 0
헐 ㅁㅊ 모야 보고있어
19 이름없음 2020/12/14 03:27:42 ID : fVaso2Lhz9g 0
ㅂㄱㅇㅇ 빨리 왕 스레주
20 이름없음 2020/12/14 04:20:28 ID : ijhbxu063Qs 0
ㅂㄱㅇㅇ
21 ◆61yE6Zjutze 2020/12/14 09:25:14 ID : xxzRvhe3Wo7 0
B는 어째서인지 말이 없어졌고 우리랑 노는 빈도도 적어졌어. 아니, 아예 없어졌지. 그렇게 6월이 됐어. B랑 말하게 되는 경우는 B가 자기 물건이 사라져서 혹시 봤냐고 물어봤을 때인데, 썸은 어떻게 되어가냐고 물으면 멋쩍게 웃고는 사라지곤 했어. 6월에는 나랑 D가 짝이 됐는데, 나는 D 옆에서 D와 이야기하며 정보를 캐내기에 집중했어.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지우개를 잃어버려서 D에게 지우개를 빌렸는데, 지우려던 참에 실수로 지우개 주변에 있는 종이? 있잖아 그걸 살짝 벗겼는데, B의 이름이 있었어. D는 급하게 그 지우개를 낚아채고 다른 지우개를 줬어. 곁눈질로 D의 필통을 봤는데, D의 필통에는 B의 물건이 가득했지.
22 ◆61yE6Zjutze 2020/12/14 09:38:13 ID : xxzRvhe3Wo7 0
6월 중후반, 우리와 B는 아예 다른 무리가 되었고, 언제 친했냐는 듯 지내고 있었어. D는 상담 동아리였던 나에게 고민 상담을 해달라고 했고, 이제 B는 우리 무리랑 관련이 없다고 다들 생각해서 알겠다고 했어. D는 자기 집으로 나를 불렀고, 나는 꺼름칙했지만, D 손목에 있던 칼자국을 그 날 봤었기 때문에 가지 않을 수 없었어. 집이 아니면 차라리 상담을 안받겠다고 하기도 했고. 나는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D의 집으로 향했어. D는 나를 반겨주었고, 생각보다 평범한 집에 나는 조금 안심하고 상담을 시작했어. 하지만 D는 계속 무언가를 돌려 말하더라고. 그러면서 자기 방으로 나를 부르는데, 진짜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뻔 했어. 검은 방안에 B의 이름과 사진(거의 다 몰래 찍은거) 이 곳곳에 써져있거나 붙어있었어. 이게 뭐냐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으니깐 D가 웃으면서 침대 밑에서 상자를 꺼냈어. 그 상자 안에는 D가 컬렉션이라고 부르는 B의 물건들, 신체 일부(깎은 손톱, 머리카락 등등), 뭔지 모를 파일철들이 있었어. 나는 이것들을 자랑하는 D를 두고 도망치듯 걔의 집을 빠져나왔어. 날 따라나올 때 얼마나 무섭던지...
23 ◆61yE6Zjutze 2020/12/14 09:44:17 ID : xxzRvhe3Wo7 0
7월이 되자 짝이 바뀌었고, 이번엔 B와 짝이 됐어. 홀수 달에는 동성과 앉는 규칙이 있었거든. 나는 인터넷을 뒤져서 B가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전문가께 여쭤보거나 영상을 참고해서 B를 가까스로 회복시켰어. 말이 회복이지, 자기의 행동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거야. B는 냉정한 판단을 내렸고, D를 차단했어. 다시 우리 무리와 친해졌고, 우리는 B의 복귀를 반겼지. 그리고 우리 무리가 학원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그 길엔 공원이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D가 과도를 자기 손목에 갖다대면서, 갑자기 죽어버릴거라는거야. 당황한 우리는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고, 말리던 도중, D가 휘두른 칼에 C가 팔과 볼을 다쳤어. 피가 심하게 나자, 다른 얘가 D를 제압했고, 나는 C와 B를 집에 데려가서 C의 상처가 심해지는 걸 막고, 놀란 B를 안심시켰어.
24 이름없음 2020/12/14 09:46:02 ID : ck63Xs5QsmL 0
ㅂㄱㅇㅇ
25 이름없음 2020/12/14 09:46:25 ID : lyJO4HA2JWm 0
ㅂㄱㅇㅇ!
26 이름없음 2020/12/14 09:51:12 ID : u1du4HyMnXA 0
ㅂㄱㅇㅇ
27 ◆61yE6Zjutze 2020/12/14 09:54:06 ID : xxzRvhe3Wo7 0
아들이 다친 것을 본 C의 어머니는 학교로 찾아오셔서 뭐라뭐라 하셨었어. 나와 우리 무리, 그리고 D는 쌤들에게 불려가서 며칠 동안 꾸지람을 듣고, D의 어머니가 학교에 오신지 며칠 뒤, D는 전학을 가게 됐어. 우리 무리는 드디어 끝났다며 기뻐했고, 특히 B가 정말 행복해했지. 다른 친구들은 여기를 사건의 끝으로 봐. 하지만 나만은 아니었어. D가 전학을 가고 며칠 뒤, 책상 속 정리를 하던 나는 깊숙한 곳에 있는 편지 하나를 발견해. 편지 내용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B를 괴롭힐 때마다 내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게 좋다던가, 그동안 정말 재밌었다는 말, 이제 못 봐서 아쉽다는 말. 그리고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것뿐인데 이해해줄 수 있지?라는 뻔뻔한 말까지. 친구들에게 이 편지를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사건의 끝은 여기야.
28 이름없음 2020/12/14 09:57:38 ID : ck63Xs5QsmL 0
헐 그럼 D는 B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너한테 관심 받으려고 그랬단거야????
29 ◆61yE6Zjutze 2020/12/14 09:58:12 ID : xxzRvhe3Wo7 0
이후로 각각 다른 고등학교로 간 우리는, 정말 그런 일 없었다는 듯이 잘 살고 있어. B는 트라우마 땜에 고생했지만, 중3때부터 아직까지 사귀는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서 트라우마를 이겨냈고, C는 팔에만 흉터가 남았고, 볼의 흉터는 사라졌어. 가끔씩 다른 얘들이랑 시비가 붙으면 흉터를 슬쩍 드러내는데, 즐기는 거 같애. D는 가끔씩 소식이 들려. D의 친구가 페북으로 친추를 건 뒤에, 혹시 D 아냐고 물었는데, 진짜 모범생인데다가 성격도 좋아서 잘 살고 있다더라. 어이없었지만, 어쩌겠어... 아무튼, 우리가 모이면 무조건 나오는 이야기지만 그 누구도 하기는 싫어했던 이야기야. 남이 보기엔 그닥 임팩트도 없고 그냥 시시껄렁할 수도 있겠지만 직접 겪으니깐 진짜 무섭더라고. 사람을 무섭게 만드는 건, 거대한 몸이나 힘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할지 모른다는 그 불확실성에서 나온다는 거를 깨달았어.
30 ◆61yE6Zjutze 2020/12/14 09:59:05 ID : xxzRvhe3Wo7 0
그 이후로 D랑 연락은 안했고, 할 마음도 없어서 D가 어떤 의도로 그런건지는 정확히는 몰라. 그래서 나는 내 멋대로 해석하지는 않고 있어.
31 . 2020/12/14 14:29:28 ID : xxzRvhe3Wo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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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61yE6Zjutze 2020/12/14 14:29:56 ID : xxzRvhe3Wo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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