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교실 들어가서 앉고 둘러보는데 옷 좀 잘 입은 남학생이 내 앞쪽 책상에 앉아있는 거야

첨엔 잉? 옷 잘 입네 이러고 있다가 얼굴 봤는데 세상에 적당히 귀엽고 적당히 잘생겼어

잘생긴 게 막 와!! 존잘!! 이게 아니라 그냥 어? 좀 훈훈하게 생겼네? 요정도

학원 10시에 마치는 학생들은 차량 타고 가도 된대서 나는 그 차량 타고 집 가려는데 그 오빠도 차량 타는 거야 나 아무생각 없이 뒤에 앉았어 당연히 그 오빠 먼저 내려주고 나 내려줄줄알았는데 우리집 먼저 가는 거야

근데 차량이 큰 게 아니고 카니발? 같은 회색 차여서 지나가기 좁단 말이야 하필 그 오빠가 내가 내리는 방향에 타고 있었고... 그래서 어쩌지 하다가 그 오빠가 나 내릴 수 있도록 먼저 내려줬어 그냥 배려해 준 건데 조지게 설레더라... 별 것도 아닌데...ㅠㅠ

다음 날에도 차량 타는데 그 오빠가 나 내리는 거 기억하고 먼저 뒤에 앉더라ㅠㅠㅠㅠ 덕분에 편하게 내릴 수 있었지...

차량 문 닫는 것도 내가 더 가까워서 내가 닫으려 했는데 일어나서 문 닫아주더라 그 오빠는 진짜 별 거 아닌데 또 혼자 설레죠 하

목소리도 중저음...? 막 묵직한 건 아니고 듣기 편한 목소리? 옷도 꾸안꾸로 잘 입고 다니고 키도 나랑 15센치 정도 차이나는 것 같더라

미술학원이다 보니 손 옆이 흑연때문에 금방 더러워지잖아 자국도 남고 그래서 교실 바로 옆에 손 씻을 수 있게 되어있어 오늘 가서 씻으면서 그 오빠 슥 쳐다봤는데 갑자기 내 쪽 쳐다보는 거야 놀래서 바로 딴청했지...

아 나 원래 내 나이때에 연애 생각도 없고 딱히 하고 싶지도 않은데 갑자기 연애세포 깨어나는 기분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