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6/27 16:40:08 ID : ip9crgqmMo6 6
요즘은 애니 볼 방법이 많은데 그때는 스마트폰도 출시가 안됐었고 티비도 다른 서비스 안되고 그냥 아날로그여서 정사각형 고정 컴퓨터로만 봤었거든 하필 애니 보는 사람이 우리집에서 나밖에 없고 컴터 자리가 호적메이트 책상에 방도 같이 쓰고 그랬어서 학교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헤드폰 끼고(이어폰이랑 본체랑 연결하면 너무 짧았음..) 애니 보다가 누구 올 시간 되면 후다닥 끄고 공부했음 근데 애니 보는 시간이 솔직히 너무 짧아가지고ㅠ 자꾸 다음화가 보고 싶은 거야 그때 한창 보던 게 헌터 오리지널 애니였는데 연재 빼고 다 하는 토가시 헌터가 오죽 재밌어야지... 결국 못참고 다른 시간을 노리게 됨 낮 시간 아니면 뭐겠어? 당연히 다들 자는 한밤중이지 밤 시간에 어떻게 볼지 계획을 세움
2 이름없음 2021/06/27 16:49:12 ID : ip9crgqmMo6 0
당시 호적 메이트랑 같은 침대를 썼는데 다행인 건 호적메이트가 안쪽 자리였고 내가 바깥 쪽이라 나가는 건 좀 쉬웠음 문제는 호적메이트가 잠귀가 너무 밝았다는 거... 조금만 뒤척이거나 소리가 들리면 바로 잠이 깨는 아주 귀찮은 체질이었음 거기서 급 난이도 상승
3 이름없음 2021/06/27 17:00:24 ID : ip9crgqmMo6 0
먼저 호적메이트가 깊이 잠드는 시간을 노리기로 했음 보통 잠들고 세네시간 지나면 사람이 잘 안깨니까 10시에 정도에 자는 호적메이트의 취침시간에 맞춰서 난 한시에서 두시 정도까지 안자고 버틸 생각이었어 솔직히 여기까지는 완벽했지
4 이름없음 2021/06/27 17:01:58 ID : ip9crgqmMo6 0
다만 내가 간과했던 건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잠을 안자는 게 상당히 힘들다는 사실이었음 그것도 한 번 잠들면 9시간은 깨지 않는 어마어마한 잠순이가 두시까지 잠을 안잔다? 사실상 이미 실패한 거였음 그것도 모르고 안자고 버티기를 실시한 첫날 두시간은 무슨 한시간도 못기다리고 골아떨어짐 그래도 첫날이니까 그럴 수 있지.. 하고 넘어갔는데 나흘 연속으로 이어지니까 죽을 맛이었음 버티는 건 고사하고 잠을 편하게 못자니까 피곤하고 힘든 거야 인내심은 짧았고 그래도 애니는 보고 싶어서 급하게 계획 변경
5 이름없음 2021/06/27 17:14:17 ID : ip9crgqmMo6 0
잠을 안자려고 하니까 실패하는 거라면 차라리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난다면? 번뜩 떠오른 생각을 바로 실행에 옮김 너무 일찍 자는 건 솔직히 나도 힘들 것 같아서 일단 9시 쯤에 자서 두시나 세시 쯤에 일어나기로 함 처음에는 제시간에 못깨서 실패했지만 무조건 두시 아니면 세시.. 깨야 된다.. 반드시 깨라.. 이 생각만 계속 하다가 잠들었는데 어느 날 눈을 떴더니 한밤중이었음 이 때 감이 옴 드디어 성공했구나! 눈이 어둠에 익숙해질 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까 딱 두시 반 정도였음 여기서 1차 장애물 해결
6 이름없음 2021/06/27 17:18:22 ID : ip9crgqmMo6 0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나머지는 반응 있으면 나중에 또 쓰겠음
7 이름없음 2021/06/27 19:14:07 ID : apTRxveLeY4 0
왕왕 보고있어! 묘하게 스릴있다ㅋㅋ
8 이름없음 2021/06/27 19:43:20 ID : 45f9ioZcsp8 0
ㅂㄱㄴㅇ
9 이름없음 2021/06/27 23:50:21 ID : E9z9eMi5U0k 0
ㅂㄱㅇㅇ
10 이름없음 2021/06/28 04:42:20 ID : ip9crgqmMo6 0
오... 아무도 안볼 줄 알았는데 재밌게 봐줘서 고마워! 어쨌든 이어서 쓸게
11 이름없음 2021/06/28 05:04:23 ID : ip9crgqmMo6 0
새벽에 일어난 시점에서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최대 장애물이 남아있었음 ‘호적메이트에게 안들키고 어떻게 애니를 관람하느냐’ 이게 당면 과제였음 일단 살포시 이불을 걷고(여기서 숨도 거의 안쉼) 정말 조용히 침대에서 나왔음 호적메이트가 잠깐 뒤척이긴 했지만 기다리니까 금방 조용해짐 한 몇분을 귀신처럼 그 자리에 서있다가 전원부터 키기로 함 우리 집은 컴퓨터 본체가 바닥에 세워져있어서 전원을 키려면 허리를 숙여서 버튼을 눌러야 했음 어쩔 수 없이 잠깐 허리를 숙이고 다시 일어서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들렸음 뭐..야? 약간 웅얼대긴 했지만 잠꼬대라고 하기에는 너무 또렷한 말소리였음 순간 머리가 백지가 되고 든 생각은 하나였음 아 조졌네
12 이름없음 2021/06/28 05:14:42 ID : ip9crgqmMo6 0
어정쩡하게 서있다가 대충 자라고 한 후 물마시러 나갔다가 다시 들어옴 호적메이트가 깨버린 이상 다시 잠들어도 이번에는 더 쉽게 깰 거라는 건 알고있었지 잠귀가 밝다못해 누가 왔다갔다 하는 인기척에도 깨는 닌자같은 체질이라는 걸 예상못한 내 실책이었음 사실 이정도면 포기할 법도 한데 그래도 포기는 안하고ㅋㅋㅋ 눈물을 머금고 침대에서 도로 누워서 다음을 노리기로 함 가능성이 제일 높았던 첫시도는 이렇게 물건너감
13 이름없음 2021/06/28 05:28:25 ID : hak789usnU7 0
ㅋㅋㅋㅋㅋㅋㅋ재밌다
14 이름없음 2021/06/28 07:21:41 ID : ip9crgqmMo6 0
고마워!ㅎㅎ
15 이름없음 2021/06/28 07:28:35 ID : ip9crgqmMo6 0
밤에 잘 안일어나는 우리집 특성상 한밤중에 물을 마시러 나간 건 꽤 수상쩍은 행동이라 그 다음날 바로 계획을 실행할 수는 없었어 일찍 자는 습관도 들여놓을 겸 신중에 신중을 가해 좀더 기다리기로 했지 두번째 시도는 그로부터 일주일 후 긴장상태를 유지한 채 호적메이트보다 먼저 잠을 청하고 새벽에 눈을 떴음 시간 두시 ok 호적메이트 꿀잠 ok 전에 내 움직임에 반응했던 걸 고려해서 이번에는 플랜을 바꿨음 전처럼 천천히 이불을 걷는 것까지는 똑같지만 일어나는 대신 침대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와서 바로 옆 방바닥에 누움
16 이름없음 2021/06/28 07:41:00 ID : ip9crgqmMo6 0
(사진 참조) 보다시피 방바닥으로 내려와서 누운 채로 180도 몸을 돌리면 누운 상태 그대로 본체의 전원 버튼을 누르는 건 물론이고 침대 높이와
(사진 참조) 보다시피 방바닥으로 내려와서 누운 채로 180도 몸을 돌리면 누운 상태 그대로 본체의 전원 버튼을 누르는 건 물론이고 침대 높이와 위치상 호적메이트에게는 절대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였음 말인즉슨 이 위치라면 호적메이트에게 들키지 않고 전원을 키는 게 가능하다는 거지 유레카!
17 이름없음 2021/06/28 07:58:24 ID : hak789usnU7 0
아니 위치가ㅋㅋㅋ 아무리 봐도 들킬 수 밖에 없는 위친데ㅋㅋㅋ
18 이름없음 2021/06/28 08:47:42 ID : ip9crgqmMo6 0
저래 보여도 조심하기만 하면 의외로 들키지 않아!ㅋㅋㅋㅋㅋㅋㅋ 대신 엄청나게 쫄릴 뿐이지... 자세한 건 스레에 마저 쓰겠음
19 이름없음 2021/06/28 08:54:31 ID : apTRxveLeY4 0
미션임파서블ㅋㅋㅋㅋㅋㅋ
20 이름없음 2021/06/30 06:11:45 ID : hak789usnU7 0
기다린다 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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