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혐오하게 된 이유와 불신하게 된 이유를 하루에 하나씩 풀거야. 10시에 올게. >>30

나는 내 옆에 떨군 유서를 꽉 쥐었다. 신이시여,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빌겠습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 제발, 제발 내 죽음을 방해하지 마세요. 날 그냥 죽게 내버려 두세요. 난 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어요. 나에겐 희망이 보이지 않아요. 끝없는 자기혐오, 우울, 비관, 염세가 나에게 딱 맞는 옷이 돼버렸어요. 난 이제 이걸 벗어낼 수 없어요. 그럴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니 제발, 내 죽음을 방해하지 마세요. 내가 죽을 운명이 아니라면 그렇게 만들어 주세요. 눈을 감고 불안에 떠는 손을 모아 빌고, 또 빌었다.

5월 12일 오전 11시 43분.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 환한 태양빛을 느끼며 나는 뜬 눈으로 살아났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쉬겠다 한 뒤로 끝까지 미리 써놓았어. 스레를 올리러 올 때마다 빠르게 늘어가는 조회수를 보며 계속 올려야 하나 고민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끝까지 다 올렸네. 앞내용을 써둔 동안 글을 다 올리고 결말을 지으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했어. 그런데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은 거 같아. 정말 말 그대로,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어. 감정은 글에 다 토해내서일까. 이 다음은 글쎄. 잘 모르겠어. 이걸 읽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계속 쓰는 게 맞는걸까. 이제서야 털어놓자면 난 저 글을 쓰면서 너희는 절대 만취할 때까지 술 마시지 마. 라는 농담을 쓰다 지울 정도로 제정신이야. 아니 그런 거라고 믿고 있어. 사실 지금 내 상태는 온전치 않아. 누구에게도 진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있어. 정신과의는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마음 놓고 얘기 할 사람이 아니었어. 가벼운 인간이었지. 또 나만 멋대로 기대하고 멋대로 실망한거야. 그래, 나만 혼자 착각했어. 모든 게 내 탓이지. 놀랍게도 난 늘 약을 먹은 상태에서 글을 써왔어. 내 자제력은 아직 멀쩡하고 일상생활을 잘 살고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타인들은 내가 정상적인 인간인 줄 알고, 내 자살쇼에 대해 아는 몇몇 이들도 내가 이제는 나아진 줄 알아. 웃기게도 그들은 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데, 더 웃긴 건 내 상태를 정확히 판단해 줄 수 있는 것도 그들이라는 거야. 난 아직도 당신들을 혐오하는데. 멋대로 믿어 배신당한 난 아직도 당신들을 믿지 못하는데. 당신들은 언제나 내 얘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해. 말만 잘 하지 참. 눈은 딴 데 가 있고 귀는 닫혀있는 주제에. "사실은요, 나 아직도 참 염세적이에요. 세상을 비관하고 멸시하고, 경멸하고.. 왜 그래요? 당신들은 왜 한결같이 내게 그래요? 왜 내가 죽고 싶을 때도, 살고 싶을 때도 날 놓지 않고 주변을 날아다니는 파리처럼 귀찮게 굴어요? 왜 날 신경질적인 히스테릭자로 만들어요? 왜 내 편집증적인 생각을 고칠 수 없게 만들어요? 왜 날 거짓말쟁이 광대로 세워 놓아요? 왜 날…" 아무것도 묻지 못하지. 그들을 믿지 못하는 내 입은 늘 닫혀있고.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손이 내 입이고, 내 입은 열쇠를 잃은 자물쇠마냥 잠겨있어. 난 아직 정신과의에게 내 글을 보여주지 못했고, 약은 늘 똑같고, 여전히 잠드는 게 괴로워. 꿈을 꾸면 잊어버리지. 깨면 모든 게 리셋되고 난 자살을 벌이지 않았던 정상인처럼 살아가야 해. 그 괴리가, 모순이 나를 견딜 수 없게 만들어. 나를 더 미치게 만들어. 그런데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네. 어떻게 된 일인지 빌어먹을 몸뚱이는 하루하루 숨을 쉬고 삶을 연명해. 그 현실에 괴로워했고, 한편으로는 다시 죽고 싶었어. 이것들이 최근 내가 글을 쓰러오지 않은 이유야. 그 사이 내 글을 봐주는 사람들이 늘었고, 난 다시 불안해졌어. 혹여 이 글을 읽고 누군가의 동기부여가 된다면? 기분 탓이고 자의식 과잉이고 유난떠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런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어. 뒷 이야기도 다 써놓았지만 난 아직도 내가 이걸 풀어도 될 지 모르겠어. 그래서 내 글을 읽어주는 레더들에게 물어보고 싶었어. 이 뒷이야기를 써야할 지 말아야 할 지. 만약 쓰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스탑하고 올릴 생각이야. 어쨌든 내 인간혐오 이야기는 이제 끝이야.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남겨줘도 되고. 질문에 답해주면 고마울 거 같아. 내일 10시에 한꺼번에 답하러 올게. 3개월이 넘은 시간동안 끝까지 읽어준 레더들에게 고마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여기까지야. 안녕.

>>704 그동안 글 써줘서고 고마워// 자살시도자가 어떤식으로 몰려가는지 한 편린을 일게되서 인간 심리라든가 파멸적인 상황에대한 현실에 좀더 알게되었네. 저때 실패한후로 다시 자살 시도하거나 하지는 않았을꺼라 믿고싶은데 지금은 삶의 즐거움이나 기쁨이 생겼는지 궁금해. 지금까지 힘든일 많이 겪었던만큼 남은 삶의 시간동안은 행복한일이 조금이라도 더 있어서 웃는 모습이 어울리는 인생이 되길 진심으로 바랄게//

>>705 알람이 안떠서 이 이후 얘기는 안꺼내려고 했어. 그래서 뒷 이야기는 이제 언급하지 않을게. 행복하거나 즐거운 일이 생길거라 믿고 살아가고는 있지만 아직은 회의적이야. 그래도 노력하고 있어. 나도 레스주가 앞으로 잘 지냈으면 좋겠어. 웃는 일이 늘어나길 바라. 마지막까지 레스 달아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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