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4/04 11:22:03 ID : U47AlBfcGoG 0
일단 스레주는 나이가 많으며, 대나무숲에 말하는것 처럼 답답함을 털고싶지만 누군가는 봐줬으면 하는 마음도 많기에 여기 글을 씀. 쓰레기같은 마음 가득 담아서.
2 이름없음 2022/04/04 11:27:58 ID : U47AlBfcGoG 0
꿈은 현모양처였음. 토끼같은 자식과 자상한 남편과 같이 사는게 이상이라고 생각 할 정도로. 연애 할때만해도 자식은 아들 딸 둘 낳고 오손도손 지내는게 바람일정도. 하지만 나는 내가 육아가 이렇게 나랑 안맞을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음. 전공수업에도 아동관련 부분이 상당했고 직업도 가족복지쪽이었기 때문에, 애를 낳아도 막연히 잘 키울거라고만 생각했음.
3 이름없음 2022/04/04 11:32:34 ID : U47AlBfcGoG 0
임신은 계획적이었고, 양가의 경사였음. 나는 아들을 원했지만, 성별은 딸이었다. 왜 아들을 원했냐면 그냥 신랑이랑 내 얼굴은 생각도 안하고 이승기같은 아들을 가지고싶었기 때문 ㅎ 그런이유였기때문에 딸이었어도 싫었던건 아니다. 이쁜옷, 이쁜머리띠, 이쁜신발 신겨줄 생각에 남편도 나도 설레였다.
4 이름없음 2022/04/04 11:36:17 ID : U47AlBfcGoG 0
임신기간 중 뭐 특별한 사건사고가 있었던건 아니다. 아이는 잘 자랐고, 나는 먹고싶은것도 다 먹고, 태교여행도 다니고, 양가에서 용돈도 빵빵하게 받고, 일도 하면서 막달까지 잘 지냈고 애기는 딱 40주만에 건강하게 세상에 나왔다. 출산도 그만하면 순산이었음. 남편은 애를 낳고난뒤에 날 보고 이렇게 말했다. 고상하게 끄응 몇번에 애기가 슝 하고 나왔다고. 왜냐하면 내 앞방에서 애기를 낳는 산모분은 거의 3시간을 짐승처럼 울부짖고 있었기 때문이다.
5 이름없음 2022/04/04 11:39:07 ID : U47AlBfcGoG 0
출산 후기툰들을 보면 대부분 그런다. 짐승이 된거같다고. 그치만 나는 그때 짐승이 되었어야했다. 남편은 애기가 쉽게 나왔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도 그정도면 애기는 몇번이고 더 낳을 수 있겠다 라고 생각은 하지만, 나는 생각해도 너는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쿠사리를 먹였다. 내가 짐승처럼 울었다면 내 남편도 둘째얘기를 꺼내지 않았을 텐데.
6 이름없음 2022/04/04 11:46:03 ID : U47AlBfcGoG 0
조리원 2주, 친정에서 4주 몸조리를 하고 본가로 돌아왔다. 키우던 비숑개딸은 친정에서 잠시 더 맡아주기로 했다. 아기가 그냥 자라는게 아니라는건 머리는 알고 있었지만 가슴은 받아들이지 못하는듯했다. 남편의 육아 참여도는 매우 높았고, 가사참여도 높았다. 그래도 육아는 힘들었다. 빨래는 세탁기 건조기, 설거지는 식세기,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다 해줬지만 그래도 힘들었던건 잠을 못자서였다. 그리고 빨래개는 기계는 왜 없는지 모르겠다. 빨래개는 기계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7 이름없음 2022/04/04 11:50:09 ID : U47AlBfcGoG 0
남들 다 키우는 지새끼 나는 왜이리 힘들다고 온갖난리를 치는지 내가 비정상이된거같았다. 백일의 기적이라는데 우리애는 이백일이 넘도록 새벽에 2번이나 수유를 해야했다. 더한 애기들도 많겠지만 그건 그거고, 내가 힘든게 더 중요했다. 칼같은 4시간 수유에 내 짜증은 늘어가고, 애를 때릴수 없으니 내 몸에 자해하기 시작했다. 손등을 긁고 꼬집고 허벅지를 긁고 ㅎㅎ 잠을 못자면 사람은 피폐해진다. 잠만 못자는게 아니라 잠도 못자는데 내가 하고싶은 일을 못한다는게 더 짜증이났다.
8 이름없음 2022/04/04 11:54:42 ID : U47AlBfcGoG 0
친정이 가까운 친구들이 부러웠다. 나는 힘들어도 우리애 봐달라고 부탁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건 남편이 일주일 중 4일은 쉬었다는 점이다. 스트레스를 받고 잠을 못자니 머리도 아팠다. 신경외과에가서 머리쪽 신경에 일주일동안 주사만 일곱번이상 맞았다. 애낳는고통보다 두통이 더 무서웠다. 머리는 깨질거같은데 애는 울고 잠은 안자고, 그때 나는 생각했다. 아 9시뉴스에 애 운다고 때려 죽인사람들 심정이 이해가간다고. 그런 쓰레기같은 생각을 했다.
9 이름없음 2022/04/04 12:00:45 ID : U47AlBfcGoG 0
새벽에 일어나 벽에 머리를 여러번 박고 젖병도 던지고 미친인간이 된 것 같았다. 내 인생은 망했다고 돌이킬수없다고 생각했다. 주변친구들에게는 딩크의 삶을 적극 추천했다. 근데 이건 지금도 추천한다. 나는 연애는 적극 권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딩크가 좋은거같다. 아무튼 애가 통잠을 자지 않으니 개딸은 데리고 올 수가 없었다. 원래 개딸은 개치원에 보내고 있었는데, 강아지 유치원에 매일 보내는것도 불쌍해서 다시 친정으로 보냈었다.
10 이름없음 2022/04/04 12:05:00 ID : U47AlBfcGoG 0
남편은 다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시누셋에 막내아들이다. 그렇다고 내가 시집살이가 있는건 전혀아니다. 시누들은 다 잘해준다. 시부모님도 다 좋으신분이고, 제사도 없다. 명절에 안가도 신경안쓰신다. 시누들이 결혼하고 애기데리고 항상 친정(내시댁)에서 오래 머물렀다며 남편은 결혼하고 와이프가 애기데리고 친정에 오래가있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친정가는만큼 시댁에 가야지 라는 그딴생각은 뭘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말이라며 친정에 데려다주고 모시러온다. 부럽다. 나도 내남편이 내딸 데리고 시댁에서 일주일씩 있다왔으면 좋겠다.
11 이름없음 2022/04/04 12:07:51 ID : U47AlBfcGoG 0
그래서 남편은 둘째를 항상 얘기한다. 딸이 나중에 우리 죽고나면 형제자매를 의지했으면 좋겠다고. 물론 나도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사이가 엄청 좋기때문에 형제자매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에 부정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 위에 그 고통을 다시 겪고싶지는 않다. 진짜 9시 뉴스에 나오는 사람이 될 것 같아서 두렵다.
12 이름없음 2022/04/04 12:12:08 ID : U47AlBfcGoG 0
그리고 나는 내 딸에게 놀이공원에 놀러가면 아낌없이 뭔갈 사줄수있는 그런 부모가 되어주고싶다. 놀이공원에만 데려가주고 츄러스하나, 머리띠하나에 절절매는 그런부모가 되고싶지는 않다. 못해도 연 1회 해외여행도 다니고 싶고, 원하는거 해보고싶은거 갖고싶은거 다는 아니라도 돈 걱정은 하지않으며 해줄수있는 그런 부모가 되고싶은데, 자식 둘을 낳으면 그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13 이름없음 2022/04/04 12:15:20 ID : U47AlBfcGoG 0
엄마들커뮤에 한날은 글을 쓴적이 있다. 그날은 우리애가 새벽 4시반부터 일어나서 진짜 오만 짜증섞인 울음을 다 토해내는 중이었다. 식세기에 설거지거릴 넣는 그 짧은 5분사이에 애를 세번이상 안아서 달래야해서 짜증이 났다. 아침부터 개진상을 떨어서 꼴보기싫다고 한탄식으로 글을 썼는데 첫 댓글이 그거였다. 애한테 개진상이라니 나중에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부모네요.
14 이름없음 2022/04/04 12:19:06 ID : U47AlBfcGoG 0
첫댓글이 그거다보니 뒤이어달리는 댓글이 줄줄이 그 내용이었다. 아동학대, 가정폭력, 학대하는 부모. 가관이었다. 아동학대는 하지마라면서 댓글로 어른학대는 거리낌없이 하는 모습에 어이가없었다. 그리고 다른사람이 댓글로 이분이 애한테 직접 뭐라하신것도 아니고 이 카페에 애한테 소리질렀다, 엉덩이때렸다 이런사람도 많던데 그분들한테는 엄마가 많이 힘드네 위로해주고, 저는 소리지른 엄마들보다 이분이 훨씬 더 나은사람같은데요? 똑같이 힘들어서 하소연하신거같은데 너무들 하시네. 그 댓글이 너무 고마웠다.
15 이름없음 2022/04/04 12:23:28 ID : U47AlBfcGoG 0
그리고 역시 그 분이 댓글 쓴 이후로는 상황이 반전되서 엄마 우울증있는거같다, 힘드시죠 원래그시기는 다 그렇다 이런 댓글이 달리기시작했다. 웃기지도 않았다. 나한테 욕쓴사람들 아이디를 하나하나 타고 들어가 쓴 글을 확인했다. 미친 네살, 애가 짜증난다 이런 글 쓴 사람도 하나같이 나보고 아동학대할 엄마라고 댓글로 손가락질 하고 있었다. 나는 그사람들의 아이디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평생 그들이 잘 살지 못하게 속으로 빌 것이다. 그 카페는 그뒤로 그냥 글삭하고 탈퇴했다.
16 이름없음 2022/04/04 12:29:10 ID : U47AlBfcGoG 0
계획을 하고, 임신을 하고, 출산을 했지만 부모가 된다는건 너무 어려운 일 인것같다. 지금 내 딸은 돌이 다 되어가고, 밤잠도 8시부터 아침 7시까지 잘 자고 낮잠도 2시간씩 자준다. 낮잠잘시간에 나도 옆에 누워있어야해서 내 할 일은 하나도 못 한다는게 흠이지만.. 밤잠을 8시부터 자줘서 육퇴후 스위치게임도 하고 온라인 게임도하고 책도 읽고 그러고있다. 젤다2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년으로 연기라니..ㅠ
17 이름없음 2022/04/04 12:38:26 ID : U47AlBfcGoG 0
지금도 끝없이 고민한다. 둘째를 낳아야하나. 이승기같은 아들이 포기가 안되는데 ㅋㅋㅋㅋㅋㅋ 사실 이렇게 고민하면 거의 백프로 둘째는 낳는다고 보면 된다고 하더라. 얼마전 바닥매트시공도 끝내서 개딸 인간딸 둘다 다칠일 없어 안심이 된다. 개딸은 슬개골이 안좋은 강아지라서 늘 걱정이다. 수술비가 걱정... 아무튼 잘자고 안아픈 인간딸은 이쁘긴하다. 먼저 잠들면 애기 젖병도 다 씻어두고, 출근전에 분리수거랑 음쓰도 알아서 버려주는 남편도 많이 고맙다. 하지만 육아는 힘들다. 자유가없으니. 나는 앞으로 30년을 이 아이를 품고 키워야겠지.
18 이름없음 2022/04/04 12:40:16 ID : U47AlBfcGoG 0
이 글을 다 썼더니 인간딸이 기상을 했다. 아무튼 중간에 카페일 같은경우에는 어디 말도못했는데 털어놔서 속이 후련하다. 그럼 이제 다시 육아지옥에 빠지러가야지
19 이름없음 2022/04/04 13:39:18 ID : VdRzTVaoNxQ 0
스레주 이 글 천천히 다 읽었어 먼저 아기 낳느라, 키우느라 엄청 고생 많았어 얼굴도 모르는 네게 해줄수 있는게 이런 말 뿐이라 마음이 안좋다 아마 스레주는 30대 아니면 40대 정도 됐겠지? 우리 엄마도 나를 낳을때 그 나이대였는데 우리 엄마도 이렇게 힘들었을까 싶네 아니 힘들었겠지ㅋ큐ㅠㅜ 딸의 입장으로 써보자면 나는 우리 엄마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엄마도 사람인지라 나와 혈육들을 키우면서 죽고싶을 정도로 괴로울떄도 있었대 그렇지만 나는 우리 엄마가 세상의 전부야 엄마 대신 죽으라 그러면 고민도 하지 않고 죽을만큼. 엄마가 가끔 농담식으로 너 어렸을떄 똥 기저귀 다 내가 치웠는데 너도 내가 치매 걸려서 똥오줌 못가려도 나 돌봐줄거냐 이러는데 나는 지체없이 그러겠다고 대답해 어렸을때는 엄마가 많이 미웠고, 이해하지 못했고,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고생했는지,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기꺼이 희생했는지 몰랐어 엄마를 엄마로서만 보고, 엄마도 하나의 사람이고 자아가 있다는걸 인식하지 못했던것 같아 그치만 성인이 되고 머리가 좀 크다보니까 다 이해는 못하지만 엄마라는 존재가 너무 크고 대단하게 보이더라 엄마도 멋모르는 그런 사회 초년생이었을텐데. 자식들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엄마한테 더 의지하게 된다는 말이 이런건가 싶어. 아기를 보면 막 모성애가 샘솟고, 예뻐 죽겠고 그런건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러잖아 근데 그게 아니래 서로 어색하고, 모든게 처음이고, 그래서 잘 모르고 그런거지 뭐 나도 지금 머리로 어렸을때를 생각하면 많이 후회된다..ㅋㅋ큐ㅡㅠ 떼 좀 덜 쓸걸... 스레주가 아기랑 시간을 흘려보내면서 더 정을 쌓고 서로를 이해하길 바래. 그러기엔 아기가 너무 어린가ㅋㅋㅋㅠㅠ 스레주가 너무 마음 고생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엄마가 아니라 다 이해 못해줘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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