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근데 시발 내 인생에 그 남자애가 나타난거야

이 이야기를 하려면 올해 초여름으로 되돌아가야함. 우리 학원쌤은 여름에도 에어컨 겨울에도 에어컨이라는 미친철칙을 가지고 계셨고 그 초여름 유난히 추위를 많이타는 김레주는 추위에 쌤한테 찡찡대고 있었음

쌤 에어컨 꺼주심 안되냐 빌고있을 무렵 쉬는 시간에 다른 타임에서 하루만 우리 수업시간으로 옮긴 남자애가 내 등을 톡톡 쳤음. 춥녜 그래서 춥다고 했더니 지 후드집업을 나한테 건네는 거임 이거 입으라고

얼결에 받긴했는데 양심상 남의 후드집업을 입을 순 없잖아 이름조차 모르는 앤데 그래서 고이 접어서 껴안고 있었음 돌려주기 약간 뻘쭘해서

우리 쌤은 그 초여름에도 에어컨을 20도 이하로 틀어놓으시는 분이셨고… 나중되니 그 남자애도 쌤 에어컨 꺼주심 안되나요를 외치더라 아니 그럴거면 왜 빌려줬는데 이 착한 남자야…

그날은 수업 끝나고 고마웠다고 말한 후 흐지부지됨 그 뒤로 걜 만날 일도 없었고 그러다 사건은 저번주 토요일날 터졌죠…

나레주는 그때 여레더들은 알것같지만 에이블리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나그랑같은 짧은 기장의 상의와 걍 검은색 널널한 바지, 나이키 모자를 쓰고 학원에 감. 화장하기 귀찮았기 때문이지

참고로 그 남자애는 저저번주 토요일쯤이었나부터 시험대비 때문에 자기 타임 끝나고도 우리 타임 때까지 남아서 공부하다 갔음

들어가자마자 그 남자애랑 눈이 마주쳤는데 걔가 날 계속 빤히 쳐다보는것같은거야 아마 모자 써서 못알아본듯ㅇㅇ 뒤에서 다른 여자애가 뭐야 반했냐?ㅋㅋㅋ 이러니까 뭐래 그러고 누구야?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음

난 가방만 놓고 화장실 가느랴 잘 못듣긴 햇는데… 무튼 그런 뉘앙스였음 우리 학원은 시험기간에는 문제집 풀면서 모르는 문제를 선생님한테 질문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져서 약간 자습 분위기란 말이야 근데 중간에 그 남자애가 뒤돌아서 나한테 너가 레주야? 이러는거야

그래서 걍 고개만 꾸닥거렸지. 그러니깐 그렇구나 하고 걘 다시 앞에 보고 문제 풀었음. 그러다가 쉬는 시간에 폰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걔가 다시 뒤돌아보면서 너 옷 어디서 샀어? 이렇게 물어보는거야

부담없이 살 수 있는 싼 옷들이 그렇듯 내 상의도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목부근이 약간 늘어난 상태였기도 했고 애들이 많이 입는 옷이라 뭔데 저렇게 많이 입고 다니지? 같은 심리로 걔가 물어본 줄 알고 대답은 해주면서도 약간 창피했음 걍 다른 옷 입을걸 순간 후회했다

근데 걔가 아 글쿠나 하고 일어나다가 스치듯이 옷 잘입는다 라고 한마디 하는거야 그런 말 처음들어봄+갑자기? 싶어서 앗 고마웝…이랬지

그러고 수업 끝물쯤 되니깐 갑자기 걔가 또 뒤돌아보더니 인스타있녜. 그래서 어 있다 그랬더니 자기 아이디 좀 알려딜라면서 폰을 내미는 거야 그래서 걍 얼결에 서로 맞팔함

쌤이 그거 보시던 오~레주 번호딴거야 지금? 이래서 아뇨 이랬더니 남자애가 번호 말고 인스타 아이디 땄어요 이럼

아 맞다 저 옷 얘기 전에 선생님이랑 잡담하고 있는데 그 남자애가 옆으로 앉은 자세였단 말이야 나는 책상에 바짝 붙어앉아서 턱 괴고 있었고 근데 그 남자애가 내 모자를 지 빗으로 톡톡 건드림. 그거 보고 쌤이 둘이 아는 사이야? 그러는데 모른다고 고개 저으니깐

레주 그런거 많이 하면 운다고(아님) 저번에 수업 중간에 나간 적 있다고(아님) 그러시는 거야 맞아요 저 동네북이에요ㅅㅂ 그거 듣고 걔가 소곤거리면서 진짜? 물어보길래 아니라고 대답해줬음…

무튼 그러고 걔 인스타 피드를 구경해봄 ㅅㅂ 내 취향인거야 존나 인싸같가는 한 것 같은데 옷 입는거나 하는거니 내 취향인거 에스크 답변도 너무 예쁘게 한거야

그러고 어제 이제 다시 학원에 갔단 말이야. 쉬는 시간이 됐음 나는 폰으로 모노로직?을 하고있었는데 그 남자애가 다가오더니 뭐해? 이러는겨(시발 왜 말걸어 설레게;;;) 그래서 게임… 이러니깐 우와 무슨게임이야? 이래서 그냥 숫자 맞춰서 채워넣으면 된다 하니깐 역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어려운 게임한다~막 그러면서

공부는 지가 더 잘하면서…

그러면서 갑자기 나보러 노래 많이 듣녜. 그래서 많이 듣는 것 같다. 이러니깐 자기 노래 추천좀 해달라는 거야 근데 걔 피드 보면 노래 하이라이트 막 따로있고 그래서 관심 많아보이긴 했어

그러나 노래에 관해선 외골수인 나의 최근 음악 감상 기록에는 루시와 우타이테와 탑건 노래뿐이었기에… 루시 음악을 추천해줌. 그러니까 루시 알지 이러면서 노래 좋다~~ 이러다가 내가 너는 어떤 음악 좋아해? 물어보고 그렇게 스몰토크함

그러다 쉬는 시간이 거의 끝나서 쌤 들어오시는데 갑자기 몇시쯤에 자냐는거야 우리 말 튼지 10분정도 밖에 안됐는데? 심지어 나 니이도 기억 못하는데? 상태였던 나는 한 3시쯤에 잔다고 말함. 그러니깐 걔가 자기도 4시쯤에 잔다고 저녁에 연락해도 되냐고 묻는거야

그래서 그냥 어어;; 이랬지…

걔 에스크에는 자기 인생에 끼어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했는데 너는 의도치않게 내 인생에 끼어들었단다

그냥 걔랑 말한 이후부터 문제가 전혀 이해가 안되는 거임 손도 벌벌떨리고 남녀분반학교라 오랜만에 대화해본 XY인 탓에 그런가 생각해봤는데 음

걍 이게 첫사랑인가 싶기도 함

근데 시발 진짜 너무하지 않냐? 호감도 없는 여자애 인스타 아이디를 말한번 안해보다 따고 갑자기 와서 앉아있는 나랑 대화 수월하게 하려고 허리 숙여서 얘기하고 갑자시 음악 추천해달라고 하고 대화튼지 몇십분도 안되서 저녁에 연락해도 되는지 묻고 근데 이게 호감이 없는 상황에서도 할수있는 행위라는걸 알아서 좀 죽고싶음. 그냥 얘는 다정이 습관인 친구인거지 내가 의미부여를 너무 하고있단 건 아는데 아니 시발 삼년만이라고 진짜

객관적으로 호감 없는 상대한테도 할 수 있는 행위인거지? 나 계속 기대 안하려 하는데 기대하게돼

다음 학원 갈 때는 이번주 토요일인데 나 학원 극혐론자인데 왜이렇게 기대되냐 근데 가도 걔 없을 수도 있단건 알지만

너무 내 이상형이 부합하는건지 콩깍지가 껴서 내 이상형이 개조된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싱숭생숭함 금사빠 금사식이 이렇게 안좋은겁니다 여러분…

맞아 그리고 얘 노래 추천할 때 내 폰보고 갑자기 남친있냐고 물어봐서 없다고 했더니 폰에 썸원보고 남친인줄알고 물어봤다고했러… 이 유죄남아 진짜…

너한테 왜 호감이 없을거라고 생각해? 진짜 궁금해서 묻는거야 누가봐도 호감있을때 하는 행동 아닌가

>>34 1. 그 당시 나는 모자를 쓰고 있었삼…( 근데 물어보니깐 내 얼굴 알긴 한다더라) 2. 주변에 여사친이 많아보임. 그냥 친구한테 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고 생각중 3. 난 그렇게 예쁜 외모가 아니야 객관적으로 봐도ㅎㅎ… 4. 위에 얘기했던 것처럼 그냥 다정이 습관인 애같아서 5. 에스크에 10일 전에 호감있는 애가 있냐는 질문에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함. 근데 10일 전이면 나랑 걔랑 수업에서도 만나기 전이거든

쉬는시간에 말건것도 게임이 뭔지 궁금했는데 이름만 듣고 가기엔 뻘쭘하니깐 그냥 노래얘기도 물어본거 아닐까🫠싶음 연락한다면서 연락은 안해주고…ㅅㅂ 이래서 유죄남이 나빠

맞아 얘 내 인스타 딸 때 프사보고 고양이인거 보고 너도 고양이 좋아해? 물어보고 내가 우리집 애기들이야ㅏㄱ 하니까 입틀막하면서 사진 좀 자주 보내달라고 했다 피드보니까 고양이 피드 있더라… 좋아하는것같더라구…

맞다 얘 내 비계에도 팔로 검 ㅅㅂㅅㅂㅅㅂㅅㅂㅅㅂㅅㅂ 내 오타쿠 일지가 있는 곳이었는데 싹 다 밀고 그냥 팔로 받아줬다…^^ 에휴 짝사랑은 힘든거구나…

만약에 너를 좋아하고 있는게 아니라고 쳐도 너랑 친해지고 싶어하는건 확실한거 같아 여기서 친해진다음 너가 잘 꼬신다면 바로 사귀는거지 조급하게 하지말고 천천히해 응원할게

>>39 어떻게든 아니라고 생각해봤는데 맞는것같아… 존나 레더의 선견지명이었음

영화보고싶다고 올렸는데 급 뎸으로 오? 이러더니 언제볼거냐 어디서 볼거냐 막 그러는거임 정해진거 없다, 보려면 우리 동네 영화관에서 볼듯? 아니 어디사냐 이러고 자기 집이랑 먼거 보니깐 그 근방 역이랑 영화관이랑 머냐

이러는겨 그래서 왜 우리 지역와서 영화보게? 하니깐 너가 보자고 하면 그래야지 그게 편하잖아 이러는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튼 그래서 영화 약속 잡음 말 튼지 이틀만에 첫디엠으로 영화약속 잡는 애들은 나도 처음봄

근데 얘 답장 진짜 느리더라 그래서 솔직히 아직은 긴가민가해 여태껏 칼답만 받아온 나는 이런 느린 답텀이 익숙치가 않타…

얼마나 느린데? 사람마다 다르니까 꼭 좋아한다고 칼답해야한다는 법은 없어 그냥 바쁘다보면 답장 느리게 할 수도 있는거지

확실히 관심은 있네. 이성적인게 아니더라도 어떤 이유때문에 레주랑 친해지고 싶은 것 같아. 먼저 그 아이가 왜 레주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지 알아봐!

늦었지만 어떻게 됐어 !!! 스탑 달고 적었어 !

>>48 이 글을 아직도 보는 사람이 있구나ㅋㅋㅋ 오랜만에 들어왔다가 깜짝놀랐네 다시 보니 엄청 오글거리게 썼다ㅋㅋㅋㅋ… 저 글을 쓸 당시가 고1이었으니… 의외로 생각보다 취향이 잘맞아서 여러번 대화하고 연락했고 그 과정에서 레더들이 좋아할만한 설레는 썰도 몇개 있었지만… 결국은 여러이유로 내가 빡쳐서 인스타 맞팔 끊고 인연도 끝났어 ㅋㅋ 작년에 마무리 됐지 너무 싱거운 결말인가?🥲 아무튼 이 먼지 쌓인 글 읽어주고 근황도 궁금해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추억여행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