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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3/05/19 17:37:52 ID : SK1AZijfQnv
고민상담은 아니고 내가 너무 한심하고 후회돼서 반성겸 주저리 주저리 쓴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어릴 때 외국으로 이민 가서 쭉 살았음. 완전 응애 때 간 건 아니긴 한데 이젠 한국에서 산 기간보다 외국에서 산 기간이 더 긺. 한국도 자주는 못 감. 마지막으로 간 게 6년전이었나 7년전이었나... 그러다 이번에 여름방학이라 부모님 없이 나 혼자서만 한국 놀러와서 조부모님 (외가쪽) 댁에서 지내는데... 뭐 다 좋아 나 많이 예뻐해주시고 밥 해주시고 빨래 설거지 다 해주시고 나 신경 쓰일까 봐 최대한 간섭 안 하시려 하시는 게 느껴지고... 다 좋은데 내가 배때지가 불러 터졌는지 조부모님이 이렇게 잘 대해주시는데도 불만사항이 있었단 말야? 그게 뭐냐면 외출할때 + 귀가할때마다 눈치 보이는 거. 할아버지는 아직 일 나가시고 할머니는 집에 혼자 계신데 또 심지어 손녀딸이 오랜만에 왔잖아... 당연히 오래 같이 있고 싶으시겠지. 근데 또 내 입장에선 몇 년만에 오는 한국이고, 이제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거든. 내년에 또 오면 되는 거 아니냐? 내후년에 또 오면 되는 거 아니냐? 이러기엔 시간이나 돈이 썩어 넘쳐나는 사람도 아니니까. 여튼 그래서 많이 놀러다니고 싶은데 할머니는 그게 서운하시니까 외출한다 할때마다 좀 서운한 티를 내시면서 누구랑 어디 가서 뭐하냐 이런 걸 되게 상세하게 물으신단 말임? 근데 이거 솔직히 이해 가능한 부분이잖아... 할머니 입장에선 당연히 서운하실 수 있고 한국 지리도 잘 모르는 손녀딸이 외출한다니까 걱정되실 수 있지 ㅇㅇ. 그러면 뭐 한국까지 왔는데 조부모님이랑 집에 틀어박혀 있을 필욘 없어도 어쨌거나 나갈때마다 잘 알려드리고 나가고 연락도 자주 드리면 좋잖아. 근데 난 또 그게 귀찮은 거... 길어져서 이어서 씀.
이름없음 2023/05/19 17:40:54 ID : SK1AZijfQnv
연락은 원래 부모님이랑 살 때 부모님한테 드리는 거 보단 훨씬 자주 드리고 있긴 함. 언제 어디서 누구랑 놀 건지도 당연히 말씀 드리고. 겉으로는 착한 손녀딸 코스프레를 좀 열심히 하는데 하루는 집 주변 산책하다가 좀 늦은 적이 있거든. 아마 밤 11시쯤 들어왔나? 어디서 뭐하다가 몇시에 들어갈게요~ 하고 연락 드렸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셨는지 전화 하시면서 빨리 들어오라 하시고, 집에 들어갔더니 눈치를 좀 주시더라고.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약간 '걱정되게 왜 이제서야 들어와' 보다는 '어디서 싸돌아 다니다 이제서야 들어와?' 느낌이었는데 평상시에 눈치 쪼끔 본다고 그걸로 스트레스 쌓였다고 생각했었는지... 뭔가 울컥한 거야 갑자기. 진짜 별 일도 아닌데;;; 그냥 "죄송해요 좀 늦었어요~" 하면 되는 일을 '아니 연락도 다 드렸는데 왜 저러시지?;;' 싶은 거. 근데 또 대놓고 앞에서는 실실 웃으면서 방 들어갔다가... 방 들어와서 카톡으로 부모님 붙잡고 불평을 좀 했어.
이름없음 2023/05/19 17:44:20 ID : SK1AZijfQnv
내가 원래 밖에서는 쫀심 때문에 하소연 어리광 이런 거 못 피우고 부모님한테 어리광 ㅈㄴ 피우는 스타일이거든. 가끔 나 스스로도 '어 좀 심한가?' 싶을 때가 있을 정도기도 해. 어리광 피우면서 별 거 아닌걸로 하소연 찡찡 하고 하도 자주 있는 일이니까 부모님은 적당히 "아이구 그래 고생이 많아~" 이러면서 토닥토닥 한 번 해주시고... 이러면 또 기분 풀려서 으쌰으쌰 하고 대충 이런단 말야? 내 딴에선 약간 그런 느낌으로 부모님한테 하소연을 좀 했지. 할머니가 눈치주셔서 집 들어가기 싫다, 뭐 이런 식으로. 근데 참... 내가 생각이 너무 짧았던 게 '공부하기 싫다' 이런 하소연도 아니고 거의 부모님한테 연락 드릴때마다 '할머니가 나 외출할때마다 서운해 하는 티 자꾸 내셔서 외출할때마다 눈치 보인다', '집 답답해서 집 들어가기 싫다' 이런 식으로 찡찡 거렸단 말야? 근데 심지어 거기에 플러스로 손녀딸이 밤 늦게 귀가해서 할머니가 잠도 못 주무시고 기다리고 계시는데 내가 그거 가지고 또 찡찡 거리니까 엄마 입장에선 당연히 화가 나셨겠지. 속상하기도 하셨을테고. 그래서 엄마가 뭐라고 좀 하셨는데 이게 누가 봐도 진짜 100% 내 잘못인데 이때는 내 기분 상한다고 엄마 기분은 전혀 헤아려 드리질 못해서 결국 카톡으로 엄마랑 대판 싸웠어 하...
이름없음 2023/05/19 17:54:24 ID : SK1AZijfQnv
싸우고 나서 엄마가 그럴거면 다음주엔 차라리 어디 호텔이라도 잡아서 가 있으래서 지낼만한 곳 알아봐서 예약하고... 총 (한국에서) 5주 일정인데 호텔 예약은 대충 일주일 가까운 기간으로 했어. 이렇게까지 길게 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했는데 숙박할 곳이 조부모님 집에서 좀 멀리 있고 그 주변에 볼거리가 좀 많거든. 그래서 하루에 한 군데씩 돌아다니면서 느긋하게 관광할 목적 + 이때 엄마랑 싸우고 난 직후인지라 괜히 홧김 + 반항심도 있고 해서 좀 길게 잡은 것 같음. 나중에 엄마가 얘기 좀 하쟀는데 이때도 내 감정에만 휩싸여서 싫다고 대들고 싸가지 없게 굴다가 엄마가 엄마 심정 톡으로 보내주셨었거든... 그거 보니까 그제서야 좀 정신 들고 아차 싶은 거야.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난 분명 그런 의도로 한 불평이 아니었는데 엄마에게는 그게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겠구나. 나한테야 얼굴 몇 번 못 뵌 불편한 조부모님이지만 엄마한테는 소중한 부모님이구나 싶어서 진짜 내가 미쳤구나 싶었음... 카톡 보고 울면서 나도 정말 진심으로 싫고 조부모님 댁에서 끔찍해서 그런 식으로 말한 게 아니라 그냥 평상시 엄마아빠한테 하던대로 조금 찡찡 거리고 싶었던 건데 엄마한테는 그게 당연히 안 좋게 받아들여질거라는 걸 내가 차마 생각을 못했다, 이건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다 하면서 죄송하다고 사과 드렸거든... 뭐 내가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고 결국 엄마랑은 화해는 했어... 할머니는 내가 엄마아빠한테나 찡찡거리지 밖에 나가면 찍소리도 못하는 전형적인 방구석 여포 스타일이라 할머니한테도 암소리 못해서 할머니는 모르시는 게 불행 중 다행이긴 한데... 내가 다음주에 다른데서 지낸다는 거 들으시고 할머니 집이 불편하냐 그러시더라고. 다른 변명 적당히 둘러댔는데 진짜 내 감정에만 휩쓸려서 엄마 속상하게 하고 굳이 굳이 숙박 일정도 길게 잡아서 할머니한테 상처 드린 것 같아서 진짜 죄책감 밖에 안 든다.
이름없음 2023/05/19 17:57:02 ID : SK1AZijfQnv
엄마랑 화해할 때 눈물 콧물 실컷 빼서 반성이랑 후회는 진짜 많이 했는데 그냥 내가 철이 고작 이거밖에 안 든 게 짜증나고, 내가 여기저기 상처 주고 다니는 인간인 것도 속상하고, 할머니가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난 이딴 식으로 밖에 못 하니까 부끄럽다... 물론 할머니한테도 엄마랑 입 맞춘대로 변명거리 잘 말씀 드렸고, 엄마랑도 잘 풀고 선물 사두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엄마랑 할머니한테 상처 드린 게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이름없음 2023/05/19 17:59:37 ID : SK1AZijfQnv
여기 이거 올리면서도 남들이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이 부끄럽고 카톡 내용 읽으면서 또 울 것 같긴 한데 그냥... 좀 뭐라하지 이런데 올려서 혹시 쓴소리 하는 사람 있으면 쓴소리도 좀 듣고... 하면서 정신 제대로 차리고 싶어서 주저리 주저리 올려봄... 고해성사 하는 느낌으로 ㅠㅠ 지금 느낀 후회랑 죄책감도 놀다 보면 희석 될 거 같아서 또 시간 지났다고 대충 하지 말라고...
이름없음 2023/05/19 18:01:40 ID : SK1AZijfQnv
다음주에 조부모님 댁 말고 다른데서 지내는 건 이미 결정된 거라 이제와서 어쩔 수는 없지만 올 때 선물이라도 사 들고 오려고 🥲 어버이날때 할머니 할아버지 꽃 사드리니까 엄청 좋아하셨어서 꽃이랑... 같이 먹은 통닭 너무 맛있다 하시길래 통닭이랑... 거기 가서 기념품 같은 거 있음 기념품 같은 거랑 해서...
이름없음 2023/05/19 18:02:29 ID : SK1AZijfQnv
할머니한테도 죄송하고 사실 나 불평불만 다 들은 건 할머니가 아니라 엄마여서 엄마한테 제일로 미안한데 엄마랑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일단 사과 드리긴 했는데 통화는 아직 못 했고 다음에 용기 좀 나면 통화 드리고 사과 드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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