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08/03 21:01:12 ID : KZhbCqqrxO8 0
1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여전히 내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준 가출했던 경험 풀어볼까한다 그동안 귀찮았던 것도 있지만 혹시나 그 사람이 이 글을 우연히 읽을 수도 있다는 막연함 두려움도 있어서
2 이름없음 2023/08/03 21:07:36 ID : KZhbCqqrxO8 0
가출을 결심하고 행했던 건 중학교 3학년 때였음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 관심이 전혀 없었던 엄마랑 술만 마시면 집안을 온통 헤집어놓는 가정폭력범 아빠랑 살았었음 특별히 나한테 손찌껌이라든지 직접적인 폭력은 없었는데 항상 엄마랑 아빠랑 둘이 동네에 소리 다 퍼지도록 싸우는 날이 많았다
3 이름없음 2023/08/03 21:11:36 ID : KZhbCqqrxO8 0
둘이 항상 싸우는 레파토리는 늘 똑같았음 우리집이 그 때는 좀 못살았었거든....옛날에 피아노 학원 딱 1년 다녀보고 끝이었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집안 형편이 안 좋아졌거든 학원 안 다니고 그런 건 괜찮았는데 가정주부였던 우리 엄마마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하려고 식당, 백화점 직원 등을 맡았다 그럼에도 셋이서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는 돈은 모아지지 않았음
4 이름없음 2023/08/03 21:13:14 ID : KZhbCqqrxO8 0
원래도 엄마아빠가 서로 잘 다투긴 했는데 돈이 쪼들리기 시작하니까 목소리는 더 커지고 두 사람의 폭력은 사그라들일이 없었음 서로 니가 모자라네 너가 능력이 없네 하면서 물건 깨부수고 둘 중 누구하나가 나가야 끝이 나더라 그 사이에서 자란 나는 무척이나 불안해하며 살았다
5 이름없음 2023/08/03 21:17:49 ID : KZhbCqqrxO8 0
암튼 집도 더 좁고 낡은데로 이사갈 수 밖에 없었어 나는 엄마랑 둘이서 부엌겸 거실에서 자야했고 아빠는 방에서 따로 잤다 옛날 집에 살았을 때는 아무리 싸워도 같이 잤는데 갈등이 심각해지니까 더 이상 같이 자는 것도 싫었나보다
6 이름없음 2023/08/03 21:25:48 ID : KZhbCqqrxO8 0
차라리 집안에서만 불안했으면 모를까 내가 성장함에 따라 들어가는 액수는 높아졌다 4학년 때는 그럭저럭 우리집의 사정을 감추고 다닐 수 있었다 문제는 5학년 수학여행을 갔을 때였다 당연히 내 수학여행은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물건너갔고, 옷은 항상 갈아입어도 새옷을 입었던 건 볼 수도 없었으며 부모님에게 준비물 이거 필요하단 말조차 드리기 어려웠기에 애들 사이에서는 쟤는 왜 항상 준비물도 안 챙겨오고 항상 옷도 똑같애? 하는 게 따돌림의 시작이었음 놀랍게도 가해주동자는 나랑 잘만 지내던 친구들이었음
7 이름없음 2023/08/03 21:29:35 ID : KZhbCqqrxO8 0
초등학교 왕따를 애들끼리의 장난으로만 보는 사람 있을까봐 말하는건데 나말고 30명이 넘어가는 애들이 언제부턴가 등돌리고 나를 보면 싫은 티 팍팍내고 다니면 어떨 것 같애? 어른되어서도 마찬가지야 가해자/피해자가 아무리 어리다 한들 저건 몹시 괴롭다... 여자애고 남자애고 교실 애들 반이 가해자였음.... 어린 애들이 어찌나 영악하던지, 선생님이 나타나기만 하면 아무렇지도 않던척, 친한척을 해댔다
8 이름없음 2023/08/03 21:33:10 ID : KZhbCqqrxO8 0
6학년이 되어서도 가정내 정서적학대와 학교폭력을 대차게 받은 나는 여전히 소심 끝판왕이 됐다 내가 계속 착하게 굴면 언젠가는 애들이 진심으로 날 대해주지 않을까... 하며 계속 남이 바라는 거에 맞춰주기만 하다가 나는 또 다시 왕따가 됐음 5학년 때처럼 수위가 높진 않았는데....애들은 여전히 눈초리로 내가 싫다는 걸 계속해서 표현했다 아직도 그 눈빛이 잊혀지질 않음...
9 이름없음 2023/08/03 22:12:37 ID : i7f9a4Gsjbh 0
그렇게 중학교 입학하고 왕따는 아니었지만 찐따 수준으로는 학교 생활은 할 수 있었다 겉으로는 티내지 않았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평범한 친구 한명이 생겨 나도 평범한 학교생화을 보내고 싶었던게 꿈이었음 남들은 친구랑 학교 끝나고 뭐 먹으러 갈까가 최대 고민이었겠지만 나는 어떻게 해야 친구가 생길 수 있을까였음 내가 초등학교도 싫어하지만 중학교도 싫었던 건 내게 말걸었던 친구가 손에 꼽을 정도로 없었단거... 그나마 괴롭힘은 안 당해서 다행이었으나 기 센 애들 눈치보면서 기죽으며 다녔던 것 또한 괴롭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자라면 자랄수록 내가 왜 살아야하지 자살하고싶다란 생각이 조금씩 들기시작하더라
10 이름없음 2023/08/03 22:18:27 ID : i7f9a4Gsjbh 0
어차피 집안도 개판이고 학교생활도 보잘 것 없는데 언젠가 죽어버려야지 했었음 그 때 사람들 많이 자살한다는 장소 올라가서 아래를 보는데 생각보다 20층 높이의 건물은 너무나도 높았다 그래서 죽지못하고 울면서 내려왔음 근데 집으로 가서 엄마아빠 사이의 험악한 분위기도, 나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학교도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개학하기 3일 전 쯤에 서랍에 있던 만원짜리 열댓장과 짐을 싸들고 가출을 했다
11 이름없음 2023/08/03 22:22:20 ID : i7f9a4Gsjbh 0
생각보다 가출 첫날은 별거없었다 오히려 내가 더 이상 집안에서, 학교에서 더 이상 괴롭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해방감이 들었음
12 이름없음 2023/08/03 22:26:41 ID : i7f9a4Gsjbh 0
근데 그 해방감도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여름방학 때라 너무 더웠고 가출청소년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조차 없었다 인터넷에 가출팸 구하는 글이나, 가출한 청소년(주로 여자 대상으로)을 재워주겠다 돈도 주겠다 하는 글들을 볼 때마다 이거라도 해야될까? 하는 유혹도 있었으나, 그 때 뉴스에서도 가출팸 내에서 일 똑바로 못하면 폭행당한다는 소식을 접했어서 할 수 없었다 괴로운게 싫어서 괴로운 곳으로 피하긴 싫었다
13 이름없음 2023/08/04 06:30:04 ID : 0r9dwpUY2mo 0
ㅂㄱㅇㅇ
14 이름없음 2023/08/04 11:48:25 ID : SE3zWlyIHzV 0
ㅂㄱ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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