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09/16 21:40:30 ID : qmJPbjBy3SK 0
내가 본인 인생의 목표라던 사람이었어
2 이름없음 2023/09/16 21:41:44 ID : qmJPbjBy3SK 0
스레딕은 중학생 때 자주 하다가 얼마전에 우연히 다시 들어오게 됐어 혼자만 품고 있으려던 이야기인데 이러다간 정신과 약 다시 먹게 될 것 같아서 익명으로나마 털어놓으려고 해 어차피 누구 읽으라고 쓰는 건 아니지만 혹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알려줘 삭제하도록 할게
3 이름없음 2023/09/16 21:42:57 ID : qmJPbjBy3SK 0
헤어진 이유는 그 사람의 바람이었다 그 사람이라고 하니까 말이 자꾸 길어지는 것 같아서 그냥 H라고 할게 H는 동네 작은 학원 강사였어
4 이름없음 2023/09/16 21:44:01 ID : qmJPbjBy3SK 0
나는 가족과 연을 끊은 상태였고 오롯이 H만이 내 가족이었어 혼인신고는 아직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고 함께하자고 했어 그랬었지 근데 걔가 바람이 났네 누구랑 바람이 났냐면
5 이름없음 2023/09/16 21:44:48 ID : qmJPbjBy3SK 0
학원에서 자기가 가르치던 학생이었어 고등학생 여자애였다 띠동갑도 넘게 차이나는 애와 H는 잠자리 직전까지 갔다고 해
6 이름없음 2023/09/16 21:45:50 ID : qmJPbjBy3SK 0
내가 그걸 알게된 건 우연히 H 노트북을 봤을 때였어 3년을 넘게 사귀면서 서로 카톡이나 인터넷 기록 같은 거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그날은 느낌이 이상했어 왠지 걔 카톡을 봐야 할것만 같더라고
7 이름없음 2023/09/16 21:47:00 ID : uoHzSIFa4Fb 0
.
8 이름없음 2023/09/16 21:47:25 ID : qmJPbjBy3SK 0
그리곤 봤다 학생: 선생님이랑 멀어지는 게 무섭단 말이에요 H: 학원에 오면 안아줄게 손이 떨려서 몇 대화 읽지도 못했지만 그건 절대로 성인과 미성년자 사이에서 오갈 말은 아니었어 그 사람은 나와 커플로 쓰던 이모티콘을 그 여자애에게 쓰고 있었어
9 이름없음 2023/09/16 21:48:43 ID : qmJPbjBy3SK 0
수업 중이었는데 (나도 H의 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고 H와 밀담을 나눈 애가 누구인지도 알고 있었어) 더는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었어 나는 아이들에게 생리통이 너무 심해 오늘은 이만 끝내야겠다고 말하곤 H를 학원으로 불렀다
10 이름없음 2023/09/16 21:50:20 ID : qmJPbjBy3SK 0
오해이길 바랐어 요즘 애들은 행동도 표현도 과감하니까 그냥 그런 객기의 일부이리라 생각했어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지 근데 H가 울면서 말했어 그 여자애의 생일날 밤에, 애가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자습을 했는데 그때 그 애가 먼저 자신에게 키스를 했고 자신은 받아줬을 뿐이다
11 이름없음 2023/09/16 21:51:57 ID : qmJPbjBy3SK 0
H는 말을 하며 계속 울었어 나와의 결혼이 불확실하고 (H의 아버지가 나를 싫어했거든) 요즘 스트레스 받는 일이 너무 많아서 그래서 그 애랑 한 달 동안 그렇고 그런 관계를 가졌다 그건 일종의 일탈이고 스트레스 해소였다 여전히 나는 너를 사랑한다
12 이름없음 2023/09/16 21:54:44 ID : qmJPbjBy3SK 0
솔직히 딱 한 번이었으면 어쩌면 물러터진 나는 그냥 넘어갔을지도 몰라 근데 한 달 동안 그 여자애를 데리고 그런 짓을 한 거면 그건 단순히 치정의 영역을 벗어난 범죄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애도 순간 미웠지만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일 때를 떠올려 보면, 제대로 된 판단력 같은 건 없었어 그러니까 그 여자애는 엄연히 피해자라고 할 수 있겠지 더 들을 수가 없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H와 내가 살던 집으로 갔다 H에게 본가로 꺼지라고 하고 도어락 번호를 바꾸었어 H야 가족에게로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나는 돌아갈 가족이 없었으니까
13 이름없음 2023/09/16 21:57:48 ID : qmJPbjBy3SK 0
나는 수면제를 먹고 한동안 잤고 용서해달라며 비는 H에게는 ‘그러면 네 엄마에게 전화해서 이야기해라. 미성년자랑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라며 나는 지시했어 H는 그대로 이행했지만 나는 H를 용서할 생각이 없었어 H를 용서해서 그와 결혼해서 딸을 가지면 그리고 그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 나는 그 아이를 H와 단둘이 둘 수 있을까 가당치도 않은 소리였어
14 이름없음 2023/09/16 22:00:05 ID : qmJPbjBy3SK 0
H의 어머니는 다음날 미안하다며 H와 내가 살던 집으로 찾아왔고 돈을 줬어 H가 내게 빌려간 것, 그리고 이런저런 위자료를 겸한 액수였지 친척의 결혼자금을 빌린 것이라고 했어 돈을 주며 어머니는 H의 일을 어디에도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했어 나는 그걸 어디다 신고하고 싶지는 않았어 그 여자애와 친하지는 않았지만, 나 역시 부모와 관계가 좋지 않았고 그 나이 때 마음이 엄청 혼란스러웠으니까, 그냥 왠지 그 애를 곤란하게 하긴 싫었어
15 이름없음 2023/09/16 22:00:15 ID : qmJPbjBy3SK 0
나만... 나만 빠지면 되는 문제니까 이건
16 이름없음 2023/09/16 22:01:44 ID : qmJPbjBy3SK 0
H의 어머니는 집 안에 있는 H의 짐을 모조리 싸서 나갔고 내게 마지막으로 정말 미안하다고 했고 H의 마지막으로 만나자는 전화가 왔지만 나는 받지 않았어 그리곤 그나마 관계가 괜찮았던 외할머니에게 연락을 했다 노인은 감정도 무딘 건지 수 해 전 내가 바락바락 질러댔던 악다구니를 잊은 듯했어 외할머니는 그저 나보고 외가집으로 밥이나 먹으러 오라고 했다
17 이름없음 2023/09/16 22:02:51 ID : qmJPbjBy3SK 0
그리고 어찌어찌 외할머니의 주선으로 가족들과 나는 모두 화해했고 지금 부모님은 굉장히 기뻐하고 계셔 위선이 아니라 정말로 아빠는 운전할 때마다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고 열 살 차이가 나는 동생은 매번 내게 숙제를 물어본다
18 이름없음 2023/09/16 22:04:48 ID : qmJPbjBy3SK 0
한 달 동안 잘 지냈어 나는 빈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근데 그러다가 아까 H의 인스타를 봤고... 여전히 그 여자애랑 맞팔이 되어있더라 나만 병신이 된 거였구나 역시 가지 말라고 울며불며 나를 잡던 H의 모습이 선한데 그건 다 거짓말이었을까 어차피 미성년자 추행범 따위에게 환심 같은 거 살 생각 더는 없지만 그래도 그 관계에서 나만 바보천치가 된 것 같아서 분하네 조금
19 이름없음 2023/09/16 22:06:32 ID : qmJPbjBy3SK 0
이렇게 나만 나가리될 문제였으면 그냥 그때 H와 그 여자애의 카톡을 죄다 캡처해서 어딘가 뿌릴 걸 그랬나 아니야 그랬으면 그 애가 너무 힘들었겠지 그 애를 마냥 미워할 수만도 없는게 내 동생이랑 그 애랑 동갑이라 자꾸 그 애를 떠올리면 동생 생각이 나 웃기지 참 동생이랑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20 이름없음 2023/09/16 22:08:19 ID : qmJPbjBy3SK 0
한 달 동안 괜찮았는데 혼자 너무 힘들다 H는 허허실실 잘 살고 있으려나 아님 괴로워하려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도 지나치게 소모적이라 괴로워 내가 알던 H는 누구였지 영화 <에에올>을 보고 낭만에 젖어 얘기하던 걘 어디갔지 사람을 지독히도 못 믿었는데 H덕에 사람을 조금이나마 믿을 수 있게 됐었어 근데 이젠 다시 걔 덕분에 못 믿어 남자를 사람을
21 이름없음 2023/09/16 22:09:15 ID : qmJPbjBy3SK 0
나는 이제 연애 같은 건 안 하려고 몇 년 안으로 나이 별로 관계 없는 전문직 자격증 하나 준비해서 어디 시골이나 들어가서 조용히 살 생각이야 나 혼지서도 떳떳하게 잘 살다 죽을 수 있게 타인한테 의존 같은 거 하지 않아도 되게...
22 이름없음 2023/09/16 22:10:15 ID : qmJPbjBy3SK 0
아까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정신없이 글을 쓰다가 인사를 못 했네 별로 길지도 않은 이야기고 이제 여기서 끝이야 속에만 감추고 있자니 홧병날 것 같아서 좀 털어놨어 들어줘서 너무 고마워
23 이름없음 2023/09/16 22:11:15 ID : qmJPbjBy3SK 0
다만 H가 조금이나마 괴로웠으면 좋겠다 아니 사실 아주 많이
24 이름없음 2023/09/16 22:37:07 ID : uoHzSIFa4Fb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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