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5/10/20 00:08:44 ID : A6kty7s1hf8 0
우리 할머니가 계시던 시골에는 오귀라는 것이 있었다 오귀가 뭐냐하면 말 그대로 다섯 귀신이라는 것으로 다섯 귀신이 몰려다니며 한 사람에게 들러붙는다는 것이다 귀신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비슷한 이야기, 숫자 귀신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오귀는 새벽에 활동하며 해가 뜨기 직전 가장 세가 강해진다고 한다 나는 어렸을 때 오귀에게 시달린 적이 있다 10살 즈음일이다 밤에는 오귀가 돌아다니니 나가지 말라던 할머니의 말씀을 무시하고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고 했다 생각해보면 10살 꼬마가 밤 늦게 돌아다니는 것은 그 자체로 위험한 일이며 오귀 이야기는 아이들이 밤 늦게 돌아다니는 것을 막기 위한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 이름없음 2025/10/20 00:12:05 ID : A6kty7s1hf8 0
이미 캄캄해진 밤에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걷던 나는 저 멀리 밭에 남자 다섯명이 서있는걸 목격했다 이 기억은 아주 생생하다 후줄근한 차림새의 남자 다섯명이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저것 좀 보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것을 보지 못했고 고개를 돌린 사이 그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3 이름없음 2025/10/20 00:16:02 ID : A6kty7s1hf8 0
그날부터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다섯 남자가 나를 끊임없이 뒤쫓아오는 악몽이었다. 끝내 그들에게 잡힐 때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그리고 그럴때면 늘 식은 땀에 범벅이 된 상태였다. 할머니는 처음에는 그냥 악몽인가보다 했지만 너무 자주 그러한 악몽을 꾸니 이상함을 느끼셨던 모양이었다. 나에게 혹시 이상한 것을 본 적이 없냐며 물으셨고 나는 혼날까봐 감추어두었던 그날의 이야기를 해드렸다.
4 이름없음 2025/10/20 00:19:59 ID : A6kty7s1hf8 0
할머니는 얼굴이 새하얗게 변해 전화를 걸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할머니와 친한 친구셨던 마을 할머니가 집에 찾아오셨다. 알고 보니 그 할머니는 그 마을 무당이셨고 나애게 오귀가 쒸였다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리고 오귀에게 벗어나기 위해 부적과 굿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셨다.
5 이름없음 2025/10/20 00:23:50 ID : A6kty7s1hf8 0
열렬한 기독교 집안이었던 부모님께서는 그 이야기를 듣고 결사 반대하셨지만 내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니 결국 두 손 들고 마셨다. 그 당시 나는 정신과도 가보고 하였지만 도무지 악몽을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알 수 없는 글자가 적힌 부적이 방에 붙여졌고 굿을 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다
6 이름없음 2025/10/20 00:26:35 ID : A6kty7s1hf8 0
아직도 그 돼지머리가 선명히 기억난다. 마치 웃는 것 같이 보였던 돼지머리를 뒤로 하고 그 할머니는 칼을 든 채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리 할머니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손을 빌고 있었고 주위에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던걸 기억한다 시간은 밤이었다
7 이름없음 2025/10/20 00:29:14 ID : A6kty7s1hf8 0
나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런건 없었다. 어렸던 나는 동네사람들이 몰려와 밤 중에 뭔가 빌고 있는 것이 기괴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그 돼지머리. 마치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돼지머리는 악몽 따위보다 훨씬 더 무섭게 느껴졌다.
8 이름없음 2025/10/20 00:32:47 ID : Y1fTXBy4Za9 0
얼마나 시간이 흐른걸까. 굿이 끝나고 드디어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 할머니사 땀을 흘리며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정리하던 것이 기억난다. 악몽은 끝나는 것일까
9 이름없음 2025/10/20 00:34:42 ID : Y1fTXBy4Za9 0
악몽은 끝나지 않고 바뀌었다. 다섯 남자가 좇아오던 꿈에서 가만히 서서 나를 빤히 바라보는 꿈으로 바뀌었다. 악몽은 끝나지 않았고 그저 종류만 바뀌었을 뿐이었다.
10 이름없음 2025/10/20 00:37:23 ID : Y1fTXBy4Za9 0
그러한 이야기를 할머니끼 말씀드리자 할머니는 그 할머니깨 부탁드려서 새 부적을 가져오셨다. 역시 뭐라 써져있는지 알 수 없는 부적이었다. 다만 다른 것이 있었는데 할머니는 그 부적 몇 장에 내 피를 떨어트리셨다. 바늘로 콕 찔러서 내 손가락 끝 피를 부적에 떨어트리셨다.
11 이름없음 2025/10/20 00:39:45 ID : Y1fTXBy4Za9 0
그날로 악몽은 끝이었다. 다만 그 시골에는 다신 갈 수 없었다. 오귀에 한 번 홀린 이는 또 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방학 때도 시골이 갈 수 없었다. 이젠 할머니가 우리 집으로 올라오셨다.
12 이름없음 2025/10/20 00:41:59 ID : Y1fTXBy4Za9 0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할머니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이제 향수만 남은 그 시골에 가고 싶은 이유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13 이름없음 2025/10/20 00:46:07 ID : Y1fTXBy4Za9 0
오귀는 무엇이었을까. 진짜 있는 귀신이기는 했을까. 아직도 그 꿈은 생생하다. 다섯 남자의 모습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추레한 행색, 아무렇게나 자라난 손톱, 검댕이가 묻은 채 눈을 뒤집고 쫓아오던 그 남자들
14 이름없음 2025/10/20 00:50:01 ID : Y1fTXBy4Za9 0
요즘들어 그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그들은 나를 쫓아오지 않고 그냥 방 안에 서서 나를 내려다 볼 뿐이다. 나는 움직일 수 없이 그들을 바라보며 공포에 질린다. 저 다섯 남자는 나에게 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제 부적을 다시 써줄 할머니도 없는 지금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다.
15 이름없음 2025/10/20 00:51:23 ID : Y1fTXBy4Za9 0
오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묻고 싶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일이 끝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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