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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22:15:02 ID : bhdTO8pbyMp
진짜 세상 살다보면 별 일 다 생기는 것 같아..
2018/12/12 22:18:53 ID : 89zcE3Co0nD
왜 뭔일 있어?ㅠㅠ
2018/12/12 22:22:25 ID : bhdTO8pbyMp
친구 생일이라 술집에서 새벽 2시정도까지 술을 먹고 있었는데 나 포함 여자 4명이었어. 그때 다들 다 만취 직전이었거든. 근데 그 와중에 자꾸 대각선 테이블 남자들이 힐끔힐끔 보더라구. 그 시선에 짜증나기도 했고 슬슬 시간도 늦고 취해서 집에 가려는데 갑자기 모르는 남자가 우리 테이블로 얼굴을 확 들이대더니 4:4로 놀자는거야..가르키는 테이블보니까 우리 힐끔거리던 테이블이였어.
2018/12/12 22:25:21 ID : bhdTO8pbyMp
아까부터 쳐다봐놓고 왜 이제와서 집에 가려니까 이러지? 그런 생각에 불안해서 집갈거라서 싫다고 하니까 죽어도 한명 번호를 따겠다더니 내 번호를 달라는거야. 다른 친구들은 거의 정신이 없어서 나도 그냥 빨리 도망가려고 번호를 주고 술집을 나와버렸어. 친구들 다 택시태워보내고 나도 집가려는데 톡이 오더라구. 번호따간 남자라구...이제부터 이 남자를 S 라고 칭할게.
2018/12/12 22:29:09 ID : bhdTO8pbyMp
난 분명 집에 간다고 했는데 어디냐면서 또 놀자는거야. 그래서 이미 집이라니까 잘가라고 하더라? 난 그대로 연락 끝날 줄 알고 나도 잘가라고 하고 집가서 잤어. 근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까 또 톡이 와있는거야..잘잤냐면서 해장은 했냐고...이제 할거라니까 같이 해장을 하자라고 하더라고..당연 극구 사양하는데 해장싫으면 커피라도 마시자면서 숙취로 힘들면 본인이 우리집 근처로 오겠다는거야...
2018/12/12 22:38:42 ID : bhdTO8pbyMp
조금 소름이었어. 난 계속 좀 무서워서 돌려돌려 거절하는데 어떻게든 만나고 나한테 오고싶어하는? 내가 헌팅을 처음 당해봐서 많이 당황했거든..그러다가 내가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대놓고 말했어. 저한테 좋은 감정있으셔서 이러시는 거면 정말 감사한데 전 마음도 없고 이러시는 거 부담스러워서 그만해주셨으면 해요.. 그랬더니 그렇게 좋게 거절하는 사람 별로없는데 정말 싫으면 차단하고 잠수타는 사람도 많은데 착하고 배려심 좋다고 오히려 고마워하는거야. 난 화낼 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안심하고 연락을 그만하고싶었어. 그런데 안좋아해도 괜찮고 그냥 오빠 동생으로 지내면 안되냐고 하더라고. 그 순간을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나도 후회되고 멍청이같아.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실컷 때려주고싶어.
2018/12/12 22:46:12 ID : bhdTO8pbyMp
암튼 멍청했던 난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알겠다고 하고 우린 연락을 주고 받게 됐어. 약 한달 정도를 주고받았는데 정말 열심히도 톡을 하더라고. 그러다가 나한테 그냥 오빠 동생으로 밥이나 한번 먹고싶다고 하더라?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지. 처음 헌팅 당할 때도 술기운에 얼굴도 기억안나고 톡 프사도 없었고. 오래 사귀었었는데 남자쪽에서 바람피워서 헤어진지도 두달정도 밖에 안됐을 때여서 주변 친구들이 한달 정도 연락해봤으니까 한번쯤은 나가서 어떤 사람인지 보라고도 해서 결국 밥을 먹기로 했어.
2018/12/12 22:57:30 ID : bhdTO8pbyMp
그래도 첫만남이라 긴장도 했고 나름 구두에 원피스에 꾸미고 나갔거든? 첫대면의 인상이...오 마이갓이었어. 내 키가 158이거든? 그때 구두가 5센치라서 약 163? 그정도 됐을거야. 근데 내가 조금 내려다보게 되더라고..옷 입은 것도 이렇게 말하면 뭐하지만 조금..그렇더라고. 상의하고 하의가 매칭이 안된다고 해야하나? 얼굴보고 나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노안..이었어. 나랑 2살 차이나는데 서른 초반으로 보였거든. 여튼 첫인상은 그닥 좋지않았는데 밥을 먹기로 했으니까 대강 돈까스집에 가서 먹게 됐어. 이러저러 무슨 일하냐 뭐 좋아하냐 등등 쓸데없는 거 물어보는데 갑자기 옆테이블에 온 손님이랑 웃으면 장난을 치는거야. 완전 당황해서 쳐다보니까 친구라고 하더라고..? 민망하게도 했는데 대강 인사하고 다시 얘기하는데 옆테이블이 드라마라도 보듯 흥미진진해했어. 구경꺼리라도 된 기분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랑 있는 거 어색하고 바람잡이라고 일부러 친구들을 그 가게 옆테이블로 부른 것 같더라고. 그러고도 남을 놈이라.
2018/12/12 23:03:06 ID : bhdTO8pbyMp
불편한 식사를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다음에 또 보자고 하는데 나도 진짜 거절을 제대로 못해서 그렇게 약 한달을 한 7번을 만났던 것 같아. 그리고 혼자서는 날 만날 수가 없나봐. 자꾸 바람잡이로 친구 커플을 불러서 2:2로 놀자고 하더라고. 내 입장에서는 둘만 있는 거 숨막혀서 알겠다고 했는데 솔직히 그 당시에 어땠냐면 전체적으로 이상형도 아니고 성격도 그닥 별로였어. 근데 날 정말 좋아해준다는 느낌과 떠받들어준다는 느낌 뭔지 알아? 차타고 내릴 때 꼭 문 직접 열고 닫아주고 하나하나 다 챙겨주고 그럼 경험이 처음이라 흔들렸어. 그러던 와중에 크리스마스 당일 고백하더라. 내가 너무 좋으니까 사귀어달라고...날 정말 아껴주는 것 같아서 나도 좋아하도록 노력해보자는 생각으로 받아들였지.
2018/12/12 23:09:11 ID : bhdTO8pbyMp
그 결정을 아직도 후회해. 그렇게 S와 난 사귀게 되었지만 2주만에 내가 장문의 톡으로 이별을 고했지. 그게 사건의 발단이었어. 사귀는 동안 시내를 조금만 걸어가면 전부 다 아는사람인가봐. 계속 끝임없이 인사하고 나 소개하고 심지어 인사하는 사람들이 다 그 주변에서 양아치로 소문나거나 질이 안좋은 사람들 뿐이었어..무섭기도 했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싶더라. 또 같이 차를 끌고 데이트를 갔다가 귀가하는 길에 둘이 너무 어색해서 빨리 차에서 내리고싶었는지 좀 속도를 밟았는데 앞차가 못보고 끼어들어서 그대로 인생 종치는 줄 알았어. 그 와중에 내 걱정이 아니라 브레이크를 재빨리 밟은 자신의 순발력을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었지. 철없고 양아치사상 박혀있고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였어.
2018/12/12 23:12:57 ID : bhdTO8pbyMp
심지어 내가 불안감을 느끼고 빨리 헤어지고 싶었던 건 사귄 2주동안 S의 삼촌, 부모님, 할머님 가족을 다 만나게 됐어. S의 계획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 불안감은 뭔가 만나면서 너무 진도가 빠르다고 느껴지더라고. 육체적인 것보다 다른 쪽으로 말이야. 관계적인..그러는동안 내 친구 한명이 S의 친구랑 사귀다가 나보다도 먼저 헤어지면서 상황이 조금 애매하게 돌아가게 됐어.
2018/12/12 23:15:43 ID : bhdTO8pbyMp
이때 말고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저녁에 장문의 톡을 써서 보냈어. 내용을 요약해서 말하자면 너무 아껴줘서 나도 좋아해보려고 노력했는데 도저히 우린 안맞는 것 같아서 그만하자라는 식이었어. 누군가에게 이별을 고하는 게 처음이라 말도 참 길게 썼지. 그리고 무서웠거든. 양아치였으니까 직접 보고 말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봐 비겁하다고 해야하나 톡을 보내고 어떠한 연락도 받지않았어.
2018/12/12 23:21:33 ID : bhdTO8pbyMp
그러고나서 다음날 출근을 했는데 S가 내 직장과 기숙사, 본가 주소를 다 알고있었어. 잠만 만나는 2주동안 억지로 날 데려다주겠다면서 꾸역꾸역 알아냈지. 어떤 사람인지 아니까 날 찾아올거라는 불안감에 제대로 일도 못했고..퇴근하자마자 기숙사로 데려다주는 셔틀차량을 타고 일부러 기숙사에서 떨어진 곳에서 내려서 지하주차장으로 몰래 숨어들어 기숙사로 들어갔지. 그러고는 창문을 커튼으로 치고 한번도 밖으로 나가지않았어. 계속해서 전화와 톡이 와서 전화는 받지않고 톡만 잠깐 정말 미안하다 그만 만나고싶다 라고만 했어. 그런데 그날 저녁 늦게 S랑 사귀기 전에 자주 2:2로 놀던 커플쪽 언니가 연락이 온거야. 둘이 무슨 이유에서 헤어진지 모르겠지만 얘기할 게 있어서 연락했다면서 S가 술을 잔뜩 먹고 운전을 해서 내 기숙사로 간 것 같다는거야.
2018/12/12 23:25:38 ID : bhdTO8pbyMp
많이 당황해서 몰래 내려가보니까 내가 있는 기숙사 건물을 가만히 서서 쳐다보고 있더라고..기숙사라고 해도 아파트 한채를 전세식으로 쓰고있었거든. 그래서 내가 S에게 어디냐고 물어보니까 집이래. 거짓말치지말라니까. 사실은 기숙사앞에 있다고 한번만 얼굴보여주면 안되냐고 얼굴보고 헤어지고싶다는거야..친구들은 술도 먹었고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데 가지말라고 했는데 마음이 약해지더라고. 그래서 결국 나갔어. 그리고 단호하게 그만두고싶다고 했지. 그때가 겨울이러 추우니까 일단 차에 타라고 하더라고. 술도 취한 사람인데 탔다가 큰일나면 어쩌지했는데 자꾸 타라고 밀어서 억지로 앉았지. 그리고 대화를 하는데 술에 잔뜩 취해서 하소연? 막 털어놓는거야.
2018/12/12 23:29:13 ID : bhdTO8pbyMp
나 퇴근할 때 간발의 차이로 내가 회사를 빠져나가고 회사 앞으로 와서 경비실에 외부인 통제하니까 내 남자친구라고 들여보내달라고 사무실에 전화해서 확인해보라고 실강이하다가 이미 다 퇴근하고 없어서 확인안되니까 그대로 기숙사 앞으로 와서 차 안에서 대기타고 있다가 다른 지점 셔틀차량에서 직원들 내리니까 달려가서 나라는 사람 아냐고 아는데 왜 모르는 척 하냐고 어디있냐고 붙잡고 안놔줬대...경찰신고한다고 하니까 놔주고 그 후로 2시간정도 죽치고 있다가 돌아가고 다시 저녁 늦게 술먹고 온거라더라.
2018/12/12 23:33:22 ID : bhdTO8pbyMp
난 다 설명했어. 미안하지만 만나면서 점점 마음이 식었다고. 그랬더니 횡설수설하다가 그러더라고... 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결혼반지 준비하고 청혼하려고 했는데... 사귄지 2주만에 S네 가족들 본 게 다인데 그동안 뭐 얼마나 서로를 안다고 나랑 결혼을 해.........나 그때 그 표정 눈빛이 진심이라는 걸 느껴서 더 소름돋았어. 좀만 더 기다리지..혼자 중얼거리는데 더 늦었음 걸혼해달라고 매달렸을 생각하니까 더 진절머리가 나더라고.
2018/12/12 23:35:08 ID : bhdTO8pbyMp
그냥 빨리 보내고싶어서 난 아니라고 그만하자고 했지. 그럼 마지막으로 확실하게 마음 얘기해주고 포옹 한번하면 가겠다는거야..그래서 진짜 미안하지만 내 마음은 아닌 것 같다고 하고 가볍게 토닥하고 차에서 내려서 보냈어. 그대로 끝인 것만 같았지. 이제 S의 집착이 시작될거라고는 예상을 못했으니까.
2018/12/12 23:40:34 ID : bhdTO8pbyMp
완전히 끝내고 다음날 다시 연락이 오더라. 그래도 이렇게 끝내는 건 갑작스러우니까 마음의 정리를 할 시간을 달라는거야. 한숨이 나왔지만 대강 하다가 하지말아야지 싶어서 알겠다고 했어. 그러면서 저녁을 먹자는거야. 근데 그날 저녁에 동료들끼리 회식이 있었어. 그래서 회식이 있다고 했지. 누구랑 가냐길래 동료들끼리라니까 남자도 있냐고 캐묻더라. 그래서 있다고 했지. 기분이 안좋아보였지만 신경쓰지않으려고 했어. 헤어졌으니까. 그러고나서 퇴근 후 회식을 하는데 자꾸 연락이 오는거야. 회식 중이라니까 남자들도 같이 먹냐면서 그렇다고 하니까. 갑자기 남자들이랑 먹으니까 좋냐면서 심한 욕을 하기 시작하는거야. 사람이 갑자기 돌변해서 욕을 남발하는데 너무 놀랐고 무서워서 바로 톡 차단하고 연락처를 차단했어.
2018/12/12 23:44:38 ID : bhdTO8pbyMp
그 후부터는 연락이 와도 몰랐지. 그런데 며칠뒤에 동생이 시내로 여지친구랑 데이트를 나갔다가 나한테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나갈 채비를 하는데 동생한테 전화가 오더니 누나 시내로 절대 나오지마!!! 하고 다급하게 말하더라고. 난 무슨 일이 생겼나 해서 무슨일인데?? 하고 물으니까 동생도 S 얼굴을 알아. 근데 자기네 커플이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계속 S를 보게 되더래. 친구로 보이는 남자랑 둘이서 다니는데 시내를 그냥 나온 게 아니라 뭔가 누군가를 계속 찾아다니는 분위기였는데 안좋은 분위기였고 자기랑 눈을 마주칠 때마다 눈빛이 오싹했대. 날 찾아다니는 것 같다고.
2018/12/12 23:52:08 ID : bhdTO8pbyMp
그 말을 듣고 겁이나서 3개월간 난 시내를 한발자국도 안나갔어. 그러는동안 난 페북도 전화가 가능한지 모르거있었거든. 근데 S한테 페북으로 전화가 몇통씩 오고 페메로 왜 안받냐고 제발 좀 한번만 받으라고 욕해서 미안하다고 목소리만 들려달라고 아님 지금 회사 앞이니까 얼굴 잠깐보자든가 인생 그따구로 살지말라고 스스로의 명예?에 먹칠하지말라고 누가 시켰냐고 헤어지라고 누가 시킨 거 맞냐고 너 그런 얘 아니잖아. 이러면서 현실부정하고 심지어는 다른사람 핸드폰 발신자번호 제한으로 전화하길래 기숙사 룸메가 대심 받아서 번호 바꿨다고 대응하니까 ..그럴리가없는데...이려면서 끊더니 다시 전화와서는 카톡은 그대로인데? 이러면서 반말로 무섭게 말하더라고......룸메가 카톡은 아이디로 운영하니까 번호를 바꿔서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상관없다니까 아..그런가...예 죄송합니다. 이러면서 끊고 바로 페메로 나때문에 번호 바꾼 것 같은데 그래 이제 다시는 연락안할게. 미안했다. 잘살아라. 하고 약 반년정도 괴롭힘당하다가 다행히 그렇게 끝났어...하지만 난 아직도 S랑 닮은 사람만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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