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나는 진짜 누구를 막 짝사랑하고 그런 적이 없었어. 짝사랑을 왜하는지도 그냥 사서 고생한다라는 생각밖에 안들었거든

심지어 짝사랑하던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사귀는 썰 푼다 이런거 보고 도대체 왜 선생님한테 사랑에 빠지는거지? 나이차이도 진짜 엄청 날텐데. 하고 매일 생각했던 애였어.

이번에 코로나때문에 우리가 학교를 5월 말에 나가기 시작했어. 그리고 새로오신 선생님들도 많았고, 난 새학기 느낌으로 학교에 갔어.

이동 수업도 하고 그러다가 친구 이동반으로 갔어. 친구가 자기 선택과목 선생님이 잘생겼다고 나를 끌고 선생님한테 데려가는거야. 딱 첫인상이 어땠냐면

그냥 되게 풋풋하게 생겼다 대학교 가면 하나쯤 있을 착하고 순한 선배님? 같은 느낌이었어. 그러고 내가 선생님한테 처음으로 한 얘기는 아 뭐야~ 이과냄새나~ 였어. 걔는 과학탐구고 나는 사회탐구과목 선택했거든

진짜 그냥 아무생각 없이 헐 과학 짱 싫어 이러면서 쌤한테는 그래도 쌤 수업은 재밌을 것 같아요. 쌤 얼굴이 너무 잘생겨서? 라고 했더니 그게 뭐냐고 쌤이 막 웃었어. 그게 첫 만남이었지

내가 텐션이 너무 높고 항상 해피해피해가지구 그냥 쌤들한테 인사 맨날 밝게 하거든 그래서 그냥 그 선생님한테도 밝게 인사했어 그러더니 어느순간 나한테 이름이 뭐냐구 물어보더라구 그래서 그때부터 쌤이랑 둘이 얘기를 간간히 나누기 시작했어

그러다가 어느 순간 쌤이 점점 좋아지는거야. 사실 쌤을 좋아하게 된게 딱히 어떠한 계기라는게 있지는 않았어. 그냥 자연스럽게 스며들다가 어느순간 알아채보니 이미 짝사랑은 시작되어 있었던거지.

솔직히 처음에는 부정도 막 했다? 그냥 얼굴이 잘생겨서 심장이 떨리는거다 좋아하는게 아니다 그냥 팬심이다 라고 자기최면을 막 걸었단 말야.

그리고 인정하게 된 계기가 바로 첫 중간고사였어. 시험 감독으로 선생님이 들어온거야. 그래서 나는 행복해가지구 완전 활짝 웃으면서 쌤 보고있었는데 쌤이랑 나랑 눈이 마주쳤고 쌤이 나를 보고 웃는거야. 거기서 이제 막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어. 괜히 더 신경쓰이고 막 더 자꾸 보게 되고 그래서 나도 느꼈지 짝사랑이구나 하고

사람 마음을 한 번 인정하고 나니까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커진거야. 그러다가 학교가는 날 하루에 한번씩은 쌤이랑 얘기를 나눴어. 선생님 보이면 쌤~~~ 하고 달려가서 밥먹었어요? 하거나 오늘은 왜이렇게 피곤해보여요? 하구 막 대화두 했어

학생회장 선거가 있을 때 였어. 난 참관인 신청해가지고 투표하는 거 앞에서 그냥 지켜보는 사람이었거든 무지무지 지루한 일이었어. 근데 투표하는 층이 선생님 교무실인거야. 그래서 간간히 쌤보이면 막 손 붕붕 흔들고 그랬어. 그러다가 쌤이 일때문에 지나갔다가 다시 오길래 아 교무실 가시겠구나 했는데 나한테로 오는거야. ㅇㅇ이 꿀빠는거 아니야~? 이러면서 그래서 와가지고는 나한테 사탕 주면서 이거 먹으면서 해~ 하고 갔어. 진짜 너무 행복해서 막 울 것 같은거야.

ㅂㄱㅇㅇ

그러고 이제 짝사랑이 시작되니까 일부러 더 시야에 들고싶은거야.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내 뒤로 쌤이 나오더라구 그래서 일부러 친구들한테 먼저 가라고 그러고 막 주춤주춤 걸었다? 근데 또 쌤도 발걸음이 느린거야.. 우리 학년이 4층을 쓰고 선생님 교무실은 3층을 쓰거든 선생님 교무실이랑 내 반이 정 반대인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교무실 쪽 계단으로 올라갔단 말야. 그러고 계단에서 인사하고 또 아쉬워서 3층에서 바로 4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3층에서 다른 계단 쪽으로 가려고 걸었어. 근데 뒤에서 ㅇㅇ아~ 하고 쌤이 부르는거야.

그래서 네?? 하구 뒤돌아서 쌤을 봤어. 쌤이 흘려웃으면서 나한테 왜이렇게 삥 돌아서 가~? 라고 물어보는거야. 그래서 진짜 나 그때 쌤이 내 마음 훔쳐보는 줄 알았어. 완전 당황해서 어.. 그게.. 하면서 머리 굴리다가 쌤한테 산책중이에요! 라구 말을 했지. 쌤이 웃으면서 혼자 산책하냐구 물어보는거야 진짜 완전 막 다 들킨 것만 같고 속으로는 어쩔 줄 몰랐어.. 그때 쌤은 아마 눈치를 다 채고 일부러 놀린 것 같기두 해.

그냥 나는 쌤한테 천천히 다가가는게 좋아서 쌤들이 쌤도 나도 안좋게 볼까봐 그냥 간단한 대화랑 가끔 또 얘기하구 그랬었어. 그리고 거의 나랑 친한 애들 모두는 내가 그 쌤을 좋아하는 걸 다 알고 있었어. 근데 이주 전에 내 친구가 와서 그 쌤 되게 괜찮은 사람이더라~ 라고 나한테 말하는거야 그래서 나는 그냥 그치그치 하면서 막 잘생겼다 귀엽다 그런 얘기를 했다? 난 몰랐지 그게 사건의 발단이 될줄은.

뭐야 궁금하다 뒷내용 더 없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