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생각보다 눈물이 금방 말랐다. 너는 내가 운 것에 놀란 듯 싶었지만 나는 내가 금방 그친 것에 놀랐다. 너는 항상 그랬다 내가 너를 모른다고 생각한다. 친구로서 지낸 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너를 좋아한 내가 너를 모를거라 생각한다 그저 우습다.

나를 너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던 너가 나에게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미 알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너는 그 사람 이야기를 했으니까 내가 단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 그 사람은 싫어한다고 하던 너였으니까 아무리 눈치 없는 나도 알았다. 하지만 넌 나보다 눈치 없는 사람이니까 이런 소리를 한 것도 모르겠지 상처 받았지만 너가 내 옆에 있어서 좋았다

그 어렸을 때 나는 너를 참 많이 좋아했다.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이상하게 너만 보이더라 나를 절대로 좋아하지 않을거라는 네 말과 다르게 어느 순간 내 사소한 점을 알고 있고 궁금해 하는 너가 좋았다. 아마 너는 그 사람과도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겠지

너는 아마 네 감정을 깨닫자 마자 나에게 이별을 말했을 것이다. 너는 그런 사람이니까. 자기 감정을 잘 모르는 그런 사람이니까 너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에게 그런 모진 말을 한 건 나에 대한 배려겠지 자기를 쓰레기로 생각하고 빨리 잊으라는 그런 모진 배려.

잘 지냈으면 좋겠다. 길에서 마주쳐도 모른 척 지나갔으면 좋겠다. 너를 너무 오래 사랑해서 만난 남자, 좋아한 남자라곤 너밖에 없어서 너무 어렸을 때부터 너를 좋아해서 아직까지 너를 사랑한다. 너는 참 많은 사랑을 했지 너가 짝사랑을 시작하면 나는 너보다도 그 누구보다도 더 빨리 알았다. 학생 때 반에서 너를 보고 있으면 너는 네가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있었으니까 나에게는 눈길 한 번 안주고 그래서 딱 두 번 눈이 마주쳤던 그 순간이 아직까지 선명하다

너는 그 사람을 만나고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하겠지 고등학생 때 우리 학교가 빨리 끝나 너를 기다릴 때 너가 보고 있던 그 아이가 생각난다. 너의 볼을 빨갛게 물들인 그 애 너는 항상 짝사랑만 했었는데 연애를 할거 같아 많이 불안했지

눈치 없는 내 첫사랑아. 나는 너가 내 마지막 사람이길 바랬어. 너는 나를 그저 지나가는 사람으로 생각했겠지 나는 네가 무심해도 좋았어 그렇게 11년을 너만 좋아하고 있다. 만약 12살 그 겨울에 내 옆으로 전학 와서 환하게 웃는 네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너를 사랑하지 않았을까. 라는 우스운 질문도 많이 했다. 너가 나를 사랑하던 그 순간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 아마 나는 너를 사랑했을거다. 꽃 향기를 쫓는 나비처럼 나도 그렇게. 당연하게 너를 좋아했을거다.

너는 항상 사랑 받고 싶어했지. 자기도 모르게 모르게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아. 나는 그 많은 사랑으로 너만을 사랑했다. 너의 부족함과 불행을 바라기엔 너는 너무나도 내 일상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네 인생에서 나를 지우고 네가 원하던 그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결국 내가 아니었던 사람아 나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싶다. 내 10대 전체를 바쳐 사랑한 사람아. 행복했으면 좋겠다

너는 내 추억이고, 첫사랑이고, 첫 남자사람친구이고, 첫 짝남이었고, 첫 남친이었고 그리고 마지막 사람이길 바라던 사람이었어. 너는 존재만으로 그런 사람이었어. 그러니까 행복해

다음에도 네가 다른 사람에게 감정이 생겼을 때 아주 오랫동안 몰랐으면 좋겠다. 이거 하나만 저주 받아라 ㅋㅋㅋ... 많이 사랑했고 사랑해... 나는 미안해보다는 고마웠어가 좋았어. 사이다를 먹던 사이에서 맥주 짠 하던 그 사이까지 모든 날을 널 좋아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