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현재 재수생이고 이것저것 보는 친구를 두고 있어. 뭔가 꾸준한 걸 하고 싶어서 매일은 아니어도 조금씩 그 애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려고. 듣는 사람 있어?

듣고싶어 다 듣고싶어

그럼 2번부터 말할게. 담력시험이야.

2학년 2학기 초반, 한창 더울 때 그 즈음이었다. 당시의 우리들은 무서울 게 없었고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고 3들은 죄 수험생이라는 명목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 했고, 고 1들은 신입생이고 아직 학교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이유로 행동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분명 부조리한 것들이었으나 타 학교 역시 그러리라는 이유로 죄 눈 감는 학교의 '전통'이었다. 학교는 2학년이 장악을 하고 있었다 해도 무방한 것이었다. 어찌 되었건 우리는 그 때에도 철이 없었고, 괴담이 득실한 오래된 학교에서 담력시험을 할 만큼 멍청한 편이었다.

제일 무서운 사람이 제가 똑똑하고 다 큰 줄로만 아는 사람이랬다. 우리가 꼭 그러했다.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만 재밌겠다, 하는 유쾌한 생각들이 있었을 뿐이었다. 삼겹살 파티를 하고 나서 노래도 부르고 그 후에서야 담력시험이 시작된다. 구름은 겁이 많았으므로 담력시험에 참여하는 것을 꺼려했으나 조를 짜서 간다는 말로 꼬셔서 가게 되었었다. 아니나 다를까 긴장을 했던 건지 이유를 알 수 없게 구름은 체해버렸고, 결국 구름의 조는 마지막으로 빠지게 되었다. 바늘이 없었기에 따지는 못 하고 배아제 몇 알을 삼켰다. 원체 허약한 축에 속했기에 약간의 걱정을 샀고 구름은 그걸 미안해하는, 평소와 같은 일들이었다.

나는 구름과 같은 조였다. 트라우마 탓에 구름은 어두운 것을 무서워했고 나는 그걸 알고 있었기에 자진하여 같은 조가 되기로 한 것이었다. 담력시험 장소를 안내할 때 괴담을 이야기 해주던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는 방울이라 하겠다. 낮고 음산한 목소리로 괴담을 속삭이는 것은 퍽 무서웠고, 무엇보다 사실이라는 것이 여름임에도 우리를 오싹하게 했었다. 괴담의 내용은 이러했다. 「운동선수 출신의 한 사내가 있었다. 그 사내는 어떤 이유로 미쳐버려 재혼한 여자의 딸을 강간한 뒤 죽였고, 그 딸의 시신을 은폐하기 위해 여기저기 끌고 돌아다니다 시신이 된 딸의 목이 부러지다 못 해 덜렁거리게 되었다. 그 딸은 당시 수험생이고 음악 전공이었던 탓에 그 혼이 아직 제가 죽음을 자각하지 못 했다. 아직도 목을 겨우 받친 채로 몸을 질질 끌며 음악연습실 부근에 문을 열어달라 애원한다며 전공생들 사이에서 괴담처럼 떠돌고 있다.」

아 오늘 탕수육 먹고싶네… ㅎㅎ 레스주들 안녕! 다른 게 아니라 괴담을 이렇게 쓰는 게 괜찮은지 물어보려고 해 소설 형식으로 전처럼 그대로 쓸까 아니면 ~했어. 처럼 구어체를 쓸까?

하고싶은대러다해 스레주맘이지!!!

맘대로!! 개인적으로는 하던대로가 좋아!!

의견 고마워 ㅠㅠ 그럼 그대로 쓸게!!

어디서나 있을 법한 괴담이었으나, 꽤나 최근에 일어난 일이었다고 했으므로 찜찜한 구석은 숨길 수가 없었다. 구름은 그 때까지도 담담하게 괴담을 들었었다. 그렇구나, 하고. 늘 그렇듯이, 무언가 알 것 같다는 표정이었다. 담력체험은 솔직히 말해서 재미있었다. 밀실에서 퍼즐 풀기하며, 맨발로 걸어오는 친구들의 귀신 분장은 생각보다 리얼했으므로. 다만 구름에게는 공포스러웠으리라. 담력시험은 휴대폰 불도 금지된 철저한 어둠 속에서 진행되었으니까.

구름의 손을 잡고 무사히 담력 시험을 마치고 돌아오니, 먼저 돌아왔던 조의 애가 울고 있었다. 그렇게 무서웠나 싶었지만 스릴 넘칠 정도의 담력시험이었기에 의아하게 샹각했었다. 무슨 일이냐며 다가간 그 때, 그 친구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나, 귀신을 본 것 같아…." 보았다, 도 아닌 본 것 같아. 오히려 그 쪽이 좀 더 공포스러웠다. 귀신인지 아닌지 확신이 가지 않는다면, 우리 반 애가 아닌 건물에 다른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으니까. 보다 현실적인 공포였다. 뭐하러 이 야밤에, 혼자서? 하는 생각들.

와.. 그래서 어떻게됐어??

결론만 말하자면, 그건 귀신이었다. 사람이 분장을 하고 머리를 늘어트리며 발을 질질 끌고 다닐 리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경비아저씨가 본 모든 CCTV에, 외부인은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 외에는 그 누구도 있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구름이 무언가라도 설명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름을 봤으나 그저 침착한 얼굴로 그 친구를 달래줄 뿐이었다.

담력체험은 떠들썩하게 시작되었던 것과 달리 이후 몇몇 애들도 보았다는 귀신 탓에 조금은 으스스하게 마무리 되었다. 담임 선생님의 종례를 끝으로 각자 헤어지게 되었는데, 구름과 같이 집에 가는 도중 구름이 불쑥 말을 꺼냈다. "너, 내가 왜 아무 말도 안 하고 도토리묵보다 가만히 있었는 줄 알아?" 알 리가 있겠나. 고개를 도리도리 저을 뿐이었다. 왜, 뭔데. "귀신이 자기 이야기 하면 찾아온다는 소리 들어본 적 없어?"

맞아..다 듣고있어 ㅠ

스레주 언제와ㅜㅜ궁금하다

들어본 적은 있었다. 괴담이라 할 것도 없이 그저 가벼운 썰에 지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다. 뭐, 거짓말이겠거니 하고 안일하게 생각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 거짓이 아니었단 말인가. 농담이었노라고 말하길 바라는 내 마음과는 달리 구름은 입을 다물었다. 퍽 오랜 침묵이었다. 나만 그렇게 느꼈을 가능성이 컸다. "다들 저 얘기 하는 줄 알고 몰려들 기세더라." 눈을 번뜩 뜨고 다 저희들만 주시했다더라. 몇몇 애들이 갑자기 소름이 돋는다 했던 게 생각이 났었다. 어쩐지 그 애들이 걱정되어 구름을 힐끔거리자 걱정 말라 한다. "흥미만 보였을 뿐이야. 괜찮을 걸." 아마도, 라는 말이 뒤에 붙었지만 어조는 퍽 확신에 차 있었다.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야, 그래도." 한참을 걷다가 방향이 달라 갈라질 때가 되어서야 구름은 다시 입을 열었다. "등 뒤에 소금 뿌리고 자라. 호기심 생겨서 너 따라갈라." 나름의 조언일 터였다. 어쩌면 나에게뿐만이 아니라,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담력체험 썰이 드디어 끝났어!! 사정이 있어서 못 왓는데 기다려준 레스주들 모두모두 고마워 ㅠㅠ 이제 수능이 얼마 안 남아서 예전만큼 있기는 힘들 것 같아 ㅠㅠ 양해 부탁해도 될까?

으아아 스레주 잘 보고 있어! 사실 나도 수험생이라 자주 레스 못 달아줘서 미안해..ㅠ 응응 당근 괜찮지!! 우리 수능까지 힘내자!!!

이해해줘서 정말 고마워 ㅜㅜ 시간 나는데로 들어와서 자주 쓰도록 노력해볼게!!

구름은 어릴 때부터 기이한 일을 많이 겪었다고 했다. 스스로도 놀랍다고 했었다. 악몽은 꾸어도 가위는 눌린 적이 없었고, 어느 순간 자각몽과 예지몽은 꾸었으나 스스로 하고자 하지는 않았다. 그 악몽조차도 부모님이나 동생이 죽는 꿈이거나, 무작정 사람이 쫓아오는 꿈 정도였다.

오늘 할 이야기는, 사람이 죽는 것을 예견한 구름의 중학생 시절 이야기다.

중학교 2학년이었나, 햇볕이 따갑던 여름방학 때의 일이었다. 구름은 놀러갈 겸 외조부의 문병을 위해 외갓집으로 내려갔었다. 친가보다는 외가를 좋아하던 구름이었기에 유독 외가로 내려가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 구름의 집이 친조부모를 모시던 큰 집이어서 그랬을 가능성이 컸을 테지. ) 지금도 좋아는 하지만 어릴 적만큼은 아니라고.

중학생이던 구름은 지금도 그렇지만 조금 더 깨발랄했고, 호기심이 많았다. 몸이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요양병원이나 대학뱡원을 불문하고 병원 자체에 드나드는 것을 부모님이 못마땅하게 여기셨으나 그래도 손주가 할애비 보고 싶다 하는 감정은 못 말렸다더라. 하는 수 없이 허락을 하고 외조부를 뵙게 해주었댔다. "할아버지, 구름이에요. 구름이. 저 알아보시겠어요?" 조심스레 구름은 외조부의 손을 어루만지며 물었고 순간 외조부의 눈에는 이채가 돌았다. 심신이 고되어 정신이 온전치 못 한 사람이더라도 큰 딸의 첫째 손주. 당신의 첫째 손주만은 어찌저찌 기억하는 모양이었다.

구름이구나, 뻐끔뻐끔 하는 입모양 너머로 알아들은 말이었다. 그 날은 그걸로 끝이었다.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내용을 알 수 없어 지루했으며 가만히 있기에는 구름에겐 외사촌들과 놀아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의무라기보단 본인의 바람이었으리라.

오만 떼를 다 썼다 그랬다. 외사촌과 더 놀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그네들 집에서 자고 가겠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다만 어렴풋하게 본인도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었었다. 왜 이렇게까지 본가로 올라가고 싶어하지 않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찜찜함은 뒤로 젖혀두고, 무턱대며 머무른 사촌 집에서의 생활은 훨씬 즐거웠다. 밤 늦게까지 책을 읽고, 느긋하게 컴퓨터로 영화를 보는 그런 일상이었다. 한 이틀까지는 그랬다고 한다.

그 날 구름은 꿈을 꾸었다. 찝찝한 꿈이었다. 구름은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표를 두 장 구해야 했었다. 이유도 모른 채로 어딘가를 가려 표를 끊었다. 하나는 자신의 것, 하나는 외조부의 것이었으리라. 예를 들자면 오후 1시 36분 출발, ■■■행, 9번 출입구… 등으로 표가 쓰여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유독 외워야 한다는 생각이 커 외조부를 찾으면서도 영단어를 외우듯이 달달 외웠더랬다.

1시 36분 출발, ■■■행…… 하며 외우고 있을 때쯤 외조부를 만날 수 있었다. 9번 출입구 앞에서 대기하고 계셨던 것이다. 어떻게 아셨나 싶기도 했지만 우연이겠거니 싶어 표를 건네어 드렸다. 그 때의 시각 오후 1시 13분. 유독 눈에 들어오는 시계를 잠깐 보고 시간이 되자 줄을 서 차례대로 버스에 들어갔었다. 그런데 구름의 차례가 되자 표가 위조된 것이라 뜨는 것이 아닌가.

위조일 리가 없었으나 위조였고, 가짜일 수가 없었으나 가짜였다. 그렇게 버스는 구름을 뒤로 하고 떠났다. 구름은 그 행선지로 가는 버스의 마지막 손님이었다.

헉 몰랐는데 추천 스레드? 에 올라갔었네!! 모두들 고마워~ ㅠㅠ

그후에 어떻게 된건데!?

ㄱㅅ 스레주 왜 이부분에서 끊어놨어 궁굼하잖아ㅠㅠㅠ

ㄱㅅ ㅠㅠㅠㅠㅠ 궁금해 스레주 ㅠㅠ

저를 뒤로 하고 떠나는 버스의 뒷모습을 보며 구름은 잠에서 깼다고 했다. 유독 생생한 것이 퍽 찝찝할 꿈이었으나 수영장을 다녀왔었기에 피곤했고 무엇보다 예지몽조차도 개꿈으로 치부했을 시절이라 더 쉬이 넘어갔었다.

일주일 즈음 머무르자고 합의를 봤었더랬다. 나흘째 되는 날, 어쩐지 구름은 풀어놓았던 짐을 싸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몰랐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오늘 제가 입을 옷과 간단한 물건들만 제외하고 차곡차곡 짐을 싸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 날은, 구름의 외조부 병문안을 가는 날이었다.

스레주 많이 바빠? ㅠㅠ

구름은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 큰 애착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흐릿한 기억이지만 그래도 나쁜 기억은 없었다더라. 그냥 누구 병문안을 가는구나, 정도의 생각이었지 애틋한 감정은 들지 않았다고 했었다. 병원이 대개 그렇듯 죽어 있는 삿된 것은 존재했고 구름은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애를 썼을 뿐이었다.

구름의 외조부는 사람을 기억하지 못 하셨다. 그 때 구름은 오늘내일 하시는 양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당신의 고모 되시는 분은 물론이요, 아들이며 손자조차도 알아보시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의례적으로 외조모가 아이들의 손을 차례로 이끌며 이 애가 누군지 아시겠소, 하며 외조부의 손을 쥐게 했었다. 돌아오는 답은 모두 모르겠다는 것이었고 이는 모두가 예상했기에 그렇구나 하고 말았었다. 이변은 구름이 외조부의 손을 쥐었을 때 일어났다. 외조부의 눈에 이채가 감돌았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게 ㅠㅠ 진짜 미안해!

아 너뮤 흥미진진하게 끊잖어ㅜㅜ

안녕, 나 스레주야. 다들 잘 지냈어? 수능 끝나자마자 바로 오려고 했는데 좀 늦어졌네….

지금 정독했어 구름이라는 그 아이도 신선하고 스레주 너무 재밌어!!

오 스레주 돌아왔구나ㅠㅠ 이야기 이어서 써줄거지?!

응응 이야기는 이어서 쓸 예정이야! 다만 이 판이 아니라 좀 더 이야기를 정리해서! 새롭게! 쓰려고 하는데… ㅋㅋㅋㅋ 어떻게 생각해?

구름이랑 레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어디든 다 좋아!!

나중에 스레 제목만 알려줘!

만약에 스레를 다시 쓸 생각이라면 글로 갈게! 스레 찾아갈 수 있게 이름만 알려주면 될 듯!!

안녕, 스레주야. 모 유투버의 고양이 이름이 구름이라는 걸 알게 된 후...나는 구름이를 구름이로 쓸 수 없게 되었어...... 무슨 말인지 알 거라고 믿어. 단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싶은 이야기면 그냥 아, 스레주가 돌아왔구나. 하고 거기서 이야기를 즐겨줬으면 해. 이야기 여태껏 들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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