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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줄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적어본다
할머니 옆집에 정신지체가 있는 언니가 이사를 왔었는데 동네사람들이 다들 약간 꺼려하는 분위기 였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언니가 정신지체가 있단 이유로 꺼려했다기 보단 하는 행동들 때문이었던 것 같아
무튼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라서 어른들처럼 그러진 않았고 언니랑 가끔 놀 정도 였어
언제인가 그 언니가 나보고 자기랑 같이 구멍가게에 가서 맛있는 것 먹고 오지 않을래? 라고 하길래 나는 좋아서 동생도 같이 데리고 가자고 막 폴짝폴짝 뛰었거든 ㅋㅋ
그리고 그 집 강아지를 내가 안고 따라갔어
중간중간 언니가 나를 힐끔힐끔쳐다보면서 앞장서서 갈테니까 잘 따라와 이러더라구.
나는 뭐 딴 길 알지도 못 하고 진짜 주위가 다 산이어서 잘 따라가야만 길을 잃지 않으니까 알았다고 했지
휴 아무도 없는 줄 ㅋㅋㅋ
계속 말할게
계속 따라가는데 어린 나도 이상할 정도로 계속 산으로 들어가는거야
그래서 언니 구멍가게 얼마나 더 가야돼? 이랬는데 말 없이 계속 걷길래 언니도 힘든가보다 했음
의심 없이 순수해찌
낮에 걷기 시작했는데 해가 지는거야 그래서 아빠한테 혼날 것 같다고 집에 가자고 나 맛있는 것 안먹어도 된다고 막 그랬는데 나보면서 조용히 하고 따라와 너가 간다고 했잖아 이러는거
진짜 그 어린애인데도 공포감때문에 고개만 끄덕이고 동생손 꼭 잡고 낑낑거리면서 한손으로 강아지 품에 안고 따라 가는데 뒤에서 누가 나를 미친듯이 부르는거야
그래서 봤더니 아빠가 미친듯이 땀 흘리면서 진짜 소리 지르면서 어디 갔었냐고 제정신이냐고 혼내니까 나도 막 울면서 언니가 나 맛있는 것 사준다고 그랬어 진짜야 그래서 구멍가게 가려고 그랬어 이러면서 막 울고 동생은 나 우니까 따라 울고 혼돈 이었음
아빠가 그냥 말없이 가자고 그래서 아빠랑 같이 다시 마을 쪽 돌아가는데 왜 아빠가 언니는 안데리고 가지? 싶은거야
근데 주위엔 언니도 없고 그래서 아빠한테 나 언니랑 같이 왔는데 언니도 같이 가야한다고 그랬더니 그냥 가자고 그러는거 그래서 거의 끌려가다 싶이 아빠랑 왔는데 할머니랑 큰엄마랑 막 온가족이 다 마을 입구 나와서 우리 기다리고 그날 엄청 혼났음
저녁먹으면서 언니는 왜 안데리고 왔냐 이런거 물어보니까 아빠가 아까부터 무슨 소리냐고 그러는거
그리고 남의 집 개는 왜 데리고 있었냐고 물어보고 그랬는데 알고 보니까 옆집 언니는 그날 하루종일 집에 있었대
옆집 언니 어머니가 말해주심 우리 애 오늘 아무데도 안나갔다고
만약 진짜 언니가 아니라면 그날 누구 따라 간 걸까 아빠가 산까지 안뒤졌으면 그날 나 집에는 돌아올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가끔 아직도 소름 돋음
동생한테 물어보면 걔는 더 어렸어서 그냥 강아지가 바둑이였던 것만 기억난다고 해서 좀 소름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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