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1/03 10:23:42 ID : KZfXxTWjhfh 0
난 고등학생이고 새 랩탑을 사기로 했어. 지금 있는데 너무 구리고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힘들거든. 그래서 돈 모아서 새걸 사려는데.... 알바를 아직 못해서 용돈 받은걸 모으는 중이야. 일단 여기서부터 간략하게 상황설명을 하자면: 1. 원래 난 데스크탑을 사려 그랬어. 게임 하려고 했는데 어차피 학교에서 랩탑도 많이 쓰니 차라리 고사양 랩탑을 사자! 하는 결론이 내려져 바꾼거지. 2. 아무튼 내가 처음에 데스크탑을 사겠다고 했을때 내 따라쟁이 동생은 자기도 데스크탑을 돈 모아 사고 싶다고 햇어. 3. 아빠는 우리가 본체만 사면 모니터는 사주신다고 했지. 4. 내가 중간에 랩탑을 사는걸로 경로를 바꾸고 아빠한테 동생 모니터 사는데 드는 돈만큼만 내가 랩탑 사는데 보태주실수 없냐고 물었지. 랩탑은 따로 모니터가 필요 없잖아? 그리고 난 원래 모니터 사주신다 했으니까.... 예를들어 동생한테 10만원 짜리 모니터를 사줬으면 나 랩탑살때 십만원 보태주시고 이런식으로. 5. 아빠는 싫다고 하셨는데 그냥 좀 설득을 해봤어. 원래 모니터 사주기로 하셨는데 그 값만 보태주면 안되겠냐고. 엄마도 원래 애 모니터 사주기로 했으면서, 갑자기 그렇게 발빼는게 어딨냐고, 그 정도는 할수 있지 않냐고 하셨고. 6. 그러다 아빠가 대뜸 나한테 차라리 모니터를 사주시겠다네?? 난 랩탑인데????? 아빠가 필요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걍 모니터를 따로 사주시겠다는데.... 아니 그냥 그 돈을 보태달라니까...? 당연히 나도 엄마도 어이가 없어서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어. 7. 그러던 와중에 아빠가 갑자기 니가 왜 랩탑이 필요한지 모르겠대. 아니;; 이미 몇달간 설득해서 아빠도 알았다고 했는데. 학교에서 과제 내주고 하면 우리집에 데스크 탑이 좋은것도 아니고;; 부팅만 5분 걸리는 컴터로 뭘 어떻게 해?? 그래서 랩탑 산다 할땐 알았다고 하셨으면서 돈 보태달라 부탁하니까 딴소리 하시더라;; 미안 좀 횡설수설하지? 요약하자면 난 처음엔 대스크탑을 사기로 했고 동생도 데스크탑을 사기로 했어. 아빠가 우리 둘다 모니터 정도는 사주신다 하셨고, 난 학교 때문에도 그렇고 랩탑이 더 나을것 같아서 더 비싸더라도 랩탑을 사기로 했지. 그래서 원래 모니터는 사주기로 약속하신 거였으니까 동생 모니터 살때 든 돈 만큼만 내가 랩탑 살때 보태주면 안된다 하니까 화내셨어... 니가 왜 랩탑이 필요한지 이해가 안된다면서.... 분명 처음에 보태달라고 부탁드리기 전에는 “아 확실히 너도 이제 고등학생이니까 랩탑 정도는 필요하겠구나” 라고 하셨으면서;; 왜 화를 내시는지 난 이해가 안돼. 많이 보태달라고 한것도 아니야. 아빠가 전자제품 다루는 곳에서 일하셔서 어차피 모니터 정도는 싸게 구할수 있단 말이야? 비싸봐야 5만원? 그야 땅판다고 돈 나오는것도 아니지만 내가 무조건 사줘사줘~!! 하면서 땡깡 피운것도 아니고 원래 아빠가 하셨던 약속을 조금만 바꿔줄수 없냐고 부탁드렸더니 이렇게 화내셔 후... 이거 내가 잘못한거야?? 나 지금 용돈도 일주일에 만원도 안받는거 진짜 열심히 모아서 70만원인가 80만원 정도 모았는데... 용돈도 엄마가 주셔. 참고로 우리 집 맞벌이 ^^ 나랑 동생 용돈은 엄마가 번 돈에서 나가. 지금껏 한번 놀아주신적도 없으시고 용돈 한번 안 주셔놓고서 그 5만원 보태주기 싫으셔서 이러시는 거로밖에는 안 보여... 예전에 한번 딱 2만원씩 주신게 끝이었어... 정말 그 5만원도 보태주기 싫어서 이러시는 건지 원래 보태달란 말 들으면 다 짜증나는 건지... 심지어 처음에 모니터 사주겠단 말도 우리가 부탁한게 아니라 아빠가 갑자기 “좋아!! 우리 새끼들 본체사면 모니터는 아빠가 사주마!!” 하고 본인 입으로 말하신 거란 말이야... 이거 내가 잘못한거야?? 난 도저히 아빠가 왜 나한테 화내시는 건지 이해가 안돼..... 엄마도 어이 없어 하시면서 아빠랑 대화하고 설득하려다 그냥 포기하셨어...
2 이름없음 2018/11/03 10:30:47 ID : 89yY07grz9c 0
그거 알아. 네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왜 그러시는지도 대충 짐작이지만 알 것 같아. 기본적으로 내 것, 그러니까 "내" 아내/남편이나 "내" 딸/아들, 연인, 부모, 기타등등의 인식으로 관계를 구분하는 사람들 중에는 저 범위에 들어가는 대상에게 베푸는 데에 본인도 모르게 인색해지는 경우들이 많아. 굳이 그런 식으로 챙겨야 할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의식적으로 하는 생각은 아니지만 분명히 저런 거 있어. 우리 아버지도 그러셨거든. 그렇기 때문에 가끔 본인이 "큰 맘 먹고" 베풀 때는, 그 성의와 호의가 당신에게는 굉장히 큰 일이기 때문에 그걸 주는 그대로 상대가 받아들이는 거에 의미를 두는 거야. 거기서 너는 네가 필요한게 그게 아니니까 정당한 요구를 했지만, 아버지한테는 내가 해준다고 했는데 그건 싫으면서 자기 원하는 대로만 해달라고 하네? 배은망덕해! 이렇게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해. 다시 말하지만, 이건 네가 틀린 게 아니야. 만약 내가 짚은 게 맞다면, 애석하지만 대화로 맞춰볼 만한 내용도 아닌 것 같고. 추가: 뭐 거기에 기타 금전적인 문제나 그런 것도 들어가겠지. 네 말마따나 모니터는 본인이 근무하시는 곳에서 좀 더 싸게 좋은 걸 구할 수 있는데, 만약에 랩탑은 그러지 못한다면 거기서 오는 가격의 손익도 신경쓰시는 타입일 수 있으니까. 그럼 그 순간 네 필요가 어떻든 간에, 당신께는 그 손해가 크게 다가오니까 네가 사정을 모르고 떼를 부리거나 철없게, 혹은 은혜를 모르게 행동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어 충분히. 이건 좀... 세대 차이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해. 위에서 얘기한 대로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또, 기본적으로 상대의 사고개념이나 상식을 자신보다 하위로 보는 경향이 크거든. 그러니까 어린 애라서, 혹은 여자라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는 이런거? 거기에 아버지는 컴퓨터가 필수셨던 세대가 아니니까 그런 데서 소통이 불가능한 괴리감도 분명 있을거고. 여튼 고생이 많다, 스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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