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1/16 00:09:48 ID : Ai4K5gnO8nO 0
누구를 사랑해 본 적도 없고 동성애라는 걸 깊게 생각해 본 적도 없어서 고백 받았을 당시에 엄청 당황스러웠고 조금 혼란스러운 것 같기도 한.. 내가 당황한 걸 알았는지 그 애가 지금 당장 대답해주지 않아도 괜찮고 불편하면 모르는 척해도 괜찮다고. 얘기 꺼내기 엄청 힘들었을텐데 내 걱정부터 해주더라 그 애와는 2학년 때 같은 반이였던게 다였어. 같은 반이였을 당시에도 많이 친하지는 않고 같은 반 학우니까 웃고 편하게 얘기 나누는 그 정도 사이. 그래서 그렇게 당황스러웠나 싶기도 하다. 1주일 동안 어떻게 하면 상처 받지 않고 거절할 수 있나 정말 많이 생각했었어 고백하고 나서도 내 걱정부터 해주는데 무슨 말을 해줘야 더 힘들어 하지 않을지 1주일 정도 온통 그 생각만 하고 지냈던 것 같다 그러고서 그 애에게 건냈던 말들은 1주일 동안 깊게 생각해봤어. 네 마음은 받아줄 수 없을 것 같아. 미안해. 동성이라서가 아니야. 상처 받지 말아줬으면 해. 네 마음을 받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어. 같이 데이트하고 밥 먹고 그렇게 연애하는거. 근데 그러면 네가 나중에 더 크게 상처 받을 거 같더라. 나는 널 좋아하는 마음이 없잖아. 그리고 나 누구 좋아해본 적도 없어서 그런거 잘 모르니까 연애하는 중에도 네게 상처를 주게 될 것 같아 그래서 그래. 나는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정말 어렵고 꺼내기까지 힘들었을텐데 말해줘서 고마워. 좋아해줘서도 고맙고. 그리고 미안해. 너와 같은 마음이 아니여서. 엄청 얘기 많이했었는데 기억나는 건 이정도네 그 애가 상처는 많이 받지 않았을지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7년이 넘은 지금도 생각난다. 고백하던 그 애의 얼굴도 울던 얼굴도 나 좋아해서 힘들었던 만큼 꼭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면 좋겠어 내가 그 애에게 상처를 주었을까? 내가 해주었던 말들이 너무 그 애를 힘들게 만들지 않았을까 너무 미안해지고 걱정 돼. 지금까지.
2 이름없음 2018/11/16 00:12:58 ID : bzTPii9vwpQ 0
어찌 되었거나 마음이 거절당한 거니까 힘들지 않았을 거라곤 할 수 없지만, 가장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는 양성애자거든 아마 나같은 퀴어들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단지 저 정도의 말이라도 듣고 싶어서 몸을 벌벌 떨면서 고백을 하게 되는 걸지도 몰라 7년이 지난만큼 그 친구에게도 그렇게 상처가 크게 남아있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스레주도 마음의 짐을 좀 덜었으면 좋겠다
3 이름없음 2018/11/16 00:25:53 ID : Ai4K5gnO8nO 0
나이 좀 더 먹고 생각해보니까 그 애에게는 내가 첫사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좀... 더 생각이 나고 걱정됐던거같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 애가 잘 지내고 있을거라고 여기면서 오늘부터 조금씩 덜어나가기 시작해볼게.
4 이름없음 2018/11/17 01:18:54 ID : mLgqnQpSLao 0
스레주를 좋아했던 그 아이가 부럽네. 나는 중학교 때 첫사랑이었던 동성친구한테 정말 가볍게 거절당했는데. 이유같은거는 제대로 들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거하게 까였지.. 그뒤로도 졸업할때까지 철저히 무시당하고. 하하. 어쨌든 그정도면 말 정말 착하게 했어 스레주ㅠㅠ
5 이름없음 2018/11/17 01:29:06 ID : SKY7bwr9hal 0
그랬었구나... 지금은 많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해줘서 고마워 레스주. 레스주도 행복하길 바라.
6 이름없음 2018/11/17 09:59:38 ID : cMlvg7s03AZ 0
그러게 나도 그친구가 부럽다 ㅋㅋ 이정도 반응이면 당장 고백하고 싶어진다 진짜
7 이름없음 2018/11/17 12:20:00 ID : SKY7bwr9hal 0
나쁘게 말한거 아닌거지? 다행이다...
8 이름없음 2018/11/17 12:21:42 ID : SKY7bwr9hal 0
다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드는 생각은 혹여 누구 아무에게나 말하지 말아달라고 나에게 부탁 정도는 할 수 있었을텐데 그 애는 너무 순수했던 탓인지 자기가 나를 곤란하게 만든 것 같다고 연신 사과만 했어 거절하고 난 후에 걱정하는 마음에 몇번 말 걸고 안부라도 물을까 해도 그 애가 부담스럽고 더 힘들어질 수도 있으니까 그것도 아닌거 같고 그랬지... 졸업하고서는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했는지 고등학교에서 마주친 적도 없고... 고백 받은게 처음이라 그런지 그때 생각도 그 애 생각도 엄청 자주해 잊혀지지가 않아
9 이름없음 2018/11/17 19:30:42 ID : u4GnCkrfasq 0
헐 스레주 되게 젠틀하다...내가 그 아이였다면 오히려 저렇게 부드럽고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웠을것 같아. 7년전 일이니 그 친구는 지금 아마 다른 친구를 좋아하고 있을거야. 애인도 있을지도 모르지ㅎㅎ 걱정하지마~
10 이름없음 2018/11/17 19:55:54 ID : Ai4K5gnO8nO 0
좋은 애인이랑 행복하고 있음 좋겠다... 위로해줘서 고마워 레스주 차츰 걱정을 덜어가고 있어. 여태 친한 친구들에게도 말 안 했었거든 털어놓고 위로 들으니 엄청 좋아졌다 고마워
11 이름없음 2018/11/18 12:55:14 ID : 1fWjcqZioZe 0
이건 뭐...모범답안이지 잘했다 스레주
12 이름없음 2018/11/18 16:06:40 ID : jxQk2k08phy 0
고백 받은 게 처음이고 어렸던 때라 혹시 내가 실수했을까봐 여태 걱정 많았어... 고마워 레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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