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JVe3VdO03Cr 2018/12/28 15:08:59 ID : 6i8i7fbwoNx 0
<이 글은 허구임을 밝힙니다> 어느날 귀에 이명이 들려온다. 알 수 없는 서늘한 목소리.. 이름이 뭐니? 굳이 대답하고 싶지않다. 이름을 말해주면 내가 잘못될까봐... 정신과 진료도 받아보았다. 여전히 이명은 들려온다. 이름이 뭐니? 약물치료를 받아도 시키는대로 계속 무시를 해봐도 최면치료를 해봐도..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심각해져가는것 같다. 나만 들리는 이명때문에 다른사람들과 대화가 힘들어졌다. 익숙해지지 않는다.
2 ◆JVe3VdO03Cr 2018/12/28 15:12:59 ID : 6i8i7fbwoNx 0
매일같이 반복되는 같은 말에 내가 이름을 말하게 될까봐 겁난다. 점점 심해지는 내 증상 거울을 보고있는데 거울안의 나는 전혀 다른모습으로 날보고 웃으며 또 묻는다. "이름이 뭐니?" 지친다. 내가 내가 아닌것만 같고 도대체 왜 이런일이 생긴건지 알 수 없다. 그냥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만 싶다. 아무리 크게 음악을 틀어보아도 들리는 소리는 여전했다. "이름이 뭐니?"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나에게 이런일이 일어나는걸까? 죽고싶지만 막상 죽지는 못하겠다. 죽으려하면 겁부터 나니까... 지긋지긋한 목소리가 듣기 싫다. 이러다 점점 더 미칠것 같다. 더이상 정신과 진료도 받지않는다. 이러다가 가족들에게 말해 강제 입원시킬것같아서 두렵다. 점점 고립되어간다. 누구도 만날수가 없었다. 만나도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내 귀에는 오직.. "이름이 뭐니?" 이 말만 들려오기때문에..
3 ◆JVe3VdO03Cr 2018/12/28 15:16:32 ID : 6i8i7fbwoNx 0
이름을 말해주면 더이상 이 말이 안들릴까? 너무나 지친다. 1년 넘게 한 소리만 듣다보니 이젠 잠을 자도 잠을 자는것 같지도 않다. 잠이들어도 귀에선 여전히 "이름이 뭐니?" 이 말만 맴돌고 있기때문에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직장을 잃은지 8개월... 퇴직금과 모아놨던 돈은 어느새 바닥이었다. 부모님과 연락은 오로지 문자로만 한다. 부모님도 내 증상을 알고 있기에 이해하신다. 그 분들은 내게 안타까운 마음뿐이신듯하다. 엄마가 내게 문자로 말했다. "혹시 모르니 무속인이라도 찾아가볼까? 너 이러는거 고쳐야지."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었다.
4 이름없음 2018/12/28 15:50:51 ID : lCrz9eJRA3X 0
ㅂㄱㅇㅇ
5 ◆JVe3VdO03Cr 2018/12/28 15:59:32 ID : 6i8i7fbwoNx 0
<밥먹고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예전이었다면 무속신앙따위 믿지도 않고 그냥 아무 의미 없다 여겼겠지만, 지금의 난 그럴 상황이 아니다. 제발... 제발 이유를 알고싶다. 엄마와 날을 잡고 용하다고 소문난 무속인을 찾아갔다. 역한 향냄새 수많은 초 알 수 없는 신들의 그림... 그 무속인은 나를 보더니 아무말도 않고선 갑자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가 말해봐야 안들리지?" 마치 무언가를 아는 듯했다. "네." 말을 했지만 이게 맞게 말하는 것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내귓가에 계속 들리는 그 소리때문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넌 이게 뭐라고 생각하냐?" 어리둥절했다. 그게 궁금해서 여기에 온건데 오히려 나에게 물어보다니 황당했고 선뜻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뭔지 모르겠지? 근데 이건 나 혼자 어찌한다고 되는게 아녀. 니 옆에서 이름 묻는 자는 귀신이 아니거든. 근데 너가 기억해야만 해. 그와 너는 이미 마주쳤었어. 그 실마리를 찾아야만 내가 어찌 풀어줄 수 있어. 지금 그는 내가 대화 하자 해도 나와 대화할 생각이 없어. 너의 이름만이 필요한거여. 그치만 알려주면 안된다. 절대로"
6 ◆JVe3VdO03Cr 2018/12/28 16:06:12 ID : 6i8i7fbwoNx 0
도대체 이것은 뭐란 말인가. 귀신도 아니고 당장 방법도 없었다. "궁금하지? 나도 궁금해. 근데 저건 귀신이 아녀. 그렇다고 신도 아녀. 악마? 아니 악마도 아녀. 처음부터 악의를 갖는 존재가 아녀. 너가 어디선가 실수한게 있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럼 난 어쩌란 말인가... "전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제가 뭘 잘못했다는 말이죠? 전 아무것도 몰라요." "글쎄다. 내가 아무리 대화를 하고싶어해도 그는 나와 대화할 마음이 없는가보구나. 다른사람이 아무리 너의 이름을 불러도 그는 만족하지 않아. 그가 너에게 벌을 내리려면 너 스스로가 이름을 말해야해. 그러나 그 벌이 뭘지 몰라. 절대 이야기하지마라. 그리고 지금 잘못했다고 빈다고 되지 않아. 한 번 잘 생각해보거라. 너가 그 소리를 듣기 시작한 시점. 그 시점이 너가 그에게 실수한 시점이여. 사소한 것도 다 생각해내야해."
7 ◆JVe3VdO03Cr 2018/12/28 16:17:55 ID : 6i8i7fbwoNx 0
방법이 없었고 난 일단 엄마와 돌아왔다. 오는 내내 엄마의 눈물을 보았다. 그러나 내 귀에서 그는 계속 점점 더 크게 소리를 쳤다. "이름이 뭐니?" 미칠것만 같았다. 차라리 귀가 먹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다고 이 목소리가 안들릴 것 같지는 않다. 집에 돌아와 내 일기장을 보기 시작했다. 1년 전.. 언제부터였을까? 2017년 12월 10일의 일기는 있지만 2017년 12월 9일의 일기는 없다. 이때부터였던것 같기도하다. 그날 뭘했지? 둘 중 하나다 10일 아니면 9일 시작된거다. 언제였을까? 도저히 기억이 안나서 옛 회사동료 지현씨에게 문자를 해봤다. "지현씨 바빠?" 연락이 오질 않았다. 번호가 바뀐건가.... 싶던 그때 연락이 왔다. "네 잘 지냈어요? 오대리님?" "아 다름이 아니고, 혹시 작년 12월에 회사에서 워크샵갔던 장소 기억나?" "그때 워크샵이라기보다 김과장님이 영업팀 단합겸 월정사쪽에 템플스테이가자고했었죠." "아 고마워. 그때 우리 템플스테이하고 어디어디 갔었는지 기억나 혹시?" "음... 딱히 갔던곳은 없고요 첫날에 월정사보다 더 위에 있는절(?) 거기에서 무슨 산탔던거 같아요. 거기서 오대리님이 미끄러졌었잖아요." 미끄러졌다라.. 난 왜 기억이 없지? "그때 되게 이상한 사진도 찍혔었어요. 기억나요? 오대리님 핸드폰에 있을건데." 내 핸드폰에 이상한 사진??? 뭐지.. "아 그래? 한번 확인해볼게 고마워" 무슨 사진이기에 그럴까. 하나 둘 사진을 확인해보기 시작했다. 수도없이 사진첩을 뒤져보고 있었다. 그 때 문자가 왔다. "이 사진일 거에요." 사진을 보니 내 얼굴이 이상하게 일그러져 찍혀있었고 어깨에 무언가 있는 듯 보였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이 사진에서 단서를 찾아야한다. 난 무속인께 내 사진을 보내 주었다. "이 사진이 혹시 단서가 될까 싶어서 보냅니다. 아마도 이 날 부터였던거 같습니다."
8 ◆JVe3VdO03Cr 2018/12/28 16:24:24 ID : 6i8i7fbwoNx 0
"맞는것 같네. 그가 너에게 화가 난거여. 한번 잘 생각해봐. 아니 그곳으로 가봐. 너가 잘못한 것이 있을거여" "네 감사합니다." 난 그날의 일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일단 무작정 오대산 월정사로 향했다. 어디로 해서 산으로 가야하는지몰라 처음에는 선재길이라는 곳에서 헤매이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곤 귀가 안들린다 말하고 글로 써달라 부탁했다. "상원사라는 곳이 있어 그곳에서 올라가다보면 나오는 곳이야" 감사하다는 말과함께 상원사를 향했다. 적멸보궁.. 일단 오르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여기가 아닌듯 했다. 보이지가 않는다. 더 올라갈 수있는 곳이 있는듯 했다. 비로봉.. 그곳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잘 못한 것이 무엇일까? 어느덧 정상까지 올라왔다. 비로봉.. 그래 사진을 찍은 장소는 여기였다. 그럼 이 근처에 무언가 있을까? 아무리봐도 잘못한게 없다 기억나지않는다. 한시간동안 그 주변 구석구석을 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기억나는 것은 없다. 헛걸음 했다는 생각으로 다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위험한 산행에 나도 모르게 미끄러져 넘어졌다.
9 ◆JVe3VdO03Cr 2018/12/28 16:30:12 ID : 6i8i7fbwoNx 0
몇번을 구르고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겨우 버텼다. 입에서 욕이 나오려던 그순간이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 나는 그때 이 길을 오르다 굴렀었다. 과장님께 잘보이기 위해 아침 버스에서부터 술을 많이 마셨었다. 스님들도 템플스테이 온다던 우리를 보는 눈은 달갑지 않았다. 산을 오를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린 남들에게 민폐였다. 그러다 산에서 구르기도 하고 나무를 보고.. 돌하나를 주어서 오 창 식 내 이름 세글자를 새겨 놓았었다. 그 나무가 이 근처일 것이다. 밑둥만 남은 나무에 내 이름을 새겨 놓았기 때문이다. 찾았다. 나무에는 오 창 식 이라 적혀있었고, 거기엔 욕도 함께 써져있었다. X발 비로봉. 내가 정복한다. 라고 되어있었다. 이게 화근이었나보다..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이 실수를 어찌 만회해야하는걸까.. 대패로 갈아놓으면 될까. 아니 그러면 더 노할까.. 방법을 모르겠다. 전화를 걸어보려했더니 휴대폰에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아.. 나는 어찌 해야하는 걸까... 일단 다시 내려가야겠다. 나는 서둘러 내려가기 시작했다.
10 ◆JVe3VdO03Cr 2018/12/28 16:34:14 ID : 6i8i7fbwoNx 0
그러나 아무리 내려가도 길이 나오지 않는다. 내려가고 있지만.. 내려가도... 내려가도... 계속 제자리인듯하다. 귀에서 어느순간 이명이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난 이곳에 갇혔다. 이럴줄 알았으면 혼자 오는게 아니었는데.. 그저.. 죄송하다고 되뇌일 뿐이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술을 마시고 차마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무리 빌고 빌어도 산은 점점 어두워지기만 할 뿐 내게 용서는 없는가보다.... 이대로 난 이 곳에서 고립되어 죽는 것일까.. 용서를 빌다.. 그대로.. 그대로.. 잠이 들었다..
11 ◆JVe3VdO03Cr 2018/12/28 16:41:57 ID : 6i8i7fbwoNx 0
"이보게 젊은 양반 일어나." 누군가 나를 깨운다. 나를 용서해준걸까? 등산객아저씨다. "살았구나.." "응? 자네 뭐라고했나?" "아.. 아닙니다." "어쩌다가 여기서 이러고 있는거야?" "산에서 길을 잃어서 그대로 잠들었어요. 여기서 어디로 내려가면 상원사가 나오죠?" "??? 상원사? 그건 또 어디람. 자네 눈에는 이 곳이 산으로 보이나?" 그제야 주변을 둘러보니 울창한 숲도 없고 뭔가 황량한 느낌의 들판이다. "여기가.. 어디에요?" "나 원 어디긴 어디인가 여긴 동쪽이지." 도대체 무슨말일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저 쪽으로 가면 중앙이야. 잘못들어온 거라면 부탁해봐 자네가 갈 곳을 알려줄 수도 있지." 난 꿈속에 있는걸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는 것이 없다.
12 ◆JVe3VdO03Cr 2018/12/28 16:53:09 ID : 6i8i7fbwoNx 0
그저 그 아저씨가 말한 방향으로만 갈 뿐이었다. 주변의 모습은 시시때때로 바뀌어 갔고 내 핸드폰은 여전히 울릴 수 없는 상태이다. 중앙이라고 적힌 곳이 보인다. 중앙엔 나뭇잎을 뒤집어 쓴 짐승같은 자가 보였다. "저.. 혹시 여기가.. 중앙인가요?" "응 중앙맞아. 근데 무슨일로 온거야?" "그게 제가 분명 비로봉쪽에 있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이 곳에 오게되었고 어떤 아저씨가 잘못들어온거라면 중앙에 가서 이야기해보라고해서요." "아 그래? 이름이 뭐니?" "네 제 이름은..." 그 목소리였다. 난 내 온몸의 털이 쭈뼛 하고 서버리고 소름으로 피부는 닭살처럼 되었다. 그는 깔깔깔 웃으며 날 보았다. "안속네?" 난 그저 무조건 죄송하다고 빌 뿐이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괜찮아. 넌 그저 술이 취했던것 뿐이고 내 몸에 돌로 상처를 준 것 뿐이야. 소중해하는 마음이나 감사함이 하나 없이 그저 긁었을 뿐이잖아 안그래?" "정말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괜찮아. 그건 그냥 내 일부일 뿐이거든. 다만 아무런 감사함도 그렇다고 좋은 마음도 없이 그렇게 욕을 쓰는 것에 화가 난것 뿐이야. 너도 그날 술김에 넘어져놓고 홧김에 한것뿐이잖아? 나도 너한테 화풀이하는 것 뿐이야 미안해하지마." 눈 앞이 캄캄해졌다. 난 도무지 여기서 살아갈 수 없는 걸까? "니가 나한테 갚을 방법은 별거없어. 넌 지금도 내 속에서 잘 스며들고 있으니까 말야. 그냥 이제 이 곳에서 살면 돼. 평생 나한테 빌면서 말야." 난 그저 죄송하다는 말만 하고있었다. "제가 어떻게든 다시 돌려놓겠습니다. 제대로 해놓을게요." "제대로? 어떻게?" "그건... 제가 제가 쓴 욕을 대패로 밀어서 다 지울게요." "아 내 살을 좀 더 깎아내겠다고? 내가 그런 부탁을 들어줘야하나? 난 그냥 널 삼켜먹는게 더 나을듯한데."
13 ◆JVe3VdO03Cr 2018/12/28 17:07:05 ID : 6i8i7fbwoNx 0
"제가 어떻게 사과해야 이 곳에서 나갈수 있나요?" "그럴필요 없어 그냥 이 곳이나 쭈욱 돌아봐. 바깥에서 보여지는 나와 달리 내 세상안에서의 나는 또 다르니까. 원한다면 이 곳에서 살게 해줄수도 있어. 일단 돌아보고 이 곳이 맘에 든다면 그냥 나와 함께 하자. 고통스러워 할 필요도 없어. 니가 나를 받아들인다면 바깥에서의 너에 대한 기억은 하나 둘 사라질거야. 그 등산객처럼말야." 뭔가 나름 마음이 편해졌다. 어차피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된다면 왠지 그냥 편히 이곳에서 지내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안에서 내가 뭘 할 수있을지는 아직 모르니까.. 천천히 둘러보기로했다. 동쪽은 이미 가봤으니 이번엔 서쪽으로 가볼까? 천천히 걸음을 옮겨보니 울창한 숲이 나왔다. 아니 이걸 숲이라 말해야하는걸까? 정확히는 모르겠다. 숲같은 느낌이나 숲이 아닌 모습.. 햇살이 가득했고 나뭇잎 마냥 푸르러 보였다. 이 곳을 지나가는 호랑이도 보이고 여러 동물들도 함께 있으나 그 어떠한 동물도 호랑이를 피해 다니진 않는다. 호랑이 또한 그들을 사냥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나 또한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 이렇게 평화로운 세상이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 다는건 다른 무언가를 해할 일이 없다는 것이니까.. 그가 내게 다가왔다. "어때? 생각보다 평화롭지? 여기서 사는 것도 괜찮지 않겠어?"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뭔가 평화로워 보이나 뭔가 부자연스러워 보였기 때문에.. 차마 쉬이 결론을 내릴수가 없었다. 이번엔 남쪽으로 가봐야겠다.
14 이름없음 2018/12/28 17:09:00 ID : wspcK446kr8 0
오 재밌다 ㅂㄱㅇㅇ
15 ◆JVe3VdO03Cr 2018/12/28 17:15:52 ID : 6i8i7fbwoNx 0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니 폭포가 한없이 떨어지고 떨어진 물이 다시 올라와 무지개를 만들어내며 구름은 나와 가까이 있어보였다. 더 황당한건 폭포는 떨어지나 짐승들은 그대로 하늘을 날고있다. 가상세계.. 그래 가상세계라는 말이 어울릴 것이다. 목이 마를리 없지만 물을 마셔본다. 아무것도 마셔지지 않는다. 그대로 가던길로 흘러갈 뿐 애초에 떠지지도 않는다. 뭔가 공허한 느낌이 든다. 그러고보니 물고기도 보이지 않는다. 왠지 멍해져버린다. 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 또한 다른짐승들 처럼 물 위로 떠있게 된다. 신기한 경험이다. "여기서 내기하나할까? 니가 저 폭포 밑으로 떨어질수 있다면 너를 원래 세계로 보내줄게" 그가 나타나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밑도 끝도 보이지 않는 저 폭포 밑으로 내가 떨어질 수 있을리 없었다. 난 서둘러 북쪽을 보고싶다 말했다. "북쪽이 궁금해요." "그래? 북쪽은 친히 내가 직접 데려가줄게" 그는 나를 이끌고 북쪽으로 갔다. 많은 집들이 보였다. 옛날식 집에 옛날사람들.. "예전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살았어. 그들은 언제나 감사함을 느꼈지. 그때만해도 큰 마을이 있었지. 그래서 주막도있었고 사람들의 시끄러운소리는 짜증나기도 했지만 뭔가 즐거웠지. 그치만 너처럼 무례하게 굴던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네." 왠지 숙연해졌다. 자연에 감사하지 못하고 조롱한듯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생각해보면 이 모든 일은 내 잘못으로 일어났다. 내 자신의 바보같음을 인정했다. 이대로 이 곳에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야만 할 것 같았다.
16 ◆JVe3VdO03Cr 2018/12/28 17:24:02 ID : 6i8i7fbwoNx 0
마을을 하나하나 구경하기 시작했다. 주막에서 술을 마시는 보부상들, 고기를 잡는 백정, 과거 준비를 하는 선비들, 여럿이 보였다. 다들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건가.. 하고 보았지만 말을 걸어도 그들은 대답이 없었다. "그들은 자네를 볼 수 없어. 북쪽은 내가 사람들로 행복했던 기억으로 만들어놓은거니까. 그냥 여기는 사람들에 대한 좋은 기억? 그리 생각하면 돼." 다 둘러보고 다시 중앙에 왔다. "어때? 내 세계에 계속 살아볼래?" "그것도 좋을것 같아요." "그래. 그럼 이름이 뭐니?" "제 이름은.." "!!! 이름을 말하면 안돼!!! 정신차려야하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무속인의 목소리는 들렸다. "쳇 거의 다 된건데 계속 방해하네. 확 같이 잡아가고 싶다만 산신이랑 같이 왔으니 해코지는 못하겠고.... 그래. 자 내기를 하자." "어떤.. 내기를..." "별거 없어 아까 말한대로 그 폭포밑으로 떨어지면 다시 원래 세계로 갈 수 있어. 굳이 거짓말을 하거나 하진 않아." "그치만 그 폭포밑으로 떨어질 수가 없던데요..." "방법은 니가 찾아야지. 니가 무당의 목소리가 계속 들릴 동안 폭포 밑으로 떨어진다면 원래세계로 가게 될거야." 굳이 내가 그렇게 해서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무속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절대로!!! 포기하지말게나!!! 자네가 여기서 이렇게 되버리면 자네의 부모님께선 얼마나 슬프시겠나!!!" 아.. 부모님.. 그러네.. 내가 여기서 이렇게 사라져버리면 그분들은.. 그래.. 다시 한번 도전해보자.
17 ◆JVe3VdO03Cr 2018/12/28 17:28:36 ID : 6i8i7fbwoNx 0
다시 남쪽의 폭포로 다가갔다. 짐승들은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폭포물은 아래로 떨어진다. 무언가 답이 있을것이다. 무섭지만 폭포가 떨어지는 방향으로 계속 향했다. 밑을 보면 아찔하다. 앞을 보면서 가자. 얼마나 향했는지 모르겠다. 더이상 폭포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밑을 봐보니 난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투명한 계단같은 것일까? 만져보았지만 손은 쑤욱하고 더 아래로 내려가진다. 손을 점점뻗었다. 이제 나는 거꾸로 있는 상황이 되었다. 헤엄치듯 움직여봤지만 아래로는 쉬이 갈 수가 없었다. 아니 아래로 가려고 하면 할 수록 다시 하늘로 올라가지는 느낌이었다. 난 다시 되돌아 갔다. 폭포가 떨어지는 지점에서 떨어지는 폭포물에 손을 가져갔다. 아무 느낌이 나지 않는다. 계속 시도를 해봐도 내려갈 수가 없었다. 내 생각이 문제일까 폭포는 떨어지는데 왜 난 내려갈수가 없지? 아니 애초에 이게 떨어지는 것은 맞을까? 의문이 들었다.
18 ◆JVe3VdO03Cr 2018/12/28 17:33:04 ID : 6i8i7fbwoNx 0
물어보려했으나 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알려주고 싶지않은 듯했다. 아니 날 보내줄 생각이 없는 것이다. 아. 이 폭포처럼.. 이렇게 되고싶다.. 이 폭포는 그냥 자연스레 자신의 갈 길로 가는데..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훙 하고 꺼지는 느낌.. 마치 롤러코스터에서 내려가듯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했다. 겁도 나지만 그 순간 난 놀라운 광경을 보고있었다. 내가 살아온 시간? 그 기억들? 아니 아니다. 단순히 그런게 아니다. 이 가상세계가 깨어져 가는 듯한 느낌.. 마치 게임속에서 현실로 나가는듯.. 매트릭스? 그런 느낌이다. 모든게 숫자로.. 0과 1만이 존재하는듯 보인다. 나 또한 온전하게 가는건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이 세상 모든게 다 거짓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감사한 상황이었고, 그가 나를 용서해줬다는 것에 안도할 수 밖에 없었다.
19 ◆JVe3VdO03Cr 2018/12/28 17:39:33 ID : 6i8i7fbwoNx 0
"잘 다녀왔는가?" 깨어나 보니 병원이었다. "네 잘 다녀왔어요." 이틀정도 검사 후에 퇴원을 하게 되었다.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단다. 퇴원 후 나는 무속인을 찾아갔다. "이거 어떻게 감사인사를 드려야할지." "내게 감사인사를 할 필요는 없네. 스스로 살아나온거니까."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자네는 산에 해코지를 했지.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뿐 산 또한 하나의 커다란 생명이며 세상 모든 만물은 하나의 생명이라네. 그를 조롱한거야." "제가 큰 잘못을 했군요.." "앞으론 함부로 하지말게나." "그럼 제가 간 그곳은 어디인가요? 그곳은 저승인가요?" "아닐세 산의 품으로 간것일세." "전혀 다른 공간인가요?" "전혀 다르지. 저승은 죽은 망자들이 가야할 곳이지. 자네는 산의 세상에 들어간게야. 그만큼 커다란 생명은 영혼도 크고 그 능력도 크다네 스스로의 크기만큼 자신의 안에 세상도 크게 만들 수있지. 아마 그곳에 계속 있었다면 자네는 다신 사람으로 있을수 없었다네. 그저 산의 일부로 살아가게 되었을걸세."
20 ◆JVe3VdO03Cr 2018/12/28 17:43:06 ID : 6i8i7fbwoNx 0
"근데 어쩌면요.. 거기서 나올때 너무 특이한 것을 봐서.. 이 세상도 사실은 허상이 아닐까요?" "글쎄. 그걸 우리가 어찌 알겠나. 오직 신만이 알겠지... 신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라네." 그 일이 있고나서 난 어디서든 조심하며 세상에 감사하며 살기시작했다. 그러고선 내겐 다신 그런 일은 안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다시 취업해서 열심히 일도 하고 사람답게 살아갔다. 그때 까진 모든게 행복하게만 느껴졌다.. 그 일이 있기전까지는.. <2부는 좀 텀을 두고 쓸게요. 구상을 해봐야해서..>
21 이름없음 2018/12/28 18:05:26 ID : wspcK446kr8 0
여유있게 써 ㅋㅋㅋ 참 그리고 헤코지 말고 해코지 ㅎㅎ 이야기 들려주는 거 같아서 좋다
22 ◆JVe3VdO03Cr 2018/12/28 18:18:41 ID : 6i8i7fbwoNx 0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2부는 천천히 갈 계획입니다. 비슷한 소재가 될것같아 고민중에 있습니다.
23 이름없음 2018/12/28 18:27:14 ID : xvfVhBy1Cjd 0
오옹 재밌다! 2부 기다릴게~
24 ◆JVe3VdO03Cr 2018/12/28 18:43:08 ID : 6i8i7fbwoNx 0
정신과 진료기록이 문제였을까? 쉽게 취직이 되지는 않았었다. 아르바이트건 뭐건 닥치는 대로 했었고 그러다 뛰어들었던 용역일에서 이리저리 다니다보니 어느순간부터 하루벌어 술마시는 돈으로 다 쓰기 시작했다. 미래는 없었고 도저히 이리 돈을 쓰기만 하는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술을 끊고 조금씩 돈을 모으다 여행이 하고싶어 춘천을 갔다. 레고랜드를 짓네 마네 말은 많았지만 구경할거라곤 소양강 댐한번 보고 스카이워크 한번 걸어보는 것 정도... 삼악산이란 곳이 있다고는 들었으나 혹여나 실수할까 산을 찾지는 않았다. 밤이 되었고 산더덕 닭갈비가 맛있다는 말에 가봤다. 자극적인 매운맛 산더덕과 닭갈비를 석쇠에 구워먹는다. 맛있긴했다. 다만 다들 여럿인데 좁은 공간에 나 홀로 한자리 차지하고 먹으려니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서둘러 소주한병에 닭갈비 2인분을 먹어버리곤 계산하고 나왔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맥주도 마시고 그러다보니 뭔가 바가 하나 보였다. 나름 여행한다고 어느정도 돈을 들고온 터라 당당히 바에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바에 은은한 조명 무엇이 보일지 모르겠다. 바의 이름은 더 파우스트.... 들어가니 바텐더라고 있는 사람은 노인 한 분 이었는데 인상은 좋았으나, 나름 아가씨 볼 수 있겠거니 기대를 하고 갔던 터라 실망도 컸다. 그냥 나갈까 하다가도 예의가 아닌 듯 해 한잔만 시켜마셔야겠단 생각으로 바에 앉았다. "어서오세요. 찾으시는 것이 있으신가요?" 특이했다. 찾는 거라니... "아뇨. 여기 처음와서... 추천할만한 술이 있나요?" 취해서 사실 발음은 정확치 않았다. "그러시군요. 술을 많이 드신것 같네요." 좀 기분이 나빴다. 술집에 온사람한테 술을 많이 마신것 같다니.. 그러나 노인분께 화내는건 아닌듯 했다. "아 네. 여행와서." "여독을 풀어주는 한잔 만들어드리죠." 바텐더는 잔에 따듯한 물을 부어 잔이 따듯해질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더니 잔에 베네딕트(?)라고 써진 술을 부었다. 그 후에는 헤네시를 위에 올리고선 불을 붙였다. 활활 타는 불을 보니 왠지 마음이 노곤해진다. 코스터를 덮어서 불을 끄고는 계피스틱을 잔에 넣어주었다. 아.. 계피스틱을 저으며 마신 한모금이 나를 노곤하게 만들어주었다. 따듯했다. 한잔을 다 마시는데 아까는 안보였던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착각을 했던건가 분명 나혼자였던것 같았는데... 그래 술을 많이 마셔서 착각했던것 같다. 음악도 갑자기 흘러 나오는 듯 했다. 아름다운 여인이 음악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다. 어찌 이런 완벽한 바가 있을까? 음악도 사람들이 서로 작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노래하는 아름다운 여인도 이 곳이 과연 정말 우리나라에 있는 바가 맞을까? "아 이 술 이름이 뭐에요?" "BnB라고 합니다." 바텐더는 살짝 미소를 띄며 말했다. "아 너무 맛있네요. 오늘 저에게 딱 맞는 것 같아요. 몸이 풀리네요"
25 ◆JVe3VdO03Cr 2018/12/28 18:48:58 ID : 6i8i7fbwoNx 0
한잔으로 얼마나 오래 있었을까? 아름다운 여인의 노래 한 곡이 끝나고선 내 한칸 건너의 자리에 그녀가 앉았다. "파우스트 한잔줘요. 메프" "파우스트라 알았네." 아름다운 그녀에게 어울리는 빨간 술이었다. 왠지 한방울이라도 그녀의 입가에서 흘러나온다면 바로 달려가 그 한방울을 마시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저.. 저 술은 뭔가요?" "파우스트라고 합니다." 바텐더의 말에 나 또한 그 술을 마셔보고 싶었다. "저.... 저도 파우스트!! 파우스트 한잔주세요!!!" "이 곳의 파우스트는 특별히.. 손님의 피 한방울이 들어가야합니다. 물론 아프지는 않습니다." "네? 하하하 제가 취했다고 놀리시는건가요? 저 여자분한테는 피를" "어머? 남자분이 겁이 많으신가보네요." 아름다운 여자가 마치 나를 겁쟁이마냥 몰아가니 오기가 생겼다. "아니 그깟 피한방울 흘리는데 겁낼리가요. 바텐더!!! 해주세요!!!" 내 손가락에서 피 한방울을 흘려 파우스트를 만들었다. 쳇 이래뵈도 나도 남자라고 이정도를 내가 왜 겁내겠어? <파우스트엔 피가 들어가거나 하는 일이 없습니다. 이 바의 설정임을 이해해주세요>
26 ◆JVe3VdO03Cr 2018/12/28 18:59:08 ID : 6i8i7fbwoNx 0
그러곤 분명 마셨다. 분명히 파우스트를.. 마셨다. 마셨지.. 그래.. 마셨다.. 근데 여긴 어디냐 도대체.. 갑자기 다음달이 됐나 싶더니... 이 곳이 내가 있던 곳이라고? 아니면 잘 들어왔던건가? 여긴 내가 예약한 호텔이 아닌듯 한데... 내 얼굴은 도대체 왜 이렇지? 이건 내가 아니야... 오창식... 나 자신에겐 미안하지만 난 이렇게 잘생긴 얼굴이 아니야. 그리고 이 침대에 지금 몇명의 여자가 나체로 있는거야?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똑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누.. 누구세요?" "예 회장님 접니다." "회.. 회장님이요?? 누가요??" "에이 회장님 장난치지마세요. 오늘 스케쥴 진행하셔야죠."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난 아직 꿈을 꾸고 있는건가...
27 ◆JVe3VdO03Cr 2018/12/28 19:11:08 ID : 6i8i7fbwoNx 0
아니.. 오늘 스케쥴이라니.. 그게 뭘까? 뭔지 모르겠지만 몸이 뒤바뀐 것일 수 있으니 되는대로 가봐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둘러봐야 무언가 알 것 같았다. 뭔지 모를 회의 내가 할 말은 그저 알아서 진행해라는 말 뿐이었다. 도대체 이 몸의 원주인은 어떤 인생을 살았기에 회장실에 있는데 여자들이 끊임없이.. 아.. 도무지 모르겠다. 좋긴하지만 뭔가 남의 것을 빼앗은 느낌이라 미안해진다. 더 이해 안되는건 춘천이 이렇게 넓은 곳이었나 싶다. 춘천에 이리 큰 회사와 이런 부자가 있나 싶었다. 내가 있는 곳이 춘천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어느덧 밤이 되었다. 10시가 되자 비서가 내게 말했다. "회장님 오늘의 마지막 스케쥴입니다." 바 더 파우스트.... 어제 왔던 그 곳이다. "이 곳에서 무슨 스케쥴을 해야하는거죠?" 그러자 비서가 말했다. "그야 당연히 회장님의 자리를 유지시켜주는 스케쥴입니다. 무조건 하셔야합니다." 어제의 그 바텐더는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먼저 술을 권한다. "파우스트 한잔 드릴까요?" "아니.. 바텐더.. 이게 무슨일인가요?" "저희 칵테일 파우스트는 상당히 특별하죠. 손님들이 꿈꾸던 삶을 살게 해줍니다." "그럼.. 그 피는.. 그래서.." "네 그렇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살고 싶으시다면 꼭 하루에 한잔씩 파우스트를 드셔야합니다. 만약 더이상 파우스트를 드시지 않으시겠다면.. 그때는 다시 모든 것이 원상태로 돌아가게됩니다. 그러나 지금껏 그 어떤 누구도 원래의 삶을 꿈꾸는 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아.. 그럼.. 제가 원하는건 그 무엇이던 가능한 건가요?" "네 그럼요. 무엇이던 가능합니다. 그 무엇이던요. 세계최고의 부? 수많은 미녀? 갖고싶은 모든것? 다 가질수 있습니다. 당신이 파우스트만 마신다면요."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이것이 무슨 마법이건 뭐건간에 정말 내게 최고의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주저없이 피한방울을 잔에 넣은 파우스트를 마셨다.
28 ◆JVe3VdO03Cr 2018/12/28 19:18:40 ID : 6i8i7fbwoNx 0
"회장님 일어나셨습니까?" 또 다시 아침이 되었다. 호텔은 더 호화로워졌다. 미녀들이 알아서 내 옷을 입혀주고 아침식사는 호텔방으로 직접 배달이 온다. 내가 직접 밥을 먹을 필요도 없다. 미녀들이 알아서 먹여준다. 난 그저 유흥을 즐기면 그만이었다. 아 이렇게 된 김에 찌질하게 게임하지말고 제대로 핵과금 유저가 되어 볼까? 전섭 1위의 위엄 그건 단순히 게임에서만은 아니었다. 현실이 게임보다 더 재밌어졌다. 돈이 없어 벌벌벌 기는 사람들의 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는 기분 이건 겪지 못하면 알 수 없다. 내가 최고 갑이다. 원하는 연예인들을 언제나 만날 수 있고 원한다면 그들과의 잠자리를 살 수도 있다. 내가 못가질 것은 없다. 난 그렇게 매일매일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갔다. 그 삶이 정말 행복한 삶이라 생각되었고 좋았다. 진실을 보기 전까지....
29 이름없음 2018/12/29 21:42:44 ID : 6i8i7fbwoNx 0
진실은 언제나 어이없게 다가오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환상에 빠져 생활한지 10일쯤이었던 것 같다. 평소처럼 파우스트를 마시는데... 파우스트에 비친 내 모습과.. 천장의 모습은.. 내가 지금 보는 것과 상당히 달랐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는 원래의 얼굴로 비추어져있었고, 천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느꼈다. 이것은 이 존재가 나를 홀리면서 실수한 유일한 부분인 것이다. 파우스트를 마시며 잔으로 내 앞의 그 존재를 봤다. 그는 푸근한 노인의 인상이 아니었다. 그는 이마에 두개의 뿔이 달려있고 손은 갈고리 같았으며 다리는.. 솔직히 보지 못했다. 바테이블은 그정도로 높으니까 당황스러웠으나 모습부터 악마라는 생각이 들어 알아차렸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니 이 악마는 이미 내가 눈치 챈 것을 알고 있을지도 파우스트.. 그래.. 영혼으로 악마와 계약한자.. 그 자가 계약한 악마는 메피스토.. 그래서.. 그 여자가.. 메프라고.. 이야기했었구나.. 눈앞이 캄캄해지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파우스트 또한 나처럼 환상에서 자신이 이루고 픈 것을 이룬 것은 아닐까? 생각이 많아졌다. 마지막엔.. 갈기갈기 찢어 죽임을 당했지.. 난 서둘러 파우스트를 마시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갑자기 잠이 오지 않는다. 솔직히 그 악마의 입장에선.. 내가 알던말던 상관은 없을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달콤한 유혹에 빠져살아가던가 빠져나가려 발버둥쳐도 빠져나갈 수 없을테니 내가 더이상 마시러 오지 않으면 악마는 나를 갈기갈기 찢어죽이고 내 영혼을 취하겠지... 생각하니 등골이 서늘하고 내가 무슨 여유가 있다고 이리 여행을 왔던건지 모르겠다. 아니 왔어도 왜 거기서 술을 더 마신건지.. 모르겠다. 모든 것이 후회된다. 그러나 난.. 산에서도 도망쳐 나온 자이다. 정신만 차리면.. 그래.. 그래.. 정신만 차린다면... 분명... 이 환상에서도 빠져나오고 악마의 손아귀에서도 멀어질 수 있을거야.. 분명.. 그럴 수 있을것이다. 어딘가에 악마가 생각치 못한 단서가 있을것이다. 파우스트에 비치는 모습마저 생각치 못했던 것 처럼..... 다음날부터 난 더이상 욕을 탐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나만 피폐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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