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헐 무서운거 많이 보면 귀신 꼬여? (31)
2.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나에겐 기묘한 일들. (25)
3.우리 집에 뭐가 있는 건지 뭔지 모르겠어 (26)
4.학교괴담 (18)
5.알고있는 법칙이나 효과 알려주고 가! (26)
6.차 마시기 저주라고 알아? (49)
7.학교 갔다 오니까 집 문이 열려있어 (14)
8.학교에 이상한애가 전학왔어 (10)
9.스레 세우긴 뭐한 자기가 겪은 짧은 괴담 올리는 스레ㅡ나름 괴담판 잡담 스레 (2)
10.나 귀신 보는거같애.. (27)
11.나 귀신을 보는거 같애 (5)
12.나는 거짓말이 보여 (62)
13.투명인간에 대해 (91)
14.폰 갤러리에 찍은 기억이 없는 사진들이 있다 (17)
15.내가 겪은 소름돋는이야기. (19)
16.중학교 때 기괴하게 날 좋아했던 남자애가 있었어 (374)
17.가위눌림현상 (11)
18.저희 집 아파트가 좀 소름돋아요 (28)
19.내 친구가 실종 됐어 (5)
20.얘들아 나 너무 무서워 (12)
1
◆Rwlhf9dxzO8
2019/05/04 18:45:39
ID : NzgmK7zanvd
0
작년에 나 자신이 겪었던 사건이야.
이걸 미스터리 판에 올려야 하나 괴담판에 올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냥 여기 올릴래.
사건이 지나고 좀 오래되서 기억이 약간 애매한 부분도 있어. 그 부분들은 내가 살짝 멋대로 살을 붙여 최종적으로 다시 읽어보니 조금 소설처럼 느껴지는 감도 있어. 그냥 소설 읽는 다는 느낌으로 봐줘도 괜찮아.
솔직히 지금도 이 사건을 떠올리면 하염없이 슬퍼져. 이런 기분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을까 여기에 글을 쓰는거야. 글을 좀 못 쓰더라도 이해해줘.
2
이름없음
2019/05/04 18:46:50
ID : zgrzgkk64Y2
0
헉 보고잇어!!
3
◆Rwlhf9dxzO8
2019/05/04 18:47:05
ID : NzgmK7zanvd
0
졸린 눈을 비비면서 침대에서 겨우 일어나자 누나가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식탁에 앉으면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누나는 눈치챈 듯 나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누나: 웬 일로 깨우기도 전에 일어났어.
나: 어제 알람을 끈 다는 걸 잊어버리고 그냥 내버려둔 바람에......
4
◆Rwlhf9dxzO8
2019/05/04 18:48:04
ID : NzgmK7zanvd
0
방학의 시작이 이렇게 어이없이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나는 한숨을 쉬며 식탁에 엎어져서 다시 눈을 감아 잠을 청했다.
누나: 뭐, 일어나 버린 건 어쩔 수 없지. 나 도와줄 거 아니면 화장실 가서 세수라도 하고 나와.
흐느적거리며 나는 화장실로 향했다. 간단하게 세수를 마치고 나오자 누나는 식탁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5
◆Rwlhf9dxzO8
2019/05/04 18:49:18
ID : NzgmK7zanvd
0
나: 그러고 보니 누나는 왜 아침부터 이렇게 요리하고 있던 거야?
잠이 깨서일까. 그제야 나는 이상하게 여기며 누나를 바라봤다. 혹시 오늘 누나 생일인가 식겁하고 달력을 봤지만 다행히 아니었다. 아직 2주는 남은 듯했다.
누나: 글쎄......
6
◆Rwlhf9dxzO8
2019/05/04 18:50:22
ID : NzgmK7zanvd
0
딱히 이유는 없는 듯했다. 누나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그냥 필이 왔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런가 보다 하고 자리에 앉았다.
누나: 오늘 뭔가 중요한 날이었던 것 같은데.
누나는 밥솥을 열면서 중얼거렸다. 나도 잠깐 생각해봤지만 특별히 생각나는 건 없었다.
누나: 뭔진 모르지만 일단 나를 축하해봐.
나: 어째서.
7
◆Rwlhf9dxzO8
2019/05/04 18:51:27
ID : NzgmK7zanvd
0
나는 누나가 건넨 밥그릇을 받으며 얘기했다. 누나는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이상한 소리를 내뱉었다.
누나: 내 생일이 2주 앞당겨지기라도 했나.
나: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누나: 모르겠다.
8
◆Rwlhf9dxzO8
2019/05/04 18:52:28
ID : NzgmK7zanvd
0
포기인 듯 자리에 앉으면서 누나는 숟가락을 들었다.
누나: 잘 먹겠습니다.
나는 그런 누나를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누나는 시선을 눈치챈 듯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누나: 왜? 뭔가 생각났어?
9
◆Rwlhf9dxzO8
2019/05/04 18:53:21
ID : NzgmK7zanvd
0
나: 아니, 그건 아닌데. 왜 밥을 하나 더 차려놨나 해서.
누나의 옆 자리에 마치 누군가가 자리할 것처럼 밥과 수저가 준비되어 있었다. 누나는 그제야 눈치채고는 놀라며 바라봤다.
누나: 어? 왜?
나: 나야 모르지.
10
◆Rwlhf9dxzO8
2019/05/04 18:54:11
ID : NzgmK7zanvd
0
스레가 처음이라 올리는 속도라던지 양을 잘 모르겠다. 조금 더 천천히 올리는 게 좋을까? 양은 더 늘리는 게 좋을까.
11
◆Rwlhf9dxzO8
2019/05/04 18:54:53
ID : NzgmK7zanvd
0
일단 반응 올라오기 전까진 지금처럼 올릴게
12
◆Rwlhf9dxzO8
2019/05/04 18:55:34
ID : NzgmK7zanvd
0
그러고 보니 오늘 반찬도 미묘하게 양이 많은 것 같다. 나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누나는 놀란 상태 그대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 밥 안 먹어?
13
◆Rwlhf9dxzO8
2019/05/04 18:56:08
ID : NzgmK7zanvd
0
누나는 여전히 하나 더 차려진 밥상을 보고는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본인이 실수한 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하기야. 여태까지 한 번도 이런 일은 없었으니까 놀랍기는 한데. 나는 우물거리면서 그런 누나를 보고 있었다. 그러자 누나는 천천히 움직여 나를 바라봤다.
14
◆Rwlhf9dxzO8
2019/05/04 18:56:53
ID : NzgmK7zanvd
0
내가 왜 그러느냐고 묻기 직전이었다. 갑자기 누나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순간 아직 잠이 덜 깨 잘못 본 줄 알았지만 그것을 시작으로 누나는 눈물샘이 고장 난 듯 눈물 흘리기 시작했다.
나: 누나?
누나: ...... 왜지?
나: 그렇게 충격이었어?
15
◆Rwlhf9dxzO8
2019/05/04 18:57:35
ID : NzgmK7zanvd
0
누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갑작스러운 누나의 눈물에 당황하며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대체 왜 우는 거지. 밥을 3인분 준비한 게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누나: 모르겠어......
나: 대체 뭘?
누나는 여전히 눈물 흘리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16
◆Rwlhf9dxzO8
2019/05/04 18:59:00
ID : NzgmK7zanvd
0
누나: 사라졌어.
나: 대체 누가.
나는 답답함을 느끼며 누나에게 물어봤다. 대체 왜 우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누나는 그제야 자신의 이상을 알아차린 듯 당황하고는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나: 누나?
누나: 자, 잠깐. 왜 이러는 거지? 눈물이 멈추지 않아.
누나는 바람을 내뱉는 것처럼 살짝 웃더니 점점 오열하기 시작했다.
17
◆Rwlhf9dxzO8
2019/05/04 18:59:57
ID : NzgmK7zanvd
0
나: 누나 괜찮은 거야?
누나: 모, 모르겠어. 갑자기 눈물이 멈추질 않아. 그리고 너무, 너무 슬퍼.
누나는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고는 소리 내서 울기 시작했다. 나는 식탁에서 일어나다만 자세로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병원에 전화해야 하는 걸까. 내가 그렇게 고민하는 와중에도 누나는 여전히 고개를 파묻고는 울고 있었다.
18
◆Rwlhf9dxzO8
2019/05/04 19:00:55
ID : NzgmK7zanvd
0
누나: 가, 가슴이 텅 빈 것처럼 슬퍼서, 갑자기.
누나는 울고 있는 와중에도 나에게 뭔가를 설명하려는 것 같았다. 일단은 누나의 눈물이 그치기를 기다리는 편이 좋을 거라 생각하면서 나는 불안하게 앉아있었다.
누나: 모르겠어.
누나: 아파.
누나: 뭔가가. 누군가가.
19
◆Rwlhf9dxzO8
2019/05/04 19:01:51
ID : NzgmK7zanvd
0
계속 뭔가를 얘기하다가 어느 정도 진정되기 시작했는지 어느 순간 갑자기 누나의 눈물이 그치고 고개를 들었다.
나: 괜찮은 거야?
누나: ......
누나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살짝 공포를 느끼면서 다시 한번 물어봤다. 그제야 누나는 미소 지으며 대답해주었다.
누나: 이젠 괜찮은 것 같아.
20
◆Rwlhf9dxzO8
2019/05/04 19:02:59
ID : NzgmK7zanvd
0
나는 안도하면서 대체 왜 그런 거냐고 물어봤다. 누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얘기했다.
누나: 나도 모르겠어. 네 말을 듣고 밥그릇을 본 순간 뭔가 감정이 북받쳐올라 진정시킬 수가 없었어.
누나는 그렇게 얘기하며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아직 완전히 진정된 건 아닌 듯했다.
21
◆Rwlhf9dxzO8
2019/05/04 19:05:33
ID : NzgmK7zanvd
0
누나: 나는 왜 3인분을 준비한 걸까.
나: 그냥 실수 아냐?
누나: 보통 그런 실수는 하지 않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오늘 아침을 먹을 사람은 3명이었다는 결론이 나와.
나: 누나?
누나: 그런데 너도 아는 것처럼 이 집엔 너랑 나 둘 뿐이야. 3명이 될 수 없어.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22
◆Rwlhf9dxzO8
2019/05/04 19:06:18
ID : NzgmK7zanvd
0
누나: 아니, 어쩌면 이 집에 살던 건 3명이었을지도 몰라. 그리고 오늘 2명이 된 거야.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눈물을 떨구기 시작했다. 누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동시에 옆방으로 가는 것 같았다. 나는 조심스레 누나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누나는 말없이 방을 뒤엎기 시작했다. 서랍을 들어내고는 바닥에 쏟으며 뭔가를 찾고 있는 듯 보였다.
23
◆Rwlhf9dxzO8
2019/05/04 19:07:08
ID : NzgmK7zanvd
0
나: 괜찮은 거야?
누나: 너도 들어와서 찾아.
누나는 여전히 눈물로 바닥을 적시면서 내게 외쳤다. 나는 뭘 찾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누나의 명령대로 일단 찾기 시작했다. 서랍을 뒤적거리고 옷장을 열어봤지만 누나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긴장하며 물어봤다.
나: 대체 뭘 찾는 건데.
누나: ...... 몰라. 나도 몰라.
24
◆Rwlhf9dxzO8
2019/05/04 19:07:37
ID : NzgmK7zanvd
0
누나는 신경질적으로 옷장의 옷을 헤집으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런 누나를 보며 이제는 나도 울고 싶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마치 다른 사람을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어제까지의 누나가 사라지고 누군가 다른 무엇이 누나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걱정하며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누나가 움직임을 멈추고 주저앉기 시작했다. 나는 쓰러지는 누나를 붙잡고는 그 손에 사진이 쥐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5
◆Rwlhf9dxzO8
2019/05/04 19:08:54
ID : NzgmK7zanvd
0
나는 바닥에 누나를 앉히고는 같이 그 사진을 바라봤다. 그 사진 속에는 처음 보는 남성과 누나, 그리고 내가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끼며 누나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사진 속의 나는 며칠 전의 내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남자가 누군지 모르겠다.
누나: 모르겠어.
그렇지만 누나는 안심한 듯 미소 짓고 있었다. 찾아서 다행이라는 것처럼. 나는 다시 사진을 바라봤다. 배경은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강변인 듯했다. 그곳이라면 며칠 전에 누나랑 같이 돌아다니긴 했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나는 어질러진 방에서 누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26
◆Rwlhf9dxzO8
2019/05/04 19:11:01
ID : NzgmK7zanvd
0
그리고 며칠동안 나는 누나의 상태를 살펴보다가 여자친구에게 상담하게 돼.
27
◆Rwlhf9dxzO8
2019/05/04 19:12:20
ID : NzgmK7zanvd
0
여자친구: 소재는 참 좋았는데 말이야.
여자 친구는 불만이라는 듯 소파에 기대며 커피잔의 얼음을 빨대로 휘젓고 있었다. 나는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나 역시 얼음을 괴롭히는 중이었다.
나: 뭔가 맘에 안 들었어?
여자친구: 결말이 좀......
방금까지 같이 본 영화에 대해 여자 친구의 감상은 아쉽다는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었는데.
28
◆Rwlhf9dxzO8
2019/05/04 19:13:29
ID : NzgmK7zanvd
0
여자친구: 결말이 너무 뻔하다고 할까. 흔해서 별로였어.
나: 하지만 재밌었잖아.
여자친구: 그래도 그 영화는 더 재밌게 흘러갈 수 있었을 텐데. 결말이 그게 뭐야. 부모님이 기억하고 갑자기 돌아와서 해피엔딩.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나: 그런 식이면 처음부터 말이 안 되잖아.
여자친구는 불만이라는 듯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내려놨다.
29
◆Rwlhf9dxzO8
2019/05/04 19:14:45
ID : NzgmK7zanvd
0
영화는 어느 날 주인공이 발신자 표시제한의 문자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문자에는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쓰여있고 정말 투명인간이 되길 원한다면 자신을 부르라고 적혀 있었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무시하지만 힘든 현실에 포기하고 마지막 희망이라는 듯 문자에 기대게 된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다음 날 누군가 나타나고 주인공은 점차 투명인간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다만 부작용으로 모두에게서 잊히기 시작하고 공포를 느낀 주인공은 멈춰달라고 애원하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모두에게 잊히게 된다. 이후 폐인처럼 살던 주인공을 사소한 단서로 부모님이 기억해내며 투명인간의 저주가 풀리게 된다는 스토리다.
30
◆Rwlhf9dxzO8
2019/05/04 19:15:49
ID : NzgmK7zanvd
0
여자친구: 오랜만에 재밌는 영화를 발견했다고 기뻐했는데 결말이 이게 뭐야.
아직도 불만인 듯 투덜거리는 여자친구를 보다가 나는 문득 생각나서 얘기하기 시작했다.
나: 아, 그러고 보니 어쩌면.
여자친구: 어쩌면?
나: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나는 급하게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아무래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만 것 같았다. 여자친구는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보고는 다음을 요구했다.
31
◆Rwlhf9dxzO8
2019/05/04 19:17:08
ID : NzgmK7zanvd
0
여자친구: 빨리 말 안 해? 궁금하잖아.
잠시 고민하다가 계속 묻기에 나는 그냥 말하기로 했다. 누군가에게 상담을 하고 싶던 차이기도 했기에.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는 얼마 전에 일어난 누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여자친구: 진짜야?
여자친구는 못 믿겠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그 날 이후로도 누나가 가끔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거나 사진을 바라보면서 울곤 해. 하지만 그 순간 말고는 평소랑 똑같아서 뭐가 뭐지 알 수가 없어. 그리고 무엇보다 알 수 없는 건 그 사진이지만.
32
◆Rwlhf9dxzO8
2019/05/04 19:18:40
ID : NzgmK7zanvd
0
여자친구: 그 사진에는 자세히 뭐가 찍혀있는데?
나는 팔짱을 끼며 사진을 떠올렸다.
나: 사진에는 나와 누나 그리고 모르는 남자 한 명이 찍혀 있었어.
여자친구: 그 남자의 나이는?
나: 잘 모르겠지만 나보단 나이가 있어 보였어. 누나랑은 비슷하려나. 누나는 27살이야.
여자친구: 정말 모르는 사람이야?
나는 혹시나 싶어 다시 생각해봤지만 역시 모르는 사람이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자친구는 생각하는 듯 커피잔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여자친구: 사진 속 장소가 어딘지는 알아?
33
◆Rwlhf9dxzO8
2019/05/04 19:20:02
ID : NzgmK7zanvd
0
나: 집에서 멀지 않은 강변이야. 거기에 다리가 하나 있는데 아마 거기 같아.
여자친구: 최근에 간 적은?
나: 누나랑 며칠 전에 간 적은 있어. 그렇지만 그 남자는 기억에 없어.
여자친구: 그런가.
나: 근데 문제는 그 날 입은 의상이랑 그 사진 속의 의상이랑 똑같아. 사진은 그 날 찍은 게 분명한 것 같아.
여자친구: 누나랑 사진을 찍은 기억은?
나: 있어.
34
이름없음
2019/05/04 19:20:27
ID : RCqlvhcMknv
0
으..
35
이름없음
2019/05/04 19:20:50
ID : Bze0msja2oJ
0
헐 소름이다 ㄷㄷ
36
◆Rwlhf9dxzO8
2019/05/04 19:21:24
ID : NzgmK7zanvd
0
여자친구: 근데 누나랑 강변에서 사진은 왜 찍은 거야.
여자친구는 답답했는지 갑자기 짜증을 내며 물어왔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나: 까먹었어.
여자친구: 아, 그래.
여자친구는 잠시 생각하다가 질문을 바꿨다.
여자친구: 근데 갑자기 이런 이야기는 왜 한 거야?
나: 네가 물어봤잖아.
나는 어이없어하며 여자친구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게 아니라고 말했다
37
◆Rwlhf9dxzO8
2019/05/04 19:23:38
ID : NzgmK7zanvd
0
여자친구: 뭔가 계기가 있으니 떠올랐을 것 아냐.
나: 아, 계기. 그럼 그렇게 물어봤어야지.
여자친구: 내 탓이라는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나: 그때 누나가 울면서 얘기했던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남아있었거든.
여자친구: 원래는 3명이었을 거란 이야기?
나: 그리고 방금 본 투명인간 영화가 서로 겹쳐져서.
여자친구: 즉, 원래 존재하던 사람이 그 영화처럼 사라져 버렸다?
38
◆Rwlhf9dxzO8
2019/05/04 19:28:09
ID : NzgmK7zanvd
0
나: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자친구: 글쎄. 그렇지만 그건 영화잖아. 재미없는 영화.
나: 재미는 있었어.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진을 설명할 수 있는 건 그거밖에 없지 않을까?
여자친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자친구: 가능성은 또 있어.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그 사진은 합성되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지.
나는 머리를 얻어맞은 듯 한 충격을 받았다. 왜 그 간단한 사실을 깨닫지 못한 거지? 나는 여자친구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질문했다.
39
◆Rwlhf9dxzO8
2019/05/04 19:29:48
ID : NzgmK7zanvd
0
나: 그럼 대체 누가 그런 짓을?
여자친구: 나야 모르지.
여자친구는 시원하게 포기해버렸다. 나도 뭔가 김이 빠져 다시 소파에 기대앉으며 여자친구를 바라봤다.
여자친구: 하지만 제일 가능성이 높은 건 자작극이 아닐까 싶어.
나: 누나가?
여자친구: 그 날의 일은 모든 게 누나를 중심으로 돌아갔잖아. 3인분의 요리부터 시작해서 사진을 발견한 것도 누나야. 그리고 너는 기억하지 못 하지만 어쩌면 사진을 찍자고 얘기한 것도 누나일지도 몰라.
40
◆Rwlhf9dxzO8
2019/05/04 19:31:47
ID : NzgmK7zanvd
0
나: 하지만 어째서?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나를 속여서 누나가 무엇을 하려는 건진 모르겠다. 정체불명의 남자랑 찍은 사진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거지.
여자친구: 어째서일까.
테이블을 손 끝으로 두드리며 여자친구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나는 그런 그녀를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는 내게 말했다.
여자친구: 모를 때는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나: 뭐?
여자친구: 누나를 만나봐야겠어.
나: 직접 만나겠다고?
41
◆Rwlhf9dxzO8
2019/05/04 19:33:42
ID : NzgmK7zanvd
0
나는 당황해서 여자친구를 바라봤지만 그녀는 진심인 듯 내게 언제쯤 찾아가도 되는지 묻고 있었다.
나: 누나는 내가 여자 친구가 있는지도 모르는데?
여자친구: 잘 됐네. 이 기회에 알려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여자친구는 기쁘다는 듯 두 손을 모으며 내게 말했다.
나: 이 기회라니. 이게 무슨 기회인데. 게다가 난 지금 걱정되는데.
여자친구: 괜찮아. 그냥 물어보는 것뿐인데 뭘.
나는 진심으로 괜히 얘기했다고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친구는 해맑게 웃으며 직원을 부르고 있었다.
여자친구: 머리를 썼더니 배가 고파졌어. 너도 뭐 먹을래?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42
◆Rwlhf9dxzO8
2019/05/04 19:34:40
ID : NzgmK7zanvd
0
그리고 정말 며칠 뒤 여자친구는 우리집에 와서 누나에게 사진에 관해 물어보기 시작했어.
43
◆Rwlhf9dxzO8
2019/05/04 19:36:24
ID : NzgmK7zanvd
0
조금 더 일찍 쓸 걸 그랬나. 지금 작성했던 거 반 정도 올렸는데 나머지는 아무래도 내일 올려야 할 것 같아.
44
이름없음
2019/05/04 20:38:48
ID : s5SHwsknB86
0
ㅂㄱㅇㅇ!
45
이름없음
2019/05/04 21:12:46
ID : k8peY1g5fdO
0
보고있어 재밌넹
46
◆Rwlhf9dxzO8
2019/05/05 17:09:11
ID : pcINBxTWpdQ
0
여자친구: 안녕하세요.
여자친구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누나는 무심코 인사하다 깜짝 놀란 듯했다. 설명을 요구하며 나를 바라보기에 나는 눈을 피했다.
누나: 여자 친구가 오는 거면 말을 했어야지.
나: 아까 말했잖아. 오늘 친구가 온다고.
아까부터 나는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누나는 기가 막힌다는 듯 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누나: 이 멍청이가. 그렇게 말하면 대체 누가 알아듣는 건데.
47
◆Rwlhf9dxzO8
2019/05/05 17:09:55
ID : pcINBxTWpdQ
0
여자친구가 그런 우리를 보며 현관에 서서 웃고 있자 누나는 어서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며 손짓했다.
누나: 우산은 거기 아무 데나 기대 놓으면 돼. 밖에 비 많이 오지?
여자친구: 네, 어제부터 계속 내리네요.
창 밖을 보자 그 말대로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아직 3시밖에 안 됐는데도 비 탓인지 실내가 어둑어둑해서 나는 전등을 켰다.
48
◆Rwlhf9dxzO8
2019/05/05 17:11:11
ID : pcINBxTWpdQ
0
여자친구: 밖에서 걸어오는데 곳곳에 작은 강이 생겼던데요. 덕분에 양말이 젖고 말았어요.
여자친구는 원망스러운 듯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얘기했다.
누나: 이래서는 돌아가기 힘들겠네. 그냥 온 김에 푹 쉬다 내일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여자친구: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나: 아니, 누나 양말 주면 되잖아.
나는 갑자기 이상하게 흘러가는 대화에 당황하며 반론하자 둘은 재미없다는 듯 쳐다봤다.
49
◆Rwlhf9dxzO8
2019/05/05 17:12:23
ID : pcINBxTWpdQ
0
누나: 안 돼. 내 양말은 어제 다 구멍이 나버리는 바람에 말이야.
나: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우리가 티격대는 사이 여자친구는 젖은 양말을 벗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듯했다. 누나는 눈치 빠르게 빨래 바구니를 가리키며 놔두라고 얘기해줬다.
누나: 이야, 근데 네가 여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도 정말 놀랐지만 말이야.
나: 또 무슨 얘기를 하려고.
나는 창피해서 계속 시선이 방황하고 있었다. 누나는 알고서 일부러 그러는 건지 계속 시종일관 웃고 있었다.
50
◆Rwlhf9dxzO8
2019/05/05 17:13:33
ID : pcINBxTWpdQ
0
누나: 이렇게 예쁜 여자 친구를 사귀었다는 게 정말 놀라워. 너한텐 너무 아까울 정도인데.
나: 그게 무슨.
여자친구: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여자친구는 내 옆에 앉으면서 그렇게 말하고는 웃기 시작했다. 이 둘 사이에 껴서 나만 힘들어지는 것 같은데. 나는 심호흡을 하며 진정하기 시작했다.
누나: 그나저나 동생의 여자 친구 소식이라니 멋진 생일선물을 받았네.
누나는 진심으로 기쁜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애써 진정했는데도 쑥스러워서 도저히 누나를 보지 못하겠다.
51
◆Rwlhf9dxzO8
2019/05/05 17:15:07
ID : pcINBxTWpdQ
0
여자친구: 오늘이 생일이세요?
여자친구는 놀라면서 나를 노려봤다. 왜 안 알려줬냐는 듯 한 눈빛이다.
누나: 아니, 내일이야.
누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
여자친구: 미리 알았으면 생일선물이라도 드릴 수 있었을 텐데......
지그시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모른 척했다. 누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누나: 여태까지 중에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는데 뭘. 더 행복해지면 죽을지도 몰라.
여자친구: 정말 좋은 누나네요.
누나: 맞아. 내가 생각해도 정말 좋은 누나인 것 같아.
52
◆Rwlhf9dxzO8
2019/05/05 17:17:09
ID : pcINBxTWpdQ
0
누나는 스스로 그렇게 자화자찬하며 웃었다. 한동안 둘은 그렇게 얘기를 하다가 문득 생각난 듯 누나가 질문을 던졌다.
누나: 그러고 보니 여태 여자 친구 있는 거 숨기다가 어쩐 일로 소개하는 거야?
나는 드디어 본론이구나 싶어 여자친구를 바라봤다. 여자친구는 여태까지와 다를 바 없는 웃는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여자친구: 며칠 전에 시현(나[가명])이가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상한 사진을 발견했다고.
누나는 순간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금세 표정을 바꾸고는 어이없다는 듯 내게 말했다.
53
◆Rwlhf9dxzO8
2019/05/05 17:18:42
ID : pcINBxTWpdQ
0
누나: 이 자식이 누나의 비밀을 막 폭로하고 다니네.
여자친구: 비밀이었어요?
누나: 아니.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닐까 걱정했기에 비로소 안심했다. 누나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웃고 있었다. 다만 좀 창피한 듯 보였다.
여자친구: 자세하게 들려주실 수 있나요?
누나: 자세히? 왜?
여자친구는 그 질문에 대답이 궁한 듯 고민하다가 조심스레 얘기했다.
여자친구: ...... 개인적인 호기심인데 너무 실례인가요?
54
◆Rwlhf9dxzO8
2019/05/05 17:20:24
ID : pcINBxTWpdQ
0
누나: 뭐, 상관없으려나.
누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때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여자친구는 한동안 이야기를 듣다가 입을 열었다.
여자친구: 혹시 그 사진을 보여줄 수 있나요?
누나: 잠시만 기다려봐.
누나는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여자친구에게 다가가서 작게 속삭였다.
나: 어떤 것 같아?
여자친구: 글쎄. 모르겠어.
잠시 후 누나는 방에서 그 사진을 가지고 나왔다. 여자친구에게 사진을 건네줄 때 약간 손이 떨린 것처럼 보여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55
◆Rwlhf9dxzO8
2019/05/05 17:22:18
ID : pcINBxTWpdQ
0
누나: 이게 그 사진이야.
여자친구는 사진을 받아 들고 자세히 살펴봤다.
여자친구: 오래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네요. 최근 사진 같아요.
누나: 아마 며칠 전에 시현이랑 산책 가서 찍은 것 같아.
여자친구: 그 말은 기억나진 않는 건가요?
누나는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 단순히 오래돼서 기억나지 않는 거랑은 뭔가 다른 것 같은 기분이야.
여자친구: 그렇다는 건 어떤 의미죠?
잠시 생각하다가 누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56
◆Rwlhf9dxzO8
2019/05/05 17:23:41
ID : pcINBxTWpdQ
0
누나: 글쎄. 설명은 못 하겠어. 뭔가 답답하다고 해야 할까.
여자친구: 그런가요.
여자친구는 사진을 빤히 바라보다가 누나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는 누나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여자친구: 이 사진 속의 남자가 누군지 아시나요?
누나: 글쎄. 몇 번이나 떠올리려 했지만 기억나지 않아. 하지만 뭔가 소중했던 사람인 건 확실해.
누나는 그 부분을 강조하며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친구: 그런가요.
57
◆Rwlhf9dxzO8
2019/05/05 17:25:12
ID : pcINBxTWp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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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사실 지금도 사진만 보면 뭔가 안타까워 견디질 못하겠어. 그립고 슬퍼서 정신을 살짝만 놓쳐도 어느새 울고 있더라.
나는 그제야 누나가 주먹을 쥐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손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여자친구: 대체 무슨 일일까요.
여자친구는 한숨을 내쉬면서 내게 기대앉았다. 누나에 대한 의심은 사라진 걸까. 여자친구가 한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게 사실이고 다른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지금 누나의 모습을 보면 도저히 연기를 하고 있다거나 뭔가를 숨기는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아니면 내가 누나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뿐일까.
58
◆Rwlhf9dxzO8
2019/05/05 17:26:12
ID : pcINBxTWpdQ
0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면서 창 밖에 무수히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저 멍하니. 순간 어둠에 휩싸인 창 밖이 밝게 빛난 듯 보였다. 잠시 후 천둥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여자친구: 이 근처에 떨어진 걸까. 꽤 크네.
여전히 내게 기댄 채 여자친구가 무심히 중얼거렸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누나를 바라봤다. 누나는 울고 있었다.
나: 누나?
누나: ......
59
◆Rwlhf9dxzO8
2019/05/05 17:27:13
ID : pcINBxTWpdQ
0
누나는 내 말 따윈 들리지도 않는 것처럼 창밖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고 있었다. 나는 일어나서 누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부르려던 순간 누나는 뭔가 중얼거렸다.
나: 뭐?
내가 묻자 누나는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얼핏 본 눈동자가 풀려있던 기분이 든다.
나: 누나.
여자친구: 괜찮으신 거야?
여자친구도 걱정하며 일어선 순간 밖에서 다시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고 누나는 귀를 틀어막은 채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누나를 진정시키려 다가갔고 그 순간 힘이 풀린 듯 누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60
◆Rwlhf9dxzO8
2019/05/05 17:28:46
ID : pcINBxTWpdQ
0
나: 누나?
순간 반응하지 않아서 나는 겁먹은 채 누나를 부르며 흔들었다. 여자친구가 그런 나를 재빨리 말리고는 침착하게 확인하고 말해줬다.
여자친구: 잠드신 것 같아.
나: 갑자기?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누나가 왜 이렇게 돼 버린 거지. 사진. 그런가.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사진을 찢어버린다면 누나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지만 사진은 어디에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누나의 손에도 쥐여있지 않았다.
여자친구: 일단은 침대에 눕혀드리자. 그리고 오늘은 내가 언니 곁에서 같이 있을게.
여자친구는 뭔가를 생각하면서 내게 그렇게 말했다. 솔직히 나도 이젠 혼자 있기 무서웠다. 갑자기 그 남자가 튀어나오는 건 아닐지. 누나의 영향일까. 나도 서서히 미쳐가는 것 같았다.
61
◆Rwlhf9dxzO8
2019/05/05 17:29:24
ID : pcINBxTWpdQ
0
저녁먹고 와서 끝까지 올릴게
62
◆Rwlhf9dxzO8
2019/05/05 18:01:00
ID : rBz82mk7e1D
0
흐릿한 풍경 속에서 누나가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 옆을 따라 걸어가면서 막연히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누나는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뭔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왠지는 모르지만 누나가 돌아온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울상을 짓고 누나를 불렀지만 그 순간 누군가를 발견한 듯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남자였다. 그 남자는 누나랑 매우 친한 듯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소외감에 다가가려 했지만 누군가가 나를 밀쳤다. 아니, 흔들었다. 나는 짜증을 내며 달렸지만 거리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깨닫고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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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lhf9dxzO8
2019/05/05 18:02:09
ID : rBz82mk7e1D
0
여자친구: 일어나.
눈 앞에서 여자친구가 불안한 듯 나를 흔들고 있었다.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 시계를 봤다. 오전 1시 20분. 새벽이었다.
여자친구: 언니가 사라졌어.
잠이 깨지 않아 그 말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나는 놀라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나: 사라지다니?
여자친구: 문이 닫히는 듯한 소리가 나서 깼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언니가 없었어. 아무래도 밖으로 나간 것 같아.
나: 밖으로? 대체 왜.
여자친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64
◆Rwlhf9dxzO8
2019/05/05 18:03:10
ID : rBz82mk7e1D
0
여자친구: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나가는 건 아무리 봐도 그 사진과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어쩌면 이 사진 속 장소로 간 게 아닐까 싶어서 널 깨운 거야. 난 여기가 어딘지 몰라.
여자친구는 사진을 보여주며 내게 말했다. 어제 사라진 사진은 여자친구가 가지고 보관하고 있었던 듯하다. 나는 사진을 건네받고 서둘러 나갈 준비를 했다.
여자친구: 얼마나 걸릴까?
우산을 챙기면서 여자친구가 물어봤다. 나는 잠깐 생각하고 대답했다.
나: 달리면 7분이면 도착할 거야.
65
◆Rwlhf9dxzO8
2019/05/05 18:04:04
ID : rBz82mk7e1D
0
서둘러 밖으로 나오자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빗소리에 순간 할 말을 잃고 서 있다가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우산을 펼쳤다. 비가 세차게 우산을 때리기 시작했다.
내가 앞서 사진 속의 강변으로 달리고 뒤따라 여자친구도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쏟아지는 비와 바람 때문에 제대로 달릴 수가 없었다. 여자친구가 뒤에서 뭐라고 했지만 잘 안 들렸다.
나: 뭐?
여자친구:언니는 우산 가져갔을까?
66
◆Rwlhf9dxzO8
2019/05/05 18:04:51
ID : rBz82mk7e1D
0
그러고 보니 아까 우산을 챙길 때 하나가 남아있던 기분이 든다. 설마 우산도 없이 밖으로 나간 걸까. 나는 좀 더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사진 속의 강변에 다다르자 저 멀리 다리 한가운데에 누군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여자친구가 먼저 알아보고 소리를 쳤다.
누나는 비가 내리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멍하니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내린 비로 인해 강은 불어나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나와 여자친구는 서둘러 누나에게 다가갔다.
누나: 기억났어.
67
◆Rwlhf9dxzO8
2019/05/05 18:06:41
ID : rBz82mk7e1D
0
걱정하며 다가온 우리에게 한 첫마디는 그거였다. 나는 누나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말했다.
나: 일단 돌아가자. 누나 이러다 감기 걸려.
누나: 사진 속의 남자가 누군지 알아냈어. 기억났어.
자세히 보니 누나는 울고 있었다. 빗물 때문에 눈치채지 못했었다.
누나: 하지만 왜 사라진 건지 모르겠어.
나: 일단 집으로 가자.
내가 손을 붙잡자 누나는 뿌리쳤다. 억지로 데려가려고 한 순간 여자친구가 질문했다.
여자친구: 누구였나요?
68
◆Rwlhf9dxzO8
2019/05/05 18:08:02
ID : rBz82mk7e1D
0
누나는 그제야 여자친구를 바라보고는 대답했다.
누나: 남편. 내가 사랑했던 사람. 그랬는데...... 사라지고 말았어.
나: 그게 무슨 소리야. 누나는 결혼한 적도 없잖아.
누나: 아직도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 그 사람이랑 넌 매일같이 붙어 다녔는데. 서로 죽이 잘 맞았는지 항상 웃으면서 놀러 다니고 그랬잖아.
나는 참다 참다 결국 누나에게 말해버렸다.
나: 누나 미쳤어?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누나: 미친 건 너지. 어떻게 그 사람을 잊을 수가 있어? 나 역시 그래. 어떻게 그를 잊어버린 거지?
69
◆Rwlhf9dxzO8
2019/05/05 18:09:11
ID : rBz82mk7e1D
0
누나는 머리를 감싸며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나: 일단 억지로라도 데려가야겠어.
여자친구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누나를 억지로 일으켰다. 여자친구도 나를 도와 누나를 끌고 가려던 차에 갑자기 시야가 환해졌다. 동시에 커다란 천둥소리. 뭔가가 뇌를 간지럽히는 기분이 들었다.
여자친구: 시현아?
어디선가 차가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 순간 이게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시야가 뿌옇게 변하면서 현기증이 덮쳐왔다.
70
◆Rwlhf9dxzO8
2019/05/05 18:10:05
ID : rBz82mk7e1D
0
누나: 아, 그랬던 건가. 그렇지만. 그렇다면.
누나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나를 보고 미소 지은 기분이 들었다. 여자친구에게 무언가 속삭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누나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여자친구: 언니!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바닥에 주저앉음과 동시에 무언가 물에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이 역시 빗소리에 묻혀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71
◆Rwlhf9dxzO8
2019/05/05 18:10:52
ID : rBz82mk7e1D
0
이상이 지금까지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정리이다. 솔직히 말해 지금도 그게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내 곁에는 누나가 사라졌고 지금까지 고열에 시달렸던 것이 뼈아프게 현실임을 자각시켜준다.
지금 그 사진은 내 손에 쥐여있다. 해맑게 웃고 있는 나와 누나. 그리고 마지막에 누나가 말한 누나의 남편.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아려온다. 누나의 병이 옮은 걸까. 아니면 단순히 누나를 그리워하는 걸까.
이제는 누나의 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믿고 싶다고 하는 게 더 어울리려나. 누나는 미치지 않았다. 누나의 남편은 실존했고 그 날을 기점으로 사라져 버린 거다. 누나는 습관처럼 남편의 몫까지 음식을 준비했고 동시에 깨달아버린 거다. 여태까지 존재했던 사람이 사라졌다는 것을.
72
◆Rwlhf9dxzO8
2019/05/05 18:11:42
ID : rBz82mk7e1D
0
여자친구는 그 날 내가 얘기한 투명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부정하고 누나가 꾸민 자작극이라고 얘기했었지만 사실 한 가지 가능성이 더 존재했던 것이다. 나는 그 가능성을 며칠 동안 고열에 시달리며 깨달았다.
사진이 합성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고 하면 잘못된 부분은 단 하나다. 그건 누나와 나의 기억. 우리의 기억이 잘못되어 있던 것이다. 어쩌면 처음 투명인간 이야기를 했을 때 좀 더 나아갔으면 깨달았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면 누나는 사라지지 않고 아직도 내 옆에서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푸념은 그만하자.
73
◆Rwlhf9dxzO8
2019/05/05 18:12:19
ID : rBz82mk7e1D
0
어째서 우리의 기억이 잘못되어 있었을까. 외부에서의 기억 조작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되겠지. 그런 기술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있다고 해도 우리랑은 연관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다. 누나와 내가 스스로 기억을 봉인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누나는 번개와 천둥소리에 강하게 반응했다. 나 역시 마지막에는 무언가를 느꼈고 그 사이 희미하게 자동차의 경적소리와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다고 한다면 아마 그 부분이 기억을 스스로 봉인하게 된 원인일 거라 생각된다.
74
◆Rwlhf9dxzO8
2019/05/05 18:13:04
ID : rBz82mk7e1D
0
즉 비가 그 날처럼 세차게 내리던 순간 누나의 남편은 교통사고를 당한 게 아닐까 추측된다. 하지만 단순한 사고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 그리고 고민 끝에 다다른 결론은 누나와 내가 교통사고를 내고 동시에 누나의 남편을 죽여버린 게 아닐까 싶다. 우리는 그를 어딘가 묻어버리고 기억조차 봉인해버린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된다. 동시에 누나는 그 날 모든 걸 깨닫고 죄책감에 자살해 버린 게 아닐까.
물론 전부 나의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 어쩌면 정말 누나의 남편은 어느 날을 기점으로 존재 자체가 소멸해버린 걸 수도 있다. 그리고 누나는 그 사실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죽음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이 경우 그날 들었던 자동차 소리는 실제 일어난 소리고 현기증은 계속 비를 맞아 그랬던 것뿐일 테지.
75
◆Rwlhf9dxzO8
2019/05/05 18:13:57
ID : rBz82mk7e1D
0
정신을 차리고 병문안을 온 여자친구에게 그 날 누나에게 뭘 들었냐고 물어보자 씁쓸하게 웃으며 말해주었다.
여자친구: 너를 잘 부탁한다더라.
누나는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깨달았던 걸까. 나로서는 추측만 할 뿐이다. 다만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다.
76
◆Rwlhf9dxzO8
2019/05/05 18:14:48
ID : rBz82mk7e1D
0
이상이 이야기의 끝인데 솔직히 이런 일이 있을거라 생각해?
77
◆Rwlhf9dxzO8
2019/05/05 18:15:03
ID : rBz82mk7e1D
0
다들 그냥 심심했는데 마침 재밌는 이야기를 발견했네 정도로 생각할거야. 주작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78
◆Rwlhf9dxzO8
2019/05/05 18:15:20
ID : rBz82mk7e1D
0
솔직히 나도 안 믿겨.
79
◆Rwlhf9dxzO8
2019/05/05 18:15:36
ID : rBz82mk7e1D
0
난 말야. 누나도 없어. 여태 쭉 외동 아들로 살아왔거든.
80
◆Rwlhf9dxzO8
2019/05/05 18:15:53
ID : rBz82mk7e1D
0
그리고 저런 체험 한 기억도 존재하지 않아.
81
◆Rwlhf9dxzO8
2019/05/05 18:16:09
ID : rBz82mk7e1D
0
그런데 작년 여름에 이사를 하려고 짐 정리를 하던 도중이었어.
82
◆Rwlhf9dxzO8
2019/05/05 18:16:27
ID : rBz82mk7e1D
0
책장 구석에서 낡은 노트를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어떤 인물이 사진을 발견하고 죽어가는 과정과 그에대한 추측이 적혀있었어. 내 글씨로.
83
◆Rwlhf9dxzO8
2019/05/05 18:16:45
ID : rBz82mk7e1D
0
그 내용이 여기 적은 내용이야.
84
◆Rwlhf9dxzO8
2019/05/05 18:16:59
ID : rBz82mk7e1D
0
나는 믿지 않았어. 그도 그럴게 난 기억이 없다고. 근데 그 공책엔 믿을 수 없는 사실이 적혀 있었어. 내 여자친구의 이름이 적혀있더라.
85
◆Rwlhf9dxzO8
2019/05/05 18:17:29
ID : rBz82mk7e1D
0
그리고 공책 뒤에 나는 본 적 없는 빛 바랜 사진이 붙어있었어. 나랑 모르는 남녀가 찍힌 사진.
86
◆Rwlhf9dxzO8
2019/05/05 18:18:14
ID : rBz82mk7e1D
0
나는 그 사진이 뭔지도 모르면서 본 순간 눈물흘리기 시작했어. 한번 흐른 눈물은 도저히 멈추지 않았어. 내가 미쳐버린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제어 할 수 없었어.
87
◆Rwlhf9dxzO8
2019/05/05 18:18:49
ID : rBz82mk7e1D
0
이삿짐 정리도 내팽겨치고 한참을 울고 있자 여자친구가 이상하게 여기고 올라왔었어. 공책을 보여줬지만 당연히 여자친구는 이해하지 못했어.
88
◆Rwlhf9dxzO8
2019/05/05 18:19:09
ID : rBz82mk7e1D
0
뭘까. 정말 내게 누나가 있던 걸까.
89
◆Rwlhf9dxzO8
2019/05/05 18:19:35
ID : rBz82mk7e1D
0
하지만 그렇다면 그 누나는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난 왜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걸까.
90
◆Rwlhf9dxzO8
2019/05/05 18:19:56
ID : rBz82mk7e1D
0
지금도 그 사진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 알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 같아. 머리가 이상해지는 것 같아.
91
◆Rwlhf9dxzO8
2019/05/05 18:20:10
ID : rBz82mk7e1D
0
아무튼 이상이 작년에 일어났던 사건이야. 모두 읽어줘서 고마워.
레스 작성
지금 읽히는 스레드
글 찾아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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