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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zhAqoY7dSF 2019/06/12 10:49:47 ID : wMlu2slvii2
난 지금 22살이고, 여자야. 우선 엄마아빠 얘기부터 할게. 엄마는 새마을운동 전까지는 버스도 안 다니는 산 중턱 오지마을 출신이야. 외할아버지는 몸이 약해서 집에서 놀고 술만 마시고, 동네사람들을 불러와서 대접하는걸 좋아하셨고.. 외할머니는 정말 일만 하셨대. 일도 워낙 잘하셔서 마을 안에서 평판이 상당히 좋으셨어.
이름없음 2019/06/14 01:25:48 ID : 3yNtg5fas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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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zhAqoY7dSF 2019/06/14 01:27:11 ID : oFg2K43Wkq2
그래서 상담 초반에 감히 제가 행복해도 될까요? 하고 상담선생님께 여쭤보니까 선생님께서 그러시더라. 잔인하고 냉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남의 짐까지 짊어지려 하지 말라고. 각자에게는 주어진 짐이 있고, 개개인은 자기 몫의 짐의 무게만 감당하면 된대. 그리고 그 개개인이 행복하면 그 사회도 행복해지는거라고 하셨어.
◆jzhAqoY7dSF 2019/06/14 01:29:38 ID : oFg2K43Wkq2
그 말씀을 들으니까 여태까지의 내 사고체계에 금이 가는 느낌이더라. 그게 첫 시작이었어. 왜 데미안 보면 유명한 구절 있잖아. 그게 떠올랐어. 그리고 나는 약 6개월간은 상담과 병원을 병행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병원 다니는 중이야.
◆jzhAqoY7dSF 2019/06/14 01:33:52 ID : oFg2K43Wkq2
워낙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고 사람을 두려워하는게 있다 보니 솔직히 쉽지만은 않았어. 그래도 나보고 대단하다더라. 내 상태로 거의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이정도 학교 들어와서 휴학 한번 안하고 학점은 낮지만 학사경고도 안 받았다는 거에서 진짜 의지력 대단하대. 그리고 이건 살짝 내 자랑인데 국장 받을 학점은 나와서 지금까지도 입학금부터 시작해서 돈 한푼 안내고 학교 다니고 있어. 그리고 의사선생님이 나처럼 성실한 환자 없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하니까 괜히 혼자서 좀 뿌듯하네.
◆jzhAqoY7dSF 2019/06/14 01:39:09 ID : oFg2K43Wkq2
가족한테는 내가 우울증인 자체를 숨겼어. 알면 한바탕 난리가 날 거야. 가족들 반응은 안 봐도 비디오라서 그냥 숨기는 게 편하고 내 정신건강에도 유익할 거라는 판단이 들더라. 그래서 지금까지도 혼자 알아서 잘하는 딸 연기중이야. 그리고 아빠가 또 사고를 쳐서 부모님은 이혼했어. 그래서 더 숨기고 싶더라. 내가 우울증이라는 걸 알게 되면 엄마가 완전히 무너질 것 같아서 겁나.
◆jzhAqoY7dSF 2019/06/14 01:46:38 ID : oFg2K43Wkq2
아직 내 우울증은 현재진행형이야. 꾸준히 약 먹고 치료받으면서 전보다 정말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인데 애써 잊고 살았던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화살처럼 날아와서 심장에 박히기도 하고, 그래서 괴로워하기도 하고 때때로 눈물도 흘려. 그리고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것도 너무 어렵고.
◆jzhAqoY7dSF 2019/06/14 01:51:09 ID : oFg2K43Wkq2
자기혐오가 너무 깊이 뿌리내리고 있어서 무슨 일만 생기면 일단 나를 심하게 비난하는 버릇도 여전해. 그래도 전보다 비난의 강도도 좀 약해졌고, 내 자신을 지나치게 비난하고 있다는 걸 인식하고 남들한테 하는 반만이라도 나한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jzhAqoY7dSF 2019/06/14 01:58:23 ID : oFg2K43Wkq2
그리고 염세주의의 끝판왕이었던 내가 아주 가끔이지만 긍정적인 생각이란 것도 하게 되더라. 의사선생님께서 우울증은 재발할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때 나도 모르게 한번 겪었으니까 두번째는 지금보단 나을 거라고 말이 튀어나오는거야. 의사선생님이 내 입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냐면서 놀라시더랔ㅋㅋㅋㅋ
◆jzhAqoY7dSF 2019/06/14 02:09:36 ID : oFg2K43Wkq2
요즘은 상태가 더 좋아져서 지옥 불구덩이 한가운데서 기어올라왔는데 어려운 일이 닥쳐도 해낼 수 있을거라는 근자감도 든다ㅎㅎ 물론 종종 우울함이 밀려와서 나를 덮치는 일도 있지. 하지만 예전에는 끝도 없이 시커먼 바다 깊숙히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깊긴 하지만 내가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을 정도인 것 같아. 조금 더 멘탈이 단단해진다면 스킨스쿠버 하듯이 우울의 바다를 헤엄쳐보고도 싶어. 실없는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서 다른 사람들이 우울에서 더 쉽게 빠져나오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아직은 생각뿐이지만 언젠가 한번 해 보고 싶어.
◆jzhAqoY7dSF 2019/06/14 02:21:16 ID : oFg2K43Wkq2
썰 실컷 풀고 나니까 속이 후련하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야ㅎㅎ 길고 지루한 이야기 봐줘서 정말정말 고마워 앞서 말했듯이 시험기간이고 내가 원체 정신없는 애인데다가 필터링 안 거치고 생각나는 대로 줄줄 적어 올려서. . .읽기 불편했다면 사과할게 혹시 질문 있으면 뭐든지 물어봐줘!
2020/01/12 21:08:55 ID : bviqrzglA7u
나 학교 다니는데 다들 sns 하거든.. 근데 나는 안하는데 계속 소외되는 느낌이야 하지만 sns는 진짜 내 취향 아니고 뭘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고 진짜 너무 인싸 아싸 가리는 것 같아서 하기는 싫은데 애들 다 sns로 소통하고 공유하고 좋아요 누르는 거보면 나만 다른 세계인거같애.. 내가 성격은 괜찮아서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흥 넘치는 성격인데 친한애들이 계속 앱 깔라고 하더라고 너는 할 것 같은데 안 해서 놀랐다고.... 막 사람들이 sns하는 거 봤는데 자격지심하고 부러워하고 우울하고 그런다는데 나도 잘나가는애들이 물건 자랑하고 지네들끼리 놀면서 소통하고 이러면 좀 부러워할것같고 어떡할까?? 심지어 짝남도 깔래...ㅠㅠ 아 만약 깔아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걍 유령계정 될 것 같은데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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